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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경국) 저자는 진주 어느 한 헌책방, <소소책방>이라고 이름 지어진 공간의 책방지기라고 한다, 자주 손님들에게 책방을 맡기고 책방을 비우기도 한다고 소문 나 있다. 하지만 책방을 어느 공간보다 사랑하고 이야기들을 즐기는 사람으로 상허 이태준 선생을 좋아하는 수수한 언어와 그 삶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손바닥 소설을 쓴다. <페이스북이 쉬워지는 착한 책> <필사의 기초> <오토바이로 일본 책방> 등의 서로 관계를 묻기 쉽지 않은 책들이 저서로 있다.
책을 읽게 된 동기 및 외관상 느낌 단편 소설이라는데 매료가 되어 서평단 신청을 했고, 당첨되어 읽게 된 책이다.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뭐 이런 책이’ 하는 느낌이 왔다. 표지에 그려진 낯선 그림하며, 손바닥만 한 책 하며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보통 소설책이라면 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표지와 뒷면에 그려진 그림은 생경했고, 조금 쉽다는 생각이 드는, 품위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내용 19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전반적으로 헌책방으로 연결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연작 소설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책방과 관련하여 소소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져 나간다. 책이 거의 깨끗한 것을 가지고 헌책으로 팔러 오는 여인의 이야기가 있고, 멍멍이를 충이라 명명하고 그 개를 책방에 좀 맡겨 두고 간 사람이 연락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 가운데 어떤 여인이 그 충이를 자신이 일시적으로 맡겠다는 이야기가 있고, 정수기 때문에 엄마를 대신해서 책방에 들린 제과점을 하겠다는 아가씨의 얘기가 있다. 모두 이런 식이다. 책방에 관련되어 소소한 이야기가 벌어지고 그것이 상큼하게 처리되어 의미심장한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구조, 이 책이 보여주는 형태라 생각하면 되리라. 헌 책방의 분위기는 느긋함이다. 그 분위기 속에 책방을 맡은 나에게 사람과 물건이 다가와 속삭인다. 그것이 이야기가 된다. 어딘가 조금은 몽환적인 이야기가, 비현실적인 느낌을 가지고 책방에 들어앉고, 그것이 할머니가 옛날 얘기를 들려주듯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독자들은 그 얘기를 통해 아폴로 책방의 나날을 들을 수 있고, 그 속에 침잠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이야기가 헌책방에 있는 책과 결부되어 존재한다. 편두통이 심한 가운데 찾아온 기현은 시원한 그곳에서 쉬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 그러니 에어컨을 켜지 않으니 갖은 말을 다한다. 장사를 하려는가 말려는가? 라든지. 이래서 책방이라고 할 수 있는가? 까지. 결국 병원을 찾게 되고, 병원에서 의사가 문어로 변해 환영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다이지로의 <사가판 어류도감>을 떠올린다. 모모 선생이 책장을 찾게 되고, <카인의 고백>을 빼낸다. 나는 말한다. “선생님께서 또 책 목숨 하나 구해주시네요.” 그 후 돌아나간 모모선생은 버스 터미널에서 그 책을 껴안은 채 숨이 멈춘 상태로 발견된다. 원숭이를 자식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던 사람이 책방에 들러 책을 놓고 간다. 그것을 통해 과거에 이었던 필사본 ‘광리방’이란 책을 떠올린다. 이렇게 책들에 연결되어 얘기가 만들어 지고 그 책들은 얘기 말미에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가령 ‘광리방’은 중국 당나라 때의 의서로 실전 되었고, 지금은 책 이름 정도만 알 수 있다. 민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로 처방하는 대중의학서다. 신라 사절로 당을 찾은 박여연이란 사람이 필사를 하기 위해서 책을 요청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렇게 책에 대해서 자세하게 서술해 주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무척이나 재미도 있고 흥미롭게 읽히는 글이다. 책방을 통해 얘기를 만들고 그 속에서 책을 구하고 있다. 그 책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책방의 글이라 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잘 읽힌다. <아버지의 뒷모습>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쩌우 까우 이야기> <인도방랑> <만가> <세한도> 등이 이야기 속에 소개되는 책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책들을 이끌어 내는 솜씨를 따라가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김영갑의 사진첩 <마라도>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 앙드레 고르의 <D에게 보내는 편지>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제4의 음모> 등도 소개되는 책들이다.
생각 책방을 열고 흩어진 책들을 모아 진열하면서 생업으로 삶기 보다는 시간을 흘리고, 마음들을 주워가는 삶을 지켜보는 삶이 느슨하게 전개된다. 그곳에서 속도, 열정, 집착 등의 말은 필요가 없을 듯하다. 흐르는 시간에 발맞추어 기다림도 좋고, 무감각도 좋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은 책방, 그 이야기를 우리는 만나고 있다. 흥미롭게 읽히는 본격 책방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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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오는 단골손님들은 과거에 대해 말하기를 즐겼다. 자신의 과거, 다른 이의 과거, 책방 주인의 과거까지 도돌이표를 찍으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었다. 아폴로책방을 찾는 몇 안 되는 단골들은 과거를 공유했다. 사라져버린 책방들에 대한 추억과 비껴간 책에 대한 인연 ,여기저기 주워들은 자투리 정보로 끼워 맞춘 나의 과거를 중국집 회전 테이블에 올려놓은 요리마냥 즐겼다. (p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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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사진은 <아폴로책방>의 북트레일러 캡처
아폴로 책방 /
조경국 / 펄북스 /
2018.04.01
튀튀 p 9. 꿈에 이 도시가 나왔어요. 깨자마자 짐을 쌌죠. 저는 꿈을 잘 꿔요. 아디다스 디 로즈 p 22. 지금 홀가분한 거 다 알아요. 편두통 p 32. 전날 마셨던 맥주의 알코올이 땀으로 비적비적 새어 나오는 걸 즐기는 중이었다. p 40. 종이 냄새가 났군요. p 42. 문 옆에 거울 속에서 의사는 어시장 붉은 양동이에 갇혀 꿈틀대는 문어처럼 축축하고 투명한 몸으로 변해 얇고 긴 눈으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완벽한 사진 p 65. 균형만으론 부족해요. 정말 좋은 사진은 균형과 긴장감이 함께 들어 있어야죠. 균형만 있는 사진은 영혼이 없어요. 저기 가족사진처럼. 사춘기 p 69. 아저씨,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 있어요?
19편의 짧은 소설은 <아폴로책방>을 찾은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서로 관계를 묻기 어려운 책을 여러 권 썼다.'라는 작가 이력이
재미있다. 그래서 작가의 책을 확인해 보았다. 이런 걸 다재다능하다고 하는 걸까? 부럽다. 관계를 묻기 어려운 것들을 알고 있는 그의 지식과 지혜들이... 조경국 작가는 진주의 '소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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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알라딘
오늘도 행복한 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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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이라는데 책도 손바닥만하다. 짤막한 이야기 열아홉편이 실려있다. 이야기는 짧은데 자꾸 그려보게 된다. 등장인물들을. 분위기를 이렇지 않을까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하고. 책, 책방, 서점 같은 단어가 들어있는 책에 혹하고 그래서 집어든 책에 배신감 느낀 적도 있었는데 이 책은 묘했다. 뭐지? 근데 재밌다... 어쩌면 책방도 세상의 일부분이니까 세상의 이야기의 일부인 것이 당연하겠지만... 짧은 이야기 속의 변하지 않는 책방 주인 말고 오가는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물론 책방 주인에게도. 나도 아폴로 책방같은 책방을 하고 싶다. 좀더 재미없고 불성실하겠지만 언젠가는.
p175 ...모든 이야기는 책방으로 흘러 들어온 상처 입은 책들의 과거를 상상하는 데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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