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생과 죽음은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씩은 겪게 되는 과정이다. 다만 죽음은 다른 것과는 달리 삶의 마지막 과정이기에 우리는 애써 외면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에서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목도하면서 점점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기에 [죽음학 스케치]는 한 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죽음학'이라는 용어도 새롭고,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저자의 경력도 특이하다. 출생과 관려된 일에 종사하면서 죽음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가 가족 및 이웃의 다양한 죽음을 마주하고, 심지어 출생의 순간에서도 죽음이 공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우리가 굳이 그려야 할 죽음에 대한 그림의 스케치라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은 인간의 경험영역과 지각영역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이기에 그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기에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신의 영역이라고 믿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과 관념은 종교를 떠나서 그동안 철학과 과학의 발전에 의하여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 p. 36 中에서 -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가 잘 드러나는 이 글을 곱씹어 본다면 죽음은 고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대하는 인간 또는 사회는 시대에 따라 큰 변화를 가져왔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변화를 분석하여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 및 철학에 기대어 몸을 내맡기는 우리들의 성향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그러한 죽음의 실체와 연관된 모든 것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끝이다. 더 무엇인가 바라지 마라. 그냥 끝이다. 그래서 이 짧은 삶이 소중한 것이고, 너무 짧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서 살아야 한다. 무언가 불필요한 것들에 시간을 낭비해서가 문제가 아니라, 그 낭비로 인해 꼭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 p. 74 中에서 -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셸리 케이건 교수의 답을 보면서 예전에 나 역시 젊었을 때의 죽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이십대였던 나에게 죽음 이후에 과연 무엇이 존재할까라는 물음에 대하여 별다른 생각이 없었기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 대학원생은 곧바로 죽음은 끝이라는 대답을 하였기 때문이다. 공학을 전공하던 그의 답변은 나에게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왔는데, 이 책에서도 셸리 케이건 교수의 답에서 같은 부분을 찾을 수 있게 되어 놀라웠다. 그러나, 과거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에 그쳤던 죽음에 대하여 이 책은 그러한 죽음으로 인하여 현재의 삶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알려주고 있으니 죽음이 마냥 끝이라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통하여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밝힌 것처럼 죽음에 대한 다방면의 내용을 서술하고 있으며, 죽음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개하면서 이해하는 장(場)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의사인 저자의 약력에 따라 죽음에 대한 의학적인 정의와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동양과 서양의 철학에서이 죽음, 다양한 종교에서 말하는 죽음을 인용하면서 이들로부터 죽음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부분들은 유용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우리가 죽음을 마주하면서 감정적인 행위로 인하여 오히려 고통을 증가시키는 것들에 대하여 상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임종 상황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 어쩌면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임종을 맞이한 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찡그리는 것과 갈증은 죽음에 이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에 굳이 이것을 덜어주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음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 p. 74中에서- 영화 또는 현실에서 죽음의 막바지에 다다른 환자에게 산소 마스크를 착용시키는 것이라든지 수액을 주입시키는 일이 실제로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대목은 우리가 그동안 죽음에 대하여 얼마나 무지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통증이 심해질 때까지 참은 후에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보다는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고적이라는 사실은 잘못된 상식에 휘둘리는 우리의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한 내용으로 확장할 수 있다. 둘다 비슷한 개념으로 알고 있지만, 진통제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통해 환자가 마지막까지 편히 죽게 하는 것이 존엄사라면 안락사는 타인에 의하거나 도움을 받는 인위적인 행위에 의해서 죽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존엄사는 소극적인 안락사와 통용되는 부분인데, 현재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는 것은 존엄사(소극적 안락사)이며 안락사는 아직 논의가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인간의 생명은 중요하다라는 개념과 편안히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 책에서 언급되는 죽음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좀더 나은 방향으로 중지가 모아지지 않을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안락사가 스위스와 네덜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인정이 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계속 논의가 필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의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AMA(Against Medical Advice : 의학 충고에 반한 퇴원 요구서), DNR(Do Not Resuscitrate :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 불필요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의미)도 함께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죽음과 관련된 학문을 의미하는 죽음학과 별개로 저자는 '죽음준비교육(Education of Tanatology)'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는 죽음학을 기반으로 인문사회학, 의학, 심리학 등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일반인에게 알려주고 실천하게 하는 과정으로 죽음에 대한 준비와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죽음을 마주하면서 지극히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또한 죽음으로 인하여 삶을 오히려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부분을 바로 '죽음준비교육'을 통하여 개선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품위 있는 죽음을 맞게 해주고 고통 없이 완화치료를 받으면서 마지막 길을 정리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그저 오래 사는 것에 집착하여 장비에 의지한 무기력한 상태의 지속이 아니라 고귀하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봐야 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불교의 윤회 사상과는 달리 유교에서는 삶은 현재 단 한 순간으로 끝나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유교 영향권에 속한 우리나라에서는 죽음에 집착을 하게 된다. 삶의 모든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죽음 역시 그러한 유교의 전통에 따라서 복잡한 의식이 뒤따르고 있는데,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성을 설명한다. 수의를 입히고 염을 하는 과정도 예전에는 장지까지 운구하는 과정이 힘들었기에 시신이 관 속에서 흔들릴 염려가 있기 때문에 그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 수의도 서양과 마찬가지로 고인이 평소에 즐겨 입던 옷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분명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이제는 대부분 화장을 하는 상황에서 굳이 과거의 방법대로 상을 치루는 것은 허례허식임을 우리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 아니었나? 심지어 서양에서는 이제 화장마저도 문제가 되고 있어서 아예 시신을 알칼리 분해법으로 액체로 만들어서 처리하는 방법이 점차 확장되고 있기에 우리의 장례 문화도 또 다시 변화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죽음을 맞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화장은 꺼리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화장으로 장례를 치루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우리의 상황은 이제 죽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는 70세 이상 인구 중 죽지 않고 가장 오래 사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한다. 좋은 지표처럼 보이지만, 죽음에 대한 준비라든지 그들에 대한 사회적인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자살과 고독사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인지한다면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자살 발생 빈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 않은가? 이제 거꾸로 죽음에 대한 교육과 준비를 통하여 오히려 삶에 대하여 의미를 찾아볼 때가 되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한 변화의 한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죽음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아래의 인용문으로 정리해 본다. 삶의 자리에서 죽음을 바라보지 말고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바라보고 살라. 그래야 네 삶을 더 낫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 정진홍(서울대 명예교수) 자신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비로소 생존경쟁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 셸리 케이건(예일대 교수) |
|
죽음학 스케치 김달수 인간사랑/2018.9.20.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평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세계에서 늙은 후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잘 죽기 위한 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죽음학 스케치>는 그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한양대학교 공대 전자과 졸업, 순청향대학교 의학과 졸업. 수와진 산부인과원장, 순천향의대 외래교수, 한국죽음교육학회 이사, 작가, 저서 <그날이 온다>, <임상여성의학과 새로운 성의학>, <임상 소아 청소년 여성의학> 등이 있다.
<죽음학 스케치>는 죽음을 나타내는 용어부터 죽음의 의미나 정의까지, 그리고 죽음의 절차와 마음가짐에 대해 하나하나 세심히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늙어야 하고, 늙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준비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방법은 무엇인지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죽음과 노화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과 사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직까지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사후는 임사체험을 통해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정확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광장에 살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노년에 들어서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에 대해서, 또 요즘 임종 전에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병동과 제도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제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은퇴를 앞둔 사람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번씩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뇌사 상태와 식물인간은 무엇이 다를까? “만약 뇌의 파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뇌사가 아니며 이때를 식물인간이라 부릅니다.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는 인지하는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뇌사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호흡조차도 불가능하고, 식물인간은 인공호흡기 없이도 자력으로 호흡도 하고 눈동자를 움직이는 등 약간의 움직임이 가능합니다.(p.297)” 그래서 의학적으로 뇌사가 되면 사망 상태, 식물인간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뇌는 한번 기능이 망가지면 그 기능을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뇌사 상태가 되면 약 2주 안에 심장 정지까지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데 만약 한군데라도 활동을 하고 있다면 뇌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죽음하면 항시 떠오르는 수식어로 ‘죽음은 끝인가, 새로운 열림인가?’라는 질문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생명이 존재하고 또 생명이 계속 이어지는 거대한 광장이고 이곳에서 모든 것은 역동성을 가지고 새롭게 변하면서 창조와 진화를 하고 삶과 죽음을 포용하는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p.448)” 죽음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기 방식에 맞게 죽음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될 것이다.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각자가 준비해야 할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을 최장수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세계 최고의 의학지 중 하나인 <란셋>은 대한민국이 2015년 이후 70세 이상 나이의 인구 중 가장 죽지 않고 오래 사는 나라 1위라고 발표했습니다.(p.455)” 일본의 경우 죽어서도 화장장에 가려고 1주일을 기다리는 시신호텔이 생겼다. 앞으로 노인인구의 급증은 한편으로는 장례사업과 연관된 인력 확보와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서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기에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하기에 미리 준비하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랑스에서 68혁명을 거치면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어 남녀가 사랑해서 같이 사는데 굳이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느냐에 대한 반감과, 남성중심적인 전통적 결혼제도의 문제에 반기를 든 것입니다. 동거나 시민연대협약(동거와 결혼 중간)을 시행하는 커플 등은 서로를 남편이나 아내로 부르지 않습니다. 자녀들은 아빠 엄마라고 부르지만 커플은 상대방의 호칭을 남자친구, 여자친구라고 합니다.(p.480)” 이런 결혼문화는 의외로 출산율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기존의 결혼생활보다 좀 더 유연한 가족관계와 자녀 부양의무에 대한 강한 압박이 덜해서 생긴 현상 같다. 우리 사회도 이런 제도를 사회적으로 인정해주고 적극적으로 보장해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와상 환자 일부는 폐용성(신체를 사용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진 상태) 위축 증후군이며 누워있는 와상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신체기능이 감쇠함으로써 와상 환자가 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p.512)” 폐용성 위축 증후군은 근육을 쓰지 않으면 근력이 떨어지고 마르게 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1주일 동안 근육을 쓰지 않으면 10-20%정도의 근력이 감소된다. 관절을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관절 구축이 생기고, 장기간 관절을 움직이지 않았을 때 관절을 둘러싼 근육, 인대, 관절낭이 변해서 회복 후에도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외상환자는 무조건 규칙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결국 나 자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죽음을 설명하였고,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죽음은 삶의 과정 중에 마지막에 겪는 당연히 큰 경험이기에 그 죽음을 얼마나 고귀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가는 바로 실천의 문제입니다.(p.577)” 이와 같이 말하는 저자의 생각처럼 죽음을 두려워하기 전에 열심히 삶에 충실하면 죽음이 다가와도 결코 후회는 없을 것이다. 작은 일 하나라도 온전히 마무리하고 정리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큰 업적을 이루는 것만이 가치평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 죽음 후에도 자신의 흔적은 이곳에 계속 남기에 그 남은 흔적은 다음 세대에 유형무형의 자산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이곳이 천국이고 또한 죽음 후에 있을 영생을 위한 광장이라고 보면 죽음은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다. “마지막을 부탁하는 엔딩노트를 작성하여 연명치료의 여부, 마지막으로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기록하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남은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p.343)” 이처럼 정신이 온전할 때 미리미리 죽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반드시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죽어야할지를 생각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뉴스나 주변을 통해 들은 죽음이 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죽음이 무엇인지, 언제 일어날지 모를 죽음에 대비하여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싶지만, 물어볼 대상도 마땅치 않고 그것을 가르쳐 줄 곳을 찾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죽음학 스케치>는 우리가 왜 죽음을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준비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저자는 죽음 앞에서 평등을 원하면 죽음에 대한 준비를 스스로 하고, 죽음학에 대한 공부도 해보라고 이야기하지요. 적어도 죽음에 대한 책 한 권 정도는 읽고, 죽음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또한 죽음에 대한 경험, 명상 또는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책의 끝부분에는 참고서식으로 ‘DNR 동의서(심폐소생술 거부 동의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장례의향서’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죽음학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삶의 과정으로서의 실천 학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죽음 후에 무엇이 있는가’ 등의 이야기를 화폭의 스케치처럼 펼쳐보입니다. 그의 섬세한 손길을 따라가볼까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수록 자신의 삶을 더 긍정적이고 진솔하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죽음학을 미리 알았다면 자신이 계획하고 주도하고 실행하는 마지막 순간 행복한 죽음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주도하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슬프지만 행복한 축복 속에 생을 마감한다면 더 없이 편안하고 멋진 죽음이 될 것입니다. <죽음학 스케치>는 나 자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죽음은 삶의 과정 중에서 마지막에 겪는 큰 경험이기에 그 죽음을 얼마나 고귀하게 마무리해야 하는가는 바로 실천의 문제입니다. 죽음과 삶은 공존하고, 죽음은 공포가 아닌 살아가는 과정의 마지막 여정입니다. 죽음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죽음에 대한 교육과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죽음에 대한 조기교육도 필요하고 죽음을 먼저 이해하면 삶에 대해 충실하게 되고,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2000년도부터 죽음준비교육을 중고교과정에서 시행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점차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좀 더 일찍 안다면 올바른 생명 존중의 마음과 자신의 앞날에 대한 설계를 일찍 하게 하고, 항시 부모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도 일깨워주고,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하면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기에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계 70세 이상의 노인이 가장 오래 사는 나라라는 기록을 보유하게 된 현실에서 연명치료에 대한 거부와 죽음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의식이 점차 커져가고 있습니다. 우선 죽음학에 대한 책 한 권이라도 잘 읽어보시고, 나름 정리가 된다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보고, 건강도 다시 한 번 체크해보면 좋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읽어보시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해서 기록하고 주변 분들에게 알려주시면 필요한 시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www.lst.go.kr)에 등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치명적인 사고나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할 경우 심폐소생술을 거부하는 DNR을 작성해서 항시 보이는 곳에 간직하고 다니십시오. 유언장도 작성하되 매년 또는 수년마다 새로 수정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생각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례 절차와 발인 후 어디에 머물지 결정하고, 가족들이 해주길 바라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두면 혼란도 적고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것을 사전장례의향서라고 합니다. 갑자기 죽게 되어도 가족들이 당황하지 않고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치룰 것입니다. 이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합니다. 또한 경제적 능력이 된다면 선산이나 가족묘원이나 봉안당(납골당) 등을 미리 알아봐두시면 훗날 자식이나 남은 가족들의 부담을 줄일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연락을 해야 합니다. 만남에는 이별이 있지만 좋은 기억은 계속 남게 됩니다. 그리고 매일 기도하거나 바라는 바를 기원하시면 더 맑은 마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자신을 잘 아는 의사를 두면 더 좋습니다. 간혹 급하게 질환이 생겼을 때 필요한 진료과로 쉽게 이송도 가능하고 조언도 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일반 병실이나 중환자실보다는 호스피스 병동을 선택하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죽으면서도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를 존엄사라 합니다. 현재 시행되는 존엄사를 위해서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자신의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분명히 표현하고,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더 이상의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다고 의사를 표명합니다. 연명의료 거부를 위해서는 ‘연명의료계획서’를 말기 암이나 임종기 환자와 가족이 의사에게 요청해 작성하도록 합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명치료 중단 항목인 죽음에 임박해서 하는 심폐소생술, 인공기계호흡기 사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의료 행위를 멈추고 통증완화를 위한 치료나 영양분, 물, 산소 등의 공급은 필요할 때까지 해주는 것입니다. 아직은 죽음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부족하여 위급한 상황에서 환자 가족에게 환자의 임종을 미리 설명하기가 어렵고 늦게나마 인정해도 이미 시간이 늦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는 죽음이 예상되는 경우에 사전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의료에 대한 환자의 평소 생각을 기록한 의료유언장. 환자의 의식상태가 명료한 상태에서 미리 자발적으로 작성하며 질환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어 의사표현이 어렵고 죽음이 임박한 경우에 실시하게 되는 연명의료행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의향서에 나열되어 있는 치료종목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술과 원하지 않는 시술 항목을 표시하여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의사의 서명이 없고 법적인 효력도 없지만, 이것을 기록해두면 차후 연명의료계획서를 가족들이 작성할 때 중요한 결정 자료가 됩니다. *연명의료계획서 :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의료 행위와 직접 관련된 의무기록의 한 형태. 의사의 동의가 필요하고 그 작성의 주체는 의사이며 설명을 들은 환자와 가족이 대리 결정을 할 수도 있으며, 법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점은 건강할 때 미리 작성하는 환자 자신의 치료에 대한 의견을 기록한 것으로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환자의 치료 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결과를 보고 의사의 설명을 듣고 말기 임종기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작성해야 하므로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개월 내 임종 과정에 들 수 있는 예상 환자라도 미리 작성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더라도 언제든지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으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서 운영하는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www.lst.go.kr)을 이용하여 열람 확인 및 취소가 가능합니다. 사전장례의향서는 죽은 다음, 남은 가족들에게 장례에 대해 이렇게 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하는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간단한 인사말과 장례절차에 대한 자신의 평소 생각을 간결하지만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장례식장의 선택, 원하는 빈소의 모습, 소식을 전할 조문객의 선정과 대략적인 명부, 종교의례절차, 입관 후 원하는 발인과 영결식의 모습 그리고 장지에서의 추모행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면 됩니다. 물론 자신의 유품이나 자료 정리도 부탁하면 좋습니다. 에코다잉이란 무덤 없는 장례를 위해서 화장한 유골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으로 자연친화적인 장례문화입니다. 봉안당(납골당)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에코다잉 즉 자연장이고, 자연장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큰 것이 수목장입니다. 2012년부터는 해양장(바다장례)이 허용되면서 전문업체들이 배를 운항해 허가된 특정지역에 좌표를 설정하여 유골을 뿌리기도 합니다. 2017년 말 새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장례법이 발표되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 레드바이블은 사람의 시신을 액체화해 하수 처리하는 새로운 장례법을 소개했는데 알칼리 분해법(Water Cremation)이라 불리는 새로운 개념의 시신 처리 방법은 유골 부분을 제외한 시신을 모두 액체로 분해하는 시신처리 방법입니다. 기존의 장례법보다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소모가 적고 온실가스도 덜 방출합니다. 일본에서 최근 성행하는 죽음준비문화 중에 종활(終活, 슈카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생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으로,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들이 미리 장례 준비도 하고 주변 정리를 하며, 장례식장이나 수의 및 봉안(납골)이나 매장 등의 방식을 미리 선택하고, 임종 후 연락할 지인 명부를 만들어주며, 유산 정리와 인터넷에 있는 불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고 개인정보를 삭제해 삶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을 부탁하는 엔딩노트를 작성하여 연명치료의 거부, 마지막으로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기록하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남은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잘 죽는 웰다잉(Well Dying: 편안하게 고통없이 죽는 것,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준비된 죽음을 통해서 후회없는 고귀한 죽음을 맞이하자는 것입니다.)의 시대에서 종활의 시대가 오면서 인생의 마무리를 얼마나 잘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생전 장례식을 치른 일본 대기업 전 사장 안자키 사토루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말기 암이 발견되어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아직 건강할 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미리 장례식을 하려는 그의 모습에서 저의 장례식도 기존과 다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건강이 악화되어 움직일 수 없고 사람들을 알아볼 수 없기 전에 가족,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시간을 지내는 계획을 짜야겠어요. 현재의 삶은 한 번이고 죽음도 한 번뿐이라서 소중합니다. 오늘 만난 모든 사람이나 사물은 다 중요하고 의미가 있고 귀한 존재이기에 모든 것을 위하고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죽어서는 이 모든 것을 더 이상 사랑할 수가 없고 함께 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허무한’ 끝이 아닌 ‘여운이 남는’ 마지막이길 바라며 제 죽음을 조금씩 준비해야겠습니다.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준 <죽음학 스케치>에 감사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인간사랑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
인간사랑 출판사 댓글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 "죽음학 스케치", 인간사랑 출판사는 넘치는 다정함을 가지고 있어서 어디서든 이 출판사의 책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다
'죽음학 스케치' 의 지은이는 김달수 선생이신데 이력이 특이하고 활동도 다양하다. 처음 대학에서는 전자과를 전공했으며 다시 의대를 가서 산부인과 의사가 된다. 벤처운영자 및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하고 있으며 수중분만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발명가이기도 하다.
죽음학이라는 학문이 아직까지 형성되어 있지는 않겠지만 이 책 '죽음학 스케치'에서는 죽음 그 자체에 대한 것,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죽음과 비슷한 사항을 겪었던 사람들의 사례, 죽은 이후에 해야 할 것 등 죽음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풀어놓는다. 직접 조사한 자료들을 수록하다 보니 페이지가 꽤 많지만 내용이 어렵지는 않아 술술 읽힌다.
이 세상에서 죽음을 표현하는 용어는 엄청 많다. 끝장, 돌아가다, 별세, 사망, 숨지다, 숨을 거두다, 운명, 임종, 임적, 작고, 절명, 타계, 하직, 영면, 하세(下世), 잠매(潛賣-지하에 숨어 잠들단), 서세(逝世), 유현(幽顯) 등 내가 아는 단어도 있고 모르는 단어도 많다.
인류 역사 이래로 죽음에 대해 많은 의문과 고민과 더불어 수많은 종교와 철학적인 이론이 나왔지만 아직도 확실한 것은 없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한가지 확실한 명제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죽음을 무작정 회피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거부해서는 안된다.
점차 개인적인 삶이 중요시되고 가족의 해체와 사회적 단절이 많아지는 현실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많은 사람 중에 죽음을 외롭고 수동적인 상태에서 타인의 의지대로 끌러가며 마지막을 경우를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계획하고 주도하고 마지막 순간 행복한 죽음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죽음학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저자는 9년전 어머니를 여의고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과 죽음 앞에 다가가는 모든 부모님을 위해 작은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죽음에 대한 책을 바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주위에서 많이 일어나고, 나도 물론 가족의 죽음을 경험해봤지만, 아직도 미리 죽음에 대해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저자가 밝힌 목적대로 죽음에 대해 어느정도의 공부가 되었다.
뭘 정리해야 하고 뭘 준비해야 놓을 지, 어떤 죽음이 존엄한 죽음인지를 알게 되었다. 형이상학적인 관념적인 죽음이 아니라 실제적인 죽음, 고통 끝에 다다르는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정리 등에 대해 소상하게 기록해놓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에 나온 인상적인 내용 발췌-
. 우주의 긴 시간에서 인간의 삶은 길고 짧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고 넓게 살았는 지가 더 중요한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사람에게만이 영혼가 영체가 존재한다면 강아지는 아무것도 아닌 그냥 미물이었을까요? 죽음에 대한 문제에서 인간만이 유일한 영혼과 영체가 존재하는 생명체라는 사실에 강한 의심을 갖습니다
. 현재의 삶은 한 번뿐이고 죽음도 한 번뿐이라서 소중합니다. 오늘 만난 모든 사람이나 사물은 다 중요하고 의미가 있고 귀한 존재이기에 모든 것을 위하고 사랑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죽어서는 이 모든 것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고 함께 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 이순(耳順)이 되면 죽음은 이제 함께 가는 친구가 됩니다. 남은 시간을 친구와 즐기면서 가면 됩니다.
. 사람들마다 죽음은 다릅니다. 그리고 죽음의 이유도 다릅니다. 그래서 죽음은 똑같지는 않지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몇 가지 모습은 유사합니다. 이런 유사성을 이해한다면 죽어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가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도와야 합니다
. 한번뿐인 삶이기에 더 소중하고 더 가치 있고 의미있는 죽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힘들다고 하면서 자꾸 다음 세계로 미룬다면 진짜 죽음 앞에서 너무 허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닐까요?
. 어차피 죽은 사람은 더 이상 말이 없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에 대해 죽음을 확인하고, 슬퍼하고,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것이기에 죽음은 남은 사람들의 몫입니다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이란 무엇인가』가 죽음과 영생의 문제에 관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면. 『죽음학 스케치』는 죽음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하면 좋은가에 대해 알려준다. 노화에 의해서든 지병으로 인해서든 막상 죽음이 가까이 놓이게 되더라도 아무도 우리에게 죽음을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평소 배울 수 있는 길도 거의 없다.
화가 박미숙의 그림에는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본문에는 컬러 10점을 포함 그림 이십 여 점이 들어 있다.
"어떤 죽음이든 그냥 잊으면 안 되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온 것 자체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죽음은 고귀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죽음 앞에서 좀 더 자기주도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것이 가장 큰 행복이고 축복일 것입니다. (중략) 지금 자신이 사는 이곳이 천국이고 또한 죽음 후에 있을 영생을 위한 광장이라고 보면 죽음은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책은 4부 8장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 죽음과 임종(1장), 영생과 사후생(2장)에 관해 살펴본다. 2부에서 죽음준비교육과 자살예방교육(1장)에 관해 설명하고, 죽음과 장례(2장), 호스피스와 사후정리(3장)에 대해 알려준다. 3부에서 죽음학 강의 슬라이드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상세 내용을 덧붙였다. 4부에서 노화(1장)와 치매(2장) 그리고 생각해 볼 문제(3장) 등을 다룬다. |
|
일상의 삶이나 하는 일들이 항시 같다면 이를 바꾸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잠시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ㅡ본문 중에서
사실 이 책을 받은 날 온갖 마음이 들었다. 읽고싶어서, 잘 알고싶어서 욕심냈던 책이지만 문득 세살의 딸을 두고는 바보같은 생각이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누구에게도 정해진 삶의 시간이라는 것은 없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내일 당장, 눈을 뜨지 못한다고 한 들 그누구에게도 내 시간을 돌려달라고 말할수는 없다. 그저 두고온 것들이 아쉬울 뿐일테니.
사실 이 책을 받고 둘러볼때에는 조금 딱딱한 책이라는 느낌도 조금 들었다. 죽음에 대한 단어풀이, 호스티스에 대한 풀이 등이 기록되어 있어서. 하지만 편견없이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읽다보니 편견은 커녕 집중해서 읽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이 책에 집중하기 시작한건 메멘토 모리에 대한 언급부터였다.
메멘토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이는 로마시대에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들이 시가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외치게했다는 "메멘토 모리!" 에서 유래했는데, 전쟁엣허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을 살았지만 언젠가는 죽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언제인가 언급한 적 있는 것 같은데, 대학시절 학점을 잘준다는 소문에 철학을 교양으로 선택한 적이 있다. 단지 편하게 학점을 따려 들었던 수업인데,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고 여러가지 의미있는 수업이나 기억을 많이 남겼던 것 같다.
그 수업 중에 한번, 본인의 유서를 써오게 하셨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메멘토 모리를 이야기하셨었고, 난 그날 밤 유서를 쓰다가 괜히 감정이 겪해져서 덕덕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 나는 진작 내 삶을 돌아본적이 있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이 책은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기에 어떻게 받아들이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자 역시 죽음은 삶의 과정에서 마지막에 겪는 당연한 경험이기에
한마디로 정리하면 결국 나 자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죽음을 설명하였고,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죽음은 삶의 과정 중에 마지막에 겪는 당연히 큰 경험이기에 그 죽음을 얼마나 고귀하게 마무리해야 하는가는 바로 실천의 문제입니다 - 본문 중에서
저자 역시 자신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표현한다. 어쩌면 나는 이 한마디가 이 책의 전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삶의 과정에서 마지막에 겪는 큰 경험이기에 고귀하게 마무리하는 것. 어쩌면 그게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진짜 죽음의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 나는 오년이나 십년에 한번쯤은 유서를 써볼까 한다. 가족이나 지인, 혹은 또 어떤 누군가에게 편지를 남기고
어쩌면 그게 내가 죽음을 대하는 진짜 태도일지도 모른다. 잘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는 것.
"웰빙"과 "웰다잉"은 어쩌면 같은 의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
|
죽음학 스케치 김달수 인간사랑/2018.9.20. sanbaram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평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세계에서 늙은 후 가장 오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잘 죽기 위한 준비를 할 때가 되었다. <죽음학 스케치>는 그 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한양대학교 공대 전자과 졸업, 순청향대학교 의학과 졸업. 수와진 산부인과원장, 순천향의대 외래교수, 한국죽음교육학회 이사, 작가, 저서 <그날이 온다>, <임상여성의학과 새로운 성의학>, <임상 소아 청소년 여성의학> 등이 있다. <죽음학 스케치>는 죽음을 나타내는 용어부터 죽음의 의미나 정의까지, 그리고 죽음의 절차와 마음가짐에 대해 하나하나 세심히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늙어야 하고, 늙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준비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방법은 무엇인지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죽음과 노화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과 사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직까지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사후는 임사체험을 통해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정확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광장에 살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노년에 들어서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에 대해서, 또 요즘 임종 전에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병동과 제도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제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은퇴를 앞둔 사람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번씩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뇌사 상태와 식물인간은 무엇이 다를까? “만약 뇌의 파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뇌사가 아니며 이때를 식물인간이라 부릅니다.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는 인지하는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뇌사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호흡조차도 불가능하고, 식물인간은 인공호흡기 없이도 자력으로 호흡도 하고 눈동자를 움직이는 등 약간의 움직임이 가능합니다.(p.297)” 그래서 의학적으로 뇌사가 되면 사망 상태, 식물인간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뇌는 한번 기능이 망가지면 그 기능을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뇌사 상태가 되면 약 2주 안에 심장 정지까지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데 만약 한군데라도 활동을 하고 있다면 뇌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죽음하면 항시 떠오르는 수식어로 ‘죽음은 끝인가, 새로운 열림인가?’라는 질문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생명이 존재하고 또 생명이 계속 이어지는 거대한 광장이고 이곳에서 모든 것은 역동성을 가지고 새롭게 변하면서 창조와 진화를 하고 삶과 죽음을 포용하는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p.448)” 죽음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기 방식에 맞게 죽음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될 것이다.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각자가 준비해야 할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을 최장수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세계 최고의 의학지 중 하나인 <란셋>은 대한민국이 2015년 이후 70세 이상 나이의 인구 중 가장 죽지 않고 오래 사는 나라 1위라고 발표했습니다.(p.455)” 일본의 경우 죽어서도 화장장에 가려고 1주일을 기다리는 시신호텔이 생겼다. 앞으로 노인인구의 급증은 한편으로는 장례사업과 연관된 인력 확보와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서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기에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하기에 미리 준비하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랑스에서 68혁명을 거치면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어 남녀가 사랑해서 같이 사는데 굳이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느냐에 대한 반감과, 남성중심적인 전통적 결혼제도의 문제에 반기를 든 것입니다. 동거나 시민연대협약(동거와 결혼 중간)을 시행하는 커플 등은 서로를 남편이나 아내로 부르지 않습니다. 자녀들은 아빠 엄마라고 부르지만 커플은 상대방의 호칭을 남자친구, 여자친구라고 합니다.(p.480)” 이런 결혼문화는 의외로 출산율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기존의 결혼생활보다 좀 더 유연한 가족관계와 자녀 부양의무에 대한 강한 압박이 덜해서 생긴 현상 같다. 우리 사회도 이런 제도를 사회적으로 인정해주고 적극적으로 보장해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와상 환자 일부는 폐용성(신체를 사용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진 상태) 위축 증후군이며 누워있는 와상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어 신체기능이 감쇠함으로써 와상 환자가 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p.512)” 폐용성 위축 증후군은 근육을 쓰지 않으면 근력이 떨어지고 마르게 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1주일 동안 근육을 쓰지 않으면 10-20%정도의 근력이 감소된다. 관절을 오래 사용하지 않으면 관절 구축이 생기고, 장기간 관절을 움직이지 않았을 때 관절을 둘러싼 근육, 인대, 관절낭이 변해서 회복 후에도 관절이 잘 움직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외상환자는 무조건 규칙적으로 움직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결국 나 자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죽음을 설명하였고, 죽음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죽음은 삶의 과정 중에 마지막에 겪는 당연히 큰 경험이기에 그 죽음을 얼마나 고귀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가는 바로 실천의 문제입니다.(p.577)” 이와 같이 말하는 저자의 생각처럼 죽음을 두려워하기 전에 열심히 삶에 충실하면 죽음이 다가와도 결코 후회는 없을 것이다. 작은 일 하나라도 온전히 마무리하고 정리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큰 업적을 이루는 것만이 가치평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살아온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 죽음 후에도 자신의 흔적은 이곳에 계속 남기에 그 남은 흔적은 다음 세대에 유형무형의 자산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이곳이 천국이고 또한 죽음 후에 있을 영생을 위한 광장이라고 보면 죽음은 결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다. “마지막을 부탁하는 엔딩노트를 작성하여 연명치료의 여부, 마지막으로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기록하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남은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p.343)” 이처럼 정신이 온전할 때 미리미리 죽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반드시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인간사랑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죽음학 스케치>는 죽음을 나타내는 용어부터 죽음의 의미나 정의까지, 그리고 죽음의 절차와 마음가짐에 대해 하나하나 세심히 이야기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늙어야 하고, 늙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준비할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방법은 무엇인지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죽음과 노화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과 사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직까지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사후는 임사체험을 통해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정확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의 광장에 살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어떻게 죽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노년에 들어서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에 대해서, 또 요즘 임종 전에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는 호스피스병동과 제도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제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은퇴를 앞둔 사람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 번씩은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뇌사 상태와 식물인간은 무엇이 다를까? “만약 뇌의 파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뇌사가 아니며 이때를 식물인간이라 부릅니다. 뇌사와 식물인간의 차이는 인지하는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뇌사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호흡조차도 불가능하고, 식물인간은 인공호흡기 없이도 자력으로 호흡도 하고 눈동자를 움직이는 등 약간의 움직임이 가능합니다.(p.297)” 그래서 의학적으로 뇌사가 되면 사망 상태, 식물인간은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다. 뇌는 한번 기능이 망가지면 그 기능을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뇌사 상태가 되면 약 2주 안에 심장 정지까지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르는데 만약 한군데라도 활동을 하고 있다면 뇌사로 인정하지 않는다. “죽음하면 항시 떠오르는 수식어로 ‘죽음은 끝인가, 새로운 열림인가?’라는 질문보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생명이 존재하고 또 생명이 계속 이어지는 거대한 광장이고 이곳에서 모든 것은 역동성을 가지고 새롭게 변하면서 창조와 진화를 하고 삶과 죽음을 포용하는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p.448)” 죽음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기 방식에 맞게 죽음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될 것이다.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각자가 준비해야 할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을 최장수 국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세계 최고의 의학지 중 하나인 <란셋>은 대한민국이 2015년 이후 70세 이상 나이의 인구 중 가장 죽지 않고 오래 사는 나라 1위라고 발표했습니다.(p.455)” 일본의 경우 죽어서도 화장장에 가려고 1주일을 기다리는 시신호텔이 생겼다. 앞으로 노인인구의 급증은 한편으로는 장례사업과 연관된 인력 확보와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서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기에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하기에 미리 준비하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
|
죽음에 관한 책은 많다. 나 또한 그런 책들을 많이 읽어 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죽음에 관한 대부분의 책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른 말로 옮기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일맥 상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죽을 것인가도 자주 생각해 볼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거의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간혹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이나 혹은 지인들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당혹 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죽음이라는 것이 비로소 내 주위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실감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에 대한 답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죽음을 생각하면 우선은 막막함을 느낀다. 얼마 전, 친구가
뇌출혈로 죽었을 때도 나는 막막하기만 했다. 눈물도 나오지 않고, 그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 속에 빠져든 것 마냥 막막했다. 남아있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존재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는,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만든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죽음은 차츰 기억 속에서 희미해짐과 동시에 막막함은 사라졌다. 그게 나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비로소 남아있는 사람들이 생각났을 뿐이다. 여전히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머리 속에서 맴돌지만 마땅한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기에 많은 책에서 죽음은 철학적 문제들로 귀결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는 죽음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라면 가급적 생각에서 지워버린다. 그렇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어쩌면 현실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신문과 방송기사는 매일 같이 많은 죽음의 소식을
전하고, 또 죽음이란 당사자에게는 존재의 사라짐 그 자체이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다. 더불어 남아 있는 사람에게는 많은 절차적, 금전적 과정을 남기기도
한다. 이쯤 되면 죽음은 사는 것 못지않게 우리에게 숙제가 되기도 한다.
이 책 [죽음학 스케치]는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책이 아니다. 산부인과 의사인 저자는 죽음과 관련하여 우리에게 일어나는 실제적인 일들을 가지고 죽음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해 쓰고 있다. 죽음은 결코 무섭거나, 멀리 있거나,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준비하며, 언젠가는 맞이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달리 말하면 나 자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죽음과 죽음준비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먼저,
‘1부 죽음학 스케치’에서 저자는 죽음, 그리고
영혼과 사후생에 대해 다룬다. 죽음에 대한 정의와 법적인 죽음의 종류,
그 중에서도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또한 영혼이나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철학과 종교적인 가치관과 관점을 떠나 다름에 대한 비판보다는 이해하고 비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1부에서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요점은 죽음 앞에서 당당히 자신의 죽음을 주도할 수 있는 죽음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사람들과 슬프지만 행복한 축복 속에 생을 마감한다면 더없이 편안하고 멋진 죽음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죽음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죽음학을 조기에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는 죽기전까지 어떻게 살다가 행복하게 마지막 죽음을 맞이할까 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2부 죽음준비교육 스케치’에서는 죽음준비교육과
죽음후의 절차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죽음준비교육은 죽음의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는 그는, 죽음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알고 실천하도록 깨우쳐주는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의 순간에 어떤 죽음을 선택할지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준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저자는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와 먼저 연명치료에 대한 현실을 살펴본다. DNR(내가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 불필요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의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등의 내용과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장례절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데 여기에는 장례절차의 세부적인 내용은
물론 상조회사와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호스피스에 대한 설명과 이용방법, 유언장의 작성에 관한내용, 그리고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안내는
우리들이 죽음과 관련하여 겪게 되는 실질적인 내용들에 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
‘3부 죽음학 강의 스케치’는 저자 자신이 죽음학에
대해 강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 1부와 2부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4부 죽음과 노화에 대한 스케치’에서는 노화와 성격인지장애(치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생을
얻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자연수명을 연장시켰지만 노화라는 과정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는
삶이 양보다는 질로 가야 한다는 반성을 가져왔고 ‘어떻게 죽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죽음학’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저자는 미래의 기술인 냉동인간과 사형제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이처럼 책은 죽음에 관한 철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수년 전 아버지가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갈
때 나의 수첩엔 집 주위 병원의 장례식장 전화번호가 모두 적혀 있었다. 외아들인지라 모든 것을 나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기에, 더군다나 그 당시에는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었다. 다행히 아버지는 연명치료와는 상관이 없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어디서 들었는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서 나에게 주었다. 처음 그것을 받아 들었을 때는
마음이 착잡했지만 지금은 나와 아내도 미리 작성하려고 한다.
메멘토 모리! 일상을 살아가면서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 그것 못지않게 내 죽음을 내가 주도할 수 있는 죽음결정권을 갖는다는 것 역시 중요함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그런 죽음에 대해 실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그 해결방안을 설명해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
|
죽음은 오랫동안 내가 고민해왔고 생각해온 부분이다. 타나토포비아 thanatophobia 죽음공포증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늘 죽음 이후는 어떻게 될까, 죽음 뒤에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될까 고민이 꼬리를 물다가 결국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들며 황급히 생각을 끊곤 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크고 작은 걱정을 많이 했다. 알려주지 않는, 알 수 없는,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 늘 곁에 머물렀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말하듯 죽음이 있기에 삶도 있으므로, 그 두려움을 더욱 열심히 살기 위한 원동력삼기도 했다. 20대 시절까지는 죽음에 대해 아는 것도 무서워 애써 부정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수없이 많은 책들에서, 또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죽음, 그리고 삶, 나 자신, 마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서 만난 책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일단 아주 두꺼운 책이라 많이 놀랐다. 그리고 목차를 읽었는데, 예상과는 많이 다른 내용들이 있었다. 죽음에 대한 마인드맵처럼, 광범위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죽음, 죽음과 관련된 용어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여 의학적, 법적, 종교적, 철학적 관점에서의 죽음, 의료윤리, 죽음의 종류, 영혼, 사후생까지. 정말 죽음과 관련된 모든 내용들을 다 건드리고 있는 느낌이었다. 단지 죽음에 대한 에세이가 아니었다. 죽음에 대한 고민,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열한 것도 아니었다. 책 이름에 '죽음학'이 들어간다. 그저 죽음에 대한 에세이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학문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모든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공부를 하는 기분으로 노트를 꺼내고 필기를 하며 읽었다. 몰랐던 부분들을 알아가고, 다양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이런게 죽음학이구나 살짝 맛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죽음 준비교육'에 대한 부분이었다. 아이때부터 노년기까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생각이나 교육을 해야 하는지가 나와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생명에 대한 것, 내가 어떻게 태어났고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정체성 교육부터 시작하는데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님을 알고 경험과 가치관의 정립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런 교육을 꾸준히 받아왔다면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런 상상도 해보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해야겠다, 하는 계획도 해보았다. 그리고 자살예방교육도 나와있었는데, 특히 자살보도권고기준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고 많이 놀랐다.
다만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인해 눈살이 찌푸려지곤 했는데, 이 권고 기준을 조금 더 지켜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나도 저자처럼 어렸을 때 멋있어 보여 memento mori라는 말을 다이어리에 써보곤 했다. 죽음을 기억하라,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 근원이 오늘은 살았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내용이었다지만, 나에게는 죽음을 기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를 조금 더 이해해보자는 계기같은 말이다. 죽음학은 이론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닌 실천!이라는 말, 죽음과 삶은 하나의 짝이고, 죽음이 있기에 생명과 삶이 더욱 귀하다는 것, 그래서 죽음학에 대해 읽었는데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아쉬운 점은 뒷 부분은 스케치라고 하여 실제 강연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둔 내용이 나온다. 앞 부분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차라리 두 권으로 분권을 하여 책으로 읽고 싶은 사람은 앞 부분을, 강연처럼 읽고 싶은 사람은 뒷 부분을 읽는다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것은 굉장히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데, 분권이 되어 있다면 좋을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