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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고 쓰다 -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위해
"되돌아보고 쓰다 -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위해" 내용보기
지난 2016 · 2017년 촛불 시민혁명은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자부심을 느끼게 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촛불 시민혁명은 대한민국이 부정한 정권과 소수의 재벌과 대기업,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임을 세상에 알리는 국민주권을 행사한 일이었다.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공정한 일에서 물러서지 않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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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 · 2017년 촛불 시민혁명은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자부심을 느끼게 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촛불 시민혁명은 대한민국이 부정한 정권과 소수의 재벌과 대기업,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 일하는 사람들의 나라임을 세상에 알리는 국민주권을 행사한 일이었다.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공정한 일에서 물러서지 않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다. 1999년 1월 참여연대에 들어가 시민권리국 간사로 일을 시작해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위험 대응 국민 촛불집회 당시 야간 집회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바 있고, 지난 촛불 시민혁명 때 퇴진 행동 대변인으로 일했다. 이 책은 학생운동을 포함해 3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한 저자가 언론에 기고하거나 최근 생각을 정리해 겪은 일과 투쟁 내력을 중심으로 묶은 것이다.

 

 지금도 촛불 시민혁명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촛불 시민혁명은 다섯 가지 의미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첫째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넘어 박근혜 정권에서 온갖 불법 행위와 악행을 저지른 이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심판이 끝나지 않았으며, 둘째 이번 사태의 공범이자 지난 정권의 적폐 중 하나인 재벌의 뇌물 범죄와 특혜, 정경 유착에 대한 심판과 개혁 역시 끝나지 않았으며, 셋째 양극화와 민생고를 해결할 좋은 정책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넷째 한국 사회의 안정성 · 공공성이 더욱 확장 · 확보돼야 하고, 마지막으로 공직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로 세우는 개혁 (검경 · 감사원 · 사법 개혁 등)이 반드시 실현돼야 합니다. 그때야 비로소 이번 촛불 시민혁명이 완수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6쪽)

 

 '안진걸이 되돌아본 안진걸'에서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해 대학에 들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자신에게 물었다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80년 광주 시민군들을 목격했고, 중학교 3학년이던 1987년에 처음으로 큰 집회에 참여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며 대규모 실업과 노숙, 자살 등으로 가정이 파탄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는 ''이 사회는 하나도 안전한 게 없'다고 생각했고 '민중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후 참여연대 상근자로 근무하며 본격적으로 '직업적 집회 · 시위 기획자 또는 참여자'로 활동했다. '평생 가난 속에서 살아와서 사법시험을 보고, 박사 학위를 따고, 공무원이 돼' 사람대접을 받으며 살기를 바란 어머니에게 늘 죄송한 막내지만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다짐으로 시민활동가의 길을 선택했다.

 

  책 속에는 대한민국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안타까운 시국사건들과 민생 투쟁들, 1인 시위와 그 뒤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용기있는 시민과 학생들, 전문가들이 있다. 1996년 '문민정부라는 이들이 학생들을 (대학내) 소굴에 가두고' '군사독재 정권 시절보다 더한 폭력 진압이 자행'돼 결국 시민들로부터 고립된 한총련과 학생운동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일은 지금도 저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한다.

 

 또 2012년에 쓴 글 중에 2002년 미국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 추모 촛불 시위, 2004년 탄핵 무효 국민행동, 2008년 광우병 쇠고기 대규모 촛불 시위 등 시민의 저항이 있을 때마다 '전대협 진군가',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결전가', '너흰 아니야', '헌법 제1조' 등 작곡한 노래를 가지고 집회에 나타나 시민들과 함께 한 윤민석의 이야기도 가슴 뭉클하게 한다. 그는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헌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일등공신이 아닐까. 그 덕분에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구절을 똑똑히 알게 됐다. 

 

 '논두렁에 편의점을 세워도'라는 글은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과 나라를 망하게 하는 주범인 것처럼 인식되는 최근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준다. 편의점 운영을 예로 들면 편의점 운영의 어려움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수익이 줄어드는 과다 출점 경쟁 구조와 물품 공급 대가 외에 매출에 상관 없이 적용하는 35%의 로열티, 과도한 임대료, 재벌과 대기업형 대형마트보다 높은 카드 수수료라는 점을 지적한다. 전국의 중소 상공인과 가맹점주, 임차 상인들이 싸울 대상은 그들의 주 고객인 저임금 노동자들이 아니라 탐욕을 줄여야 하는 슈퍼 갑들이라는 점이다.

 

대규모 편의점 본사가 모두 재벌이고, 동네 상권을 침탈해 중소 상공인들의 매출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이들도 재벌 · 대기업이고, 수수료를 대기업 사업장에 비해 자영업자에게 더 받고 있는 신용카드사도 모두 재벌 · 대기업이고, 과도한 통신비를 받아가는 통신사도 다 재벌이며, 예대 마진 폭리를 취하는 금융사도 모두 대기업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들이 자신들의 독식 구조를 은폐하기 위해 을과 을끼리, 을과 병끼리 싸우도록 부추기며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169쪽)

 

  '상상력에 권력을!'이란 글을 통해 한국에 NGO가 2만여 개나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 모금활동, 촛불 집회 참가 호소 등 우리가 살면서 사회의 어떤 현상이나 기능을 보며 불편을 느끼는 곳이 바로 NGO가 열심히 활동하는 곳이라 한다. 화장실 남녀공용 문제, 매장문화 문제, 장례문화 개선 문제, 장애인의 참정권을 봉쇄하는 2층 투표소 등 생활 속의 작은 불편과 권리를 찾아내 누군가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문제를 제기하는 곳에 아이디어를 모아 해결해왔다. 잘못된 국가운영과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 실패한 곳에 NGO가 필요한 셈이다.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자살률과 저출산율 1위 , 교육계의 불평등과 높아만 가는 청년 실업률 등 산적한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저자의 말대로 '이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공적 역량들이 양극화와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다 걸기'를 해야 할 때'다. '국민소득을 늘리고 가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집중해'야 '내수가 살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참여연대 활동을 마감하며 돌아보는 저자의 삶이 한국 사회의 굴곡과 그대로 맞닿아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추천사를 쓴 박원순 시장의 말대로 '혹시 몸이 두 개인 건 아닐까, 하루가 48시간인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며 읽었다. 성공회대에서 진행하는 '엔지오와 사회운동' 교양과목 지도와 이미 몸 담고 있을 민생경제연구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기대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좋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생생하게 알려준 책이다. 한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길 권한다.  

 

 

a*******5 2018.10.17. 신고 공감 16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