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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예술임을 알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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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 오늘은 야간근무날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린 2권의 책에 대한 감상을 서둘러 이 블로그에 남기고-빌린 책이라 꼭 여기에 써놓지 않으면 나중엔 내가 읽었는지도 잊을 수 있으니까, 요즘의 나는 거의 치매 중증환자나 다름 없으니까- 가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 한 권당 20분씩, 그리고 반납하는데 10분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서둘러야 한다. 이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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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 오늘은 야간근무날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린 2권의 책에 대한 감상을 서둘러 이 블로그에 남기고-빌린 책이라 꼭 여기에 써놓지 않으면 나중엔 내가 읽었는지도 잊을 수 있으니까, 요즘의 나는 거의 치매 중증환자나 다름 없으니까- 가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 한 권당 20분씩, 그리고 반납하는데 10분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서둘러야 한다.

이 멋진 책에 대해 먼저 쓰자. 도서관 새책코너에서 발견한 이 책의 겉표지에는 가부키 배우처럼 하얀 얼굴에 입술을 죽의 사람의 그것처럼 검은색에 가까운 보라와 빨강이 섞인 립스틱을 두껍게 바른 모델이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하게 만드는 부풀린 드레스와 스코틀랜드의 체크에서 온듯한 무늬를 섞은 검정과 빨강이 조화된 옷에 모자를 쓴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TV, 그것도 주로 케이블에 나오는 패션디자이너의 작품들을 보면서 멋지긴 하지만 나와 같은 보통사람은 생전 입을 일이 없는 것들이라 생각-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내게 맞는 사이즈가 없다는 것이다-했던 것들이 그의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통해 마치 이 옆에 있는 고흐 작품이 내가 돈을 주고 사서 집에 놓아둘 것은 아니지만 나와 분명히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예술이라는 면에서 패션도 분명한 예술의 한 장르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어찌 보면 SM의 냄새가 날 정도로 모델에게 가학적인 의도가 보이는 가죽으로 둘러싸거나 몸을 꽁꽁 동여매는 코르셋의 분위기는 중세를 연상하게 하지만 그게 또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은 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알렉산더 매퀸과 관련하여 가장 자주 언급되는 재단사로서의 경력이 왕조시대 왕후의 드레스를 그럴 듯하게 만드는 요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아름다운 실루엣을 살아있게 하여 사람이 움직이는 인체에 입는 옷의 기능성을 살리고 평면의 옷감을 갖고 입체로서의 옷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된다. 게다가, 웃기기까지 했던 하얀 얼굴에 과장된 입술이 이렇게 사진을 통해 다시보니 사실은 모델의 개성을 가리면서 옷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음을 알게된다. 엉덩이의 골이 다 보이는 범스터를 다시보니 '하긴 가슴골을 아름답게 보면서 엉덩이 골도 그렇게 보지 말라는 법은 없지' 하게 되고, 언뜻 노골적이고 음침하게 보이는 본디지나 중세의 이미지를 보며 내 속의 또다른 욕망을 인정하게 하기도 한다. 

찬찬히 읽어보며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주제를 변주해가며 매시즌 독특한 모습들로 자신의 관심분야와 생각들을 옷으로 표현하고자 하면서 동시에 죽음을 생각했던 천재 패션디자이너를 생각했다.

예수나 제임스 딘, 그리고 윤동주처럼 젊어서 죽음으로써 또하나의 신화를 만들어낸 알렉산더 매퀸의 옷에 담긴 철학을 생각하고 패션을 예술의 한 분야로 존중해야함을 다시 생각해본다.

이 책도 반납하기 아까운 책이다. 돈 주고 사도 될 만한.

j***1 2012.09.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