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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블랙 로맨스 클럽이라는 단서가 있어서 일단은 시리즈구나... 젊은 남녀가 표지에 등장하는데 무척 경쾌해 보여서 활기참을 예상했다. 표지를 벗기니 이런 모습이 된다. 청동거울 속의 여인이라... <이책은> 열일곱, 364일을 읽고나서 리뷰를 올렸고, 오탈자 부분과 소감을 통화했는데, 주소를 물으셨다. 기회되면 신간을 보내주신다했지만 그러려니...신간이 온 건 지난달이었지 싶다. <저자는>
<책내용 맛보기>
<책읽은 소감> 난 귀신이 있다고 믿는다. 좋은 귀신은 좋은 일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나쁜 귀신은 나쁜 일에 또 관여했다고 생각을 한다. 다만 귀신과 인간의 경계가 분명 있다고 생각하고 선악을 잘 구분하여 삶을 영위하자 주의다. 표지의 젊은 남녀를 보며 무척 경쾌하고 활기찬 느낌이 전해지기에 일단은 그리 무겁지 않겠구나...다 읽고 나니 가장 왼쪽의 하얀 여인이 귀신 즉 '영'이로구나. 이 책은 일단 귀신 얘기치고는 그닥 공포스럽다는 생각은 안든다. 잘못을 저지른 주인공은 벌벌 떨고 귀신을 감지하는 공기의 흐름에 더욱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공감이 된다. 적절하게 잘 버무러져 감정을 터치하는 지점이 여지없이 눈물을 짜낸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레 흐르는 눈물. 그만큼 동화되는 책이었다. 누구나 한발짝씩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일상이지만 누구나 죽음을 염두에 두면서 살지는 않는다. 모른채 살아가다 자연사하리라 대부분 믿고 있을뿐. 그렇기에 불시에 당하는 죽음은 기막히리라. 억울하리라. 원통하리라.
양희진 부잣집 딸이며 피트니스 클럽을 소유하고 오피스텔서 지낸다. 상류층 여인으로서 한 미모하고...친구 4인방들과 어울린다. 미영이 특히 친했는데 친구들 사이서는 희진의 하녀라 지칭해도 미영은 희진을 비굴하다시피 잘 맞춘다. 댄스가수 박성우의 숨겨진 애인으로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여 갈등중에 민찬기라는 박성우와는 비교가 안되는 매너남이자...매우 호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그를 희진도 거부하기가 힘들다. 그와 드라이브중 교통사고사한다.
박성우 댄스가수이자 인기가수로 급부상한건 '기억해'라는 노래를 히트시키고나서다. 박태진이 형인데 고아원출신으로 죽기살기로 삶의 현장에 뛰어든 승부욕이 박성우를 가수로 성공시키자니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겠는가. 성공을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고 냉혈한으로 변모하나 동생 박성우는 나약하기만 하고 형의 조종을 받을 밖에. 양희진과의 임신으로 어정쩡한 상태서 더 큰 물주인 신인여가수 강소라가 덤비니 양희진 부모의 재력보다 더나은 강소라 아버지 인맥을 잡는다.
장선일 일명 퇴마사. 허나 사사건건 실패만 한다. 가늘고 길게 살기를 바라는 녀석인데, 마누라는 역도 선수 출신. 뼈도 못추리게 맞았던 이유는 인간이 바람을 몇 번 피운데다 느물거리고 딱 사기꾼 타입인 화상이다. 허나 귀신을 무지 무서워하는 마누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또 끔찍한게 아이러니하다.
오진만 장선일의 손님으로 찾아와 제자가 된다. 선조가 퇴마사였는데 청동거울이 유품이라는 진만은 자신의 옆에 귀신이 늘 있으니 쫓아달라고 왔다. 장선일에게 청동거울로 귀신의 정체를 비춰주면서 본격적인 퇴마의식에 따른 실험을 해나간다. 꽹과리 안에 부적을 부쳐서 죽을듯이 두들길때 효과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같이 기거하며 제자가 된다.
귀신 정옥 조폭에게 천기누설을 하고 나서 살해당해 원귀가 된다. 장례식장에 기거하며 불의의 사고로 들어오는 귀신들을 영접하기도 하고...그러다 양희진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자신을 해한 조폭의 두목에게 빙의되어 괴롭히는데 장선일이 꽹과리를 두들겨 정옥과 만남이 되는데, 장선일의 몸 속으로 정옥이 빙의되어 조폭을 검거하는데 일등공신이 되는 장선일. 그후 장선일과는 악연처럼 계속 이어지는데...
이영수 한지영 아들지호 서울대 수학과를 나온 이영수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졌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일종의 고급 자폐 증상을 가진 그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있다. 한지영은 교통사고를 당해 1년째 식물인간으로 지내나 영수와 지호는 늘 침대에 누운 환자에게 다정하고 살아있는 사람처럼 대화를 한다. 그들 부자가 오로지 환자가 살아날거라는 희망을 갖는게 신기하다. 얼마나 절절하고 안타까운지 눈물이 철철난다. 저렇게 따뜻한게 가정이구나 싶다.
귀신 이야기 책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전설의 고향은 어쩌다 봤어도 보고나면 무서워서 괴롭다. '귀신이 산다' 차승헌 장서희 주연의 영화가 좌충우돌하면서 웃음도 자아내는 가운데 공포스럽기도 한데 이 책이 조금은 그런 느낌이랄까. 괴담 영화나 드라마, 괴기 소설도 가능하면 잘 안보는 내가 블랙 로맨스 클럽이라는 황금가지의 책을 두 번째로 접했다. 첫번 째는 열일곱, 364일로 자신이 죽어서 돌아보는 여정으로 고교생 얘기였는데, 여기선 성인들 이야기로 상처와 치유의 과정이 있어서 좋다. 누구나 결격사유는 있지만 저마다의 배경이 있고 그게 융화되는데 있어서 너무 큰 걸림돌만 아니라면 비교적 이해해야지 싶다. 그러니까 인간이고 때론 귀신도 감동시킬 수 있는 인간의 무한한 힘이 있음에 말이다. 귀신도 안 데려가는 인간은 정녕 되지 말지어다.
이 책은 매우 경쾌하고 활기차다. 죽음이 있었지만 잠시만 슬퍼하고 시종일관 낄낄대게 만들고 의미전달도 쉽다. 그렇다고 경박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야기가 매우 정감이 있다. 장선일이라는 캐릭터는 참으로 쥐어박고 싶은 인간상이고 희진 같은 부잣집 딸이 세상물정을 어찌 알겠는가.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여지없이 만끽하는게 굳이 나쁘다라고만 할 수도 없다는것. 거기서 우리네 일상과는 많이 동떨어짐이 위화감을 주기도...알콩달콩 이쁘게 살기를 절로 바래지는 지호네집. 옥탑방이 대수고 가난이 문제랴. 아빠보다도 더 철이 든 지호가 오매불망 바라는 엄마 지영의 깨어남 염원은 차마 가슴이 아퍼서...희진이 세상물정 모르는 것과 영수가 사회물정에 어둔 것은 또다른 차원이요 장선일과 오진만이 가지는 시각도 다르고 ...글맛이 맛깔나다. 착착 감긴다. 여러 장르가 범벅되었지만 그게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가운데 가속도가 붙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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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가《모녀귀》의 작가 이종호이기에 무턱대고 선택한 책이다. 공포소설을 좋아해 우연히 선택한 작가의 책이 마음에 들면 무작정 저자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읽는 버릇이 있다. 이 책도 그런 버릇 덕분에 선택된 책, 이 책의 장르 또한 추리 공포 소설이기에 읽으면서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딸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블랙 로맨스 클럽 시리즈에 푹 빠져있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와 함께 읽게 된 것이다. 원래 역사 추리 공포가 들어있는 책을 좋아하지만 요즘 달달한 로맨스가 좋아 로맨스 소설을 주로 읽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아버지를 둔 부유한 집안의 딸인 희진의 남자친구 성우는 얼마전 발라드 가수에서 댄스가수로 전향해 지금 정상을 향해 열심히 질주하고 있다. 산부인과를 찾은 희진에게 들려온 소식은 임신중이라는 것, 아직 결혼할 생각도 그렇다고 임신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지만 남자친구 성우는 임신 소식에 반발하며 낙태를 종용하는터라 배신감에 사로잡힌다. 그와중에 그녀에게 다가온 민찬기에게 곁을 주게 되고 그와 드라이브를 하던 중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귀신이 되어 떠돌던 희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식물인간인 지영의 몸에 빙의하게 된다.
희진과 댄스가수 성우의 스토리와 더불어 지영과 그녀의 남편 영수 기르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지호(7살)의 이야기도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와 함께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그들의 연애보다 더 재미난 스토리를 제공해주는 것은 자칭 퇴마사라 외치는 선일과 귀신을 쫓아달라며 그를 찾아와 본의 아니게 제자가 되버린 진만이다. 끊임없이 바람을 피워 아내 애숙에서 쫓겨나지만 다시 몰래 집에 들어왔다 들켜 몽둥이 찜질을 당한 선일은 귀신을 두려워 하는 애숙의 약점을 이용 공식적으로 집에 거주하게 된다. 선일과 진만은 앞으로 어떤 역활을 하게 될까?
양희진/ 박성우/ 장선일/ 오진만/ 귀신 정옥/ 이영수/ 한지영/ 이지호 이 책속에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들이다. 그외에도 박성우의 친형이자 매니저인 박태진이 있다. 박태진은 희진보다 더 좋은 배경을 가진 신인 가수 강소라를 택하기 위해 성우로 하여금 희진을 버리게 종용한다. 재물로 남자를 샀으니 더 많은 재물을 가진 사람에게 그 남자를 빼앗기는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당연한 현상 아닐까? 요즘 드라마를 보면 정말 세상이 이렇게 막장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다. 아내 몰래 바람 피는 것은 예삿일이고 불륜녀와 재혼하기 위해 위장이혼이라며 아내를 속이는가 하면 틀기도 너무나 당당하게 행동한다. 아침 드라마를 시작으로 저녁 드라마까지 막장이 아닌 드라마를 찾기가 오히려 더 힘들 지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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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종호 <누구세요, 당신?>
몇년 전 봄에 이종호 작가를 만나서 인터뷰를 한적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포소설 작가인 그는 장르소설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재미'를 꼽았다.
이 작가는 장르소설은 순문학과 달리 감동보다는 재미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장르소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관념이나 작가의 생각 등은 가급적 넣지말고, 사건과 갈등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죽었는데 그 영혼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있는 사람들 사이를 떠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거기에 대한 철학적이거나 인간적인 고찰보다는 그 영혼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집중한다는 얘기다.
저승으로 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을 동정하기는커녕 그를 이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니 어찌보면 참으로 짓궂은 상상력이다. 이종호 작가의 최신작인 <누구세요, 당신?>은 바로 이런 불쌍한 영혼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가의 대표작인 <분신사바>, <이프>가 진지하면서도 섬뜩한 공포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비교적 분위기가 가벼운 편이다. 일부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올 정도다.
한 여인의 죽음
<누구세요, 당신?>의 주인공인 27살의 희진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밤마다 청담동의 클럽을 누비고 다니는 소위 말하는 '된장녀'다. 또한 이제 막 스타덤에 오른 가수 박성우와 연인사이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성우는 희진이 모르게 다른 여가수와 바람이 난 것도 같고 이전처럼 희진에게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지도 않는다.
여기에 지친 희진은 어느날 클럽에서 만난 멋진 남자에게 반해서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런 시간도 잠시, 희진은 새로운 남자와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서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하지만 뭐가 그리도 원통한지 희진의 영혼은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에 남게 된다.
'초보귀신'인 희진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다. 귀신은 잠도 안자고 식욕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좋아하던 거품목욕도 못하고 럭셔리한 오피스텔에 앉아서 고급와인을 마시지도 못한다. 친구들에게 자신은 아직 이승에 남아있다고 외치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박성우도 희진을 잊고 다른 여자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다.
성우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희진에게 '고참귀신'인 정옥이 나타난다. 생전에 일종의 무녀였던 정옥은 조폭의 일에 관여하다가 어느날 그들의 손에 죽게 되었다. 희진도 그렇지만 정옥도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정옥은 희진에게 귀신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알려준다. 어떻게 하면 악귀에게 잡아먹히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귀기'를 잃지않고 유지할 수 있는지 등.
귀신이 있으면 퇴마사도 있는 법이다. 작품 속에는 어설픈 사기꾼에 가까운 퇴마사 선일과 그를 돕는 조수 진만도 등장한다. 진만은 실제 퇴마사였던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청동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거울에는 귀신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이렇게 귀신커플인 정옥과 희진, 퇴마사커플인 선일과 진만은 자신들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된다.
수많은 원혼들
억울하게 죽은 영혼은 자신이 죽은 장소를 떠나지 못한다. 작품 속에서 엄마의 생일선물을 사러나갔다가 차에 받혀 죽은 어린아이는 엄마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 그 자리를 맴돈다. 40년째 귀신으로 산에 살고(?) 있는 한 영혼은 무료함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살아있는 인간을 해코지해서 죽이기도 한다.
살아 생전에 부와 명예를 누리다가 편하게 죽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는 것을 두려워한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이 운명이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물며 한참 잘나가던 젊은 여성이 애인에게 버림받고 죽는다면 원통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영혼이 된 희진은 '사람이 한을 품고 죽으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될거라고' 말한다. 작품을 읽다보면 크게 두 가지가 궁금해진다. 희진은 어떻게 복수할까? 복수가 끝나면 저 세상으로 맘 편히 떠날 수 있을까?
아무리 자신의 한을 풀었더라도 이승을 떠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승에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 세상에서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세요, 당신?>은 전혀 무섭지 않은 귀신 이야기지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왠지 우리 주변에도 수많은 원혼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만 같다. 어쩌면 지금 등 뒤에서 이 글을 함께 읽고 있을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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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높은 어딘가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세상은 깨알 같은 모래같이 뿌려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습일 것이다. 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모래알 같은 사람들이 모인 세상에서, 정말 우연이 아닌 운명으로 모든 사람들이 엮여 있을 수 있을까 <누구세요, 당신?>은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 평생 각자 인생을 그저 살았더라면 마주칠 일이 없었을 것 같은 이들의 필연적 이야기 이다. 부잣집에서 고급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사는 희진과 스타로 살아가는 희진의 남자친구 성우, 옥탑방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영수의 가족, 제대로 된 일감도 찾지 못하는 퇴마사 선일과 진만 등 이들의 세계는 절대 서로 부딪힐 일이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세계들 이다. 이 서로 다른 세계들의 만남은 평범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다 가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교통사고를 당한 희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먼저 잘나가던 부잣집 딸과 전혀 관계 없는, 원한이 가득한 영인 정옥은 희진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됨으로써 희진의 유일한 조력자가 되었다. 희진은 영이 됨으로써 부잣집 문턱도 밟아 보지 못했을 구질구질한 퇴마사 선일, 진만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런가 하면 화려한 오피스텔에 사는 희진과 달리 옥탑방 에서 남편 영수와 7살 난 아들 지호의 보살핌을 받던 식물인간 지영은 희진에게 자신의 몸을 빌려주기 까지 한다. 이로써 희주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가족이 되는 약간은 난감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평생 자신의 세계에서 나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철부지 희진은 죽음과 그로 인한 다른 세계와의 만남에서 혼란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명품, 남자, 외모에 집착했던 그녀에게 영수의 가족은 그녀가 결코 생각지도 않았던 ‘구질구질’한 삶이기도 하지만, 한번도 자신의 삶 속에서는 보지 못했던 순수함을 엿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그녀는 자신의 풍족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진짜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이기적이기만 했던 과거의 자신의 세계에서 영수와 지호의 순수한 세계로 들어가게 됨으로써 그녀는 말 그대로 다시 태어난 사람이 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세계와의 만남으로 새로 태어난 사람은 주인공 희진만은 아닐 것이다. 퇴마사 선일과 진만의 전업(?)은 물론, 희진과 돌아다닌 후로 한을 풀게 된 정옥 역시 선일을 괴롭히던 것을 그만두고 온순한 영이 된다. 특히 자신만의 세계에 있던 영수가 그 바깥으로 나오게 되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부수고 나온 것이 희주만이 아님을 보여 준다. 희주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게 된 영수의 삶 역시 희주처럼 다시 태어난 것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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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에 하이킥을 날리는 경쾌한 소설 <누구세요, 당신?>
<누구세요, 당신?>은 재밋다. 보통 책이 재미있다 하면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데, 이 책은 읽다가 "푸하하핫!"이라고 화통하게 웃고 싶은 그런 종류의 재미이다.
한국의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일명 '청담동 명품녀' 양희진은 개념만 빼면 백점 만점의 스펙을 자랑하는 여자이다. 예쁜 얼굴, 늘씬한 몸매, 멋진 스타일, 연예인 남자친구까지... 그런데 양희진은 남자친구인 인기가수 성우의 앨범 발매를 축하하기 위해 연 둘만의 파티에서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성우란 남자는 자기를 사랑한다할 땐 언제고 임신을 하니 아이를 지우면 안되냐니 하는 무책임한 말 뿐이다. 급작스런 임신, 남자친구와의 갈등, 새로운 남자의 접근 등으로 복잡해진 희진의 인생은 급기야 "교통사고로 비명횡사"라는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된다. 한을 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다 우연히 들어오게 된 지영이라는 여자의 몸. 그런데 이 여자가 1년동안 식물인간인것도 모자라 옥탑방에! 남편에! 애까지 딸린 유부녀였다니! 도대체 양희진은 이 위기를 헤치고 다시 청담동 명품녀로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을까?
<누구세요, 당신?>은 책이 발매되기도 전에 드라마 판권이 팔려 2012년에 드라마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책이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어렵지 않고 재미 있고, 쉭쉭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 작품 전반에 흐르는 코믹 요소, 적절한 미스테리까지... 이 때문에 책이 두권으로 이루어 졌음에도 불구, 굉장히 책장이 빨리 넘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평소에 책을 읽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이들이 읽기 딱이다. 그뿐인가, 생일 선물로 마놀로 블라닉을 받고, 술 취하면 샤넬 백을 친구에게 척척 주는 답없는 아가씨 양희진이나, 퇴마사를 자칭하는 사기꾼 쭉정이면서 웃기는 너무 웃긴 장선일씨, 전생에 용한 무녀였던 까칠하지만 의리있는 귀신 정옥 언니 같은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들은 너무 웃기다. 사실 책이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하게끔 만드는 책만 있는게 아니다. <누구세요, 당신?>은 퇴근길, 파김치가 되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읽기 딱 좋은 책이다.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현실을 잊고 주인공에게 빙의되서 즐기기만 하면 되는 책인거다. 거기다 아마 드라마화 되면 꽤 히트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지는 요 범상치 않은 책을 남들 보다 먼저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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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나 환타지 문학을 접하는 이유는 현실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것들이 그 안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친 우리는 다양한 장르 문학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환상을 향유한다. 하지만 그 환상의 주체가 귀신이라면?
‘누구세요 당신?’은 귀신이 주체적인 역할로 등장하는 환타니 로맨스 소설이다. 하지만 기존에 귀신이 가지고 있는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소설을 이끌어나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소설 속 귀신들은 죽은 후에도 인간적인 고민에 괴로워하는 존재들이다. 도리어 추악하고 잔인한 존재는 귀신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귀신들은 이런 사람들을 심판하고 권선징악을 실현시키는 역을 맡는다.
이처럼 ‘누구세요, 당신?’은 귀신과 살아있는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향락과 사치의 세계에 살았던 희진은 그녀 자신이 죽은 뒤에 낮은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대조적인 두 세계에서 점차 변화하는 희진의 모습을 보며, 행복이 단순히 물질적인 것에만 있는가에 대한 (어쩌면 상투적일 수도 있는)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이 소설은 드라마화가 되고 있다. 소설은 현대적인 세련된 감성과 더불어 인간의 근본적인 행복요건까지 두루 다루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가 이런 요소를 잘 담아내기를 기대한다. 또한 ‘선일’과 ‘진만’이라는 퇴마사 콤비는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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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런던에 있을 때 드라마 <49일>을 참 재미있게 봤었더랬다. 한국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지만, 판타지스러운 소재에 끌렸었다. 유치한 것도 그것대로 재미있었던 49일. 이종호 작가의 『누구세요, 당신?』의 설정을 보고 바로 떠올렸다. 사랑하는 남자가 있던 부잣잡 아가씨가 가난한 여자의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이 겹쳤으니까. 그리하여 받아 본 『누구세요, 당신?』은 두 권이었다.
부잣집 아가씨, 죽어버리다. 27세의 양희진은 부잣집 아가씨로 허영심이 크고 철이 없다. 그녀의 남자친구 성우는 발라드 가수였으나 이번에 댄스가수로 성공인 재기를 한다. 그의 인기가 올라가며 희진과 성우 사이는 벌어진다. 그러는 와중에 희진은 성우의 아이을 가지게 되고 클럽에서 만난 민찬기와 드라이브를 즐기다가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는 1년간 식물인간으로 있는 지영과 그녀의 남편 영수, 아들 지호의 옆에서 그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희진은 식물인간인 지영의 몸에 들어간다. 자신을 배신한 성수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지영과 자신의 얽힌 끈을 풀기 시작한다. 인물 분량이 좀 달랐으면 좋았을 걸 희진이 죽기 전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길고, 희진이 죽고 나서의 전개는 예상보다 빠르다. 2권에 들어가서야 희진이 지영으로 깨어난다. 뒤쪽의 이야기를 좀 더 늘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영수의 비중도 늘어났을 테고. 소설 상에서 운명적 만남으로만 치부되는-물론 작품 자체가 운명론에 많이 기대고 있기에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의 감정 변화가 좀 더 자세히 드러났을 수도 있을 텐데. 초반에 중요하게 나왔던 민찬기가 이후로 언급도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후반부 태진의 대사에서 찬기의 접근이 의도된 것이라는 짐작을 해볼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다.어쩐지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다. 그리고 표지에 나올 정도로 중요한 인물인 지영의 이미지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스토리 상 등장이 얼마 없는 탓이다. 의외로 비중 높은 엉터리 퇴마사들 초반에 희진의 이야기만큼이나 비슷한 비중으로 진행되는 타임라인이 하나 있다. 엉터리 퇴마사 선일과 진만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대체 이들이 무슨 상관이야? 로맨스랑은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데?' 싶다. 물론 나중에 희진이와의 접점이 생기고 두 이야기가 섞여 들어간다. 이들의 엉뚱한 퇴마는 희진의 이야기와 이상하게 엮인다. 소위 말하는 운명의 그물, 엮임이라고 해야할까? 공포 소설을 쓰던 이종호 작가가 귀신을 소재로한 로맨스를 쓰면서 퇴마 에피소드를 넣고 싶어했던 것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전체적으로 봐도 이들이 영수나 성우, 지영보다 출연도가 훨씬 높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이들이 아닐까? 개그로 보나 출연 횟수로 보나 말이다.
정감 가는 캐릭터, 희진 책은 쉽게 놓을 수 없다. 희진이라는 철 없는 아가씨의 행동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절대 누리지 못할 상류사회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 아가씨가 정말 귀엽다. 아무 것도 모를 때도 나름대로 정감 가기는 했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 성우의 경우 그리 밉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남자로만 보였다. 성우가 그리 나쁘게 보이지 않았던 것은 그 옆의 태진이 너무 극성맞았기 때문이리라. 노래하는 영수도 정말 매력적일 것같은데. 이쪽은 좀 답답한 면이 있었다. 그러니까 희진이가 옆에서 잘 채워줘야겠지.
"그 사람, 절대로 그럴 사람 아니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예전엔 나도 몰랐는데 세상 사람들이 다 우리처럼 생각하면서 사는 건 아니더라." -2권 177쪽
"여긴 왜 오신 거예요?" 희진이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가족이니까요. 가족은 함께 지내야 하잖아요." -2권 255쪽 드라마 판권이 팔렸다던데 <누구세요, 당신?>이 쉽게 읽히는 것은 역시 번역서가 아닌 덕도 크다. '청담동 명품녀', '된장녀'등의 친숙한 표현들이 감칠맛 난다. 잘 알고 있는 정서와 설정이 익숙함을 부여한다.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모든 책이 이렇게 술술 넘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직접 드라마를 보듯이 영상이 머리에서 쉽게 펼쳐진다. 실제로 출간도 되기 전에 드라마 판권도 팔렸다고 들었다. 드라마가 나온다면 정말 괜찮을 것같다. 특히 기대되는 것은 노래 '기억해'가 어떻게 나올지이다. 누가 영수의 목소리를 표현해낼 수 있을까? 어쨌거나, 두 권이라는 분량에 비해 빨리 읽어버렸다. 호러 작가가 쓴 소설인데도 전혀 안 무서웠다. 일부러 분위기를 밝게 만든 면이 있다. 퇴마사들도 유령들도 철이 없고 재미있다. 며칠 후면 이종호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가는데,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이종호 작가가 썼다는 다른 공포 소설들도 호기심이 생긴다. 그쪽도 감칠맛 날 것같다. 더 무섭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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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작가의 첫 로맨스 소설 <누구세요, 당신?> 은 이해가 용이하고 유쾌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 단순히 활자들을 포착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상황들이 가시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스터리를 로맨스라는 중심축에 교착해 스토리를 살찌우고, 유쾌한 인물들과 분위기로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를 경감시킨다. 유쾌한 캐릭터들과 그들의 재기발랄한 어조는, 미스터리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긴장이나 불안보다는 기지 넘치고 평이한 흐름에 기대를 내걸도록 한다. <누구세요, 당신?>은 캐릭터 설정이 아주 뚜렷하다. 전형적이고 성격 변화가 적은 캐릭터들로, 이야기의 전체적 흐름까지도 예측하기 쉽게 한다. 캐릭터에 관한 묘사가 단순하기 때문에 독자는 별다른 지장 없이 캐릭터를 이야기의 기초 바탕에 배치시킬 수 있다. 역시 캐릭터에 관한 의문이 감상의 주를 이루지는 않기 때문에, 작품을 일독하는 동안 캐릭터보다는 플롯에 집중하게 되는데, 플롯 자체도 어렵지 않게 추적할 수 있는 얼개를 갖췄으니, 그야말로 막힘없이 시원하게 읽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속도가 쓸데없이 처지거나 내용들이 지지부진한 일이 없어 지치지 않고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장르적 클리셰들을 답습한 결과, 읽어내려 가기도 쉽고 추측하기도 쉽다. 독자는 장르물의 클리셰들로부터 일종의 제식화 된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장르에 관해 가지고 있던 욕구 충족이 가능하게 한다. 이는 장르소설이라면 기본적으로 수반하는 장점인데, 뿐만 아니라 <누구세요, 당신?>은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적절히 배합된 융합 장르 소설로 이에 익숙지 못한 독자들은 융합물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에서 일종의 낯섦이나 신선함까지 제공한다. 기존 장르소설에 권태를 느끼는 독자라면 <누구세요, 당신?>을,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달갑게 맞아주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판권이 팔렸다는데, 본 작품은 드라마화하기에 적격인 것으로 느껴진다. 드라마 속에서는 캐릭터의 매력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사고를 당한 양희진이 운명의 수가 같은 식물인간 한지영의 몸을 통해 소생되는 것, 한지영과 양희진의 상관관계, 성우 측에서 은폐한 사실들이 점차 드러나는 것, 양희진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며 한지영의 한을 풀어주는 것, 영수와 지호로 인해 양희진에게 일어난 내적 변화들, 영들을 비롯해 감초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는 선일과 진만, 양희진의 친구들 등 드라마에서는 이것들을 어떤 식으로 엮어낼지 굉장히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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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가 대세다. 문화적 장르와 영역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이미지가 사유를 잠식하는 세상이다. 정통소설의 철학적 심도보다 이미지로 쉬이 환치되는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이 각광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민음사 블랙 로맨스 클럽의 신작 <누구세요, 당신>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예증하는 작품이다.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섞이고 장면은 영상으로 각인된다. 두 권 분량의 적지 않은 내용이지만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독서에 관성이 쉽게 붙는다. 보고 나면 기승전결이 명료한 깔끔한 영화 한편을 보고 나온 기분이다.
호화로운 삶을 누리던 양희진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이승의 한을 풀지 못해 방황하다가 식물인간으로 누워 지내는 한지영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나지만, 대신 수행해야할 임무가 주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사연과 이어져, 초반 두 개의 이야기로 전개되던 소설은 중반 이후 하나의 이야기로 결합된다. 양희진과 한지영, 두 영혼의 일종의 성불을 위해 새 몸을 얻은 양희진이 조력자들과 함께 사건을 풀어나간다.
<누구세요, 당신>은 블랙 로맨스 클럽의 전작 <열일곱, 364일>에서처럼 이승에서 풀지 못한 한으로 구천을 떠돌던 영혼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열일곱, 364일>은 영혼들이 실제 이승의 삶에 개입될 수 없었고 그저 관찰자로서 이후의 사건을 지켜봐야할 뿐이었다. 곧 남겨진 자의 지속되는 삶, 갈등의 고리를 ‘앎’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더 편안한 곳’으로 가기 위한 미션이었다. 반면 <누구세요, 당신>은 영혼이 이승의 사람들에게 좀 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극 중 퇴마사가 등장하여 비현실적인 요소를 코믹하게 빚어 현실성 있게 만들어내고, 한지영과 그녀의 일가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렇게 영혼이 갈등의 해결에 직접 관여하며 사건을 풀어나간다. 덕분에 이야기는 더 스피디하고 극적으로 전개된다.
드라마화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에 캐스팅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바람이 있다면, 한지영의 남편이자 불치병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영수가 좀 더 비루하게 묘사되었으면 좋겠다. 수학과 음악에 뛰어난 천재로 묘사되려면 그만한 핸디캡이 있어야 할 텐데, 작품에서는 불치병으로 인한 에피소드나 설움이 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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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물을 좋아하지않는 까닭에 [오싹한연애]가 조용히 흥행하고 있을때도 보러가지 않았었다. 여름이면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공포영화도 한편 본적이 없고 어쩌다가 보게될 경우를 빼고는 일부러 공포물을 찾아보지는 않는편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공포물과 추리소설은 영역이 다르니까..그러다가 도서관에서 [오싹한연애]란 책을 빌려읽고 '어 나름 재미있네'했었는데 이번에도 도서관에 갔다가 신간서가에서 찾은책 [누구세요,당신].이책은 귀신전의 작가 이종호님이 펴낸 로맨스물인데 기존의 로맨스와는 조금 다른 취향의 로맨스물이라고 보면 될것같다. 달콤한 키스씬도 하나 등장하지않고 남주와 여주의 정열적인 사랑이라고 하기보다는 가족간에 흐르는 사랑이 더 느껴지는 독특한 사랑이야기다.
잘나가는 스타남친을 둔 희진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것인데 희진이 알리는 임신소식에 반응하는 남자친구의 반응이 영 시원치않다. 이제 스타로 자리매김하려는 시점에 굳이 아기를 낳아야겠느냐며 희진을 회유하려는 폼이 불안감을 조성하고,그런 성우의 반응에 화가 난 희진은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요란하게 하는데 그곳에서 만난 찬기의 차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하게된다. 이상한 빛에 이끌려가려던 희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따라 가게되고 그곳에는 이미 일년째 식물인간상태로 누워있는 지영이란 여자가 있었다.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으면서도 남편과 아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있는 그녀 지영을 바라보는 순간 희진의 마음에는 이유모를 편안함이 느껴지는데..
사이비퇴마사 선일은 귀신이 자신을 따라다녀 인생이 고달프다는 진만을 제자로 받게되고 진만이 가지고 있던 청동거울의 신비한 능력을 알게된다. 사이비퇴마사말고 진짜로 퇴마사노릇을 하게되는 진만과 선일, 선일에게 드디어 의뢰가 들어오고.. 어린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부부가 아들이 자꾸 꿈에 보인다며 아들이 원하는것을 알고싶어하는것인데, 아들을 만나 연유를 들은 진만과 선일은 부부를 불러 아들이 원하는것을 알게해준다. 엄마가 예쁘다고 말한 반지를 사러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아들은 사고때 놓쳐버린 반지가 어디로 사라질까봐 그곳을 떠나지못하고 있었고 그런 아들의 마음을 알게된 부부는 다음세상에서 만나자는 힘겨운 약속을 한다.
조폭들의 세계에 잘못 연루되어 죽음을 맞은 무녀 정옥의 영혼을 만나게되는 희진은 희진과 지영의 운명의 수가 같다는 이야기를 듣게되고..영수가 부르는 낯익은 멜로디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가 그 노래가 바로 남자친구 성우가 부른 노래라는걸 알게된다. 일년전 노래가 만들어지지않는다며 좌절하던 성우가 느닷없이 들려준 열곡의 노래에서 느껴지던 감정이 사실은 영수가 만든 노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희진은 지영이 원하는것을 해결해야만 모든 일의 매듭이 풀릴것을 이해하게된다.
지영이 원한것은 영수의 노래를 찾아주는것,영수의 목소리로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것. 그래서 지영이 응원하던 영수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던중 예기치않은 사고를 당하게되고 그 사고의 중심에는 성우의 형 태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희진의 프로젝트가동.
부족함없이 나 잘난맛에 살던 희진이 좌절을 알게된것은 사고 이후였다. 친구라고 곁에 있던 아이들이 희진사후에 보여주는 모습들과 애인이라고 생각했던 성우에게 희진이 삭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무것도 가진없이 없어보이는 영수와 지호부자가 지영에게 보여주는 한결같은 사랑을 느끼면서 물질적인 풍요로는 채워지지않던 또다른 감정들을 깨닫게되면서부터였다. 엉뚱한 퇴마사 선일과 진만이 벌이는 소동들과 함께 한을 품은 무녀 정옥의 활약들이 재미를 더하고 영수의 한결같은 사랑이 감동을 더해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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