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상상력이 담긴 중국고전을 대표하는 서유기는 만화, TV예능 등 다양한 장르로 패러디되어 소비되어왔다. 그러나 작품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소설 서유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삼국지에 비해 크지 않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서정희 선생님의 논문을 통해 『서유기』에 담긴 유머를 ‘마음 닦음의 여정’이라는 시각으로 새롭게 보면서 보다 넓은 의미를 탐색할 수 있었다. 먼저 ‘삼장법사’는 자신의 일생을 걸고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갖고 중국에 갖고 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81난(難)으로 표현되는 갖가지 고난과 역경을 겪지만 승려의 신분으로 자기 몸의 빈대조차 죽일 수 없다. 따라서 삼장법사는 믿음, 자기와의 싸움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리고 서역으로 가는 길에 요괴를 만나지만 사실상 그것은 실체가 없는 공포일 뿐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그뿐만 아니라 손오공의 근두운을 타면 3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삼장법사는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 걸어간 것에서 부처가 되는 길은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후견임을 자처했던 관음보살의 의도적인 사주, 감사의 공양을 끊임없이 하는 선한 중생도 삼장법사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그의 깨달음을 막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력/오근 설의 입장에서 본다면 믿음, 정진, 계율, 선정, 지혜 이 五力(오력)이 바로 삼장법사 일행 다섯 명의 모델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힘을 바탕으로 할 때 구도자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서유기는 삼장법사라는 나약한 한 인간이 고난의 인생길에서 지향해야 하는 정신세계의 방향을 그려나가며 끝없는 인생길을 걸어가는 내용이다. 그리고 작가는 새롭고 신기한 환상세계를 활용하여 인간 본성의 깊고 보편적인 여러 측면을 독자에게 알려주려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