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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납골당에 할머니를 모시고 나서도 죽는 게 무엇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자주 가서 뵙지는 못해서 아주 친하지는 않았지만 할머니를 다시는 못 본다는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이 사실을 안 것은 훨씬 옛날이지만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리고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순서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납골당에 가보니 나이 들어서 돌아가시는 분도 있지만 나보다 어린 아이도 있고 젊은데도 죽는 사람이 있는 걸 알고도 놀랐다.
증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죽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보았다. <거인의 목걸이> 라는 책을 읽었는데 죽음을 다룬 동화인데 예전과 다르게 다가왔다. 나랑 비슷한 나이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그래서 더 공감이 갔다. 주인공 체리는 여름 휴가에 바닷가로 여행을 갔다. 하지만 체리는 조개껍데기를 줍다가 밀물을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 그래도 체리는 자기가 죽은 줄도 모르고 가족이 보고 싶어서 자신이 머물렀던 숙소로 간다. 하지만 아무도 체리를 알아보지 못하자 체리는 비로소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아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보면 죽음이란 언뜻 보면 참 슬픈 것 같다. 매일 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안 보이는 것이다. 죽으면 가족도, 친구도 볼 수는 있지만 그 사람들은 나를 못 보고 대화도 못 나눈다. 나 혼자 소외되는 느낌도 날 것 같다. 아무리 대화를 하려고 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얼마다 답답하고 속상할까.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볼 수 없어서 죽음이 슬프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죽음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죽음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죽음을 통해 우리는 배우는 것도 있다.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가고 다른 사람도 아끼고 가족들에게도 함부로 하지 않고 말도 조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할 수 없는 슬픔이 아니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라는 것이 아닐까? 라틴어 속담에 ‘메멘토 모리’ 라는 말이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이 표현은 고대 로마에서 개선 장군이 승리를 거두고 시가 행진을 할 때, 노예가 행렬 뒤에서 "메멘토 모리!"를 외치게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것은 장군이 너무 우쭐대지 말고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선생님과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앞에 있는 선생님도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그렇게 말하니까 죽음이 정말 가까이 있는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정말 지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에 다니고 공부도 왜 하나 고민을 했는데 공부할 수 있고 살아있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런 죽음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는 주변에서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나 친구가 있다면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헤어진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 사람은 늘 곁에 있고 함께 생활하고 있으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그리고 늘 ‘메멘토모리’ 라는 말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