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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스무살 영화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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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스무살 영화觀』   영화평론가 강유정씨의 영화 에세이집 『스무살 영화觀』이다. 강유정 평론가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데 문학평론으로 데뷔해서 영화 평론도 겸하고 있다. 맞다, 능력자 되시겠다.^^   <스무살 영화觀>은 제목 그대로 스무 살을 맞이하는 독자를 위해 영화 읽기의 모범적인 예를 보여주는 책이다. 영화가 단순한 오락거리나 시간을 떼우는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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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스무살 영화

 

영화평론가 강유정씨의 영화 에세이집 스무살 영화이다. 강유정 평론가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데 문학평론으로 데뷔해서 영화 평론도 겸하고 있다. 맞다, 능력자 되시겠다.^^

 

스무살 영화은 제목 그대로 스무 살을 맞이하는 독자를 위해 영화 읽기의 모범적인 예를 보여주는 책이다. 영화가 단순한 오락거리나 시간을 떼우는 매체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를 담고 있고 사람들의 정신을 직접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보여주는 예술임을 알려주고자 기획됐다.

 

  

총 세 장으로 구성됐는데 영화와 문제적 사회, 윤리와 선택하는 인간, 장르의 무의식이다. 하나씩 주제 별로 안내하는 영화들을 살펴보자. ‘정보화에서는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의 발달이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점을 말한다. 피터 위어 감독의 트루먼 쇼는 트루먼의 삶이 엔터테인먼트 쇼로 조작된 이야기였다. 시청자들을 위해 등장인물들은 상품을 광고하고, 주인공 트루먼의 일거수일투족이 생방송되며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문제는 트루먼이 이 현실이 연출된 것임을 알아낸 이후 발생한다. 트루먼은 한참 고뇌하고 번민하지만 용감하게 이 컨트롤되는현실을 뚫고 나간다. 이로써 방송 트루먼 쇼는 끝나지만, 진짜 트루먼의 삶이 시작될 것이다.

 

남한과 북한편에선 쉬리이후 다채롭게 제작된 분단 소재 영화들을 돌아본다. <쉬리는 액션 블록버스터로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이전까지 민감한 소재로 받아들였던 남북의 대결을 상업적으로 끌어들인 최초였다. 다음으로 필자도 감명깊게 본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다. 때로 깊은 유대감과 우정에 빠져있다 보면 그 우정을 해할 수도 있는 위협이 다가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북한 장교에게 발각되어 죽음을 맞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안타깝고 또 가슴이 저리게 했다. 사랑에 국경이 없다고? 아니, 현실에서 판문점에 그어져있는 엄연한 굵은 줄이 놓여있음을 뼈저리게 알려줬다.

 

아예 판타지로 남북 관계를 묘사한 영화도 있었다. 장 진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웰컴 투 동막골이다.

전쟁조차 피해간 초가삼간 골짜기 마을 동막골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북 잔류병들은 군복과 이념 너머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하나가 되어 마을을 공격하는 외부 세력에 맞선다.”

비현실적이지만 눈물을 흘리게 한 엔딩이 있었다.

 

간첩 리철진>, <의형제처럼 남파 공작원 이야기가 있고, 나름대로 기발한 코디미도 있었다. <간 큰 가족>(2005)은 곧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실향민인데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온 가족이 통일을 연출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웃지못할 일들을 코믹하게 그렸다.

장 훈 감독의 고지전태극기 휘날리며이후 6·25 전쟁을 가장 사실적으로 그렸다.

 

“<고지전은 다른 시선으로 전쟁을 보여준다. 전쟁을 민족 단위의 내전이라기보다 지도층의 정치적 의도와 그로 인해 발생된 무고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남한·북한 문제 그리고 한국전쟁을 보는 시선과 그리는 태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어쩌면 영화는 이 변화를 가장 극적인 형태로 제시해주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 p. 62)

 

이 책에서 가장 통찰력을 느꼈던 챕터 가족편에서는, 가장 친숙하고 기댈 존재이면서 어쩔 때는 아픔을 주기도 하는 가족, 기존의 전통을 깨는 파격적인 가족이 나오는 영화들을 제시한다. 천만 영화 괴물을 가족 영화로 보는 시각에 주목할 만하다. 강유정에 따르면 괴물은 꼭 괴수 형태의 그런 괴물만은 아니다.

괴물은 딸을 납치한 괴한일 뿐 그것이 사람들을 어떻게 해치고 어떻게 국가를 위기와 혼란에 몰아넣는가는 중요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다. 가족의 평화와 안정을 깬 원흉, 그것이 곧 괴물인 셈이다.”

 

괴물에서 국가는 고아성의 행방에는 관심도 없고, 송강호 가족의 신변 보장에도 무관심하다. 청천벽력의 재난 앞에서 딸의 구조는 오롯이 살아남은 가족들의 몫이었고, 위험천만한 추적 과정에서 할아버지(변희봉)가 희생당할 때 그래서 울컥했나 보다. 생각해보면 괴물을 볼 때만 해도 저런 괴물이 어딨어하면서 공포영화로 봤는데, 세월호 사건을 치르고 난 지금 보면 괴물은 우리 사회 그 자체였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IMF 이후 고단해진 우리네 아버지와 가장인 남편들도 자주 등장하는 한국영화 소재였다.

한창 일할 나이라 믿었던 40대 초반에 일거리를 잃고 집 안을 맴도는 아버지는 (IMF)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는 실체였다. 이는 1980년대를 그린 작품 속의 아버지가 대개 대의명분을 위해 집을 비웠던 것과 대조된다.”

최근 영화 중엔 한재림 연출작 우아한 세계가 가정에서 홀대받는 아버지, 기러기 아빠의 자화상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권위적인 힘의 상징이었던 아버지, 사업 실패 이후 낙오자가 된 아버지, 생계를 유지해주는 기능적 아버지, 영화 속 아버지의 모습은 당대 사회의 숨은 단면이기도 하다.” (p.110)

 

죄와 벌’, ‘기억과 진실, 사실편에서는 영화 속에서 다루는 용서의 의미, 기억의 주관성에 대해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애잔한 여운을 남기는 어톤먼트> (조 라이트 감독), 자식의 유괴와 죽음 앞에서 진실을 위해 투쟁하는 부모 이야기 체인질링>, <그 놈 목소리가 있다.

 

일본 영화 라쇼몽은 기억의 주관성을 다룬 고전 걸작이다.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스무살 영화관을 읽으니 꼭 조만간 감상해야겠다 싶었다.

연애 이야기로 낭만적으로 여겼던 러브 레터클래식을 첫사랑에 대한 기억의 관점으로 보는 점이 흥미로웠다. “과거에 묻혀 있던 기억은 현재의 시점에서 새롭게 재탄생된다. 묻혀 있던 보물이 발견되듯과거의 기억들은 현재의 삶을 변화시킨다.” (p.136)

 

쟝르 영화에는 대중과 사회의 무의식이 녹아 있기에 그것을 읽어낼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영화 글들은 스무살을 바라보는 독자에게 유익하면서 재미도 안겨줄 것이다. SF 영화를 통해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반성해보고, 험악해진 세상을 반영하는 스릴러 영화에서 인간성의 회복을 전달하는 영화들을 예시한다.

 

요 몇 년간 충무로에도 급증한 역사 고증 영화와 실화 팩션 영화들에서 감상할 때 조심해야 할 점들이 많다. “요컨대,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현대적 서사로 활용할 때에는 반드시 그것에 대한 나름의 판단과 재해석이 필요하다. 역사가 오래된 미래일 수 있는 까닭은, 그것에 삶의 원리와 이치에 대한 암시가 침전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써먹는 것과 역사에 대한 재창조와 해석은 분명히 구별되어야만 한다.”

 

책의 제목에서 영화관은 극장 관이 아닌 볼 관()이었음을 읽는 도중에야 알았다. 그것은 인생관, 가치관처럼 영화를 볼 때, 또 보고 나서 자기만의 생각을 해보라는 강유정 평론가의 의도와 정확히 부합한다.

 

영화를 통해 세상의 풍경을 읽는다는 것은 곧 영화를 통해 세상의 본질을 파악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글은 바로 관찰에서 나온다. 좋은 논술, 좋은 글, 좋은 칼럼의 지름길은 없다. 다만 빤히 들여다보고 오래 생각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측면에 호기심을 갖는 것.

이 세 가지만 염두에 둔다면 아마도 조금은 다른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ES마니아 : 로얄 b********5 2014.10.13. 신고 공감 3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