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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도서관에 관해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 15편
"책과 도서관에 관해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 15편" 내용보기
스튜어트 켈스는 20년도 더 전 젊은 대학교수 시절 “내 인생에서 완벽한 순간”을 맞이했다고 고백한다. 교내 책 판매 행사에서 고풍스러운 활자가 멋스러운, 정사각형에 가까운 자그마한 책 한 권을 발견했을 때였다. 1814년 저자 ‘NY’가 만든 『고대 미출간 원고와 희귀본에서 선별한 시가집』이었다. 각주에는 이 책이 총 96부 인쇄되었으며 이에 더해 푸른색 표지로 제작된 6부
"책과 도서관에 관해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 15편" 내용보기

 

스튜어트 켈스는 20년도 더 전 젊은 대학교수 시절 내 인생에서 완벽한 순간을 맞이했다고 고백한다. 교내 책 판매 행사에서 고풍스러운 활자가 멋스러운, 정사각형에 가까운 자그마한 책 한 권을 발견했을 때였다. 1814년 저자 ‘NY’가 만든 고대 미출간 원고와 희귀본에서 선별한 시가집이었다. 각주에는 이 책이 총 96부 인쇄되었으며 이에 더해 푸른색 표지로 제작된 6부의 한정판이 있었고, 저자가 입수한 책이 바로 6권 중 하나였다.

그는 약혼녀인 피오나와 함께 시가집을 발견한 기쁨을 나누며 환호했다. 시가집은 두 사람에게 보물 지도였고, 애서가의 삶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다.

이후 켈스는 주말이면 책들을 가지고 달리며 도매업을 하게 되고, 도서관 수백 곳을 방문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의 근사한 셰익스피어실과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의 좁은 나선형 계단,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을 본떠 만든 의회 도서관의 아치형 유리 지붕 같은 도서관에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공간 같은 곳을 탐색했다. 그 사이 도서관 선반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책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책, 색다르고 전설적인 책, 더 많은 삽화가 추가된 희귀본, 책배에 그림이 그려진 책 같은 흥미로운 발견이 이어졌다.

거의 200년 전에 사망한 존 프라이(‘NY’의 본명) 덕분에 저자는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 시대의 보물 같은 서적들을 찾아 나섰고, 위대한 도서관들과 희귀본 수집의 끝없는 샛길을 탐험할 수 있었다.

저자가 생각하는 도서관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도서관은 혼란스러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한다. 또 권력과 권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인류의 비망록이며, 안식처를 제공하고, 신세계에 지식을 심어주고, 위안과 교육의 장소가 되며, 인간의 영혼을 위한 영양분의 원천이고, 새로 도착한 사람들을 제2의 조국으로 인도하는 문화적 기착지다. 도서관은 사회를 연결하고 사회적 수도를 창조하는 장소다. 또 생명을 낳는 장소이자 구원의 장소다.” (334~335)

 

'유혹하는 도서관'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활자와 영혼이 만나는 생명의 공간 도서관에서 찾아낸 놀라운 이야기 15편을 들려준다.

이 책에는 '알려진 모든 국가에서 쓰인 모든 언어로 된 책들'을 모으고자 했던 알렉산드리아도서관부터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들이 보관돼 있는 바티칸도서관,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상상 속의 도서관 그리고 인류의 꿈을 담을 미래의 도서관까지 애서가들이 적어도 한 번쯤 꿈꾸며 그려봤음직한 도서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623년 발간된 최초의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퍼스트 폴리오'

 

어느 날 저자는 한 중고 서점에서 토머스 프로그널 디브딘이 스펜서 백작의 저택에 소장되어 있는 책들을 정리한 화려한 카탈로그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1623년 발간된 최초의 셰익스피어 희곡 전집 퍼스트 폴리오(First Polio)’가 실려 있었다. 여기서 셰익스피어와 그 작품을 사랑했던 한 남자의 집념은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손에 넣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삼인방이 있었다. 금융재벌 J. P. 모건, 해리 E. 와이드너 그리고 헨리 C. 폴저였다. 특히 폴저는 퍼스트 폴리오 수집에 집중했다. 당시 그는 스탠더드 오일의 간부였다. 주식으로 번 막대한 돈과 은행 대출까지 받아 수집품을 사 모으는 데 열중했다.

폴저는 세계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수집가가 되었다. 정리해 보니 100만 개가 넘는 셰익스피어 관련 물품, 25만권 이상의 책, 6만 권의 필사본, 200점의 유화, 5만 점의 다른 종류의 그림, 방대한 양의 극장 소품과 조각, 악기, 의상 수집품이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다.

 

세계 최고의 셰익스피어전문 도서관,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폴저는 미 의회도서관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부지를 마련, 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도서관 완공을 미처 보지 못하고 수술받던 도중에 사망했다. 아내 에밀리가 남편의 과업을 이었다. 마침내 1932423일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Folger Shakespeare Library)이 개관했다. 이 날은 셰익스피어의 사망일이자 비공식 출생 기념일로 알려진 날이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고의 셰익스피어전문 도서관은 영국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이 아닌 미국의 워싱턴D.C.에 들어서게 됐다.

한편 J. P. 모건은 자신의 수집품을 모아 1906년 뉴욕에 피어폰트 모건 도서관을 개관했다. 아들 J. P. 모건 주니어가 물려받아 1924년 공공 도서관으로 전환했다. 이곳에는 위대한 걸작 9세기 린다우 복음서 필사본을 비롯해 셰익스피어의 폴리오 4종도 보관돼 있다.

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책 도둑의 역사도 함께했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책 도둑은 '리브리' 백작일 것이다. 1803년 피렌체 태생인 그는 귀족이라는 신분과 피사 대학교 수리물리학과 학과장이라는 직위를 활용해 방문이 제한돼 있는 장서실을 쉽게 드나들었다. 그는 책을 통째로 훔치거나 특별히 가치가 높은 부분을 잘라냈다. 때론 다른 책으로 바꿔치기도 했다.

 

영국 서머싯주 웰스 성당의 사슬 도서관
 

1956년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은 1867년에 사라졌다고 보고됐던 책들을 보스턴 애서니엄 도서관에 돌려주었는가 하면, 1992년 폴저 도서관도 절도의 피해자가 됐다. 도서관은 18세기까지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한 책은 사슬을 연결하기도 했다.

화재는 최근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사례에서 보듯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든다앗시리아의 수도 니네베(현재 이라크 모술)에 있던 점토판 도서관, 로마의 팔라틴 도서관, 동로마제국의 비잔티움 도서관 그리고 알렉산드리아의 위대한 도서관 등이 화마로 사라졌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666년 가을 런던에서 대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수많은 도서관과 대량의 책들이 불에 타버렸다. 1663년판 세 번째 폴리오가 퍼스트 폴리오보다 더 희귀해진 이유도 화재 때 서점에 있던 전집들이 대부분 전소됐기 때문이다.

이외 책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가득 실려 있다. 가령 책을 갉아먹는 책벌레를 퇴치하는 기발한 방법이라든지 책에서 나는 냄새로 연대를 추정하는 독특한 방법 같은 것은 귀가 솔깃하게 만든다.

저자는 종이책과 디지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에 따르면 귀중한 책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희귀한 책들과 필사본들이 발견되고 연구되고 인정받고 향유되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종이책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예상치 못한 책을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이라든지, 손으로 책을 만질 때 느껴지는 감각과 정보 같은 경우는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책과 도서관에 관해 이토록 이야기를 재미지게 풀어낼 수 있다니, 저자의 열정과 필력이 새삼 놀랍다! 셰익스피어에 관한 글도 쓰고 있다니, 더더욱 반갑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18.09.09.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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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브러리(A CATALOGUE OF WO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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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책과 도서관이다. 그리고 책을 향한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만들어내는 역사 속에서 도서관은 책의 수집과 보존만이 아닌 매혹적인 공간으로 재창조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구전 도서관이라 볼 수 있는 아렌테 민족의 추링가에서부터 고대 지식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호화로운 로코코 양식의 생갈 수도원 도서관, 기독교의 많은 비밀들을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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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책과 도서관이다. 그리고 책을 향한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만들어내는 역사 속에서 도서관은 책의 수집과 보존만이 아닌 매혹적인 공간으로 재창조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구전 도서관이라 볼 수 있는 아렌테 민족의 추링가에서부터 고대 지식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호화로운 로코코 양식의 생갈 수도원 도서관, 기독교의 많은 비밀들을 간직하고 있는 바티칸 도서관, 셰익스피어 주요 판본을 모두 모아놓은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J. R. R. 톨킨의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상상 속 도서관까지, 형태는 다르지만 각 도서관에 얽힌 이야기와 사연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나 책을 사랑하는 애서가들의 일화는 책을 향한 그들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 준다. 책 제목이 새겨진 속표지에 키스를 하며 책에 대한 애착을 나타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 책 애호가들에게 결혼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수집가도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시인은 어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을 생각하는 것이 매우 민감한 불륜의 한 형태라고 까지 했다. 인문학자 에라스무스는 이런 말을 남겼었다. "돈이 조금 있으면 책을 구입하고, 돈이 하나도 없으면 음식과 옷을 산다."

 

반대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면 책을 파괴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악명 높은 책 학대자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나폴레옹과 찰스 다윈도 있었다. 나폴레옹은 달리는 마차 안에서 창밖으로 책을 집어 던지기도 했으며, 찰스 다윈은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거칠게 다루고 책에 수많은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유명한 작가들의 글을 간추려 좋아하는 부분만 보관하고, 몇 권의 책을 줄여 한 권으로 만들었던 볼테르 역시 책 학대에 탐닉했던 장서광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다른 사람들이 책을 즐기지 못하게 하려고 책을 수집하는 비열한 인간들도 실존 했으며 돈을 벌기 위해 책을 몰래 팔아 버리는 중대한 범죄자들도 존재했다.

 

책 애호가들은 때론 모욕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신은 책을 구입하고 책장을 채웠다, 오 뮤즈의 연인이여. 이것이 당신을 학자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가? 오늘 당신이 현악기와 플렉트럼, 리라를 구입했다고, 내일이면 음악의 왕국이 당신 손에 들어오리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 의해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들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이러니 하다. 책은 읽히기 위한 목적 외에도 수집 대상으로써의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책이 디지털로 대체되어 가는 현대의 흐름을 짚어 낸다. 많은 수의 책들이 디지털로 문서화 되었으며 이런 방식은 책을 보관하고, 공유하고, 이용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귀중한 책의 디지털화는 자료에 접근성을 높이고 손상되기 쉬운 책들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사라져 가는 아날로그 책만이 줄 수 있는 경험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낸다. 책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의 전달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만질 때 느껴지는 두께와 질감,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 책 고유의 냄새, 책에 둘러싸인 도서관을 거닐며 느끼는 분위기와 생각 등. 디지털 책이 줄 수 없는 감성과 신체적 경험들은 아날로그 책에서만 가능하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디지털 책을 보는 것은 '창유리를 사이에 두고 키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아날로그 책은 꽤 오랫동안 살아남지 않을까 조용히 예측해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도서관만큼 설레는 장소가 또 있을까? 있다면 아마 서점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에서 서점은 다루지 않는다. 도서관이 애서가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신비로운 보물들로 가득 찬 공간이라면, 서점은 모두에게 활짝 열린 부페와 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나 현대의 서점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그 공간을 향유할 수 있게 만들며 새로운 문화 관광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책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서점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와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수없이 많은 인명과 지명, 명사의 등장은 글의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더 많은 것을 담아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글이 산만해지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g*******5 2019.03.24.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