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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전화기에서 가벼운 휴대폰으로의 발전. 과장 조금 보태 현 시대는 그 어느때보다 대화와 만남이 간편하고 가벼워진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장점도 있다. 소통의 간편화는 곧 비즈니스의 간편화를 의미하기도 하니까. 어찌됐든 좋은게 좋은거지만 아날로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화자인 사토루처럼 조금은 낯선 것이 사실이다. 기타노 다케시는 그런 시대에서 아주 건조하게 아날로그적 사랑을 이야기한다. 유행이 역행하고 레트로가 유행하듯 이 시대착오적인 발상의 사랑 이야기는 무미건조함에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꽤 그럴듯한 낭만을 전달한다. 그와중에도 코미디언이기에 낼 수 있는 염세적인 발상이 가득하다. 아니, 애초애 작품의 전제 자체가 어딘가 블랙코미디스럽게 느껴진다. 이 역시 기타노의 장기가 십분 발휘된 결과이다. 다만 감독이자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는 별개로 소설 자체로 좋은 작품이냐고 묻는다면 다소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그다지 복잡하지않은 문체를 사용함에도 각 문장마다 많은 것이 들어있어 가독성이 떨어지며 주어나 시점이 오락가락하는 기본적인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다. 가장 아쉬운건 영화계에선 쇼잉의 대가로 불리는 다케시가 텔링만으로 이야기를 문장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물론 쇼잉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쇼잉에 대한 설명을 일일히 붙임으로써 그 몰입감과 깊이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만남이 가벼워진 시대에서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사랑으로 다케시는 만남과 사랑에 대해 훌륭하게 역설해낸다. 스스로 무채색의 사랑 이야기라고 부르는 만큼 다케시 특유의 무감한 색감은 글로도 충분히 전달된다. 소설로서 좋은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다케시의 팬이라면,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낭만을 품고있다면 소소하게 읽어볼만한 작품이다. 6/10 "시대를 거꾸로 걸어가니 오히려 걸맞아진 단출한 사랑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