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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의 기억을 찾아 길을 떠나다 - 김선영 장편소설 『특별한 배달』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이 있다. 좋은 기억일 수도 있고, 나쁜 기억일 수도 있다. ‘트라우마’라는 말로 표현해도 좋겠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는가 하면, 무심결에 잊고 지내다 어느 순간 갑작스레 떠오르는 기억도 있다. 김선영은 『특별한 배달』(자음과모음, 2018)에서 이러한 기억을 다루고 있다. ‘특별한 배달’이라는 제목은 ‘특별한 기억’이라는 말로 풀어도 좋다. 기억은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는 데서 시작된다. 시간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는 말이다. 시간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대상이다. 흐르는 시간의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하며 산다.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그때 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모르거나, 아니면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라고 다를 거 없고, 어른이라고 다를 거 없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태봉과 슬아는 현재 인생을 바꾸기 위해 기억을 찾아 길을 떠난다. 태봉은 대기업을 그만둔 후 삶의 활력을 잃은 아버지와 함께 산다. 아버지 모습에 실망한 엄마는 수 년 전에 집을 나갔다. 태봉이 열두 살 때다. 태봉은 아버지도 밉고, 엄마도 밉다. 요즘 사회에서 부모 배경 없이 학교를 다니는 건 얼마나 힘든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태봉은 미래 희망란에 ‘잉여인간’이라고 썼다. 잉여인간은 말 그대로 쓸모없는 인간을 가리킨다. 학교라는 제도에서 보면 공부 못하고, 거칠기만 한 태봉은 쓸모없는 인간이다. 그는 스스로 학교에서 ‘왕따’가 된다. 백수인 아버지와 집을 나간 엄마를 보면 집안 상황이야 말할 게 없다. 공부라도 잘 하면 좋은데, 태봉은 공부에도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일진회 학생들과 어울리는 것도 아니다. 태봉은 잉여인간처럼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태봉을 사람들은 내버려두지 않는다. 일진회 학생들은 태봉의 주먹에 관심을 갖고, 담임은 문제아를 교화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태봉을 괴롭힌다. 슬아는 성적이 전국(전교가 아니다) 1등이다. 태봉과 중학교 동창이기도 한 그녀는 입양아라는 조건 때문에 숨 막히는 생활을 한다. 슬아 엄마는 아이들을 통해 자기 신념을 펼치려는 인물이다. 슬아의 성공을 자기 성공으로 생각하는 엄마로 해서 슬아는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한다. 슬아는 공부를 못하면 자신이 파양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슬아처럼 엄마 방식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던 동생 상하가 파양되었다. 엄마는 상하를 파양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상하에 대한 얘기를 금지했을 뿐이다. 공부 스트레스로 생긴 기면증을 슬아는 엄마에게 숨긴다. 자기 방어다. 슬아는 지금 사는 세상과는 다른 우주가 있을 거라는 ‘평행 우주’를 생각하며 삶을 견딘다. 이 세상에서 슬아는 양부모와 살지만, 다른 세상에 있는 슬아는 친부모와 행복하게 살지도 모른다. 상상을 통해서라도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태봉과 슬아는 어찌 보면 비슷한 상처를 지니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그만큼 이 현실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부로는 결코 친해질 수 없는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무의식 깊숙이 자리한 기억을 두 사람이 끌어내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6차선 도로에 구멍이 뚫리면서 오토바이와 함께 실종된 배달원 김일구가 열쇠가 된다. 경찰과 언론은 실종으로 결론지었지만, 김일구는 정작 허물어진 고향 집에 숨어 있었다. 그는 도로에 난 큰 구멍으로 떨어지는 도중 자기 과거를 본다. 시간이 비틀리면서 김일구는 죽을 상황을 모면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셈이다. 슬아는 평행 우주 이론에 근거하여 이를 이해한다. 그리고는 구멍이 뚫린 도로에서 김일구와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려고 한다. 죽음을 각오해야 할 일이다. 태봉은 처음에는 슬아의 제안을 거부했지만, 결국은 슬아와 함께 이 모험을 감행하기로 한다. 지금 사는 삶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두 사람은 그만큼 컸던 것이다.
순간 아찔한 현기증이 일었다. 태봉은 머리칼이 주뼛 일어설 만큼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자력에 이끌리듯 푸른 알갱이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노란 빛살들에 섞여 쭉쭉 빨려 들어갔다. 속도가 느껴질 만큼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강한 형광빛이 눈과 눈 사이를 관통하는 것 같았다. 광선 칼에 이마빡을 가격당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태봉은 기어이 눈을 감고 말았다. 눈을 뜰 수가 없다. 그 빛은 예리한 검의 양날처럼 너무나 위협적이었다. (……) 태봉의 눈앞에도 길지 않은 지난날들이 지나갔다. 엄마가 짐을 꾸린 뒤 손을 내밀었을 때 고개를 젓는 태봉의 모습이 보였다. 어스름 저녁이었다. 불 켜지 않은 반지하 방에 어둠이 잠입해 들어올 즈음 엄마가 재차 손을 내밀어도 태봉은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168쪽)
다른 세계로 접어드는 즈음, 태봉은 무의식에 저장된 기억 하나를 떠올린다. 엄마가 짐을 꾸려 집을 나갈 때 상황이다. 지금까지 태봉은 엄마가 자기에게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무의식에 새겨진 기억은 태봉이 엄마와 함께 떠나길 거부했던 것으로 나온다. 열두 살 때 벌어진 일을 태봉은 왜 이리 까마득히 잊은 것일까? 트라우마에 다가가는 걸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태봉 스스로 엄마 손길을 거부한 걸로 기억한다면, 원망할 사람이 사라지는 게 아닌가? 태봉은 혼자서 사는 삶을 그리워했다. 사람들과 따로 떨어져 살면 마음이 참 편할 거라고도 생각했다. 잉여인간이 되고자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잉여인간에게 누가 관심을 내보이겠는가? 이렇게 그림자처럼 살다 보면 시간이 흐를 것이고, 그러면 자기에게 주어진 생을 다 살 거라고 생각한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면에는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슬아 또한 태봉과 비슷한 경험을 한다. 슬아는 이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경계에서 손뼉 치는 보모를 본 척도 않고 엄마를 향해 기어가는 자신(아기)을 본다. 기억 속에 떠오른 엄마는 지금 엄마이다. 그럼 슬아는 입양아가 아니란 말인가? 그럴 리가 없다. 슬아 엄마는 분명 ‘불임’이라는 말을 사용했으니까. 며칠 만에 집에 돌아온 슬아는 엄마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자기를 왜 입양했느냐고 묻는다. 엄마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온다. 엄마가 슬아를 선택한 게 아니란다. 슬아가 엄마를 선택한 거란다. 엄마는 원래 다른 아기를 데려오려 했다. 데려올 아기가 목욕을 할 즈음, 슬아가 엄마 무릎으로 기어오른다. 수녀님과 보모가 손뼉을 치며 불러도 슬아는 엄마 무릎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거기다 목욕을 하고 나온 아기는 슬아 엄마를 보고는 뻗대며 울기 시작한다. 슬아 스스로 자기 운명을 바꾼 셈이다. 태봉과 슬아는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삶 때문에 무척이나 괴로워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난다. 새로운 세상을 찾으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죽음을 꼭이 육체적인 죽음만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두 사람은 도로에 뚫린 큰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통해 새로운 기억과 만나게 된다. 새로운 기억과 만났다는 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새길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봉은 이 기억으로 엄마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고, 슬아 또한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새로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진실만 보려고 한다. 시선을 달리 하면 다른 게 보이는데도, 우리는 지금까지 보아 온 시선을 고집한다. 아이라고, 어른이라고 다르지 않다. 시선을 바꾸면 보이지 않던 진실이 보인다. 물론 그러려면 자기가 보고 싶지 않는 진실과 대면할 용기가 필요하다.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이런 용기가 날 리 없다. 무의식에 숨은 순금의 기억을 찾기 위해 벌이는 두 사람의 사투를 우리가 기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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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오랜만에 "소설" 책을 읽어본다. (거히 4년 만이다.)
원래 어렸을때 부터 소설 책을 끔찍이도 못 보게 하는 환경이라.. 혹독한 간섭으로 아예 나는 배째라는 식의 심정으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고, ( 그래서 책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 청개구리 심보로서 좋아하는 장르가 소설책을 제일 재밌어 한다. 특히 청소년문학 책은 소설책을 읽을때 재밌어한 기억이 있어서, 반갑고 설렜다. 아마, 청소년문학 책은 청소년들의 공감사를 많이 다루었기에, 몰입감과 여운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첫장에는 주인공들의 사연들을 두서없이 이야기가 시작되어서, 익숙치 않은 나는 초반에 몰입하기가 조금 버거웠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좀 많아서, 내가 사회생활을 안해서 모르는건가..하는 아주 조금 스쳐가는 괴로움과 요즘 애들이 쓰는 단어는 아닌거 같은데.. 라는 나의 쪼잔한 마음이 공존했다.
그렇다고 모르는 단어가 많아, 이야기에 집중이 안되었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작가님은 주인공들에게 청소년들의 상황과 심정을 투영하고, 주인공들에게로 부터 작가님의 위로와 조언들을 차곡히 채워져 있었다. 명언과 인식들을 조금씩 바꾸어주는 말들이 매우 많았다. 별거 다 놀랍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나도 모르게 감탄하고 있었다.
청소년 문화책 이라고 하기에는 깊은 말들이 많다고 할까.. ( ..이건 저의 편견일 뿐이겠죠. ) 이제껏 읽어본 청소년 문화책들은 주인공들의 문제 상황에서, 픽션이나, 우정을 쌓거나,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한 이야기들로 마지막장을 덮어서 전체적 이야기 요약으로 메세지를 주는.. 그런 청소년 문화책을 읽었는데..
물론 전체적 이야기 요약으로도 이책을 덮어도 좋을테지만 주인공들의 말들에 메모를 해도 좋을 말들이 많이 있어서 좋았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에, 많은 조언들과 위로들이 가득한 책에, 리뷰어 모집에서 설명되었던, 왜 리커버가 되었는지 알만 하다고 생각되었다.
소설책이라서 , 조금은 공상적인 이야기가 있었다. ( 우주과학이 첨부된 공상 ) 초반에는 굉장히 현실적인 상황들과 이야기로 진지해 있었다가 갑자기 공상 느낌이 오니까, 유연한 사고를 지니지 못한 나는 조금 거부적인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그렇지만, 후반에 갈수로 작가님이 "웜홀" 에 부여한 의미가 무엇일까, "웜홀" 은 자기를 바라보는 사고나 시간을 의미하신건가.. 주인공들이 웜홀에서 본게 정확히 무슨의미인거지..? 라는 의미부여를 어느세인가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의미부여를 시작하니, 곱지 않은 나의 호기심성격상 알고 싶어서 조금 괴로워 하면서 후반부를 읽었다. ( 진짜, 진짜로. 리뷰쓴다고 지금 막 쓴 그런게 아닙니다. )
근데
Wow
이야기가 끝나고 뒤에 20페이지 정도의 양으로 "해설"이 나와있었다. 급 화색하면서 읽었다.ㅋㅋㅋ ( 여기서 내용에서 별 5개 준 결정적 이유 ㅎㅎ) 당연하지만 당연하게도 궁금증을 쌓으면서 읽었던 내용들은 다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
리커버를 하면서 첨부된건지, 아닌지는 몰라도 매우 좋은 책목차입니다. 작가님. ( ^^ )
이 책을 읽으려고 하시는 분들께 충고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해설 미리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랑 똑같다고 할까.. 스포된 느낌이라고 할까.. 궁금증을 잔뜩 쌓다고 해설을 보니 나는 엄청 재밌었다. ( 해설에서 제일 재밌어 한듯..ㅎ )
마지막으로 스포하자면.. Why I am here. 이 책을 못 읽으시는 분들에게 내가 붙잡고 알려드리고 싶은 어구중 하나다. ( 이 책의 전체적 내용 요약메세지 )
남에게서 이유를 찾고 대지 말고, 자신에게서 찾아보시면 어떨까 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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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 태봉이..
태봉이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특별한 배달> ..
태봉이는 엄마와 헤어지고 아빠와 둘이 살지만..
사이는 좋지 않은 것 같다.. 학교도 재미없는 태봉이는 요주의 인물...
퀵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태봉이..
잉여인간이 되고싶어한다..
입양되어 자란 슬아.
파양의 두려움을 안고 사는 슬아.
어쩌면.. 엄마의 맞춤형 딸이라해도 무색할..
공부를 잘하는 슬아. 똑부러지게 말도 잘 한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웜홀이 있음을 알게된 슬아.
태봉이와 함께 그 웜홀을 통과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보이는 지난 날의 모습을 보고 난 후...
현재..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어른스러운 책..
특히 슬아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똑부러져서.. 읽는 나도 성찰을... ㅋㅋ
앞서 읽은 <시간을 파는 상점>의 온조.
<내일은 내일에게>의 연두와 함께 있어도 재밌을 것 같다...
온조와는 특히 뭔가 이야기가 통할 것 같은 그냥 그런 생각이 들기도하다... ㅋ
아.. 각설하고..
슬아와 태봉이는 부모로부터 상처가 있는 둘이지만...
그 상처를 본인의 의지와 선택으로 보듬어 대처하는 ..
주변인물들의 도움도 있지만.. 마지막은 역시 본인들의 선택...
나보다 어른인 것 같은 슬아와 태봉이..
소설이지만... 그들의 인생은 해피엔딩이길 바라며...
<책 속의 한 줄>
태봉은 조용히 살고 싶었다. 투명인간처럼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그런데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p.15)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가 있는 거 같아. 자신을 들여다보는 사람만이 다른 형태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자신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해. 자꾸 그렇게 점검하며 길을 내는 게 제대로 사는 거 아닐까?" (p.138) - 슬아
"그리고, 이 사회가 널 가만히 둘 거 같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거, 그거 보통 힘든 경지가 아닐거다, 너. 산 사람이 죽은 것처럼 사는 게 쉬운 일일 거 같냐? 절대 그렇지 않을 거다. 차라리 나 살아 있다고 바락바락 기 쓰며 사는 게 훨씬 쉬울걸. 할 일도 많고 재밌기도 하고. 그리고 좀 솔직해져봐. 별로 살고 싶지도 않다는 애가 뭘 그렇게 벌벌 떠냐?" (p.153) - 슬아
어렸을 때부터 키워진 불안으로부터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길은 엄마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어. 그러지않으면 언제든 제거될 수 있다는 불안이 나를 늘 지배했어. 실제로 상하가 내 눈앞에서 사라졌고. 그럴수록 자라는 것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거야. 그래서 지금 엄마의 안전함은 가장 불안한 것과 상통하기도 해. 그렇지만 엄마가 원하는 대로 엄마의 매뉴얼대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왜냐? 삶은 내가 사는 거니까. 그래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알려는 거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p.156) - 슬아
제각각의 정리와 다짐과 결별과 선택과 욕망과 갈등과 무수한 시행착오를 안은채. 묵.묵.히. 어느 날 느닷없음과 맞닥뜨릴지라도.
그리고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먼지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때로는 그러길 바라기도 하면서, 어느 날 우두커니 서서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나는 왜 여기 있지? (p.219)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되돌아 보는 것이 후회나 미련이라기보다는 나의 현실을 받아 들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임. 그것은 나의선택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말과 통한다. 화가 많이 나본 사람은 안다.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생각할 때 걷잡을 수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것을. ![]() 여기 당도하기까지 나의 선택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 조금 덜 화가 난다. 그것은 진창에서 나올 수 있는 길이라며 지금보다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자신과 대화해야 한다. 무엇이든 순위를 매기고 그 순위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에 순위에 들지 못했거나 더 이상 쓸모없다고 내쳐진 것들에 절대 빛 바래지 않을 순금의 고유함이 있다는 것은 이야기 하고 싶었다. 감히 누군가에게 위로라는 말을 건넬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 ![]() 삶은 우리가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한순간도 정지하지 않고 흘러간다.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은 축복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이 불행일 수 있다는 삶의 이면에 겸허히 고개를 숙어지는 시간이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 시간이 되었다는 기쁨에 기분이 가벼워진다.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해리포터' 시리즈와 '완득이'의 성공 이후로 청소년 문학과 성인 문학의 경계는 거의 희미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작품은 청소년 시절에 읽었던 독자가 성인이 되어서도 찾게 되니까요.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판타지를 청소년 문학으로 능숙하게 끌어들인 김선영 작가의 작품들이 리커버되어 나오게되어 반갑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청소년 독자들은 물론이지만 새로운 성인 독자들도 더 다가가기 쉽게 보이네요. 세련된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특별한 배달』입니다. 태봉은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와 단 둘이 살지만 아버지도 두문불출 합니다. 그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요. 한 달 전 엄마와 통화에서 돈을 보내지 말라고 보내면 학교를 그만둘거라고 큰소리쳤죠. 이후 엄마는 전화도 송금도 하지 않아요.
태봉은 장래 희망으로 잉여인간이라 썼다가 담임에게 꾸중듣고 폭력사건을 일으켜 요주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학교도 집에도 마음 둘 곳이 없던 태봉은 우연히 모범생 슬아가 쓰러진걸 발견하고 돕게 됩니다. 슬아는 전국 순위로 세는 것이 빠르지만 입양아라는 컴플렉스가 있어요. 그녀의 동생 상하는 슬아와 달리 모친에게 반항하다 파양당했고요. 슬아는 자신도 상하처럼 파양당할까 두려워합니다. 그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잠이 들어버리는 기면증도 갖고 있어요.
어느 날 싱크홀에 빠진 배달원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자, 슬아는 태봉에게 함께 조사를 하자고 나서죠. 싱크홀이 다른 차원으로 가는 통로일 수 있다면서요.
슬아는 식물의 씨앗이 엄마로부터 멀리 가야 경쟁에서 이기는 것처럼 사람도 어렸을 때나 부모를 찾지만 자라서는 부모 그늘에 있으면 반푼이 밖에 더 되겠냐고 합니다.
상하의 파양과 그녀의 엄마가 갖고 있는 비밀이 드러나고 태봉도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이야기는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가족으로 마무리 지어요. 아직 어린 아이들도 어른들도 자신을 사랑하고 보듬어주는 상대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였어요. 아이들은 어른이라면 모두 알고 항상 유리한 입장에 있고 자신들을 보호하는 입장이어야 한다고 기대하죠.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 아닌 것처럼 어른도 감정이 있고 부족한 점이 많을 뿐이에요. 태봉과 슬아의 감정과 성장을 지켜보다, 그 부모들에게도 연민을 느끼게 되었어요.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따뜻한 성장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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