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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여기, 이 시간도 언젠가 끌어안지 못해 안타까워할 그 무수한 시간 중 하나라는 걸 나의 신랑도 세상 모든 사람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대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할 여기 이 귀한 시간을 각자의 방식대로 다시 또 멋지게 기록하고 간직할 수 있기를 말이다.” - 책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프롤로그 中 - 제목부터 호기심과 설레임을 불러 일으키는 이 책은 “모든 사람들의 삶은 가치 있기에 기록되어야만 한다”는 작가의 아름다운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구’의 삶을 ‘어떻게’ 기록했을까 이 책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드로잉으로 담아내는 박조건형 작가와, 자신을 ‘우울 여행자의 아내’라고 표현하는 김비 작가 부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이 책을 “남편은 우울이란 여행을 하며, 아내는 기다림의 여행을 계속하는 최초의 여행기”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작가는 책에서 자신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과감하게 고백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순히 ‘무기력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의 느낌이 아니라, 공기라는 바위에 깔린 사람처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그는 혼자만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혼의 몸을 버둥거린다. 아내의 표현처럼 그는 자기 자신은 물론 세상의 모든 편견과도 맞서 싸우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드로잉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신의 눈에 아름답고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존재들과 순간을 담아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래서 그의 드로잉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 자주 휘청거리는 사람이지만 자신과의 다짐이나 약속은 쉽게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고난과 아픔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기록한다. 나는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란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남으려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과 불우한 어린시절을 거쳤고, 그로 인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10년 째 공장에서 생산직 근무자로 일하며, 임대 아파트에 월세로 생활한다. 무엇보다도 시한폭탄처럼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뇌종양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다만 이 부부가 자신들의 과거와 환경을 고백할 때 느껴지는 감정은 ‘측은함’이나 ‘슬픔’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에 가깝다. 무엇보다 나는 이 부부의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가 지쳐 누워있는 서로를 무조건 일으켜 세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의 약속을 지키며 믿음을 갖고 기다려준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삶을 말할 때, 그리고 죽음을 말할 때, 그 어떤 순간에도 가벼이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준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제 서있었던 곳보다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고, 나만의 몫이었던 시간을 무엇으로든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작가는 “기록이란 시간을 거역하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이 있어야만, 시간이란 삶과 나란히 서서 함께 당당히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평범한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아직 우리에게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그만큼 많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물론 우리의 시간은 별것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기록 방법은 나의 삶에 가치를 더해 줄 것이고, 오늘 하루도 고생한 나에게 최고의 보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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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부부를 특별하다고 여긴다. 드로잉 작가 박조건형과 소설가 김비는 부부가 되어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이 둘의 러브스토리가 특별한 부부를 만들게 해주었다. 책 속 그림은 박조건형 작가가 그렸고, 글은 김비 소설가가 썼다. 이 둘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고, 전작을 읽지 않았던 터라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가족에 대한 단절과 고립의 사연이 궁금했다.
초록창에 작가와 소설가의 이름을 치니 나의 궁금증은 2초만에 풀렸다. 그래서 이 부부가 특별한
부부이고 가족과의 단절이 왜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소설가 김비는 트렌스젠더다. 그들의 일상은 특별하지 않다. 그런데 그림과 글을 읽다보면
자꾸만 빠져들게 된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환경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는 담백하게, 일상 속 스토리들로 엮여져 감동과 유머를 제공해준다. 때로는
그냥 지나쳤던 당연한 일들을 다시한번 곱씹어 보게 만든다.
박조건형 작가는 우울증으로 인해 책 집필을 포기하려 했었다. 계약까지 했는데 도저히 그림을 그릴
자신이 없었다. 그런 그 옆에 김비 소설가는 든든하게 받쳐주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그래서 이 책은 부부의 공동작업으로 완성이 되었다. 남편의
시각으로 그려진 그림과, 아내의 해설이 가미된 글을 읽다보면 이 둘의 삶에 구경꾼이 된 듯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 삶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박조건형 작가의 그림은 그를 닮았다. 가난한 예술가의 삶이 글과 그림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들의
삶은 그리고 쓰는 순간 예술이 되었고, 책으로 만들어져 독자의 손에 들려지게 되었다. 우울증, 차별과 마주한 삶, 가난한 노동자의 한숨이 그림
곳곳에 묻어난다. 박조건형 작가는 그림만 그리지 못한다. 노동자로 살면서 틈틈히 그려내는 일상 속 오브제들은 평범한 듯 특별해 보이고, 특별한
듯 일상 속 풍경이 된다.
둘은 서로를 향한 애정으로 삶의 무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군가에겐 너무 특별해보이지만 이 둘에겐 그저 평범한 부부이고 보통의 일상이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박조건형
작가는 계속 그림그기리를 지속했으면 그리고 김비 소설가는 그녀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껏 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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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모르게 스쳐지나가는 일상이 드로잉으로 되살아나는 책,
별것도 아닌데___________ 예뻐서는
표지부터 호기심을 자극한 책이였어요~!!
베란다 앞 서재에서 가장 편안한 옷과 편안한 자세로 마주보고 앉아
차한잔과 함께 즐기는 여가시간을 담은 드로잉이 왠지 모르게 나의 일상을 담은 것 같은 친근함,
그리고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박조건형, 그리고 김비작가의 다른사람들과 특별히 다를 것 없는
개인의 삶의 이야기를 박조건형 작가가 드로잉으로 남겨 그냥 지나쳤을 순간이 예술로 남게되었습니다.
어떻게든 드로잉을 놓지 않고 드로잉과 함께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작가의 희망이 왜이렇게 멋져보이는지...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 어쩌면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이지 않을까요?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값지게 생각하는 작가님들의 마음과 생각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픽- 하구 웃음이 나왔어요! 아들을 배웅하는 엄마의 모습은 다 똑같구나~ 뒤에 보이는 비상구까지 똑같아서 소름.. 두분의 삶을 이야기하는 집, 가족, 일터, 친구들,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대변해주는 드로잉을 볼때마다 작가님의관찰력에 감탄을 합니다. 그것들을 보고나면 우리집에 있는 가구들, 소소한 소품들이 오늘은 왠지 더 특별해 보인달까.
그 시절 타고다녔던 자동차, 패션, 포즈, 집 풍경들이 저의 어린시절 추억들을 상기시켜주기도 하고 우리의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갖곤 합니다. "삶은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타날 것 을 알기에 섣불리 안도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는다. 언제든 자만이나 불안으로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함꼐하는 것만이 흔들리지 않는 단 하나의 버팀목이 될 것 이다. 사랑이 이긴다." P.16 두 작가님이 부부로서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도 하는 별것도아닌데예뻐서.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박작가님을 보고 오히려 곁에 있는 사람들도 같이 우울해지거나 힘들수도 있는데, 곁에서 묵묵히 이겨내리라, 존중해주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알려주기위해 일상보다 더 일상스럽게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정말 어른들이구나. 하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지지고볶는 우리네삶이 다른 누군가에겐 대단히 소중한 삶일 수도 있다는거.. 그렇기에 하루하루를 정말 소중하고 아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에세이 였습니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풍경들에 예술의 가치를 더하는 작가님의 생생한 시선들이 너무 대단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드로잉에세이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ㅠㅠ! 쉽지않은 일이겠지만 작가님의 다음 여행에세이를 또 기다려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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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에게 소중한것들이 존재하고 그것이 곧 행복이라는걸 다 알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여기 우울여행자에 아내라는 한여자랑 드로잉작가로 활동하는 한남자가 존재한다.그들은 사랑을 했고 부부가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책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하지만 책속에 철학을 담는다던지... 허구적인 이야기로 소설을 만는다든지.. 지식에 내공을 한가득 그려 넣고 쓰여진 책이 아니라 이책은 그저 그들에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에세이를 좋아하고 제법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은 다른책이란 생각이 드는 순간들과 마주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사소하고 작은 이야기들이 그들에 이야기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우리에 이야기가 되고 자신에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게 된다. 일상이 한권에 책이 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간다고 자신에게 늘~~불만을 터뜨리며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아~~~~~~~~~~~~~주 너무나 사소한 일들이 때로는 너무 큰 행복으로 존재하는 순간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중에 하나는 조금은 다른 구성으로 에세이란 장르에 자신들에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는 사실이다.
"일상을 따뜻하게 그리는 현장 노동자"라고 불리우는 드로잉 작가 남편!! 그리고 글을 쓰는 소설가 아내!! 왠지 어울릴꺼 같지 않은 그들에 조합은 평범한 부부로 비춰질지 모르지만...세상만사 모두 살아가는 방식은 모두 같은것이기에 이들에 이야기 또한 평범한 일상을 그저 이야기하듯이 두런두런 책속에 써내려갔다.
책속에는 그리 대단하거나 특별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는게 아니다 그저 자신들의 이야기를 특이하고도 독특한 일상드로잉과 함께 써내려간 글들이 다있다. 너무도 평범해서 우리네 이웄에 이야기.나에 이야기. 가족들에 이야기는 아닐까 착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놓았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주 사소하고도 일상이라고 느꼈던 일들이 작은 문제들과 대립하여 그런 일상이 무너질때 느끼는 그 마음을 알고 있을것이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경우와 마주하지 않고 살아가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을테니... 자신이 느끼는 못했던 아픔과 이별 그리고 건강했던 몸이 아플때 아이가 아파서 일상이 흐트러진다면 그때서야 내가 가지고 누렸던 평범했던 일상들이 비로소 소중했음을 깨닫게 되는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힐링이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책한권이 주는 그 행복함을 나는 안다. 이책을 보자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사로잡히게 한것은 앞만보고 살아가는 나자신에게 잠시 쉬어갈수 있는 쉼터같은 책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허구적인 소설로 이루어진 책 또한 좋아하고 많이 읽는 나이지만 다른이들에 생각과 이야기들을 엿볼수 있는 이런 에세이가 주는 행복이 좋다. 이책은 그저 사소한 한순간에 한순간에 이야기로 인해 추억으로에 현실으로에 미래에 내가 존재하는것처럼 그 모든순간들에 나에 이야기로 겹쳐지면서 웃음이 지어지기도 슬픔이 존재하기도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지기도 했던 책인거 같다.
####이책이 특별한 이유 한가지더 특수 제본 방식으로 책등에 끈을 노출하여 드로일 에세이의 투박한 매력을 더함과 동시에 180도 펼침으로 책에 그려진 그림을 그대로 보고 느낄수 있어 넘나 좋답니다. 전 사진찍기도 너무나 좋았고 읽기도 편해서 더~~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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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거실에서 각자의 일을 하는 여유로운 일상이 담긴 표지의 이 책은 남편인 박조건형 님이 일상을 그리고 아내 김비 님이 그림에 대한 글을 쓰신 부부 합동 작품이다. 결혼을 하고 한 집에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 많다. 퇴근해서 밥 먹고 치우고 잠깐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금방 잘 시간이 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약간 특별한 주말을 보내고 한 달을 보내면 어느덧 결혼기념일이 코앞에 다가온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사라져버리는 시간이 아쉬워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글로 남기고 사진을 찍으려 노력하지만 놓치는 순간도 많다. 별것 아니더라도 기록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지나고 후회할 때도 종종 있다. 그래서일까, 일상을 드로잉으로 남긴다는 것이 특별해 보였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4파트로 나뉘어 부부의 특별한 만남과 사랑 / 부부가 살고 있는 집과 생활 방식 / 남편이 일한 노동의 현장 / 남편의 우울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도 사랑스러워 보이나 보다. 신랑도 내가 자는 모습, 퉁퉁한 모습 찍어놓고 좋아하는데(물론 나름 예쁘게 찍고 개인 소장하지만) 잘 차려입은 멋진 모습만 담아도 좋을 텐데 하고 혼자 불평하곤 했었다. 박조건형 님이 그린 '아내의 일상'을 보니 좀 달라 보인다. 튀어나온 배 위에 키보드를 올려놓고 pc를 하는 모습이나 폰을 하다 잠든 모습이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그려서 현실적이지만 사랑스럽다. 작가님의 눈으로 보이는 모습이 투영된 드로잉인 거다. 나도 날 사랑스럽게 여기는 남편의 폰에 어떤 모습이라도 담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분의 공간에는 유머가 깃들어 있다.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사실적 스케치인데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것들이 들어있다. 애증의 분리수거를 하는 남편의 오묘한 얼굴표정과 어정쩡한 자세, 수채구멍에 모인 아내의 머리카락 등 너무 디테일해서 재미있다. 별 것 없는 현실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작가의 눈이 부럽다.
"남편의 노동에, 아내의 노동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두고 있을까? 혹시 통장에 찍히는 숫자 몇 개로만 그 의미를 파악하며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다음번에 그가 새로운 직장을 갖게 되면 그가 하는 일을 꼭 세세히 알아보고 이해하고 싶다. 그래야 우리의 노동에 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니까. 그의 노동이 아닌, 우리의 노동." 박조건형 님은 현장 노동자로 오랫동안 일을 했었다. 일을 하면서 쉬는 시간마다 현장을 손으로 담았는데 내가 보지 못한 강도 높은 노동의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본인이 겪었기에 더 사실적이고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 드로잉 주제로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없는 현장을 그려냄으로 노동자의 애환을 담았다. 최근에 '한국전력 하청 노동자의 현실'이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면서 다시 한번 현장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언급되었다. 그때 tv에 나온 분들이 생각나는 드로잉이다. 직접 일해보지 않으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다 알 수 없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땀을 보며 내가 이렇게 불편함 없이 살고 있는 것도 저분들의 노력 덕분이구나 싶어 고맙고 감사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남편 박조건형 님은 우울증이 심하다. 25년간 우울증을 앓아왔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 운동도 하고 일을 하고 집을 나섰지만 어느 순간 심해져서 일상적인 생활이 쉽지 않다. 그래도 살려고 애쓰는 모습이 드로잉에 담겼다. 이 책도 처음엔 박조건형 님의 단독 책으로 기획되었다가 무기력으로 포기하려던 차에 글 쓰는 아내가 힘을 더해 함께 만든 것이다. 박조건형 님의 솔직한 그림과 담백한 글에 김비 님의 감성과 생각이 더해져 풍성하고 여운이 남는 드로잉 에세이가 되었다. 이렇게 멋진 책을 함께 만들고 언제나 내조하는 아내가 있기에 박조건형 님의 우울은 곧 힘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부부의 행복한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니 나의 일상도 예쁘게 보였다. 버스를 기다릴 때의 하늘이, 다 되었다고 증기를 내뿜는 전기밥솥이, 피곤이 눈에 보이지만 웃으며 들어오는 신랑이. 그리고 다짐하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말자, 나의 편의를 위해 수고하는 모든 분들의 노력에 감사하자'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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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싱크대, 자주 타는 버스, 책이
가득한 거실, 다 헐어버린 작업화, 동료들이 집중해서 일하는
모습, 자다 깨어 부시시한 아내의 모습…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일상 풍경들이지만, 작가에게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뻐서. 예쁜 순간순간들을
펜으로 꾹꾹 눌러 그렸고, 그의 짝지는 애정 어린 글을 덧붙여 한 권의 따뜻한 책을 만들어냈다. 나는 취미로 그림을 그린다. 썩 잘 그리는 솜씨는 아니지만,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연필, 색연필, 볼펜, 물감 등 그때그때 꽂히는 재료로 방안에 앉아 두세 시간씩
그림을 그리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그림을 그릴 때는 먼저 대상을 정해야 한다. 나의 시선을 잡아 끄는 그 무언가. 추억이 담겨있는, 혹은 나에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 무언가를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리는 내내 그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한다. 형태는 어떻고, 크기는
어떤지, 어디가 튀어나오고 들어갔는지, 창문이 몇 개고 기둥이
몇 개인지. 정말 세심하게 관찰해서 흰 도화지에 하나하나 그려 넣는다.
그럴 때마다 내가 몰랐던 부분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아, 이 사람은 왼쪽 눈의 쌍꺼풀이 조금 더 진하구나, 내 손은 약지보다
검지가 길구나, 나무가 12그루 심어져 있었구나 등등.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나면, 그 대상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래서 더 애착이 간다. 나의 정성과, 시선과, 애정이 묻어난다. 작가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일거라고 은근히 생각해본다.
책의 작가이자 주인공인 박조건형과 김비 부부는 평범한 부부와는 다르다. 책에서도
몇 번 언급했다시피, 박조건형 씨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고, 김비
씨는 성소수자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기도 하고, 예술가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족’, ‘가정’이라고 생각하는 모습과는 다르지만, 그들의 일상은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의 사랑은 우리의
사랑과 다르지 않다. 10년 가까이 된 결혼 생활 속에서 서로를 ‘신랑’과 ‘짝지’라고 부르고,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아끼고 사랑해준다. 말그대로 퍼질러 자는 모습도,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한없이 깊은 우울에 빠진 것도, 그 모든 것을 애정을 듬뿍 담아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을 보면 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나도 이들처럼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퐁퐁 샘솟는다.
그들의 일상을 가만가만 들여다보면서, 나의 일상은 어떠한가 생각해보았다. 나의 일상은 너무 단조롭고 항상 똑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찬찬히
살펴보면 매일매일이 각기 다른 색깔을 뽐내고 있었던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특별한 일이 없다는 핑계로 매일매일의 색깔들을 무시했던 것 같다. 이젠
내 일상이 뿜어내는 다양한 색채를 두 눈 크게 뜨고 바라보기로 했다. 박조건형과 김비 부부가 말해줬듯, 무심코 스쳐지나가는 우리의 수많은 일상도 정말 아름답다고, 그 모든
순간순간이 소중하니까.
++) 여담이지만, 책의 디자인도 정말 마음에 든다. 책 등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끈으로 엮은 마감, 살짝 거친듯한 종이재질까지. 눈으로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손끝으로 만지고, 책장이 사락 넘어가는 소리를 듣고, 그 사이에 코를 묻고 종이 냄새를 맡으면서 책을 본다면 이 책을 잔뜩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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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인 예쁜 이 책,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를 샀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서. tvN에서 했던 <신혼일기>를 종종 봤다. 챙겨보는 건 아니었지만, TV 채널을 돌리다가 걸리면 무슨 내용인지 들여다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고요한 시골집에서 두 사람이 알콩달콩 채우는 시간을 보며 빙긋 웃기도 했고, 별거 아닌 일에 토라지는 모습에 피식 웃었다. 소소한 즐거움을 많이 준 프로그램이었지만, 챙겨보지 않았던 이유는 "몹시 이상적인 그림"때문이었다. 이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예쁘고 그림 같은 모습이라서. (결혼을 할지 안 할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보내고 싶은 모습일 수는 있어도, 보내기 쉽지 않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지 않았다. 방송에 나오는 모습과는 정말 다른 한 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예쁜 영상과 BGM 대신 삐뚤삐뚤 선과 중간중간 그림을 물들인 색깔이 돋보이는 드로잉과 그림만큼 때론 그림보다 더 긴 글로 담아낸 일상을.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는 박조건형, 김비 부부가 자신들의 일상을 엮은 책이다. 나오지 못할 뻔한 극적인 사연이 맨 처음 나오는 어느 예술가 부부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책이다. 신랑 박조건형 씨는 펜을 들고 오랜 시간 공들였음이 한눈에 보이는 세밀화로 일상을 기록하고, 그의 짝지 김비 작가는 그림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생각과 이야기를 글로 풀어놓는다. 특별하다면 특별하지만, 그 특별함이 마냥 부러운 일상은 아니다. 누구나 하나 둘 혹은 그 이상 가지고 있는 어려움도 툭툭 묻어 있고, 삶의 고단함도 자연스레 배어 있지만 그 모든 게 정말 별것 아닌데. 그런데 예쁜, 정말 예쁜 책이다. 나보다 더 이 책을 잘 표현한, 다른 독자분의 표현을 빌리자면 "읽다 보면 이들의 일상도, 나의 일상도 소중해지는 느낌이 드는 책으로,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책"이다. 새 책이 나오면 제일 첫 번째로 나에게 사인본을 선물해 주신다.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말을 한 박조건형 씨가 못내 어색해 이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마치 독자에게 말하듯, 또 다른 작가이자 자신의 짝지에게 하는 말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어투라, 이 부분을 읽으며 책장을 빠르게 넘기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열심히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하는 김비 작가의 모습에 더해진 설명도 설명이지만, 그 설명과 그림을 완성해준 건 '사랑합니다'라는 말이었다. 좀처럼 짝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그림으로만 표현한 저자가 글로 확 와닿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25년간 따라온 우울증이나 쉽지 않았던 인생의 걸음걸음들, 반갑지 않았던 뇌종양까지 앓았던 자신의 삶은 담담하게, 짝지와 주변에 자신과 다른 듯 비슷한 듯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한 시선은 사랑스럽게. 박조건형 씨가 얼마나 자신의 가족, 일, 동네, 삶을 사랑하는지 동일한 그림체로 표현했지만, 유독 짝지의 그림이 더 예뻐 보이는 건 화가의 마음 때문도 있고, 그 화가의 마음을 안경 삼아 끼고서 그림을 바라본 이유도 있다. 사랑이란 원래 변하는 거라고 인정해 버리면 간신히 붙들고 있던 그 모든 사랑의 기억마저 훼손되는 것 같기 때문에, 방법은 없다. 매일 그 사람을 새로이 사랑하는 수밖에 기억하고 쓰고 그리며 내일 다시 또 사랑해야 하겠구나. 늙어가는 우리 사랑을 끌어안는 수밖에. 별것 아니라는 말이 모순이다 싶을 정도로 정말 예쁘게 사랑하는 부부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이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기 때문에 함께 있는 순간이 행복하고, 상대를 존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 그 사람을 사랑하고, 또 내일의 그 사람을 사랑할 것이란 다짐을 읽으며, 사랑이란 늘 현재여야 한다는 그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과거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나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하는 것보다 지금 행복하게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삶에 속여낸 부부는 예쁘지 않을 수 없다. 이 것이 그림 같았던 <신혼 부부>와 또 다르게, 정말 그림 그 자체인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가 예뻐 보인 이유다. '기록'이란 시간을 거역하는 일.
부디 오래 걸리더라도, 부부가 서로를 단단하게 잡아주며 완성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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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내 방식대로 기록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일상 속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에 대해 내가 하는 일이라곤 고작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것이 전부였다. 나름 내 방식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무언가 조금은 모자란 느낌이 들곤 한다. 바쁜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저 지나치지 일쑤인 이 평범한 일상을 내 방식대로 기록할 수는 없는 것일까.
'사랑하며, 살아 있다.'라는 말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는 두 부부의 일상 이야기를 더불어 일상에 이미 녹아있는 두 사람의 상처를 그려내기도 한다. 25년간 앓아 온 우울증, 차별과 마주한 삶, 가난한 노동자의 한숨 등 두 사람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는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이 녹아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 거짓 없고 꾸밈없는 그런 이야기라서. 그리고 그 속에 녹아져 있는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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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일상, 그리고 쓰다> ‘박조건형, 김비’ ‘평범한 삶’의 소중함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디자인이었다. 책의 디자인만 보며 책을 선택하는 건 분명 불경(?)한 것이지만, 표지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편하게 앉아 책을 읽는 일러스트가 인상깊었기도 했고, 계속 눈길이 갔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의 디자인에 대해서 짚고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의 디자인은 분명 독특하다. 지은이의 독특한 일러스트와, 단순하면서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제목과 서체, 그리고 독특한 제본 방식까지, 매우 신선하다. 김영사에서 의도한 것인지, 지은이가 요청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태어나서 처음 봤다는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내 생각으로는 책으로 제작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제본을 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여튼, 고개가 갸우뚱할 정도로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요즘 책들은(아닌 책들도 분명 있겠지만), 정말 유명한 사람이나, 그 분야의 성공한, 혹은 저명한 전문가가 집필한 책들이 정말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시민의 일상과 느낌을 다룬 책은 얼마나 있을까? 이 책은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에게 많은 값어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책 속에서 바라본 지은이는 기존의 작가와는 분명 다르다.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며,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고, 각자의 분야에서 별로 뛰어나지 않다고 자조섞인 답을 독자들한테 전하고 있다. 일러스트 작가인 지은이는 자신의 일상을 개성있는 그림체로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삶을 더욱 생동감있게 전달한다. 급여문제와 대우문제로 인한 사장과의 갈등, 이른바 가정의 먹고 사는 문제, 가정에서 벌어지는 부부의 현실적인 이야기 등이 지은이의 담담하고 진솔한 문체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지은이를 응원하게 됐고, 지은이의 문장 하나하나가 나에게 큰 여운을 주었다. “다가온 시간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어제의 삶에서 한 발 나아간 시간을 살고, 내 몫이었던 시간을 무엇으로든 기록하는 것” 283p “별것 아닌 우리의 시간을, 아름다운 생의 그림들로 채워 가면서” 283p 힘든 현실과 마주한 채, 다소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우리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동이 필요하단 걸, 우린 너무 잊고 산다...참으로 고마운 일상 풍경이다.” 123p “그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여기, 이 시간도 언젠가 끌어안지 못해 안타까워할 그 무수한 시간 중 하나라는 걸 나의 신랑도 세상 모든 사람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대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할 여기 이 귀한 시간을 각자의 방식대로 다시 또 멋지게 기록하고 간직할 수 있기를 말이다.” 14p 개강 후 숨가쁘게 살아가던 나에게 이 책은 ‘한 통의 편지’같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라고,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라고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러 자기계발서와, 거대하고 두꺼운 이론 서적 등 다양한 책들이 많다. 그런 책들을 통해 미래를 꿈꾸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잠시 이 책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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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한 부부의 일상을 담은 드로잉 에세이. 그림 작가인 남편이 짧은 글과 함께 스케치를, 소설가인 아내가 글을 보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냈다. 부부의 사랑 넘치는 소소한 일상, 남편의 직장 등 ‘별 것 아닌 듯’한 이야기들이 제목처럼 참 예쁘게도 담겨 있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두 사람에게는 꽤나 많은 수식어가 붙어있었다. 만성 우울증, 성 소수자, 현장직 노동자 등 우리 사회에서 밝고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수식어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수식어는 수식어일 뿐 책을 읽어나갈수록 수식어들은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고 남는 것은 서로 사랑하고 있는 부부와 그들의 이야기다. 투박해 보이는 글, 그에 반해 누구보다도 섬세한 그림을 그리는 남편, 남편을 포함해 타인을 포근히 안아주는 듯한 섬세한 글을 쓰는 아내. 두 사람은 물론 두 사람의 창작물마저 따로 떨어져 존재한다는 것이 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서로를 짝지, 남편으로 불러주는 건 또 얼마나 예쁜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남편이 뇌종양 판정을 받는 장면에선 내가 다 철렁했다.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도 두 사람이 행복과 사랑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173p 남편의 노동에, 아내의 노동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심을 두고 있을까. 혹시 통장에 찍히는 숫자 몇 개로만 그 의미를 파악하며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음번에 그가 새로운 직장을 갖게 되면 그가 하는 일을 꼭 세세히 알아보고 이해하고 싶다. 그래야 우리의 노동에 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니까. 그의 노동이 아닌, 우리의 노동. 186p 그러나 ‘예술’이라는 이름 속에 기록되지 못한 것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도 많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기에 무감하게 지워진 시간이, 삶이 있다. 그 시간을 사진 한 장으로 찍은 것도 역사가 되고 예술이 되는데, 하물며 그림으로 그린 풍경은 작가의 마음이 손끝에, 시선에 묻어 더욱더 귀할 수밖에 없다. ...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풍경을 발견해 작가의 시선으로 되살리는 것만으로도 예술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모두가 등을 돌린 곳에 끝까지 홀로 남아 지키는 모습이라니, 이처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모습이 예술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214p ‘목표’라는 것이 단어 하나, 문장 한 줄로 쉽게 쓰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매달리는 모두의 마음이나 삶까지 납작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283p 다가온 시간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어제의 삶에서 한 발 나아간 시간을 살고, 내 몫이었던 시간을 무엇으로든 기록하는 것. ‘기록’이란 시간을 거역하는 일. 그것만으로 우리는 비로소 시간이란 삶과 나란히 서서 당당하게 함께 걸을 수 있는 것이다. 별 것 아닌 우리의 시간을, 아름다운 생의 그림들로 채워 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