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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부족한 건 유머와 묘사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이 작품에 부족한 건 유머와 묘사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내용보기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정유정 작가. 이 사실 때문에, 아직은 세계문학상에 기대를 건다. 김별아, 임성순 등 세계문학상 출신 작가에 만족보다는 실망을 하면서도 이 책을 샀다. 신간 소설을 제값 주고 산다는 의미는, 정말 내 책 구매 경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미친 듯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 이상, 보통은 반값 도서로 사거나 안 산다. 어쨌든 등단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을 법
"이 작품에 부족한 건 유머와 묘사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내용보기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정유정 작가. 이 사실 때문에, 아직은 세계문학상에 기대를 건다. 김별아, 임성순 등 세계문학상 출신 작가에 만족보다는 실망을 하면서도 이 책을 샀다. 신간 소설을 제값 주고 산다는 의미는, 정말 내 책 구매 경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미친 듯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 이상, 보통은 반값 도서로 사거나 안 산다. 어쨌든 등단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을 법한 연륜의 작가가 쓴 작품이고, 언론에서도 많이 조명한 모양이라 호기심이 일었다.

 

결과는 실패.

 

간단하게 이유를 말하자면. 이 책. 재미 없다. 소설은 재미 있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난 정말 중국의 지적 전통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엄청 재미 없어 할 『이탁오 평전』을 즐겁게 읽고 있으며, 근대에 대해 성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국어사전보다 지루하게 느껴질 『잭 구디의 역사 인류학 강의』를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 재미있다는 게 웃겨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니까.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제목이 제일 재미있다.

 

보통 소설이 재미있기 위해서는 1가지 이상에서 성공하면 된다.

 

1. 문체. 박민규, 김언수, 박상이 이쪽이다. 문체로 즐거움을 주려면 적당한 욕설과 기발한 비유가 필요하다. (박상은 너무 의식적으로 욕설과 비유를 구사하는 느낌이라 때때로 오히려 재미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2. 서사. 미야베 미유키, 교고쿠 나츠히코 등 주로 일본 스릴러 작가가 이쪽에서 탁월하다. 한국에서는 그나마 정유정. 서사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인물 설정과 사건과 사건가나 유기적 연결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취재가 받쳐줘야 한다.

 

전민식 작가의 연륜이 좀 있는 편이라 그런지, 문체에서 유머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보통, 나이가 좀 드신 작가들이 유머 감각이 떨어지더라. 어쩌면 작가가 의도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실패하고, 상처받은 사람이 많은데 팍팍한 일상에서 어찌 재치있는 농담이 나오리요.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 사건도 없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전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다. 크게 보자면, 주인공의 실직 - 개를 산책하는 직업으로 전업 - 부잣집 개를 맡음 - 개가 죽음 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중간에 미향과 사랑, 고딩과 싸움, 역할 대행업체 사장인 삼손과 우정 등 자잘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재밌지도 않고, 기발하지도 않다.

 

도시 빈민의 삶. 너무 식상한 주제다. 그렇다면, 묘사라도 세밀해야 할 텐데. 작품 속에서 인물이 살아 움직인다는 느낌이 없다. 한때 성공했던 컨설턴트가 고작 20대 후반이라. 보통 20대 후반은 기업에 들어가면 그냥 말단 사원이나 주임이다. 절대 기업의 극비 사항에 접근할 수 없다. 은행나무 집이 어떻게 돈을 긁어 모았는지 이야기가 없다. 삼손의 과거사도 구멍투성이다. 내가 'TV 드라마용 설정'이라 부르는 전형이다. 

 

몰락한 도시 빈민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몰락했는지에 대한 과정이 드러나야 한다. 그냥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설명은 부족하다. 사회경제적인 분석이 필요하고, 미야베 미유키나 교고쿠 나츠히코가 보여줬듯 이러한 내용은 충분히 서사에 녹여낼 수 있다.

 

난 꼭, 섬세하게 취재하고 쓰리라.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2.04.23.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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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실수가 평생을 좌우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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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작가 이력이 독특하고 유별나서 선택하게 되었다면 좀 웃긴가? 그래도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작가 전민식의 행보는 나에게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래서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줬다.  작가라면  글쓰기에 대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쏟아 붓겠다는 정신이 이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어줍잖은 생각도 가져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하고, 읽게 된 [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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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작가 이력이 독특하고 유별나서 선택하게 되었다면 좀 웃긴가?

그래도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작가 전민식의 행보는 나에게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래서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줬다.  작가라면  글쓰기에 대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쏟아 붓겠다는 정신이 이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어줍잖은 생각도 가져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하고, 읽게 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기대 이상이었다. 여운이 길게 남아서 읽고 나서는 갈피를 잡기가 사실 힘들기도 했다.

 

김도랑, 한 때 잘나가는 회사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멋진 미래도 꿈꾸고 자신의 삶에 실패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줄 알고 지냈던 남자다. 하지만, 삶이란 때론 한 순간의 행동, 한 마디의 말로도  모든 게 뒤바뀔 수도 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신이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던 여성이 쳐 놓은 함정에 빠져 결국 회사에서 스파이로 오해받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한없이 깊은 나락인 밑바닥의 삶으로 추락한 도랑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고기 불판 닦이 알바, 역할 대행자 알바 그리고 그의 삶을 쥐락펴락한 개를 산책 시키는 알바 등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삶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와는 판이한, 아니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공간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함께 삶이 얽혀가게 된다.

 

주인공은 한 때, 다시 재기를 꿈꾸면서 여러군데 이력서를 내지만, 자신의 과오가 자신의 삶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에 절감하고 계급 상승을 포기하게 된다.

평생 개장사를 하신 어머니 덕인지 그에겐 남들과는 다르게 개가 잘 따르는 유전자를 타고났는지, 우연히 동물 병원에서 개를 산책하는 알바를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상승의 기회를 잡게 되는 듯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신도 이젠 이러한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예전으로 서서히 올라갈 수 있다고 믿으며 꿈에 부풀지만, 한편에선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함도 느끼게 된다.

그의 불안한 예감이 적중했는지, 삶에서 사건에 부딪히게 될 때마다  과거의 이력이 늘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그를 괴롭힌다. 그럴 때마다 분노보다는 포기를 하게 되고 어느 덧, 순응하는 모습에서 이 사회가 쳐놓은 그물이 얼마나 촘촘한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신분 상승을 꿈꾸며 자신이 가진 에너지 이상을 쏟아 붓고 있지만, 늘 삶은 그러한 사람들에겐 기회가 좀 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은 사회가 쳐 놓은 그물에 걸려들게 만들고 빠져나가려고 허우적 거릴수록 더욱더 감아버리는 구조로 그러한 꿈은 또다시 좌절을 불러온다.

천운이 아니면 한번 나락으로 떨어진 삶이 다시 상승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세상을 작가는 담담하게 주인공인 도랑을 통해 그려보인다.

 

[개를 산책 시키는 남자]는 우리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그러면서 주인공 김도랑은 또다시 엄청나게 비싼 짱아오라는 종인 '라마'를 맡으면서부터 다시 희망을 꿈꾸게 되지만, 또다시 절망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자신의 주제를 깨달아간다. 처참하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가진자와의 거리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포자기 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그러면서 우리들에게 사람들은 각자가 타고나는 그릇이 있으니 그 그릇에 맞게 자신이 담을 수 있는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가라고 충고해 주는 듯하다. 타고난 그릇보다 더 큰 그릇을 가지려고 한다면 세상에선 그동안 보이지 않던 손이 나타나 제지를 하게 될 거라는 사실또한 경고해 주는 듯하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 왠지모를 답답함에 나를 맡겨 본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이 시대의 낙오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작가의 시선에 그동안의 글쓰기에 들인 노고의 시간을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작가라는 생각과 또다시 좋은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는 기쁨의 시간이었다.

 

 

m******9 2012.04.11. 신고 공감 6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으음.
"으음." 내용보기
으음.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책표지 뒷면에 실린 심사위원들의 평을 몇 번이나 읽어봤어요. 안정적인 웰 메이드 소설, 가독성,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등으로 설명되어 있는 문구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내린 결론은 '그래, 이 작품이 나랑 맞지 않는 거야!'. 독자로서 책을 조금 분류해보자면 대충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첫 문장부터 강렬한
"으음." 내용보기

으음.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책표지 뒷면에 실린 심사위원들의 평을 몇 번이나 읽어봤어요. 안정적인 웰 메이드 소설, 가독성,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등으로 설명되어 있는 문구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내린 결론은 '그래, 이 작품이 나랑 맞지 않는 거야!'. 독자로서 책을 조금 분류해보자면 대충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첫 문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독자를 사정없이 끌어당기는 책, 처음 몇 페이지까지는 긴가민가 싶다가 급재밌어지면서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책, 첫문장부터 뭔가 쎄~한 느낌이 들면서 마지막까지 궁합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책. 이 외에도 더 분류할 수 있다면 살짝 알려주시고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는 안타깝게도 세 번째, 쎄~한 느낌을 전달한 작품이 되겠습니다. 

 

글쎄요. ~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굉장한 거라고는 생각해요. 엄청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정받은 작품이니까요. 그런데 독자들이 그 '인정'의 기준을 알 수 없어서, 혹은 심사위원의 감과 대중들의 감이 잘 맞지 않는 때가 있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기는 게 아닐까요. 사실은 저, 사람냄새 나는 소설 무척 좋아합니다. 오랜 잔상이 남아서 두고두고 읽어야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책, 아주 애정해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애인(이라 믿었던 여자)에게 버림받고, 회사로부터도 해고당한 후 있는 돈 없는 돈 다 날린 후 빈털털이로 거리에 나앉은 한 청년인데요, 그 청년이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꿋꿋하게 (가끔은 비참하게) 살아내는가는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째 공감이 안 되더란 말이죠.

 

요즘 좋은 작품들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문구들이 있습니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이 엮이듯 촘촘한 구성력을 가졌다-이런 문장이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그런 선전문구가 이 책에는 적혀 있지 않은데요, 에피소드들이 조금 과장되고, 너무 우연적인 데다, 뭐랄까 끼워맞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무엇보다 제가 이런 소재의 책을 이제는 고만 읽어야 하는지도요. 그렇게 많이 읽은 것 같지는 않은데, 사회적 약자의 비상, 상처받은 청춘들의 현실-등을 다룬 내용에 감동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y********j 2012.05.06.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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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내용보기
로또 당첨과 같이 한 순간의 인생역전을 꿈꾸는 동안 달달한 미래만을 그려보게 된다. 도랑이 시골집에서 뛰쳐나와 대학을 다니고 도시에서 직장생활 하기를 염원하며 스타벅스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가족이란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나려 발버둥 쳤을 때,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은주를 갖고자 했을 때. 그는 자신이 소망하던 것을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생각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내용보기
로또 당첨과 같이 한 순간의 인생역전을 꿈꾸는 동안 달달한 미래만을 그려보게 된다. 도랑이 시골집에서 뛰쳐나와 대학을 다니고 도시에서 직장생활 하기를 염원하며 스타벅스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가족이란 지긋지긋한 굴레를 벗어나려 발버둥 쳤을 때,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은주를 갖고자 했을 때. 그는 자신이 소망하던 것을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생각만 했을 뿐 그에게 어떠한 시련이나 고난이 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뒤집혔다. 잘나가던 컨설팅 회사의 전략가로 손꼽히던 그는 사랑이라 믿었던 여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만다. 직장도 사회적 명예도 가진 돈마저 모두 빼앗기는 상황에서 그는 은주가 자신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도 그녀를 대신해서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환상에서 쫓겨나게 된다.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상황 속에서도 그녀에 대한 순애보는 달라지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 주인공은 참 멋있게 보이기만 했는데 현실 속의 도랑을 보노라면 씁쓸하기만 했다. 되려 그의 미련함을 질책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은주를 사랑했던 것인지 은주와 사랑했던 그 시절을 사랑했던 것인지, 지금 당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도 그 알량한 사랑 타령만 할 수 있는지. 이것이 남자들이 말하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어찌되었건 은주를 통해서 도랑은 현실은 잠시 궤도를 이탈한 것이라 스스로 다독이며 다시금 되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게 한다.

 흘러 버린 시간은 추억만 거둬 간 것이 아니었다. 말랑말랑했던 서글픔과 뜨거웠던 마음 같은 것들, 하루도 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리움들. 비 온 뒤의 맑게 핸 하늘 같은 것들, 딱딱하게 굳은 아픔 같은 것들, 달리지 않고는 식히지 못할 열정 같은 것들, 눈곱 낀 개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같은 것들도 거둬갔다. –P61

 개를 산책시키는 동안 발생한 사고로 인해 그는 또 그 자리를 잃어버린다. 모든 것이 돈으로 일사천리 해결되는 장면에서 인간으로서의 박탈감이 느껴졌다. 모든 가치가 돈으로만 매겨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마치 책정되어 있는 가격표에 의해서만 대우 받게 되는 현실에 불평하면서도 그 제도권 안에 있을 때 안도감을 느끼는 묘한 현상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을 때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다. 지금 당장의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불판을 닦고 대행업체에서 근근이 생활을 꾸려가게 된다.

 그러던 그에게 다시금 한 줄기 빛을 가져다 준 것이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이다. 개를 산책시키는데 최소 대학을 졸업한 원하는 주인들을 아니꼽게 보던 그였지만 궁여지책 속에 동물병원장의 끈질긴 요청으로 이 일을 맡게 된다. 강남의 왠만한 집 값을 호가하는 라마를 맡으면서 그는 자신이 처해져 있는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 보며 비관하기도 하지만 그 대가를 받는 순간 그는 쾌재를 부르며 다시 한번 인생 역전을 꿈꾸게 된다. 이대로라면 그는 재개는 물론 이전보다 훨씬 나은 삶을 보장 받은 셈이었다. 이런 계산이 끝나자 자신이 바닥으로 떨어진 순간 그와 함께 했던 이들을 거리를 두게 된다. 이전에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던 삼손과 미향은 이제는 더 이상 나와 어울리지 않는, 그저 내가 잠시 알던 사람으로만 치부하는 장면에선 은주와 같은 모습이 보였다. 은주를 그리워하며 품었던 미향도, 하루하루를 연명하기 위한 그에게 휴식처와 같던 삼손도 이제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어느새 힘이 잔뜩 들어간 그를 보면서 풍족한 물질 속에 물들어 가며 변해가는 인간의 본성이 참으로 간사하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노숙자로 전락하여 하루 몸 뉘일 곳을 오매불망 찾아 헤매던 그가 이제는 명품 슈트를 걸치고 우아하게 라마와 산책하며 뭍 여성들의 시선을 즐기는 그는 원래 그러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누구나 힘을 가지면 이렇게 변하게 마련일까.

 우린 우주의 존재거든. 우리가 죽어 재로 변하지만 우리의 질량은 우주 어딘가에서 다른 뭔가로 다시 나타난다고 생각해. 화장을 해도 마찬가지야. 습기나 다른 원소들로 우리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질량이 그대로 다른 곳에서, 아님 다른 우주에서 태어난다고 생각하거든. 그렇게 다시 태어나는 과정 중에 영혼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우리가 평소 살면서 가졌던 우리의 생각이나 정신, 각오, 희망, , 슬픔, 절망 그런 걸 질량으로 잴 수는 없잖아. 하지만 난 그 개념들도 난 질량이 있다고 봐. 그 개념들이 영혼으로 환치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어느 날 그는 미향과 몽몽 원장의 오묘한 관계 속에 일그러진 욕망의 현장에서 그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모래알보다 가볍다 느낀 가족의 존재가 사라지고 나서 그리고 그 이후 들려오는 라마의 실종으로 그의 한줄기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한 권의 소설 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마냥 웃어 넘기기엔 현실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그런지 보고 나서 되려 쌉쌀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래, 쓰디 쓴 인생이라 해도 그 안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 참 많다. 달아나고 싶지만 그 굴레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라 어느새 공감하게 된다  

 

p********1 2012.04.19. 신고 공감 4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I might be cr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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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가들을 보면 글쓰기와는 전혀 무관해보이는 다양한 이력이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부두 노동자로 일했다던가 심지어 시체 닦는 일을 했다던가 등등. 그에 비해 국내 작가들의 이력은 매우 얌전하다. 말하자면 거의 다 모범생들이었다고 할까? 대개 고학력자이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소설가의 꿈을 품었던 문예창작과 출신들이 많다. 글쎄 뭐… 꼭 다양한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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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가들을 보면 글쓰기와는 전혀 무관해보이는 다양한 이력이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부두 노동자로 일했다던가 심지어 시체 닦는 일을 했다던가 등등. 그에 비해 국내 작가들의 이력은 매우 얌전하다. 말하자면 거의 다 모범생들이었다고 할까? 대개 고학력자이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소설가의 꿈을 품었던 문예창작과 출신들이 많다. 글쎄 뭐꼭 다양한 경험을 해야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색적인 경력은 삶을 대하는 자세나 세계관 등을 반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작가의 이력은 이채롭다. 얼핏 윤리적으로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대리작가로서의 이력까지도 서슴없이 밝힌다. 뭐랄까. 기존 작가들이 JYP 같았다면 이 작가는 YG같다고 할까? 제작자나 프로듀서의 성향이 반영되어 가수들의 색깔이 달라지는 것처럼, 작가의 성격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나 스타일도 달라진다고 할 때, 이 작가는 기본을 중시하는 모범생 같은 JYP 계열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가벼움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지혜라고도 할 수 있고 센스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것. 무거움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고 균형을 잡는 그런 감각 말이다. 예를 들어 이 작품의 주된 배경 중 한 곳은 은행나무집인데, 세계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발간되는 출판사 이름이은행나무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전직 컨설턴트인데 세계문학상 6회 수상작이컨설턴트이다. 더욱이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란 이 작품의 제목은 체홉의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연상시킨다. 스스럼 없고 무람 없이 다가온다. 누구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을 듯한 얼굴로.

이 양반, 작정하고 노골적으로 웃기지는 않지만 유머러스하다. 뭐라고 해야할까? 꽉 짜여진 모범생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것여유라는 표현도 적확하지는 않고헐겁다? 그래 그런 표현이면 좋겠다. 그게 치밀하지 못하다는 의미는 아니고 바람이 통할 정도로 느슨해서 답답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사방이 꽉 막힌 곳일지라도 어디선가 바람이 통한다면 거긴 죽은 장소가 아니니깐. 그 바람이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만약 그 틈이 미숙함에 의한 것이었다면 작가나 작품이 평가절하되겠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이 작품의 헐거움이나 틈은 작가가 의도한 것이다.

이런 작가적 특성이 특히 잘 드러나는 곳이 1장이다. 잘 나가는 컨설턴트에서 하루 아침에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전락한 주인공이, 개를 산책시키면서 공원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경찰관과 교수의 싸움. 처음엔 논리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엔 이기고 말겠다는 오기만 남은, 논점은 이미 없어지고 치고 박기 직전까지의 감정 싸움으로 전락한그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을 가감없이 보여주는데, 한 마디로 블랙유머다. 웃음의 뒷맛이 쓰달까. 원래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데서 한참은 벗어난 사람들이 빚어내는 소극이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그런 측면에서 주인공이 노래방에서 ‘I might be crying’을 부르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

현대판 삼손 이야기랄까? 예쁜 여자한테 빠져 인생 망친 대표적 인물인 삼손, 그래도 그 양반은 나중에라도 정신을 차렸다면 이 현대판 삼손은 데릴라같은 치명적인 여자 때문에 인생이 막장을 탔으면서도 그다지 정신 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딱히 그런 데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암튼 이 현대판 삼손이 바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어느 순간 인생이 어깃장나버린 한 남자. ‘개같은 내인생으로 요약 가능한 삶을 사는 한 남자. 그러나 삶이란 원래부터가 터무니없이 난해한 것이니 그 삶을 관조할 뿐이라는 듯 사는 한 남자, 이 남자가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임도랑이다.

플래시백 형식으로 보여주는 주인공의 가족사나 도시의 천민으로 전락한 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결국 모든 존재는 친족성이 있다는 게 이 작품의 주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게 따지자면 참 심심한 이야기인데... 그냥 그 과정, 과정, 흐름, 흐름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거대한 서사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 자체로 존재 이유를 갖는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야기 진행 방식이나 결말이 일본 소설을 닮았다. 아니면재밌게도 여성작가들의 글쓰기를 닮았다. 80년대생 작가들 몇몇이 떠올랐는데 전반적인 분위기나 스타일면에서 가장 유사한 건 장은진의앨리스의 생활방식>. 어떤 측면에서 그렇다고 탁 꼬집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많이 읽어본 감이랄까? 개성적이지만 밋밋하고 무미하면서 톡 쏜다. 뭐랄까? 굳이 말하자면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서와 유사한?

[덧붙임] 어찌 보면 작가들은 작가이기 이전에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독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종종 어떤 작품에선 작가의 분신 같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도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를 이용해서 계속 작품을 써도 재밌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이시다 이라의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IWGP) 시리즈 같은 작품. 삼손과 몽몽원장과의 파트너십을 이용해서 임도랑을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을 써도 재밌을 것 같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설탐정 캐릭터, 재밌다. 상류층과 하층민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캐릭터다. 이런 인물들을 등장시켜 천변풍경같은 분위기의 연작소설을 계속 써도 좋을 듯 하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12.05.28. 신고 공감 4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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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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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 아저씨가 죽게 될까봐.. 왠지 그런 불길한 여운이 여기저기 덕지덕지 뭍어나 있어서 읽는 내내 불안했다. 아~ 다행..!! 왠지 모르지만.. 삼손 아저씨가 끝까지 살아서 다행, 도랑씨 옆에 계속 있어줘서 다행, 미향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끝까지 지켜봐줘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아~ 정말 다행이야..   몽몽 원장은 과연 어떤 면이 진짜인걸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본 그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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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손 아저씨가 죽게 될까봐.. 왠지 그런 불길한 여운이 여기저기 덕지덕지 뭍어나 있어서 읽는 내내 불안했다. 아~ 다행..!! 왠지 모르지만.. 삼손 아저씨가 끝까지 살아서 다행, 도랑씨 옆에 계속 있어줘서 다행, 미향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끝까지 지켜봐줘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아~ 정말 다행이야..

 

몽몽 원장은 과연 어떤 면이 진짜인걸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본 그가 정말 그가 맞을까? 도랑씨와 몽몽 원장의 마지막 만남은.. 그동안 내가 봐왔던 그의 모습이 다가 아님을 내게 말해줬지만.. 그래서 그는 더욱더 알 수 없게 느껴졌다. 그는 정말 어떤 사람일까? 도랑씨는 몽몽 원장의 부탁을 들어주었을까??

 

안도의 한숨 반, 의구심 반.. 그렇게 반반 섞인 채로 책을 덮었다.

 

꽤 흥미진진하고, 읽는 시간이 모자라 안타까움이 무지 컸던.. 여력만 되었으면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어내고 싶었던.. 무지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p.86

과거는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건 아니었다. 때론 삶을 더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때론 절대자 앞에 무조건 무릎을 꿇는 죄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때로는 현재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p.88

일이 복잡해지고 창의적인 요구들이 많은 일일수록 욕심도 강해지고 욕망도 커졌다. 수많은 잡념들이 일상에서부터 잠까지 지배했다. 몸은 쉬지만 머리는 팽팽 돌아갔다. 과거는 혼미해지고 미래는 복잡해졌다.

 

p.117

그래, 여자의 이름이 은주였지. 이은주. 나는 이도랑이고. 언제까지 이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할 건가? 하지만 은주는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자신이 만든 세계가 진짜 세계라고 믿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내가 만든 가짜를 믿고 있지 않은가. 나를 도구로 생각했던 여자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니 가짜든 진짜든 그건 그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가짜가 되고 진짜가 되는지도 몰랐다.

 

p.134

"모든건 결국 연결되어 있으니까. 세상에 우연이라는 게 존재하는 줄 아나? 아냐, 우연은 없어. 우리가 해석할 수 없는 관계가 있을 뿐이야. 세상의 모든 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거야."

 

 

YES마니아 : 로얄 j*******7 2012.04.08. 신고 공감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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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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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길래 글로벌 지향적인(!) 문학상인가 오해했었는데(이런 단순한!), 알고보니 세계일보 주최 문학상 수상작이었다...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언뜻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떠오르기도 하는 제목. 내용은 큰 관련없었던 듯 하지만.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사연은 이러하다. 잘나가는 컨설턴트로 일하다 산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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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길래 글로벌 지향적인(!) 문학상인가 오해했었는데(이런 단순한!), 알고보니 세계일보 주최 문학상 수상작이었다...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언뜻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떠오르기도 하는 제목. 내용은 큰 관련없었던 듯 하지만.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사연은 이러하다. 잘나가는 컨설턴트로 일하다 산업스파이 진주라는 여자에게 빠져 기업의 기밀정보를 빼내주고 모든 것을 스스로 뒤집어 쓴 채 회사에서 쫓겨나고, 재산도 거덜났다. 무려 산업스파이의 오명을 뒤집어 쓴 덕에 정규직 취업이 힘들어 일을 찾다찾다 동네 잘사는 집 개들을 산책시켜주고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

 

 주인공 임도랑의 사연은 기구하고, 처지는 이를 데 없이 처연하고. 그렇지만 초반부 임도랑의 처지와 사연을 서술해나가는 부분들은 무척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동시에 실직자, 청년실업자들의 숨막히는 처지와 입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답답함과 절실함이 깊이 느껴지기도 했다.

 

 조금은 우스운, 상당히 충격적인(?!)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개 산책 알바도 짤리고, 고기집 불판닦는 알바로 들어가 열심히 닦아대지만 이것도 결국에는 짤리고. 역할대행서비스 사무소에서 삼손과 함께 일하고, 고기집에서 만난 미향과도 관계를 맺으며 지내다 종내에는 사자견으로도 불리는 짱아오 '라마'를 산책시키는 일을 맡게 된다.

 

 케이블TV 동물관련 프로그램에서 이 짱아오 종을 본 적이 있는데, 털과 갈기가 무성하고, 덩치는 엄청나게 크고, 힘도 좋고 사나운, 언뜻 사자의 모습 비스무리한 대형견이었다. 재미있게 연출하려고 그랬던지 그 프로그램에서는 주인말 안듣고 먹을것만 탐하고, 집안에 똥을 싸질러대는 조금은 멍청한 모습들만 보여주었는데, 소설속 짱아오 '라마'는 상당히 영리하고 기품이고 위엄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고 마음도 잘 내주지 않던 '라마'가 처음부터 임도랑의 말 만큼은 기가막히게 잘 듣고 따랐기에 임도랑은 엄청난 부자인듯한, 조금은 비밀스런 은행나무집으로부터 고액의 알바비를 받으며 매일 라마를 산책시키게 된다. 시종일관 멀리서 은밀한 시선을 보내는 듯한 은행나무집 주인 아가씨. 바닥으로 치닫던 임도랑의 인생이 어쩐지 라마로 인해 다시 상승기류를 타게 되는데...

 

 고기집 불판닦이 할때의 절박함과 성실함이 라마로 인해 돈을 다시 손에 쥐게 되자 눈녹듯 사라져버리고 점점 변해가는 임도랑의 모습에서 좋은 결말은 안나겠구나 싶었다. 척하니 마음을 내주고 의젖하기만 하던 라마의 모습에서도 무언가 반전이 도래할 것이 예견되었다. 다만 그 반전과 결말이 생각보다는 덜 자극적이어서 조금 의외였다. 좀더 잔인하고 좀더 혼돈스런 결말을 상상했었는데. 기대에 못미쳤다기 보다는 생각과는 다른 마무리였던 것.

 

 여러가지 임도랑의 사유나 생각, 세상바라보기가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고, 곱씹을 거리도 많아 좋았다. 소설 자체의 가독성이나 흐름도 꽤나 괜찮았다.

 

 그렇지만 삼손과 역할대행사무소에 얽힌 에피소드들은 어쩐지 일본작가 '미치오 슈스케'스런 설정과 전개가 생각나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실한 사람들끼리의 만남과 끌림, 고독한 존재의 모습을 훑는 씁쓰레함을 말하려 하는 것은 알겠으나. 현실과 비현실, 공감과 비공감의 경계에 선 역할대행사무소 출입문. 조금은 억지스런 삼손과 그 주변 설정.

 

 무언가 거대한 반전의 키를 쥐고 있을 것만 같았던 황진주는 그냥 그걸로 끝이었던가. 뜬금없는 미향과 동물병원 원장의 얽힘은 또 무엇이었나. 베일에 휩싸인 은행나무집 주인여자의 정체와 사연은 생각보다 시시했고, 라마의 최후도 그냥 그랬다. 무엇보다도 처연하고 절박한 인생의 돌파구를 제대로 보여주었는가 하는 문제.

 

 허술한 문장이나 표현없이 꾹꾹 눌러담아 쓴 글이 참 괜찮았고, 시작도 좋았는데, 출구로 가는 방향이 조금 잘못 설정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 수상으로 드디어 작가의 이름에 비치게 된 빛. 그 빛 아래 차기작은 분명 좀 더 완성도 높고 공감대 높은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져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b********e 2012.03.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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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우물에 갇힌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절망의 우물에 갇힌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내용보기
불행은 특정한 사람만을 따라 다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뜻하지 않은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 하고 속상해 한다. 그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고 자만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개의 불행이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왜 내게?라는 답을 들을 수 없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소설 『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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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은 특정한 사람만을 따라 다니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뜻하지 않은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 하고 속상해 한다. 그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고 자만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개의 불행이오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왜 내게?라는 답을 들을 수 없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의 주인공 임도랑도 누군가에게 묻고 싶을 것이다. 잘 나가던 컨설턴트에서 하루 아침에 회사의 비밀을 팔아버린 스파이가 되어 노숙자와 다름 없는 신세로 전락했으니 말이다. 사랑이라 믿었던 여인이 자신을 이용하고 배신했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도랑에게는 일과 사랑의 부재만 있었던 게 아니다. 한 달 간격으로 돌아가신 부모, 자살한 큰 형, 인도로 떠난 둘째형까지 그에게는 가족도 부재였다. 어디에도 그를 받아주는 곳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해야 했다. 과거를 잊고 앞만 보고 살아야 하는데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소설의 제목 그대로 도랑은 개를 산책시키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오전에 두 시간씩 일정하게 고급 애완견을 산책시키고 저녁에는 갈비집에서 불판 닦는 일을 한다. 개보다 못한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꽤 높은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였지만 찰나의 판단 실수로 그만 두게 된다. 도랑이 찾은 일은 삼손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역할대행 아르바이트로 나쁘지 않았다.

 

 도랑은 갈비집 여직원 미향과의 관계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되고 다시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한다. 라마라는 이름을 가진 개로 신기하게도 도랑에 의해서만 산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라마는 여느 개와는 다른 특별한 개였던 것이다. 도랑은 라마를 산책시키면서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받으며 새로운 인생의 도약을 꿈꾼다. 도랑은 삼손과 미향과의 관계로 끝내고 싶지만 드러내지 못한다. 삼손이 운영하는 모임에 나간 도랑은 삼손의 상처를 알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말이다.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다.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비롯하여 역할대행이라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른 현실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 상처를 가지고 있다. 부와 명예를 잃은 도랑, 가족을 모두 잃은 삼손, 가난한 집안의 가장 미향, 사랑하는 주인을 잃은 라마와 라마의 주인인 미라까지 그랬다. 상처 입은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위로 하고 위로 받기를 원한다. 어쩌면 그들의 만남은 처음부터 우연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삼손의 말처럼 말이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말이 절망의 우물에 갇힌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모든 건 결국 연결되어 있으니까. 세상에 우연이라는 게 존재하는 줄 알아? 아냐, 우연은 없어. 우리가 해석할 수 없는 관계가 있을 뿐이야,. 세상에 모든 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일어날 일을 반드시 일어난다는 거야.” p. 134

 

 이 소설을 읽으면서 두 권의 책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좀비로 라도 곁에 두고 싶은 김중혁의 『좀비들』과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김연수의 『원더보이』다. 그건 이 소설에서 슬픔을 간직한 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손길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따뜻한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

r*********s 2012.05.09.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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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군상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삶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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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한동안 이 상을 수상한 작품을 열심히 읽었다. 읽는 재미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나오키 상이 대중적인 평가로 상을 주듯이 이 상도 조금은 그런 느낌이 있었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소설들은 나의 만족도를 충분히 채워줬다. 이 소설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다. 속도감 있게 읽히고 삶의 한 단면을 잘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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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한동안 이 상을 수상한 작품을 열심히 읽었다. 읽는 재미가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나오키 상이 대중적인 평가로 상을 주듯이 이 상도 조금은 그런 느낌이 있었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소설들은 나의 만족도를 충분히 채워줬다. 이 소설도 그런 점에서 마찬가지다. 속도감 있게 읽히고 삶의 한 단면을 잘 드러내주었기 때문이다. 

삶이 성공을 향해 나아갈 때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게 된다. 연예계 등에서 벼락출세를 하는 신인 등이 가끔 나타나지만 극소수의 사람에게 해당될 뿐이다. 대부분은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이 뒷받침되어야 성공이 가능하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에게 한 가지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추락 혹은 실패다. 성공과 달리 실패는 너무나도 빨리 급하게 진행된다. 이 속도는 한 걸음이 아니라 어느 소설 제목처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표현이 더 적당하다. 주인공 임도랑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쳤고, 가장 낮은 곳에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제목대로 그의 직업은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다. 정규직으로 안정된 직장이 아니다. 애견센터에서 아르바이트로 고용되었다. 다섯 마리의 좋은 품종을 데리고 매일 산책하는 일이 고정된 일이라면 그 후의 시간은 새로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그가 컨설턴트로 일했을 때 사랑했던 여자에게 농락당해 고객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당연히 그녀는 도망갔고, 그는 짤렸다. 이런 과거 때문에 새롭게 취직을 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것도 바로 개 때문이다.

비교적 고정적인 일인 개 산책시키는 일이 개들의 교미로 인해 날아가고, 싼 고시원은 옆방 사람과의 오해로 쫓겨난다. 새롭게 구한 일자리가 고기집 불판 닦는 일인데 이 일에 그는 몰입한다. 그런데 이 일은 밤에 잠시 할 뿐 낮에는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구한 일이 역할 대행이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다양한 군상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삶들이 나온다. 이 과정에 고기집 직원 미향과의 만남은 새로운 삶을 생각하게 만들고, 개를 산책시켰던 일에서 비롯된 새로운 개 산책은 잊고 있던 성공의 냄새를 맡게 한다. 이 과정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엮이고 풀리는 이야기는 한 지리멸렬한 인생의 심리와 행동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지만 그가 추락한 후 그녀를 그리워하는 일이나 다시 일어날 것을 대비해 영어를 공부하는 것에는 특히 그렇다. 단순한 일에 몰입해서 최상의 효율을 찾는 일을 보면서 그가 느낀 그 희열감이 느껴졌고, 조그만 성공에 취해 현재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 때는 우리의 삶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에 드러나는 또 다른 삶의 단면은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실패했다. 가능성보다 약간은 도식적인 진행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할 대행 회사의 사장 삼손의 존재감은 소설 전반에 걸쳐 무게감을 전해준다. 나중에 드러나는 과거는 또 다른 이야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달의 사락 f***2 2012.04.0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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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살기가 힘들어도 절망과 탄식에서 벗어나 무엇인가를 하려고 찾고 노력하며 세상과 소통하다보면 헤어나기 힘든 늪에서 살아갈 방도와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현재 한국의 2,30대는 어린 시절부터 비싼 사교육에 천정부지의 대학등록금을 내고 4년제를 나와도 어서 오라는 곳이 없을 만큼 살아가기가 힘든 실정이다.정부는 매년 몇%의 경제성장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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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살기가 힘들어도 절망과 탄식에서 벗어나 무엇인가를 하려고 찾고 노력하며 세상과 소통하다보면 헤어나기 힘든 늪에서 살아갈 방도와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현재 한국의 2,30대는 어린 시절부터 비싼 사교육에 천정부지의 대학등록금을 내고 4년제를 나와도 어서 오라는 곳이 없을 만큼 살아가기가 힘든 실정이다.정부는 매년 몇%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일자리는 얼마만큼 창출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실제 청년들의 적성과 능력,비전이 있는 직장에 가려면 '바늘 구멍보다도 더 좁다'는 생각이 든다.또한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정규직과의 갈등과 대립,불신이 증폭되어 가기만 하고 비정규직이 받는 급여는 생활하기도 빠듯한 형편이다.이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결혼은 무망이고 미래에 대한 설계도 불투명하기만 할 뿐이다.기혼이든 미혼이든 생계를 위해 '투 잡'을 해도 손에 들어오는 것은 생활비,공과금,자녀교육비,경조사비 등을 빼고 나면 마이너스만 아니면 다행일 정도이니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사회구성원들간의 위화감 및 이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문단의 등용문이라고 하는 '2012년 세계문학상 수상작'을 읽는 내내 내 마음과 가슴을 후벼내는 동병상련의 친근감과 서글픔,연민,동정,희망의 끈 등을 읽어 내려 갔다.주인공 도랑씨는 그다지 부유하고 화기애애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한거 같다.마치 모래알과도 같이 뭉치기 어려운 부모 형제들을 두고 그는 혈족과도 가까이 할 수 없이 다른 세상을 방황하는 청년과 같은 인생의 언덕을 어렵게 살아간다.그래도 그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긍정의 의식'으로 험난한 세파를 수용하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현실을 직시하면 건실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청년의 일상이다.

 

내게도 청년시절 방황했던 적이 있다.첫직장에서 모은 돈으로 일본 여행 겸 아르바이트(지인 일본인의 초청)를 하면서 일종의 꿩먹고 알먹기식의 일본 견문이었다.낮에는 호텔지배인이 제공했던 숙소에서 쉬고 오후1시부터 저녁 11시 정도까지 그릇닦기,튀김 만들기,서빙 등을 했다.무덥고 습기가 많은 섬나라 일본의 분지였던 교토에서의 3개월은 내게 많은 생각과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었다.손님을 절대왕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의 사고 방식과 질서 의식,혼네와 다테마에(속마음과 겉마음)의 차이 등의 그들의 의식 구조와 깍듯한 인사성과 배려,작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지향하는 그들의 삶 속에서 나름대로 배울 점도 있었다.나는 교토 생활을 마무리 하기 1주일을 남기고 내가 가고 싶은 도쿄와 히메지성,시골 마을 등을 신간센과 전철을 이용하면서 자가체험을 하기도 했다.다행히도 일본 친구는 나와의 석별의 정을 나누고 싶다며 나라와 재일교포가 거주하는 오사카의 재래시장 등도 안내해 주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집 한 채값보다도 더 비싼 개를 산책시키기도 하고 음식점에서 불판으로 사용했던 기름때 찌든 불판을 닦아내기도 하는 도랑씨의 아르바이트는 구차스럽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삶을 꾸려 가야만 하는 삶의 무게를 겸허히 받아 들이면서 누구와 대비하지도 않는다.다만 그는 친하게 지내던 전회사 여직원(진주)에게 회사의 비밀자료를 빼주었다며 스파이로 몰려 불명예퇴직을 당하면서 인생의 고배를 마시고 루저가 된다.그가 힘들게 번 돈은 백만원을 조금 넘지만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 힘을 쓴다.

 

 '용기는 절망에서 생긴다'

 '사실이 때로는 진실이 아닐 때도 있다'

 '유혹과 협박은 친밀한 얼굴로 다가온다' --- 펄벅 P25

 

 그가 묵고 있는 고시원의 단칸방은 퀴퀴하지만 그에게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단련시킨다.때론 묵직한 책을 읽기도 하고 우두커니 벤치에 앉아 날아가는 새와 창공을 향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사색하기도 한다.'라마'라는 애완견이 아프기라도 하면 '몽몽 애완센터'를 찾아가 약간 중성적인 '몽몽 원장'과 한담과 술잔을 나누기도 하는 도랑씨는 애완견 '라마'를 분실하여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지만 '라마'가 극적으로 나타나게 되어 위험한 고비를 넘기게 된다.개 산책시키는 일이 오래 가지를 못하고 또 다시 알바를 찾게 되는데 역할 대행과 전철 역사 자동판매기에 물건을 채워 넣는 일을 하면서 출구 없는 인생을 담담하게 받아 들인다.

 

 지금 청년이든 중,장년이든 여유돈과 노후 자금이 많지 않은 이상 어떻게라도 몸을 움직이고 살아갈 방도를 찾아야 한다.자신의 자존심과 허세를 모두 버리고 나와 가족의 유대와 성장을 위해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한 생활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한 번 꺽여진 인생은 다시 위로 치솟지 못한다는 말도 있지만 세상은 자기부정과 무기력증,나태함과 안일함만 버린다면 아무리 힘든 세파라도 먹고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람 앞에서는 구원의 빛줄기가 쏟아져 들어오리라 생각한다.세태를 고발하고 공유하며 짙게 인간 냄새를 드리운 이야기라 실감이 가기에 충분했다.

 

 

 

 

 

 



j******6 2012.03.27. 신고 공감 2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