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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뛰어넘는 좋은 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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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문학은 표구된 '명작'을 분해하는 해체 작업이 아니라 읽고 창작하는 즐거운 말놀이여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문학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글쓰기를 참 많이 한다. 그래도 고등학생 쯤 되면 배워온 가락이 있어 산문은 그럭저럭 쓰는데 시는 쉽게 내놓지 못한다. 짧은 글인데도 어려운가보다. 그럴 때 또래들이 쓴 작품들은 좋은 길잡이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쓴 작품들을 책으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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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은 표구된 '명작'을 분해하는 해체 작업이 아니라 읽고 창작하는 즐거운 말놀이여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문학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글쓰기를 참 많이 한다. 그래도 고등학생 쯤 되면 배워온 가락이 있어 산문은 그럭저럭 쓰는데 시는 쉽게 내놓지 못한다. 짧은 글인데도 어려운가보다. 그럴 때 또래들이 쓴 작품들은 좋은 길잡이가 된다. 하지만 아이들이 쓴 작품들을 책으로 발간해 내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청소년 작품 모음집은 흔치 않고 귀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갔을 때나 주변에서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된 이런 시집들이 참 소중하다.

 

2.

그래서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중고등학생이 직접 쓰고 뽑은 학생시 123>은 제목만 보고서 참 귀한 책이니 일단 빌려서 보고 괜찮으면 바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몇 편 읽다보니 이거 뭔가 좀 어색하다. 체벌, 강제 야자와 보충과 같이 지금은 사라진 단어들이 작품 곳곳에 드러나고 지금보다 훨씬 억압적인 학교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내가 교직에 들어선 지난 10년 간 우리 교육 현장에 수많은 변곡점들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고 할 만한 것이 체벌 금지다. 나도 중고생 때 꽤나 맞았고 또 그 당시엔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구속감이지만 말이다. 친한 친구인 내가 선생인데도 학교나 과거 자신의 선생님들에게 치를 떠는 녀석들이 아직도 제법 있는 걸 보면 지금과는 참 달라도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머리말을 다시 펴 읽어보니 아뿔싸,

"이 책은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오늘날까지(초판이 2012년임)약 30여 년 동안 교실에서 학생들이 직접 쓴 시를 학생과 선생님들이 손수 뽑아 엮은 학생 창작시집입니다."

왠지 졸업앨범 보는 느낌이 들더라.

 

3.

학생들이 쓴 시집이니 대부분 학교에 대해 그 중에서도 힘들고 아픈 부분을 소재로 쓴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학생은 학생인지라 지금의 학생들에게도 보여줄 만한 작품들이 있다.

 

<좌석 버스와 친구>

 

학원 마치면 열한 시

늦어서 버스도 잘 없다.

그래서 좌석 버스 타는 날이 많다.

 

친구랑 버스 정류장에서 장난치다가

일반 버스 막차를 놓쳤다.

주머니에 돈은 하나도 없었다.

친구가 천 원 주면서

"좌석 타고 집에 가라."

 

무사히 집에 와서 친구 집에 전화하니깐

친구 엄마 하시는 말씀

"걸어온다고 전화 왔더라."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예쁜 아이들이다. 고등학교 2학년의 작품인데, 요즘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다. 요즘에도 있다는 말이 좀 거시기하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아이들 사이의 경쟁이 심해진 건 맞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아직 때가 덜 묻었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어른들에 비해 많이 있다. 자기는 걸어갈 거면서 자기가 가진 전부를 친구에게 내어주는 모습. 집에 와서도 친구가 잘 들어갔는지 걱정돼서 집으로 전화 거는 모습. 자연스레 나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이런게 좋은 시다.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마음을 주고받고 상처도 주고받는다. 그 순간을 포착한 이런 시야말로 세대를 초월한 대화의 도구이자 또다른 창작의 원천이 된다. 써놓고 친구 사이에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보여줄 법하다.

 

s*************k 2019.04.2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