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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교수가 쓴 책은 전부는 아니래도 대부분 읽는 편이다. 진보고 보수를 떠나, 그가 말하는 경제에 관한 글들을 보면 일정부문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의 전작(前作)인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그가 주장한 내용들이, 지금의 현실에서 대부분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사실 나 자신이 보수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이 얼마나 한국적 현실을 도외시 한 것인지, 그리고 과거 10년의 진보정권이 신자유주의 정권이라고 규정하는데, 심적으로 편안히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그렇다고 그런 것을 아니라고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장하준교수의 글을 읽고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제대로 알았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다. 그러기에 이 책을 보면서 조금은 불편하게 느꼈던 생각도 접어두고, 끝까지 읽지 않았나 싶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시작된 복지에 대한 담론은 이제 대세가 된듯하다. 또한 정치권이 이들 담론에 가세하면서, 소위 진보진영에서는 재벌개혁이나 경제 민주화라는 새로운 담론이 형성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담론이 안고 있는 모순과 허구성에 대해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먼저, 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 시장주의라고 그는 말한다. 우리는 자유주의와 진보를 착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미국에서 말하는 리버럴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진보란 리버럴, 즉 자유주의가 만든 시장질서를 바꾸고자 하는 세력을 통칭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한다. 시장주의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주의이다. 그런 시장주의 뒤에는 국제금융자본이 버티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신자유주의와 함께 강화된 시장주의는 모든 통제를 하지 말라는 것, 모든 것은 시장이 알아서 해결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서 국제금융자본이 통제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고 나오는 것은 주주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주주자본주의이다. 그들에게 국가경제고, 국민의 삶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오직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고, 그것에 방해가 되는 것은 다 악(惡)이고, 규제고, 관치가 되는 것이다. 흔히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사람들은 시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민주적 통제는 누가해야 할까? 그것은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장하준교수는 말한다. 또한 국가는 금융자본이 주주자본주의에서 벗어나도록 신용파생상품과 투기자본 통제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국가가 이들 금융자본을 통제하는 것은 관치가 아니라, 국가의 임무라고 말하면서, 왜 이것이 관치라고 비난 받아야 하는지를 되묻고 있다. 진정으로 공정한 경제와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벌들 뒤에 있는 국제금융자본을 규제해야 되고, 재벌들 위에 있는 주주자본 시스템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이나 자본주의는 공정을 실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시장주의자들이나 진보 경제학자들 모두 주주자본주의나, 금융자본이 요구하는 공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민영화에 대해선 말이 없다. 그들에게 있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행하는 논리는 모두가 선(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재벌개혁도 그 폐해를 잘 따져 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얼핏 들으면 재벌을 옹호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재벌로 통칭되는 기업집단과 재벌 가문을 분리해서 생각해야지, 무조건적으로 기업집단을 악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우리 경제가 전자나 자동차부문에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일정부문 기업집단이었기에 가능했다고 하는 말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결국 지금 담론화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나 재벌해체란 결국 주주자본주의를 하자는 것이고, 그것은 그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 주주, 정규직 직원, 사모펀드를 위시한 국제금융자본에는 좋은 것이 틀림없지만, 비정규직, 하청업체 그리고 일반 국민에게는 한숨과 불안을 가져다 줄 뿐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장하준교수와 이 책의 공동 저자들이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방법이 다를 뿐이다. 경제민주화란 국가에 의한 금융자본 및 재벌을 국가경제에 맞도록 통제하는 것이고, 재벌개혁이란 재벌의 실체를 유럽에서와 같이 법으로 인정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주주자본주의자 들에게는 불리할 것 이기에, 금융자본을 비롯한 실체들은 기를 쓰고 반대하겠지만 말이다. 시장주의, 주주자본주의, 금융자본, 한미 FTA등, 난마처럼 얽혀있는 외부 요인들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일 뿐이다. 장하준교수는 이것들에 대한 해답으로 복지국가를 들고 있다. 그가 말하는 복지는 미국식의 선별적, 잔여적 복지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이른바 보편적 복지이다. 현대 경제의 발전은 복지국가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북유럽 국가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금을 빼앗기는 돈이 아니라 같이 쓰는 돈, 복지지출을 공짜가 아닌 공동구매로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결국 보편적 복지의 실현만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노동, 교육, 부동산등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우리에게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는다. 자유주의인가, 더 나은 자본주의인가? 월스트리트인가, 탈(脫)월스트리트인가? 재벌해체인가, 재벌 책임 강화인가? 노동유연성인가, 고용 안정인가? 그리고 선별적 복지인가, 아니면 보편적 복지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그리고 내가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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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도 몇 달이 지났다. 몇 달 사이 박근혜정부가 국민들에게 심어준 인상은 최근 일어난 스캔들과 불소통 그리고 인사 문제 만이 가득한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인들에게 준다고 했던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이란 소식에는 많은 노인들이 분노했다. 창조경제를 비롯해 야심차게 공약했던 것들이 벽에 가로 막혀 있고 국민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최근 방미로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얻은 성과도 있지만 북한을 필두로 한 우리나라를 향한 불안정한 시선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작년 부산 비엔날레를 갔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된 전시품은 쌍용자동차 부당해고된 노동자들의 작업화를 한 데 모아 놓고 장식해놓은 예술품이었다. 여전히 쟁의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희망을 가지기엔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 년전 나온 이 책은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작년 장하준 교수가 쓴 '그 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에 답변을 내놓은 '장하준이 말한 23가지 이야기'는 현 정부와 주류경제학이 말하고자 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 같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도 못했고 사람들의 공감 또한 얻지 못했다. 이 책을 보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야기는 '복지를 통해 생산을 하자.' 는 이야기 였다. 파이를 나눔으로서 더 키우자는 이야기 였다. 어떤 대책을 말하고자 할 때 대화를 통해서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로 끝 맺는 대책은 아주 무책임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조화를 이루는 것 그것이 가장 핵심적인 대책인 까닭이다. 이 책에서는 두루뭉술한 책들보다 보다 나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웨덴식 복지를 통해 좀 더 나은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고 있는 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 하고 있다. 그럼으로서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이야기 하고 있는 데 변화의 열쇠를 쥔 기득권 층이 듣는다면 듣기만 하고 절대 따르지 않을 말들이 많다. 법의 제정과 사회구조의 개혁으로 우리 사회의 많은 병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데 이 것 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사실 요원해 보인다. 현 정치인들의 경제와 사회에 대한 인식은 1차 적인 것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보이고 또 압력을 받는 것도 많아 보인다. '88만원 세대'를 저술한 우석훈 박사는 이 책을 절판하면서 젊은이들의 뛰어나오길 원했는 데 생각한 만큼 되지 않아서 결국 절판을 선택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여전히 젊은이들은 현실에 들어가기 위해 혹은 안주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고 어느 날 아침 백마탄 초인이 나타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에게 한 번 쯤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나온지 시간이 지났고 또 정권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 책은 현 사회에 연결되어 있고 또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계속 제시해 주고 있다. 비록 비판 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당장 실현되기 어려울 지라도 언젠가 우리가 우리나라의 방향의 선택해야 될 때 혹은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이 우리나라가 나아가 선로를 만들 때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분번 특별한 가이드라이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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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세대에 묻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 워낙 책 읽고 매번 충격 받는 스타일이라 감안해주시길 바란다 - 내용은 어렵지 않고 대담형식으로 서술된 경어체라 전달방법도 무척 친절하다. 예도 많이 들고 비교도 많고 추상적인 문구 없이 상황 정리도 명쾌하다. 주로 <시사 IN>의 이종태 팀장이 아젠다를 펼쳐내 어떻게 생각하시냐 질문을 하면 장하준 교수와 정승일 위원이 답을 하는 구성이다. 최근 시즌을 맞아 반 MB정서, 반 자본주의에 몰두해 있던 나로선 이들이 주장하는 논리가 새롭다기보다 낯설었달까. 정확히는 당황스런 수치심이다. 이 책엔 한마디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진보, 좌파에 대한 일침이 한 가득이다. 당신들의 주장과 논리는 여기서부터 이렇게 틀려먹었으니 정신 차리고 올바른 선택을 하라는 말로 들린다. 마침 책 제목도 선거철을 맞아 무엇을 택할 것인지 - 결국 누구를 택할 것인지 - 묻고 있지만 덮고 난 심정이 책의 결론처럼 분명하지만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독자로서 개인적인 한계일 것이다. 이 책에 대한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나와 같은 세대들이 앞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주장을 면밀히 비교해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뭘 알아야 비교도 해 볼 것이니까.
나와 같은 세대라 한정지은 것은 내 세대가 요즘 언론에서 자주 언급하는 잊혀진 세대, F 세대이기 때문이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태어나 80년대 컬러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내고 90년대 말에 결혼해 2천 년대에 아이를 낳고 지금은 학부모가 된 사십대. F는 ‘Forgotten’, ‘Fire’, ‘Facebook’, ‘Formidable members’를 두루 의미한다. 민주화 운동권 선배를 두었지만 데모는 하지 않았고 취직해서 결혼할 무렵에 IMF를 만났을 것이다. 사교육 열풍 속에서 아이가 걸음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내었을 것이다. 집값이 자꾸 오르자 불안감에 무리하게 대출하여 집이라도 장만했다면 분명 이자에 허덕이며 ‘하우스푸어’로 전락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사십대가 2030세대와 합쳐지면 유권자의 반이 넘어가기 때문에 표심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생각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보았듯이 박빙일 때엔 이들이 보수로 기우느냐 야권으로 기우느냐가 당락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 때 이 F세대의 특성을 말해보라 누가 묻는다면 한마디로 ‘뒤쳐지지 않는 삶’이라고 본다. 사실 사십대에 들어서 직장인으로서 서울 어느 구에라도 번듯한 아파트를 한 채 장만한 부부라면 그 삶은 지난날 지겨운 경쟁에서 잘도 살아남은 축에 속한다. 대학입학, 취업, 결혼, 육아, 집장만에 이르기까지 그 이십 여 년의 세월은 분명 메인 프레임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이념투쟁이라는 추상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행복이나 실질적인 혜택 등의 실용적 가치이다. 그래서 명예나 도덕을 따지는 사람은 위선이라 여기며 속물정신이나 편법 등의 수법으로 성공한 사람을 크게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도 언제든 기회만 되면 그렇게 해서라도 한 계단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준화 속에서의 궁극적 차별화. 삼성을 욕하지만 삼성에 들어가고 싶고 이명박을 욕하지만 이명박처럼 재산을 불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얼마나들 많았는가.
역사의식과 사회참여도 도덕성, 지식수준도 386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 심지어는 머리가 나빠 공부도 못하고 날라리만 많은 세대라 - 운좋게 취직해 지금은 사회의 중진이 되었건만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 이들에게 향후 십년은 이제 막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 붐 세대의 십년과도 다르며 결혼과 육아를 늦추고 있는 삼십대의 십년과도 다르다. 이들의 미래 십년은 정확하게 한국이 선진국으로 돌입하는 시기와 일치한다.
그런데 지금부터의 십년은 F 세대의 자녀들이 성장해 성인이 되는 세월이다. 지출항목이 더 많아지고 커지기만 하는 시기, 평범한 직장생활로는 더 이상의 재산증식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시기이다. 여기까지 잘 달려온 세월에 미안해서라도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쉽지 않고 어쩌다 추락할까봐 두려운 시기이다. 그 전에는 성장이나 발전도 중요했지만 지금부터는 복지라는 말이 아주 구체적으로 와 닿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난 4년 동안 양극화 때문에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에 분노와 절망을 감추기 어려웠던 시기인 것이다. 보수신문은 지난 일년 내내 복지를 과하게 시행하면 나라가 망하는 수가 있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복지포퓰리즘은 안 된다 주입해 왔다. 하지만 서민이라면 그 기사 때문에 나라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중간하게 가난하면 복지혜택은 받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늘 재벌개혁하자는 불가능하고 진부해 보이는 진보쪽 보다는 '생애 맞춤형 복지'라는 그럴듯한 대안을 내세운 박근혜가 우리에게 더 유리한가?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마치 방황하는 F 세대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복지교본을 툭, 제공한 느낌이다. 혹시라도 언뜻 구호만 보고 내가 지지하는 후보는 무조건 옳고 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라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F 세대는 공정 한가
불안한 F세대는 부자의 재산을 나누어 빈곤층에 나누어주는 식의 미국식 잔여 복지에 끌린다. 하향식 평준화는 아무래도 나의 추락을 방지해 줄 안전망으로 기능할 것 같기 때문에. 그러나 더 생산적인 의미의 북유럽 식 복지, 즉 퇴출당해도 실직수당이 보장되어 있고 직업 교육, 그를 통한 재취업이 보장되어 있는 선순환 식 복지도 흥미롭다. 언제 조직에서 나가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복지는 북유럽식 복지이다. FTA 가 발효되면 농업, 제조업, 제약업 등에서 피해자가 생길 것이므로 악영향을 최소화 하려면 복지 국가를 만들어 피해자들이 재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FTA는 분명 해서는 안 되는 계약이었지만 비준까지 한 상태에서 폐기는 말이 안 되니까, 지금 상황에서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은 단순히 생활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구조, 생산체제와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패자부활전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재벌이나 부자의 세금을 더 걷어서는 택도 없으므로 어쨌든 국민이 세금을 더 내는 수 밖에 없는데 장하준은 이를 두고 ‘복지 공동구매’라는 개념으로 복지를 재정립하자고 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탁아, 교육, 의료, 노후대비, 질병 등에 대한 보험을 온 국민이 공동구매해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니 세금은 공동구매를 위한 자금임을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새삼 박근혜가 치밀하다는 것이었다. 야권에서 누가 후보가 되건 박근혜보다 치밀하진 않을 것이다. 박근혜는 이미 이슈만으로는 ‘보편적 복지’를 선점했다. 공식만으로는 아버지의 잘한 점, 이명박의 잘못한 점, 그리고 야권의 오류를 다 더해 복지 밑그림을 짜 놓은 듯 하다. 다만 큰 그림만 있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데 이 부분은 아마 상대가 나오는 것을 보고 준비된 시나리오를 척척 끼워 맞출 것이 분명하다. - 그러니까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게 전략인데 야권에서 박근혜 복지는 내용이 없다고 비난하는 건 걸려드는 것이다 - 좌파가 더 공부해야 할 것은 새누리당이 기존에 잘못한 것들을 나열하여 그것을 극복하겠다는 것보다 자신들도 잘못한 것을 빨리 정리해서 그동안의 오류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꾸 우리가 한 잘못은 니들이 한 것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도 안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데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그것이야 말로 도둑질은 나만 한 것이 아니라는 보수 프레임에 갇히는 꼴이다) 어차피 나도 잘못한 것이 맞다면 이걸 반복하지 않는 방안이 더 중요하다. FTA든 재벌이든 비리든 사찰이든 노무현도 했지만 이명박은 더 하지 않았느냐, 는 논리를 제발 거두어 주었으면 한다. 노무현이든 이명박이든 한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정부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박근혜보다 먼저 말해야 한다. 글쎄, 정치 문외한인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느낀 점이다.
물론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인정하기 싫은 건 이명박 정부가 사악하기 때문이라는 걸 안다. 안 죽어도 되었을 사람이니 면죄부 주고 싶은 심정 너무나 잘 안다. 그러나 지금의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을 박정희 시대로 끌어올려 결국 그의 딸인 박근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밀어붙이는 식은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장하준은 우리가 외적 성장에 비해 내적으로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외환위기 이후 지속, 강화되어 온 ‘신자유주의 논리화’의 결과라 말한다. 금융개방, 노동시장 유연화,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그것이다. 좌파들이 말하는 경제민주화, 재벌개혁도 결국 신자유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난 방법이 아니고 외려 재벌해체로 적대적 M&A를 불러와 엉뚱한 해외 큰손들만 재산을 늘리게 되었다 주장한다. 주주중심 경영도 결국 단기수익에 집착해 점점 신규 개발을 꺼리게 되어 국가적으로 경쟁력을 키우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양극화가 된 건 금융자본과 주주 자본주의가 문제인 것이지 재벌이나 이명박 때문이 아니라는 것. 모든 걸 박정희와 재벌 탓으로 돌리는 건 박근혜는 절대 안 되고 이건희만 물러나면 다 저절로 해결된다는 식으로 들린다. 그러다보니 야권의 주장은 늘 재벌해체이고 국가의 개입은 절대 안 된다는 식이다. 관치와 토건주의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재벌에 대한 분노가 얽혀 정작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우려가 되는 것은 혹시 이러한 주장들이 역으로 재벌옹호나 박정희 찬양, 혹은 박근혜 복지의 홍보의 수단으로 쓰이게 될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좌파도 우파도 잘못된 정책은 공정하게 비판했다고 보여 진다. 중요한 건 더 많이 알고 더 분석하여 더 적절한 대안을 구상하는 일일 터이다. 그런 면에서 F 세대들이 더욱 역사적 위치를 인식하고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더 이상 우리는 젊지만도 그렇다고 완전한 기득권층도 아니다. F 하면 퍼뜩 Fair(공정)이 떠오르는데 이는 언급되지 않았으니 우린 공정함을 주요가치로 내세우진 않았나 보다. 그래서 문득 F 세대는 공정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오늘 우리의 경제 현실이 왜 이렇게 어려워졌는지를 보여 주고 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경제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묻고 있다. 경제를 내세웠지만 결론은 경제민주화가 복지의 다른 말이라 가르친다. 복지가 향후 정치의 핵심이라 알려준다. 복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30년에 걸쳐 시행하면 북유럽을 따라 갈수 있다고 그 처음 5년을 누구와 시작할 것인지 묻는다. 아니 누가 되더라도 복지는 필연인데 당신들은 어떤 복지를 택할 것인지 묻는다. F 세대는, 과연 공정할 수 있을까.
F 세대여 돌을 던져라
저자들은 이탈리아 무시하지 말고 그리스 비난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탈리아가 마피아 조직만 있고 선진국하고 한참 거리가 멀 것 같아도 복지 수준은 OECD 중간이고 우리가 이탈리아를 따라가려면 십년이 걸린다고 한다. 또 그리스가 최근 재정위기에 빠졌다고 국민이 게을러서 혹은 은행이 방만해서라며 비난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주에 그리스의 은퇴한 약사 한 명이 국회의사당에서 약 100m 떨어진 아테네 중심가 신타그마 광장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해버렸다. 놀랍게도 그는 사회빈곤층이 아니라 94년 은퇴할 때까지 35년간 약사로 일하며 성실하게 연금을 납부했던 전문직 출신이었다. 긴축재정에 나선 그리스 정부가 복지 축소로 연금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장하준은 보수와 수구언론이 마치 그리스가 복지를 시행하다가 재정위기가 온 것처럼 떠들고 있다고 반박한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복지와 아무 상관이 없고 단일 통화를 사용하지만 단일한 연방국가가 아닌 유로 존 때문이라 말한다. 유로 존에서는 화폐만 통합되었을 뿐 자유무역으로 인한 소득격차, 생산성 격차는 모두 각국의 소관이다. 쉽게 말해 관광업 발달한 그리스는 제조업 발달한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그런데 독일이나 프랑스, 국제 금융 자본가들은 그리스의 방만한 경영, 그리스의 내재적 결함이 재정위기를 초래했다고 18세기식의 청교도 윤리를 들이대는 것이다. 이 모습은 지난 97년 외환 위기 때 우리가 들었던 비난의 내용과 꼭 같다.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들도 그런 줄 아는 것이다. 보수가 강력히 주입해온 가치들은 다시 우리가 보수적인 시각으로 남의 나라를 판단하는 잣대가 된 듯하다. 장하준은 같은 유로존 속에서 그리스를 도와주지 않는 유럽 국가(특히 독일)들을 강원도가 부도났는데 나라가 해결하지 않는 것에 비유하며 상당히 비윤리적인 행태라 꼬집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재벌은 원래 성질이 나쁜 개인데, 누가 돌을 던져서 개가 미친 듯이 사람을 물려고 하면, 돌을 던진 사람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고 한 정승일 위원이었다.(장하준보다 더 예리하다고 느꼈다) 즉. 중소기업 단가를 깎는 재벌이 나쁘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주주들이 자기이익만 생각하기 때문에 하청단가를 내려칠 수밖에 없는 경영방식의 근본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는 것. 인원감축하고 단가를 깎아야 주가가 올라가는 비정한 현실은 단지 대기업의 문제이기만 한 것인가. 이런 식이라면 대기업에는 공정한 내실경영이겠지만 중소기업엔 불공정이 따로 없다. 이렇듯 금융자본과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하지 않고 단순히 공정을 주장하거나 불공정을 비난해선 안된다 말한다.
결국 이 책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좌파에 대한 따끔하고도 현실적인 충고. FTA 발효 이후 벌어질 현상에 대한 대책. 그 준비로서의 복지에 대한 개념 정립. 복지의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서의 증세에 대한 공감대 형성. 재벌을 공격하기보다 이미 커져버린 재벌을 잘 이용하자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잘 정리한 모습으로 탄생했다. 다행히 이 책의 장점은 너무 먼 미래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추상적인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한국은 전후 아프리카 가나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소득 수준에서 눈부신 신흥 공업국으로 성장했다. 그렇게 국민의 힘을 모으면 복지 또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 미래를 위해 국민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세금 더 내라는 말 하려고 이렇게 길고 복잡하였던 것인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완벽한 정부도 시행착오가 없을 순 없다. 정권의 말기엔 언제나 집권 정당과 현직 대통령이 모든 잘못의 원흉이었다. 이 책이 10년 뒤 우리 다음 세대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지금처럼 절망에 가득한 분노로 그 이전의 정부와 정책을 비난하지는 않도록, 부디 우리 아이들의 희망에 일조하는 정보가 되길 바란다.
선택이란 것은 늘 새롭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늘 같은 방식으로 하며 살아왔다. 선택이 새롭다기 보다는 선택으로 새로워지길 바란다가 맞을 것이다. 그러니 같은 방식, 같은 생각으로 선택을 해놓고 새로워지길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이다. 다른 방식은 선택하기 전까지 집요하게 따지고 묻는 것이다. 그리고 비교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년만이 아닌 십년 후, 이십 년 후까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가 아는 F 세대는 투쟁에 익숙하지 않고 누가 돌을 던지면 같이 동조하거나 아니라 생각했다면 침묵으로 고개를 돌릴 사람들이다. 고독한 독립투사보단 외롭지 않은 연대를 택할 사람들이다. 2002년의 삼십대는 이제 노란저금통의 추억으로 남았다. 십년이 지나 어느덧 중년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택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나 분명한 건 그 공감대의 키워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지금 우리와 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지난 십년을 반성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더 이상 우린 삶의 단기이익을 좇아서는 안 된다. 공무원이 꿈이라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우리의 책임이 있다. 개를 향해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힘을 모아 박을 터뜨리는 심정으로 돌을 던지자. 개는 이미 개가 된 이상 우리가 아니라도 개의 삶을 면할 수 없다. 그러나 행운의 박을 향해 함께 던지면 돌도 빛나는 희망이 될 것이다. 그렇게 집어들어 선택된 돌이라면 F 세대가 앞장서도 될 것이다. 역사에서 잊혀진 세대가 이번엔 맨 앞줄에 서서 돌을 던져볼 기회인 것이다.
그렇게 모두 친구Fellow가 되어 파이팅Fighting하는 물결Flow이 되자. 세상을 향해 Follow me!, 한번은 이렇게 외쳐보자. 꼭 한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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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경제민주화가 화두다.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걸린 경제민주화라는 타이틀을 구성하고 있는 하위항목을 보면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재벌개혁, 복지국가, 노동개선 등이다. 현재까지 시민단체를 비롯해서 야당에서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1순위는 그 중에서도 재벌개혁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에서 ‘공은(주도권)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하면서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우리도 그것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재벌의 개혁의지가 크지는 않았던 모습이다. 2008년에 금융위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정부는 재벌개혁에의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결국 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으로 회사에서 내몰린 4~50대로 인하여 자영업자는 늘어가는데, 골목상권까지 침투하는 재벌의 행태가 공론화되자 대중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으며, 이에 편승하여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에서 여야 모두 ‘재벌개혁’을 경제민주화의 일순위로 꼽는 것이다. 그런데 재벌개혁 하면 경제민주화가 될까? 어떻게 개혁하는 것이 재벌의 바람직한 변화된 모습인가? 지금까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비롯하여 제왕적 오너의 전횡금지, 순환출자와 문어발식 기업확장, 재벌세습 등이 재벌개혁의 1순위로 여겨졌다. 과연 이것만 제대로 해결되면, 재벌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이 돼서, 중소기업이 잘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좋아질까. 그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되고, 투자가 살아나서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그런 경제 민주화가 되는 것인가? 그런데 많은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얘기하지만, 이 책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공저한 장하준 교수와 정승일 교수의 입장과 대안은 다르다. 그들의 입장은 재벌이 해체되고 오너가 물러나도, 얼굴도 모르는 투기자본이나 사모펀드가 단기수익만을 앞세워 기업을 지배하게 되면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가, 국민경제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체된 재벌의 대표적 사례인 쌍용자동차를 보자. IMF경제위기 때 해체되어 독립적인 기업이 되었지만, 기술은 다 빠져나가고 노동자들은 다 잘려나가고 말았다. 재벌이 해체되고, 오너경영만 없어지면 노동자가 대우받고, 투자가 늘어나는 건강한 기업이 되는 줄 알았지만, 오히려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는 주주자본주의 특성상 기업의 의사결정의 가장 큰 권한을 쥐고 있는 주주는 노동자를 줄이고, 투자를 적게 해서라도 단기적 성과를 올려 배당금과 주가만 올리면 되는 것이다,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국가 내에서의 역할, 노동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금융자본주의하의 기업에서는 아예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의 의미가 시민이 경제에 얽매여서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안정을 쟁취하고 최소한의 먹고사는 걱정 없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면, 그 핵심은 바로 주주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의 해체와 규제에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논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의 관점도 좁은 틀 안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먹고살기 어려운 이유를 흔히 얘기하듯, 공교육의 부실과 부동산정책의 실패, 빈약한 복지에서 찾았다. 사교육에 투자되는 비용과 부동산에 묶여있는 돈이 그대로 가계에 더해진다면, 가처분 소득이 증가할 것이고, 소비가 확대되고 경제가 활성화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기업의 투자도 늘어나게 되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생겨나게 된다.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이 마치 블랙홀과도 같이 흡수되는 부동산과 사교육은 열심히 일해도 노후대비는 커녕 늙어서 최저생계에도 못 미치는 다수의 노인을 양산한다. 우리모두가 그러한 공포와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따라서 적정한 세금인상을 통한 실업자와 노인층 등의 비경제 활동인구의 교육과 생계보장이 된다면, 경제민주화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이것이 핵심 문제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세금의 인상을 반대하는 기득권과 일부 부유층, 대기업, 그리고 사교육과 부동산에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의 로비와 이기심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일면 맞는 부분이지만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것은 보다 거시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금융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그런 하부 문제를 일으키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임을 깨닫게 한다. 무한 경쟁을 조장하고, 완전한 시장의 자유를 숭배하는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금융자본주의의 핵심이다. 이러한 경제구조에서는 경제민주화의 1순위라 여기는 재벌이 해체되고 오너가 물러나도 우리가 문제라고 여기는 양극화와 먹고사는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재벌이 해체되면, 당연히 쌍용차와 ,kt, 외환은행처럼 외국계자본이나 사모펀드 등에게 기업이 인수될 수 있고, 주주는 당연히 단기실적과 이익의 극대화를 요구할 것이며, 그러면 기업은 비정규인력 양산, 투자축소를 통해서 이익을 쥐어짜게되고 그 대부분의 떡고물은 주주배당 등으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피땀흘린 노동자와 소비를 통해 기업을 키워준 국민의 대다수가 함께 건강해지고 국가경제를 튼튼하게 하는 방향으로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없는 자본투자자, 즉 기업을 구성하는 노동자, 협력회사, 소비자들의 이익과 기업의 장기적 성장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세력의 배를 불리는 방향으로 기업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금융으로 생계소득의 전부를 얻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1%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국민은 주주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지금의 신주유주의로 득이 될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재벌개혁을 하지 말자는 말은 아니다. 경제정의를 비웃는 재벌의 위법행위와 독점과 담합, 그리고 공정거래를 위반하는 죄에 대해서는 감형 없는 징역과 재기할 수 없는 과징금을 부과해서 비리를 저지르고도 교묘히 빠져나가거나 위법을 해도 그 행위로 인하여 얻는 수익에 비하면 발톱의 때만큼도 안 되는 벌금을 부과해 범법하고 벌금 맞는 것을 오히려 이익이 되는 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사면과 감형 없는 50년 정도 징역을 내린다고 해보자. 아무도 비리를 저지를 엄두조차 내지 못할 거다. 재벌과 경제사범의 중도사면은 금지해야 한다. 그리고, 관료와 기업간의 순환되는 인력구조라던가, 전관이 기업의 요직에 가는 것도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 이렇게 경제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법치와 제도적 장치는 당연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과 병행하여 금융자본세력을 적절히 규제하고, 주주자본주의를 제한하는 것은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백프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책에서 얘기하듯이 재벌이(오너가) 정신차리고 투명한 경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보다 협력적인 스탠스를 보인다면, 오히려 재벌이라는 독특한 기업의 구조가 신사업의 투자라던가, 미래의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이 책의 주장도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그럼, 이러한 일련의 주장을 묶어서 경제민주화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보자. 주주자본주의가 해체되고 정부의 역할이 강화된다. 공정거래와 법치가 엄격하여 억울하고 불공정한 거래나 판결은 사라진다. 따라서 기업의 이익은 우선,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비정규직을 없애는 데 쓰이고, 신성장 사업에도 투자가 대폭 강화된다. 의학이나 생명공학, 미래에너지 등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이는 또 다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적정하게 높아진 세금으로 노인과 교육, 그리고 건강과 실업에 대한 복지의 혜택이 대폭 강화된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어서 일부 비정규직이 있지만, 정규직과 큰 차이의 임금격차는 없다. 원치 않는 실업에는 재교육과 실업수당이 보장된다. 이로 인해 공부 잘하는 학생은 누구나 의대에 진학하거나 공무원이 되려 했지만, 그거 안해도 얼마든지 높아진 사회복지와 안정성으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실패해도 재기가 가능하므로 새로운 시도가 장려되고 다양한 인재들이 여러 분야에서 창조적인 생각으로 제 역량을 발휘한다. 공교육에 대한 재원투자로 사교육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계부담은 줄어들며, 월급은 보다 풍족한 현재의 생활과 여유를 누리는데 사용된다. 그 소비는 또다시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그 이익은 다시 공공의 복지와 노동자의 삶의 질을 끌어올린다.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우리 모두는 사장, 노동자, 실업자, 협력회사 종업원, 학생, 노인, 남자, 여자를 가릴 것 없이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며, 인생의 여유와 행복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세상에서 살게 된다. 과연 이것이 불가능한 꿈에 불과할까? 이 책에서는 그 꿈을 우리 모두가 바라면 현실이 될 수 있는 희망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올바른 선택이 그 꿈이 현실이 되느냐, 아니면 한 낮의 백일몽이 되느냐를 결정한다. 바로 우리의 선택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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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서평은 지양하고 짧게 장단점으로만 요약하고자 한다.
1. 장점 - 읽기 쉽다. 대담 형식으로 되어있어 이전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보다 훨씬 읽기 쉽다. 금요일 받고 화요일 완독했다. (참고로 23가지는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 현실적은 대안이 있다. 대부분 책에선 신자유주의에 대한 허상과 선진국의 위선을 꼬집는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복지국가 5개년 계획을 제시하였다.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것인지도 간략히 언급되어 있다. -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가 왜 필요한지 쉽게 설명하였다.
2. 단점 - 일단 진보와 보수, 양쪽을 정교하게 비판하기 때문에 자칫 악용될 소지가 있다. (부분만 발췌해서 서로를 공격할 수 있음, 특히 보수가 경제민주화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 - 신자유주의의 비판은 매우 공감이 가나 현실적으로 좌파신자유주의와 우파신자유주의에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 (당장은)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보수는 너무 욕심이 많고, 진보는 이상적이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이상을 추구하는 틀안에서 현실적 방법론에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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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예외없이 장하준을 읽었다. 이로써 그의 저작으로선 세번째 독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이어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대선과 총선이 있는 올해 그가 발표한 또 하나의 문제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혼자만이 아니었다. 나꼼수의 주진우 기자가 소속된 `시사in'의 경제,국제면 팀장을 맡고 있는 이종태 기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현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 및 운영위원으로 있는 정승일과의 대담으로 구성된 책이다. 하지만, 이 대담집은 대담 참여자 사이의 논쟁은 찾아볼 수 없다. `일심과 동체'가 되어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함께 성토하고 있으니, 이 책의 대담자들은 장하준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군다나 이 세명의 대담자들은 2005년에 합심하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공저한 경력이 있기까지 하다.
그간 장하준의 저작들에서 그의 목소리를 지지하고, 긍정했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 같다. 그가 신자유주의를 앞장세운 선진국들의 횡포와 과거를 비난한 전작들에서 독자들은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냈다.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폭로하고 비판해온 그의 글들을 통해, 우리는 세계 경제의 이면에 드리워진 가진자들의 폭거와 선진국들의 약삭빠른 `사다리 걷어차기'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장하준의 글을 읽으며 세계 경제가 오늘날의 형태를 하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또, 경제학 책이 도표와 수식, 전문용어만으로 설명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는 것에 환호했다. 장하준은 뭇 독자들이 경제학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도왔다. 그의 책이 지금껏 경제학 서적으로는 최초로 100만권이 넘는 판매고를 거둔 이유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읽는 독자들은 무턱대고 장하준의 논리에 환호하는 일을 멈출 것이다. 그리고 이제 장하준의 논리, 하나하나를 뜯어보고 공부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 장하준과 대담자들은 비판의 초점을 놀랍게도 `우파 신자유주의'가 아닌 `좌파 신자유주의'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우파와 좌파 신자유주의는 물론 정확한 용어는 아니다. 이 논쟁적인 책에서 대담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간단히 말해, 이것은 정치적 용어와 일맥상통한다. 우파는 보수, 좌파는 진보계열을 통칭한다. 문제는 신자유주의의 혐의가 짙은 보수보다는 진보계열을 성토하는데 지면을 크게 할애했다는 점이다. 장하준은 박정희의 경제개발 정책을 긍정하고, 진보계열이 주장하는 재벌해체를 반대하며,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의 경제민주화 운동 자체를 비판한다. 경제민주화 세력의 활동이 재벌을 해체하고, 지배구조를 1인 소유에서 다수 주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국부의 해체와 이적행위에 빗대어 설명한다. 과연, 장하준은 무엇을 주장하기 위해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일까? 지난 3월 말 출간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지금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진보적 경제학자들로부터 융단폭격에 가까운 비난을 받고 있다. 지금껏 우리는 장하준을 잘못 알아온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장하준은 변하지 않았고, 이 논쟁적인 책은 그간 장하준이 집필한 책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항상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해 왔다. 신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시장에 자유를 확대하는 것인데, 그건 경제학의 원로 애덤 스미스가 시장은 가만히 놔두면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걸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의 현대적 버전이다. 장하준은 지금껏 이같은 고전경제학의 원리를 철저히 부정하고, 부패와 불공정으로 기울기 쉬운 자유방임 시장에 국가개입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지금의 선진국이 시장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그들도 과거에는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가 산업정책을 이끌어왔다. 개발도상국에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선진국의 행태는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의 일종이라고 일갈했다.
이 책에서 장하준과 대담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한발 더 나아가, 경제 민주화와 재벌 해체 세력이 결국엔 신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를 돕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목적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 부정의한 재벌의 추방이지만 주주 자본주의로 무장한 국제화된 금융 자본이 마음대로 국경을 넘어, 투자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는 시대, 결국 경쟁력을 갖춘 재벌의 유망 기업들이 국제 펀드와 외국 자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1인 지배의 재벌 체제와 박정희식 관치경제을 긍정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재벌을 해체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이룬다는 것은 화려한 말 잔치일 뿐, 결국엔 한국 대기업들을 외국 자본에 넘겨 국민 경제가 해체될 수 있다는 걸 걱정한다. 박정희식 관치경제는 부정적 용어이긴 해도, 오늘날로 치자면 불공정한 시장과 외국 자본의 위협으로부터 국가 권력의 개입을 통해, 국민경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관치 금융이라는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정부가 끌어안고 소중하게 잘 키워 우리나라 은행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박정희 시대에 시작된 산업 정책과 정책 금융의 전통을 앞으로도 잘 살려 진정으로 첨단 금융을 세워야 하는 거예요.그 좋은 전통을 민간의 시중은행에 접목하기 위해서라도 은행권의 주주 자본주의는 강력하게 규제해야 하고요." 장하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p.115
한국 경제의 고질병을 장하준과 대담자들은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박정희와 재벌에 떠넘기지 않고 시각을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세력들, 즉 국제금융자유주의 세력과 월스트리트의 주주이익 극대화 세력에 있다고 본다. 결국엔, 진보계열이 국내적 시각에서 관치경제의 박정희와 독점 재벌의 횡포에 초점을 맞춘거라면, 이들의 시각은 국제적이라 평할 수 있다. `시사in'의 이종태 기자를 제외하곤, 장하준과 정승일이 유럽의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는 것에서도 이들이 미국 주도의 월스트리트 주주,금융자본주의에 포섭되지 않는 이유는 설명 가능하다. 이 책을 통해 장하준과 진보,개혁 세력의 논쟁이 붙은 이유는 연구실에서 집필된 단일 저자의 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제된 표현을 벗어나는, 보다 공격적인 어투의 문장들이 대담 가운데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담 가운데 이들이 쏟아낸 문장들은 그간 신자유주의의 반대편에서, 한미FTA를 반대하고, 재벌 해체를 경제 정의 차원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사람들을 `좌파 신자유주의자'로 일방적 매도한 부분이 있다. 매도를 당한 측에서는 도대체 장하준이 자신들의 저서를 읽기나 한건지, 그 학자적 불성실에 의혹을 제기한다. 한국적 상황에서 박정희의 관치경제와 재벌이 주도하는 산업이 현재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보면 장하준과 대담자들의 쏟아낸 좌파 신자유주의자들에 관한 비판은, 박정희와 재벌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로 비춰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 부분에 대해 장하준은 한겨레21 인터뷰를 통해,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있음을 시인하고 `자신과 개혁진보 진영 간에 방법론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큰 방향에서는 같다'는 점을 인정했다.
"우리가 원하는 복지국가는 국가 형태는 민주 공화국이면서 경제 형태는 통제된 자본주의 내지는 복지 자본주의이다. 그러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요구하는 경제 민주화는 국가 형태는 민주주의이면서 경제 행태는 자유 시장 자본주의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장하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P.421 일부 논쟁이 있긴 하지만, 장하준과 대담자들이 이 책의 결론으로 삼고 있는 주제는 우리 경제와 국가가 나아가야 할 경제 체제다. 그것은 유럽식 복지국가 건설로 규정지을 수 있다. 유럽식 복지는 전국민 복지다. 미국식 복지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관한 잔여복지라면, 유럽식 복지는 세금을 올리더라도 전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는 상향 평준화된 복지다. 국가 개입을 통해 현재 재벌의 주요한 산업을 국유화 하더라도, 외국 자본에 넘기는 일을 막고, 주주 자본주의의 통제와 국제 금융 자본의 규제를 통해 재벌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재벌로부터 노동권과 임금, 증세를 맞바꾸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재벌도 선호하는 주주자본주의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 이 책의 대부분이 주주자본주의와 국제 금융에 대한 비판이지만, 이것을 규제할 대안이 무엇이냐 하는 점은 명확히 밝혀놓지 못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장하준은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의 밖에 존재하는 경제학자다. 스스로 그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진보성향의 독자들이 혼란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지금껏 악이라고 규정하던 반민주 세력과 보수진영에 일종의 면죄부를 주고 있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관치경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재벌은 노동자의 희생과 독재 권력의 비호 아래 지금의 국제경쟁력 있는 기업을 키웠지만, 오늘날 재벌이 하는 일들은 여전히 동물적인 포식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정치적, 경제적 부정의를 모두 눈감아야 하는가, 라는 자조섞인 자문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장하준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결론적으로 진보계열 경제학자들과 장하준의 논쟁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궁극적인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방법론의 차이인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반대 의견없는 인적 구성원의 대담 과정에서의 과열된 동조와 호응이 피아(彼我)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 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장하준 공격의 십자포화를 빗겨난 신자유주의의 원조 세력인 보수와 재벌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은 반복지, 친재벌, 신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장하준의 격려가 아니라, 은유적 공격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장하준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 평균 노동 시간이 연 2500시간인데, 이것은 유럽인들의 1500~1700 시간에 비교하면 엄청난 노동 시간을 보유한 것임을 밝히며, 이러니 우리 인생이 피곤하지 않겠는가? 라고 묻고 있다. 이 논쟁적인 저작에서 장하준과 대담자들이 가닿는 결론이 왜 유럽식 복지국가인지 명확해진다.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쥐를 잡을 수만 있다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따질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 장하준은 이 말을 그의 전작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인용한적이 있다. 큰 틀에서 이 말 많은 대담집에서 장하준의 주장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연상케 한다. 장하준이 역사,경제적 명분보다 실용주의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그것이 옳으냐, 하는 점에서 뭇 경제학자와 독자들로선 생각의 간격이 존재할 것이며, 논쟁의 시초가 될 만 하다.
2012.4.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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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러하듯이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분야의 책은 선뜻 집어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라고 먹지 않다가는 영양불균형에 빠지듯이, 난해한 분야라고 관심의 영역밖으로 밀쳐두다간 균형잡힌 사고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나에게는 경제분야가 바로 좋아하지 않는 반찬이었다. 다행히 이 책은 세명의 공저자 중 한명인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은 적이 있어서 용기를 내어 책을 펼쳐들었다. 우리나라에는 자유주의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신자유주의'를 '자유주의' 혹은 '합리적 자유주의'라는 착각을 하고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대부분 한국의 노동자,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내외 금융 자본을 위한 신자유주의 정책이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FTA)로 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국내의 농수산업만 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서비스업 금융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산업이 외국의 금융자본에 의해 지배된다. 서로가 문을 개방하고 자국에서 생산하기 유리한 것을 생산하여 부족한 것을 교환하면 훨씬 효율적이라는 이론은 단지 이론일 뿐이다. 작은 묘목이 튼튼한 낙락장송으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지지대가 필요한것 처럼 제약, 영화, IT산업 등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보호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이와 같은 발전된 산업분야도 알고보면 국가적인 차원의 철저한 보호정책에 힘입어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제 높은 곳에 올라선 그들이 후발주자들에게 국가적인 보호육성 정책을 못하게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비유할 수 있다. 주식투자자들의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최우선 경영 목표인 '주주 자본주의'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가로막고 온 국민의 운명을 탐욕스러운 손아귀에 넘기고 있다. 기업차원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하여 새로운 분야에 생산적인 투자를 꿈꾸어 보지도 못하게 하고 오로지 주주들의 눈치만 보며 배당금 분배에만 몰두하게 되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이루어 놓은 성과는 사상누각으로 주저앉고 말 것이다. 이러한 때 정부가 할 일은 탐욕스러운 국제 금융자본이 론스타와 같은 '먹튀'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하고 재벌에는 경영권 보장을 해주는 대신 당장 이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제약, 항공 등의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는다면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무엇인가 말이다. 재벌들이 한미 FTA를 지지한 이유는 보험이나 의료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영리화해서 미국기업과 합작하여 자기들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혹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를 이용하여 국내 국민건강보험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못하게 하면 삼성생명 같은 재벌 보험사들은 훨신 많은 보험 상품들을 쉽게 팔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처럼 이제는 알아야 촛불도 제대로 들 수 있다. 자신은 밤을 밝히는 촛불이라고 들었지만 사실은 모기나 나방들만 모여들게 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세상이라는 것이 착한 우리편, 나쁜 너희편이 구분하기 쉽게 갈라지는 것이 안니다. 정말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하여 먹기 싫은 반찬을 먹듯이 우리를 둘러싼 정치 경제 분야에 대하여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며 이 책이 그러한 선택에 일조를 할 것이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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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훑어보지도 않고 주문했다. 먼저 난 이런 종류의 대담집을 좋아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나 희곡을 읽을 때의 문제점이 정작 대본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몫을 알고 타인의 몫은 또 다른 관점에서 읽어야 하는데 관객으로서 3자의 대화를 시각적이나 청각적인 형태가 아닌 문자로 읽을 때 나타나는 바와 같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책이 정말로 좋은 책인지 그 주장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평가를 유보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7장 '노동도 부동산도 결국 복지문제다'란 부분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우리 나라 노동계의 단면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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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의 대담 형식이어서 입말이 살아있어서 이기도 한 것 같고 원체 명확한 입장으로 욕 먹을 각오(?)가 있어서 인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궁금하던 우리경제의 현황에 대해 개안되었다고나 해야 할까 경제에 대한 진영 논리를 떠나 공정한 눈으로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성장 위에 기반을 둔 복지 사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적게 일하고도 효율적인 생산 방식. 직장 잃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이 현실에서 꼭 일독해서 다시 한번 우리들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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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이후 장하준 박사의 책이라면 무조건 사서 보게 되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대담 형식으로 짜인 이 책은 현재 한국 경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다가올 미래에 선택해야 할 복지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쉽게 쉽게 인과 현상에 자세하게 풀어주는 그의 화법은 누구나 한 번 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던 제발 국민과 나라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