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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을 지은분으로 알려진 김시습 하지만 어려운 한자때문에 원본 그대로를 만나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리고 그때의 한문소설이 현대와 많은 생각차이로 소설 자체로의 내용이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문소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새롭게 만나게 된[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이런 나의 걱정을 다 날려버리게 한다.
옛시절의 소설이라기엔 생각하지도 못할 어쩌면 요즘보다 더 자유분방한 모습을 만날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총5편의 이야기중 <이생이 담을 엿보다>와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두편의 이야기이지만 김시습의 강한 의지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생이 담을 엿보다>을 통해 진짜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고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이생과 최처녀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의 양선비와 처녀의 사랑이야기는 엉뚱한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아름다고 고귀하게만 느껴진다. 왜적의 침입이 많았던지라 여인으로서 겪어야했던 많은 고통을 두처녀와 그속에 등장하는 여러 처녀들을 통해 안타까운 모습들을 접할 수 있었다. 글속의 내용들이 이야기의 전개상 그렇게 밝은 내용은 아니지만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삶의 모습이기에 더욱더 아름답게 그려진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문을 시풍으로 풀어놓은 모습들은 각각의 문장을 만날때마다 한폭의 병풍에 그려진 그림을 만나는 듯 하다. 쉽게 풀어 놓은덕에 이야기의 내용이 생생하게 전개되고 있어서 글을 읽는 재미 또한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우리의 고전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만날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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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에서 나온 '샘깊은 오늘 고전' 시리즈 중 8권이다. 1권인 '주몽의 나라'도 좋은 느낌으로 읽었지만, 이 책은 금오신화의 일부를 실은 책이라서 그 의미가 더 남다르다. 학창시절에 최초의 한문소설이라고 달달 외우면서도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선 두루뭉수리로 넘어갔던 금오신화의 다섯 편 이야기 중에서 두 편이 실려있으니 말이다. 또한, 초등 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쉽게 다듬어진데다가,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주인공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시 부분을 생략하지 않고 모두 실어놓은 점도 매우 마음에 든다. 덕분에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책에 실린 두 단편은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와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인데, 모두 이승과 저승의 공간을 넘어선 남녀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작가가 생육신 중의 한 명인 김시습이기 때문에, 저승에까지 이어진 사랑의 한결같음이 곧 단종에 대한 충절을 의미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어쨌거나 조선시대에 쓰여진 소설이기에 당시 홍건적의 난이나 왜구의 침입을 겪으며 민초들이 당한 약탈과 고난의 현장이 현장에서 중계되듯 실감나게 그려진다. 책을 다듬어 쓴 김이은 씨가 매끄러운 문장솜씨를 발휘한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원작인 한문소설 자체가 훌륭했기에 이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는 이생과 최씨 처녀의 열애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되는데, 서로간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주고받는 시들이 일품이다. 이들의 결혼생활은 홍건적의 난 때문에 파탄이 나지만, 최씨 처녀는 생명을 잃고서도 혼백의 상태로 3년을 머물며 남편과의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간다. 이후 영원한 작별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자 이생은 상심하여 몇 달 뒤 세상을 떠나고 만다.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절에서 부처님께 아름다운 처녀와 인연을 맺게 해달라는 청을 한 선비 양생 앞에 홀연히 나타나 인연을 맺은 처녀가 실은 왜구에게 죽임을 당한 처녀의 넋이었다는 내용이다. 양생은 처녀와 함께 했던 시간을 잊지 못해 산으로 들어가 생을 마치니, 오늘날 일부에서 퍼지는 1회용 사랑을 김시습이 본다면 어떤 말을 할지 슬쩍 궁금해진다. 단순히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귀신이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이 작품이 쓰여졌던 시기가 1470년대임을 생각하면 소설의 탄탄한 구조나 빼어난 묘사력이 결코 범작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요즘은 학생들을 위해 새로 펴낸 고전이 자주 눈에 뜨여 반갑다. 금오신화를 읽어보지 못해 내용을 모르던 까닭에 김시습이 저술한 최초의 한문소설이라는 사실 외엔 그 어떤 감흥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적어도 아이들 세대에서는 금오신화를 비롯한 고전을 가슴으로 느끼며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에 괜시리 기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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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문학사에서 가장 뚜렷한 위치를 차지한 작가는 김시습, 허균, 김만중, 박지원이다. 매월당 김시습은 다양한 호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김시습의 다양한 호는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자유분방한 사유의 단계를 설명해준다. 매월당(梅月堂)이라는 호는 [금오신화]와 같은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풍류기담을 창작하려고 뜻을 밝힌 시에서 쓰여진 것이다. 이를 말해주듯 [금오신화]는 상상력의 공간에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애내는 5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에 김시습의 [금오신화]와 김시습의 삶을 다룬 책을 읽었기에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아이들을 위해 선택했다. 책이 도착한 날 내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건넸다. 이 책은 [금오신화]의 다섯 편의 소설 중 <이생규장전>과 <만복사저포기> 두 편만 실었다. 저자는 <이생규장전>을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란 제목으로, <만복사저포기>는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로 각각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목을 새롭게 했다.
한문으로 된 원문은 성인이라도 읽기 어려운데, 원문을 최대한 살려낸 데다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 너무 반가웠다. 많은 사람들이 [금오신화]를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고는 알고 있고, 소설 장르를 개척한 사람이 김시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금오신화]를 직접 읽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나는 이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다는 것은 다 알고 있었지만, 금오신화의 내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다섯 편의 소설로 이루어진 작품이라는 것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원문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옛작품을 편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복원해내는 일은 누가 하더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에 있어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고맙고 반갑기 그지 없는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이 된 '만복사저포기'를 잠깐 살펴보면, 현세의 노총각인 양 선비가 부처님과의 내기에서 이기자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여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된다. 양 선비는 아름다운 여인과 인간 세상의 3년에 해당되는 3일간의 사랑을 나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시공간의 초월한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현세의 남성과 여귀(女鬼)와의 사랑이라는 비극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시와 함께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다.
"빼어난 글, 정교한 짜임새, 그 속에 담긴 뜻이 읽을수록 가슴와 와 닿는다"는 책띠의 글이 이 책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고려 말을 배경으로 이승과 저승의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김시습은 외롭고 소외되고 고행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간 천재 학자다. 그는 생육신의 한 사람이며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해 끝까지 출사하지 않았던 반골학자로 유명하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외로움, 고독하고 불운한 삶을 창작의욕으로 달랜 김시습. 그래서인지 그가 표현한 소설 속 세상은 부정적이고 소설 속 인물들은 고독하고 비극적이다. 민중의 마음과 시대적 배경이 살아있는, 문학적 가치가 높은 김시습의 다른 작품도 김이은 작가님을 통해 만나고 싶다.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고소설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두 아이를 대신해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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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야기 하기전에 먼저 이야기 해야 할 책이 있다. 바로 김시습의 <금오신화>다. 왜냐하면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란 책은 금오신화중에서 <이생규장전>은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 로, <만복사저포기> 는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로 제목을 고치고 아이들이 읽기 쉽게 다시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금오신화는 무엇일까? 우선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리 나라 최초의 한문 단편소설이다. 조금 길게 설명을 하자면 다섯 편의 다른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제목은 <남염부주지>,<만복사저포기>,<용궁부연록>,<이생규장전>,<취유부벽정기>이다. 책의 내용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비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아이들의 책으로 나온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처음에도 이야기 했듯이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와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먼저 현실적으로 물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해서 산 사람과 저승에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 인데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산 사람인지 귀신인지도 모를 만큼 김시습의 글의 묘사가 뛰어나다. 두번째 특징은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이야기라는 것이다. 두편 다 여인들이 산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인데 이는 아파서 죽거나 사고로 죽은 것이 아닌 홍건적의 난과 왜구의 침입으로 인해 여인들이 죽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끝가지 지키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요즘처럼 많이 매말라버린 사랑과는 다른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애절하다. 그러나 결말은 하나같이 산사람이 죽는다는 것이다. 금오신화에 나오는 다섯편의 결말이 다 똑같은데 이는 다른 고전책들과는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 내용을 더욱 빛나게 하는 책의 많은 부분을 찾이하고 있는 시 다. 시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인물의 심리와 글 전체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시 만으로도 한편의 훌륭한 시집이 나올정도니 말이다.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이생이 담안을 엿 보다>는 서로 좋아하는 남녀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지만 결국 승낙을 받고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부인이 죽고 남편인 이생은 슬퍼한다. 그러다가 아내가 잠시 환생을 하게 되고 그들은 짧은 시간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이생 또한 죽는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이야기인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는 절에서 지내는 한 선비가 스님과 내기를 해서 이기는데 그 소원이 제 작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절에서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고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여인은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그 선비는 이미 인연을 맺은 여인을 가슴에 품고 혼자 살다가 죽는다는 이야기다.
김시습은 조선초기 사람이다. 지금보다 글쓰기의 규제가 심했을 텐데 이렇게 오랫동안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책을 썼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이 책은 아동책이니 만큼 우리 아이들에게도 읽게 해야 겠다. 그래서 우리 고전도 서양의 사랑이야기 못지 않게 아름다운 이야기다 많다는 것을 알게 해야겠다. 그리고 나는 이번에 아이들 버전이 아닌 어른의 책으로 <금오신화>을 다시 읽어봐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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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그 범위를 정할 수 없다. 몇년전 한창 유행을 했던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그녀의 주위에서 위험을 알리고 자신이 영혼이 되어서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마지막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애절한 이별을 할때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눈물을 흐리게 하였다. 그런데...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의 이생이 담안을 엿보다와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의 이야기가 몇년전 보았던 사랑과 영혼에 못지 않게 애뜻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하였다. 세상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세상을 방랑하면서 생육신으로 뛰어난 글 솜씨로 최초의 한문소설 <금호신화>를 작문하고 세상을 풍미하였던 김시습은 우리 역사의 훌륭한 문장가로 남아 있다. 아름다운 시로 서로의 사랑을 전달하고 쓸쓸한 마음을 표현함에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사랑을 소중히 생각하는 이생과 최처녀, 양선비와 유씨 처녀의 사랑은 요즘같은 인스턴트 사랑이 만연시대에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산들바람 초록 치마에 스며들고 무심한 봄바람에 외로움만 더하는구나 쓸쓸한 이 마음을 그 누가 알아 줄까 활짝 핀 꽃떨기 속에서는 원앙이 춤추는데.... <이생이 담안을 엿보다 중> 저승길이 정해져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별해야 하는구나 바라건대님이시여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 슬프고도 슬퍼하니, 우리 부모님 나를 짝지워 주지 못한 걸 후회하시네 저 멀리 아득한 저승에서도 못다 푼 한이 가슴에 남아 있으리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중>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딸에게 이 책을 읽게 하였다. 아이는 축은 사람과의 결혼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궁금해 하였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몇년을 살았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해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변신 만화 영화는 여과 없니 받아들이면서 우리의 선조들이 쓴 소설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적 배경과 환경이 다른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 선조들에 대하여 너무도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나 또한 김시습에 대하여 별로 알고 있는 것이 없었기에 이 기회에 김시습에 대하여 새롭게 알아보기도 하였다. 한문으로 쓰여졌던 소설 들이 재해석되어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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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은 후 미니 감상평
얼마 전 읽은 책에서 고전과 신간에 대한 허와 실이 나왔다. 오늘날 독서는 베스트셀러에 치중한 나머지(인기몰이) 독서의 깊이가 없다고 한다. 신간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과 신간의 적절한 배합이 올바른 독서 습관이라고 했다. ‘고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류의 발자취 중에 중요한 발걸음만을 모아 놓은 것이다. 그러니 고전을 알지 못하고는 현대를 이야기할 수 없으며, 내일을 내다볼 수 없다. 고전은 시대와 시대를 건너오면서도 살아남은 인간 정신의 광맥이다. 금맥을 발견한 광부가 그 줄기를 따라가며 금을 캐듯이, 우리는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간 정신의 정수를 고전을 통해 캐낼 수가 있다.’라고 책은 말했다.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깊고, 캐면 캘수록 심오한 철학이 깃들여 있이 바로 고전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고전의 깊이를 모른 채 베스트셀러만을 쫓아가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입맛이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진 것과 마찬가지다. 나 또한 그 중에 한 사람이었고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 조상의 혼과 얼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이생규장전)>는 고려 선비 이생과 양반집 최씨 처녀의 사랑 이야기다.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뛰어 넘어 이생을 초월한 사랑이요, 하늘도 감동한 사랑이다. 그들의 사랑은 첫 눈에 반한 사랑으로 시작하여 그 시대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혼인 전 남몰래 정을 나눈 사이가 되었다. 밤이면 서방님이 오시는 길 초롱불 미리 밝혀 고이 단정하고 마음을 담아 한수 시를 지어 올리면 이생도 낭자를 향해 바로 시를 지어 읊었다. 그러기를 여러 날, 학업에 소홀하고 남의 귀한 집 처녀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이생의 아버지는 크게 분노하여 아들을 울주(오늘날 울산)로 쫓아 버렸다. 이런 사실을 알 리가 없던 최씨 처녀는 상사병이 나서 죽을 즈음에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어 이생과 혼인을 하게 된다. 행복도 잠시, 홍건적의 난이 일어난 끝에 아내 최씨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아내는 죽음 이후에도 사람과 귀신의 경계를 넘어 남편과의 사랑을 이어온다.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이었지만 3년이라는 유효기간이 지나자 아내는 하늘로, 이생은 땅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생 역시 결국 아내를 그리다 세상을 등지게 된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만복사저포기)>는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나이가 꽉 찼지만 장가도 못 가고 달리 갈 데도 없어 만복사라는 절에 쓸쓸히 살아가고 있는 양 선비의 이야기다. 음력 3월 24일은 등을 밝히고 복을 비는 풍습이 있는데 그날도 마을 곳곳에서 등을 손에 든 수많은 남녀가 저마다 절당을 돌며 소원을 빌고 갔다. 양 선비는 그날 밤 배포 좋게 부처님과 저포로 내기를 하여 놀랍게도 승리를 한다. 자신의 소원대로 아름다운 처녀와 혼인을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여인은 사람이 아닌 죽은 처녀 귀신이었다. 왜구가 쳐들어 왔을 때 정절을 지키려 안타깝게 꽃잎이 피기도 전에 마른 양반집 처녀였다. 양 선비는 처녀의 부탁대로 처녀의 아버지를 만나 정성껏 재를 올리자 저승으로 올라간다. 훗날 처녀는 다른 나라에서 남자로 환생했고, 양 선비는 다시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두 작품 모두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남녀는 구구절절 시의 아름다움으로 사랑을 고백한다. 오늘날 가벼운 사랑의 눈으로 가늠하기에는 벅찬 고전 속만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고전이 주는 아름다움은 지금보다 더 오랜 세월이 흐른다 해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고전만이 지닐 수 있는 짙은 향기요, 깊음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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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어떤 인물일까요? 차라리 셰익스피어에 대해 물었다면 더 할 말이 많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셰익스피어에 대한 지식이 월등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김시습이란 인물에 대해 무지함을 뜻합니다. 바로 우리 고전문학에 대한 무지와 무심함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학창 시절, 시험 문제로 등장했던 건 기억합니다. 한국 최초의 한문 소설 제목과 저자는? <금오신화> , 김시습. 안타깝게도 우리 고전문학은 시험을 위한 단편적인 지식들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고전문학을 읽어봐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흔한 경우는 아닐 겁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기더군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얼쑤" 맞습니다. 우리의 옛문화를 제대로 알고 사랑해야 우리의 정신 또한 올바로 설 수 있을 겁니다. 너무 거창했나요? 어렵다고 멀게 느꼈던 고전문학이 곱고 친근한 모습으로 나타나니 반가운 마음에 사설이 길었습니다. [샘깊은오늘고전]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바로 <김시습 단편소설 모음>입니다. <금오신화>에 실린 다섯 편의 소설 가운데 두 편을 오늘의 우리말로 곱게 다듬어서 어린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생규장전]이란 원작은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란 제목으로, [만복사저포기]는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로 변신했습니다. 제목이 알기 쉽게 바뀌고, 내용 또한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처럼 편안하니 고전을 읽는 즐거움이 생깁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지만 김시습의 삶을 살펴보면 이야기마다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당시 수양대군(세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고 왕이 되자 김시습은 스님이 되어 세상을 떠도는 방랑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가 김시습 자신에게는 타협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을까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키려는 사랑은 선비로서의 절개라고 느껴집니다. 두 편의 이야기 모두 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자신의 마음을 시로 전하는 장면을 떠올리니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저에게 우리 고전문학이 아름다운 이유를 묻는다면 은근한 멋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야기 속에 감정과 생각이 한 편의 시로 녹아들어 깊이를 더해줍니다. 작고 어여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 고전문학을 만나니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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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소설의 대가, 세조의 왕위찬탈을 반대하면서 숨어지낸 생육신,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
이 책에는 금오신화의 다섯편이 모두 수록된 것은 아니구요. 다섯편 중에서 이생규장전과 만복사저포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 그 금오신화에 대해 진작에 자세하게 읽어볼 생각을 못했었는지 모르겠어요.
이생규장전은 남자주인공 이생과 여자주인공 최처녀를 만나서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하고...
이승의 사람과 저승의 사람이 사랑하는 이야기로서
샘깊은 고전이라는 시리즈물로 8번째 책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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