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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종교 있니?"라는 물음에, "저 종교 없습니다!" 라고 답한 팀원에게 그랬다. "나도 무교인데, 지금 앤소니 드 멜로라는 신부가 쓴 책을 읽고 있거든, 혹시 종교가 맞으면 추천해주려고 했지". 책 추천을 평소 잘 하지 않는다. 내게 좋은 책이 다른 이에게도 좋을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게 깊은 울림을 준 책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도 그럴 거라 여기지 않는다. 사람마다 각자의 경험하는 세계가 있고, 책은 그 경험과 닿는 부분이 있을 때 잠든 머리를 깨우고 내면에 물결을 일으킨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이 책 어떨 거 같니?'하고 물어본 것이다.
"혹시 앤소니 드멜로 신부가 쓴 책은 제목이 뭘까요?"라고 관심을 보여줘서 너무 고마웠다. 내게 너무 좋은 책이었기 때문에 아픈 기억이 있는 이 친구에게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제목을 알려주고 책에 대한 소개글을 링크로 걸어 보내주니, "오 저도 이 책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라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호응에 내가 기뻐서 인터넷 서점에 얼른 주문을 넣었다. 빨리 받아서 읽어보게 하고 싶은 마음. 나와 다른 경험을 하고 살아온 어린 팀원에게도 아주 아주 큰 힘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복을 얻기 위하여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행복하기 위하여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당신은 지금 여기서 충분히 행복하니까요.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게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은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걸까요? 그 까닭은, 당신 마음이 온갖 불행을 시도 때도 없이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35쪽)
나는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깨어서 발견하게 해주는 책을 사랑한다. 늘 잠든 것처럼 산다고 일깨워주고 깨어 있으라고 말하는 책을 곁에 두고 반복해 읽는다. 이미 행복한데 왜 그걸 모르냐고 채찍질하는 책을 읽으면서 맞아서라도 깨어있고 싶은 심정이 된다. 머리를 흔들고 몸을 움직여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지혜를 어떻게든 깊이 감각하기 위해 애쓴다. 책이 말하는 지혜가 온전히 전해지지 않거나 내게 놀라움이나 감탄을 일으키지 못하면 더 예민해지려고 애쓴다. 내가 얼마나 두꺼운 껍질을 둘러싸고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이제 비로소 당신은 사랑할 준비가 되었군요. 당신이 누군가를 잡을 때, 당신이 그에게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당신과 그를 함께 묶어놓는 사슬입니다. 참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이를 묶어놓지도 않거니와 사랑하는 이에게 묶이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자유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44쪽)
<사랑으로 가는 길 THE WAY TO LOVE> 이 책이 사랑을 이야기할 때, 나는 사랑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더러 책에서 말하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구나를 이제서야 깨달은 어린 아이가 돼 버렸다. 나이를 먹으면 자기 경험 안에서만 사는 편견 덩어리가 된다.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는 게 정상이라고 여기는 게 엄청난 문제.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대부분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집착'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깨어서 스스로를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세계는 당신 몸의 감각기관들을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끊임없이 당신 몸 안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들 가운데 지극히 적은 부분을 당신은 인식하고 있는 거예요. (52쪽)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드럼 소리만 들린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우리 대부분이 그러고 산다. 잠든 것처럼 무심하게. 매일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는데 나만의 세계 안에서 잠든 것처럼 살다보면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늘 감각하는 것만 느끼고 산다. 내 안에 일어나는 두려움이나 집착, 고통에 친숙해져서 내 몸처럼 여기고 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이것을 벗어날 방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로 말이다. 깨어나면 깜짝 놀랄 일들이 무궁무진한데도.
깨어 있음은 즐거움이에요. 세상의 놀라움 속으로 뛰어드는 어린아이가 맛보는 것과 같은 하나의 즐거움delight입니다. 깨어 있음으로 당신 안에 있는 불쾌한 것들이 드러날 때조차 그것은 결국 당신에게 해방과 기쁨을 가져다주지요. 그때 비로소 당신은 깨어 있지 못한 삶을 살 가치가 없을 뿐더러, 어둠과 고통으로 가득 찬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189쪽)
"세상은 살만하고 우리는 이미 행복하다!!!" 이 말에 "아! 정말??!!" 이런 감탄사가 나오지 않는다면 잠에서 덜 깬 상태라고 보면 된다. 세상은 경이로운 일들로 가득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할 일들로 가득하다. 그걸 감지하지 못해 불안하고 우울하고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온갖 부정적인 짐들이 가로막고 섰는데 '우리는 이미 행복하다'란 말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곧바로 전달될 리가 없다. 이런 사실을 알기만 해도 눈을 뜰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런 기회를 이 책 <사랑으로 가는 길>이 움켜 잡게 해준다. 그 기회를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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