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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익숙하다. 일본의 추리소설상 이름으로 유명하니까. 이 작가의 이름으로 상을 받은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상이름의 주인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작품을 썼는가에 대해서는 따로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으니 나도 퍽 무심하다. 단순히 읽는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번에 기회를 잡았고 책이 나오는 대로 구해서 볼 생각이기는 한데.
아케치 고고로. 작가가 내세운 탐정이다. 글 안에서 이 사람의 나이가 스물다섯 살을 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젊은 탐정을 내세운 점이 신선하다. 작가가 글을 쓴 시기가 1920년대라고 하니 그때 이십 대 중반의 나이는 지금의 같은 나이 대 사람들과는 여러 모로 사정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좀더 어른스럽지 않았을까 막연하게 추측해 본다. 아직은 1권의 네 편밖에 읽지 않았기 때문에 이 탐정의 활약담에 빠진 건 아닌데 16권까지 출간할 예정이라는 걸 보면 대단한 활동을 하게 되나 보다.
1920년대의 추리소설이라, 당장 애거서 크리스티가 떠오른다. 이 작가가 코난 도일의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 자신의 이름조차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하니 서양의 추리소설을 어지간히 좋아했나 보다. 좋아해서 좋아하는 마음으로 비슷한 글을 써 봤다는 것. 그리하여 일본 추리소설의 선구자가 된 모양이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백 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거리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 일본의 추리소설을 좀 읽어 본 터라 낯익은 느낌을 받은 탓일 수도 있고 일본의 요즘 추리소설 작가들이 백 년 전 이 작가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 신기한 건 오래 전의 이 책 속 작품도 재미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추리의 틀을 독자의 입장에서 거꾸로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요즘의 글과 비슷한 듯해도 또 다르고 새롭다. 서양 추리소설과도 또 다른 느낌이고.
아케치 고고로가 홈즈나 푸아로 경감과 달리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일지 흥미 잔뜩 품고 있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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