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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소비의 신전(神殿)인 백화점을 둘러싼 세태 묘사
"[12-21] 소비의 신전(神殿)인 백화점을 둘러싼 세태 묘사" 내용보기
백화점, 욕망이 실체화(實體化)하는 곳.   한국의 3대 백화점 가운데 한 곳인 ㈜신세계가 2012. 3. 27.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백화점 업계의 현황에 대해 “백화점은 고도의 영업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대화된 대형판매시설을 통해 다양한 상품구색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첨단 유행을 선도하는 업태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대형 마트, 편의점,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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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욕망이 실체화(實體化)하는 곳.

 

국의 3대 백화점 가운데 한 곳인 ㈜신세계가 2012. 3. 27.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백화점 업계의 현황에 대해 백화점은 고도의 영업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대화된 대형판매시설을 통해 다양한 상품구색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첨단 유행을 선도하는 업태입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대형 마트, 편의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채널이 등장함으로써 백화점 수요층이 감소하였고 ~ (중략) ~ 백화점 업계의 성장률이 둔화추세1)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것은 이 소설에서 유통의 혁신을 불러일으키면서 등장한 19세기 유통의 총아(寵兒) 백화점이 이제는 대형 마트와 인터넷쇼핑몰 등의 협공을 받으면서 상처투성이가 된 몸으로, 아직까지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백화점의 고전(苦戰)은 이미 예고되어 있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의 큰아버지 무슈 보뒤와 같은 낙오자들에 대한 여주인공 드니즈 보뒤의 느낌을 생각해보라!

그녀가 코르나유에서 6개월 동안 본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거대한 백화점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동시에 매료시켰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큰아버지 가게에서는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것은 구태의연한 영업 방식이 유지되고 있는 음습하고 후미진 가게에 대한 본능적인 경멸과 반감 같은 것이었다.2)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 백화점은 이 소설의 모델인 1852년 파리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세(Bon Marche)’의 영업방식을 구태의연하게 따르고 있으니 고전(苦戰)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은 여전히 화려함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는 곳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소위 명품(名品)을 사기 위해 아등바등 하면서 백화점에 간다. 그 물건의 가치보다 더 비싼 가격을 기꺼이 내면서.

소위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과시하기 위해 물건을 산다. <지도에 없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바벨쇼핑센터에 가서 끊임없이 신상품을 사는 것처럼.

 

 

욕망의 뒤안길.

 

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주변 소상인들의 몰락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들 소상인들은 옥타브 무레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성장하는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속임수를 쓰거나, 제품 원가의 두 배를 받고 파는 식으로 단기간에 횡재를 노리는 상업방식3)에 익숙해져 있던 그들 중 일부는 변화에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나머지는 여주인공 드니즈 보뒤의 큰 아버지 무슈 보뒤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몰락이 벼랑 끝으로 내몰려 있는 소상인들의 위엄을 회복시켜주기라도 할 것처럼.4)떠들기만 하였다.

차라리 그들 소상인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같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실천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한때 무슈 보뒤가 꿈꾸었던 것처럼 자본을 합쳐 공동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 결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사업 분야가 추가될 때마다 하나씩 몰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들의 낡은 무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안이 없을까? 마치 사진을 찍듯이 혹은 신문기사를 쓰듯이 건조하게 당대의 현실을 묘사하는 에밀 졸라는 이 소설을 통해 특이한 해법을 제시한다. (아니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창업주인 옥타브 무레의 마음을 얻어, 끝내 웨딩마치를 올리게 되는 여주인공 드뇌브 보뒤를 통한 종업원의 복지 증진이 바로 그것이다.

드니즈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 들어온 이후 무엇보다 직원들의 불안정한 처지를 생각하며 몹시 마음 아파했다. 그들을 아무 때나 느닷없이 해고하는 것에 분노하면서, 그러한 방식은 백화점이나 직원들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졸렬하고 불공정한 처사라고 여겼다.

~ (중략) ~

무레는 여전히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면서도, 백화점을 굳건히 하기 위한 개혁을 역설하는 확신에 찬 젊은 목소리에 마음이 동요되고 매료되었다. 그리하여 대량 해고는 비수기에 휴가를 부여하는 시스템으로 대체되었고, 마침내는 강제된 실업 상태에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거나 퇴직 시에는 연금을 지불하는 공제조합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5)

 

론 이렇게 자본가에 매달리는, 시혜적 복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 위에 있는 것이 머리가 맞는다면 소비자의 권리는 무시하고 소상공인의 권리만 보호하기보다는 소상공인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소비자의 권리도 무시하지 않는 묘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 있는 소상공인들이130여 년 전과 다른 결말을 맞이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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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세계에서 2012. 3. 27.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제55기 사업보고서의 일부인 . 업계의 현황 중에서

2) 에밀 졸라,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1, 박영숙 옮김, (시공사, 2012), p. 31

3) 에밀 졸라, 앞의 책, p. 131

4) 에밀 졸라, 앞의 책, p. 43

5) 에밀 졸라,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2, 박영숙 옮김, (시공사, 2012), pp. 206~208

w******f 2012.04.18.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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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가 본 '백화점'의 여러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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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라는 소설가를 안다면, 그가 자연주의를 이끈 최고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은 명실상부한 것이고, 그의 대부분 소설은 그에 걸맞게 해피엔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많은 '루공-마카르 총서'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 작품이 바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다.  에밀 졸라는 세계적으로 처음 만들어진 '봉 마르셰 백화점'을 중심으로 많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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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라는 소설가를 안다면, 그가 자연주의를 이끈 최고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은 명실상부한 것이고, 그의 대부분 소설은 그에 걸맞게 해피엔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많은 '루공-마카르 총서'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 작품이 바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다.

 

에밀 졸라는 세계적으로 처음 만들어진 '봉 마르셰 백화점'을 중심으로 많은 조사를 하며 글을 써 나가는데, 그 노력은 책의 여러 부분에서 나타난다. 정가제 판매, 세분화된 상품 진열, 자신이 올리는 매출에 따라 받는 추가수당. 그리고 아직도 이어져오고 있는 파격적인 '세일'을 통한 여성들의 지갑 공략. 책을 읽는 내내 2000년대를 보고있는 듯한 착각에 휘말려들었다.

 

글은 에밀 졸라 답게 상당히 잘 쓴 편이다. 여러가지 직유와 은유를 적절히 섞어 묘사를 해나가는 것은 물론, 요즘 현대판 드라마에서 판을 치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자신의 작품에 집어 넣는 등 스토리에 있어서도 딱히 비판할 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두 주인공인 무레와 보뒤의 사랑이야기가 좀 더 몰입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 은은한 향수처럼 퍼지는 보뒤의 매력에 조금씩 젖어가는 자본가 '무레'의 의식의 변화나 흐름은 나로써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여럿 있었다. 예를 들자면 한낱 백화점 판매원이었던 그녀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를 직설적으로 표현하는데, 너무나도 고질적이고 현실감이 없다고 해야할까. 로맨스 소설가가 아닌듯, 백화점의 행태와 소상인들의 몰락 등 여러 사회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데에서는 아주 성공적이었으나, 정작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해내는데에는 조금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라 추천할 이유는 아주 많으니, 에밀 졸라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른 책들은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는게 사실이니까.

 

에밀 졸라는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괴물을 경계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요즈음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대기업과 소매상인들의 싸움은 대형 판매건물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힘은 어디로 쏠리는지를 똑똑히 알 수 있다. 2권 어느 부분에서, 백화점이 언젠가는 식료품을 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쓴 그의 예지력은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따름이다. 몇 백년을 앞서 미래를 예견한 에밀 졸라. 그는 과연 프랑스 문학의 거장중 하나였다.

w******1 2016.04.1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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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졸라가 보여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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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름다운 책 표지를 보라~~ㅋ에밀졸라의 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이 책은 루공-마카르 총서 중 하나로「살림」의 속편격이다대학시절부터에밀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를 읽었으나그때 이래로 새로이 번역된 것은「작품」과 이 책뿐이다총서를 완역할 출판사는 없는가 ㅜㅜ가장 잘 알려진 목로주점을 필두로나나,살림,특히 제르미날에서작가는 잔혹한 현실을얼마나 적나라하게 묘사
"에밀졸라가 보여준 행복" 내용보기

저 아름다운 책 표지를 보라~~ㅋ
에밀졸라의 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루공-마카르 총서 중 하나로
「살림」의 속편격이다
대학시절부터
에밀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를 읽었으나
그때 이래로 새로이 번역된 것은
「작품」과 이 책뿐이다
총서를 완역할 출판사는 없는가 ㅜㅜ

가장 잘 알려진 목로주점을 필두로
나나,살림,
특히 제르미날에서
작가는 잔혹한 현실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묘사하였던가..

그런데 이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은
마치 한권의 하이틴로맨스를 읽는 듯 했다 ♡♡

그러나 작가는 역시 에밀졸라..
백화점의 탄생기에 즈음하여
도시의 상업이 어떻게 변모하였는지
소상공인이 어떻게 비참하게 몰락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1860년대에 이미
현대와 비슷한 시스템의 백화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어릴적 서울의 변두리에 살던 내가
명동에 살던 친척언니 손을 잡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갔던 일,
당시 서울에 처음 등장했던
에스컬레이터 옆에
백화점 안내원이 서서
"노란선을 절대! 밟으면 안돼요 ~"라면서
날 안아 태워줬던 일,
백화점 까페에서 언니들이 사준
조그만 우산이 꽂힌 커다란 파르페를
생전 처음으로 먹었던 일,
등등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

평생을 두고두고 읽을
예쁜 책이다
b*******s 2017.08.24.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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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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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가 동네마다 들어서면서 원래도 친하지 않던 백화점과는 많이 멀어졌다. (대형 마트와 소규모 상점, 재래 시장과의 관계는 일단 논외로) 백화점은, 파격 세일이라며 여전히 비싼 가격표를 달고 꿈 같은 조명 아래 진열된 옷가지, 보석, 고가의 화장품들을 앞세워 나를 밀어낸다는 느낌이 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우르르 서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에어로빅도 못하고,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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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가 동네마다 들어서면서 원래도 친하지 않던 백화점과는 많이 멀어졌다. (대형 마트와 소규모 상점, 재래 시장과의 관계는 일단 논외로) 백화점은, 파격 세일이라며 여전히 비싼 가격표를 달고 꿈 같은 조명 아래 진열된 옷가지, 보석, 고가의 화장품들을 앞세워 나를 밀어낸다는 느낌이 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우르르 서서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에어로빅도 못하고, 심지어 다같이 벗고 들어가 아무도 벗지 않은 것처럼 진지하게 몸 거죽의 노폐물을 씻어내리는 대중 목욕탕에 대해서도 거리감을 적잖이 느끼는 성정이라 딱히 백화점이라서 그렇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수는 있으나 그래도 백화점에서 주눅 드는 건 좀 다르지 싶다. 백화점에 거침없이 들어가려면 그곳의 물건을, 내키면 살 수 있는 정도여야 하지 않느냐, 혹은 가방 하나가 수백만 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줘야 하지 않느냐, 오로지 구경하고, 그곳의 분위기를 느끼며 자신의 현실을 잊어보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렇다면 사람을 소외시키고 돈과 욕망이 주인인 그곳을 얼쩡거리는 건 정말 쓰잘데기 없는 일이 아니냐, 이런 식의 생각이라고 할까.


미끼상품이나 구색상품을 내세워 사람들을 유인하고, 일단 유인된 사람들을 꼼짝 없이 포로로 만들어버리는 판타직한 시공간. 현실의 옹색함, 궁색함은 감춰지고, 인공조명 아래의 밝음과 반짝거림이 삶을 채워줄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하는 곳. 시계도 창문도 없는 그곳의 인공조명 아래 노닐다가 어느새 차가워진 저녁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집으로 향하는 길은, 마치 다시는 찾아가지 못할 무릉도원에서 내쫓기는 기분과 흡사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직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문제는 곰곰 생각해보니, 안 가는 건지 못 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


자본주의의 대안이란 게 딱히 없고, 막연히 그 폐단의 반대를 생각하면 공산주의(사회주의)라는 결론이 나오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확신도 없는 내게는 백화점 역시 무시무시하지만 대안 없는 자본주의의 핵심 장소 같은 느낌이다. 백화점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탐욕의 시장 말이다. 시장으로 시장으로. 백화점으로 백화점으로. 그 물결은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애벌레들이 결사적으로 꾸물거리며 오르던 거대한 기둥이며, 수없이 떨어져내리는 다른 애벌레들을 돌아볼 겨를 없는 맹목적인 달리기다. 주제 사라마구가 노래한 '눈먼 자들의 도시' 그 자체다. 얼핏 보잘 것 없는 여자와 다 가진 남자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하이틴 로맨스'를 방불케하는 한편, 지옥의 묵시록 같기도 한 이번 책 역시 숨막히는 느낌에서는 에밀 졸라다웠다.


목동 현대백화점이 가까운 곳에 있는데, 몇 달에 한 번씩 그곳에 가는 이유는 영화, 별다방 커피, 밀탑 팥빙수, 스쿨푸드의 김밥이 전부다. 그런 것이다. 그런 게 선거에서 2번, 16번을 찍고, 이따금 트위터에서 제기랄을 부르짖고, 화들짝 놀란 것처럼 한 번씩 삶을 되돌아보는 나의 지리멸렬함이다. 안 가는 건지, 못 가는 건지 잘 모르는 채로, 명품 백을 안 가지는 건지 못 가지는 건지 모르는 채로,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모르는 몇 가지 입맛으로 그 언저리에서 서성거리는 나. 혹은 당신.


권력(돈)이냐 정직이냐를 선택하라고 할 때, 그 돈의 액수가 백만 원, 천만 원, 일억 원, 십억 원으로 올라가면 단호히 정직을 선택할 사람이, 실제로 그런 선택의 순간에 닥쳤다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몇이나 될까...하는 의문을 알랭 드 보통이 '우리는 사랑일까'에서 던졌다. 텔레비전 예능 쇼에서 국세청 직원들이 현금가(무자료)로 사면 15만 원을 깎아준다는 점원 앞에서 갈등한다는 고백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어쩌면 자본주의는 혈액을 따라 흐르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며.^^


졸라가 130년 전, 마치 지금을 살아가는 지성인처럼 속속들이 파헤친 백화점 이야기는, 다 차치하고서, 그냥 나를 좀 쑤신다. 자본주의라는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며 그에서 자의 타의로 소외되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나를. 백화점 불빛을 건너편에서 바라보며 증오에 이를 갈지만 결국 그 물결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음에 이르는 소상인들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다.

p****1 2012.04.24.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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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듯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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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작품을 읽어봤다고 믿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 고전문학전집에서 스치고 지나가 그저 이름만 낯익은 작가였던 듯하다.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데다가 책을 샀을 당시에 솟구쳤던 욕구가 집에 와서 사그라들었는지 구입 후 한동안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책이었는데 며칠 전 처음 몇 장을 읽은 후 완전히 매료돼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2권을 함께 사지 않은 것을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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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작품을 읽어봤다고 믿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 고전문학전집에서 스치고 지나가 그저 이름만 낯익은 작가였던 듯하다.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데다가 책을 샀을 당시에 솟구쳤던 욕구가 집에 와서 사그라들었는지 구입 후 한동안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책이었는데 며칠 전 처음 몇 장을 읽은 후 완전히 매료돼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2권을 함께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주문하고 빨리 배송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져서 더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경험은 상상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나인데 백화점 구석구석의 모습이 영상을 보듯 그려졌다는 점이다. 특히 지하의 구내 식당 장면에서는 그 냄새까지 나는 듯해서 어느새 얼굴을 찡그리고 있기까지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고전이 된, 또는 고전이 될 작품들은 묘사 장면이 다들 남다르다. 이야기가 없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성질 급한 독자는 대충 훑고 지나갈 수도 있을 부분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장면을 머리 속으로 그려보느라 흥미진진해지게 만든다. 이 작품도 그랬다. 백화점의 디스플레이가 눈 앞에 그려졌고 인물 한 명 한 명의 생김새가 눈 앞에서 보는 듯 생생했다.

 

또 하나 작가에게 놀란 점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그의 통찰이었다. 백화점 안에서 민낯이 드러나는 판매 직원들 각각의 본성과 그를 포장하고 있는 외면, 이를 너무나도 명쾌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으로 인해 고통 받는 소상인들에 대한 묘사 역시 뛰어나다. 한 명 한 명에 대해 공감하고 몰입하게 되어 드니즈가 괴롭힘 당할 때 왜 받아치지 않는지 안타까웠고, 무슈 보뒤가 시골집을 팔아 그 돈으로 부활을 꿈꿀 때 차라리 파리의 가게를 정리하고 시골집으로 내려가 살면 딸의 건강도 좋아질 텐데 하면서 애석해했다.

 

또한 자본주의 상업 방식에 대한 작가의 이해 역시 너무나도 놀라울 따름이다. 문득문득 배경이 19세기가 아닌 현재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드니즈의 첫 출근날이자 대대적인 세일이 있었던 날의 묘사는 현재의 백화점 세일 첫 날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또한 변화를 재빨리 받아들이고 그 물살에 편승하여 성공을 이루어내는 무레의 모습은 현대인의 성공 비결로도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라 이 책이 단순히 소설이 아니라 경제서이면서 자기 계발서 역할까지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장소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을 보여주는 곳이며 더 나아가 인간 사회의 모습을 축소시켜 놓은 세계이다.

s*****6 2016.05.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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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에밀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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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운영하는 무레와 같은 인물과 기존 부티크라는 형태의 소매업자들인 보뒤, 부라영감 등의 인물들이 있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이 정가제 판매, 반품제도, 세분화된 상품진열, 통신판매, 바겐세일 도입, 매출에 따른 수당지급으로 인해 부티크를 운영하는 업자들은 불행해져 간다. 소매업자들의 다양한 노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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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운영하는 무레와 같은 인물과 기존 부티크라는 형태의 소매업자들인 보뒤, 부라영감 등의 인물들이 있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이 정가제 판매, 반품제도, 세분화된 상품진열, 통신판매, 바겐세일 도입, 매출에 따른 수당지급으로 인해 부티크를 운영하는 업자들은 불행해져 간다. 소매업자들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가격경쟁, 품질경쟁, 인테리어 등) 거대자본의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게 모든 손님들을 빼앗기고 만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물질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처음에 부티크로 시작한 무레가 자신이 취급하던 섬유업종 뿐만 아니라, 잡화, 신발, 우산 등 다양한 업종까지 차지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자산가가 되고, 모든 여인들의 마음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손에 넣을 수 없는 인물이 있는데 그것이 드니즈이다. 무레가 ‘드니즈를어떤식으로도 유혹하려고 하지만 계속 거절당한다. 모든 여성들의 마음을 정복하는데 성공한 무레지만, 평범한 판매원의 마음을 손에 넣지 못하는 무레는 세상을 정복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면서 절망하고 만다. 자신의 곁에만 있어달라고 애원하는 무레 앞에서 결국 드니즈는 그 고백에 응하고, 소설은 행복하게 막을 내린다.

 

150년 전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화점의 형태가 프랑스에 존재했다는 것이 놀랍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쇼핑을 할 때, 얼마나 현명하게 구매하는가를 고민해보곤 한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대량으로 구매 하거나, 충동적으로 구매하곤 한다. 소비형태가 우리의 필요로 인한 소비가 아니라 욕망으로 인한 소비로 변했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중립적인 시각으로 상업형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든다. 대기업 형태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 모습과 소매업 형태의 상인들의 단면들을 어느 한쪽을 옹호하거나 깎아내리지 않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있어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생겼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값싼 가격과, 좋은 품질, 다양한 상품 등을 다양하게 비교하면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종업계에서 종사하던 업자들에게는 큰 불행이다. 가격경쟁, 품질경쟁, 서비스 등 어떤 면에서 경쟁해도 거대자본을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시대의 흐름으로 여기며, 발전가능성이 없는 전통 엘바프와 같은 소매업의 몰락과, 거대 자본화에 따른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소비형태의 변화도 보여주는데기존 소비자들은 부티크 같은 상점에서, 주인과 흥정을 해서 한 상점에서 한가지 품목을 구매하고, 필요한 것을 구매했다. 하지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생긴 이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구매하거나, 대량으로 다양한 품목들을 사거나, 단순히 물건을 사지도 않을 건데 구경만 하고 간다거나, 사람이 많은 틈을 이용해 물건을 슬쩍 훔친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소비 형태와 150년전에 형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http://blog.naver.com/young92022/220107359072

w******d 2014.09.1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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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서평이라는 느낌보다는 책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게 한다. 저자의 이름은 익히 들어 친숙하기까지 한 '에밀 졸라', 하지만 그의 작품 제르미날도 목로주점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 그가 쓴 '나는 고발한다'도 뒤레퓌스라는 이름과 연관지어 얼핏 들어보기만 했을 뿐 도대체가 진중하게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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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서평이라는 느낌보다는 책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게 한다.

저자의 이름은 익히 들어 친숙하기까지 한 '에밀 졸라', 하지만 그의 작품 제르미날도 목로주점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 그가 쓴 '나는 고발한다'도 뒤레퓌스라는 이름과 연관지어 얼핏 들어보기만 했을 뿐 도대체가 진중하게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런 에밀 졸라의 첫 작품으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읽게 되다니.

사실 에밀 졸라의 작품들 중에서 무엇을 첫번째로 읽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보적은 없는데 작품 해설을 보니 그의 작품들 중에 유일하게 해피엔딩이라고 한다. 오호~ 해피엔딩.

첫머리부터 결말을 이야기하는 것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의 반칙과 같다고 생각하지만 어쩌겠는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이미 시작부터 해피엔딩까지의 결론을 보여주고 있는데 굳이 감출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백년도 더 전에 씌여진 이 소설은 우연찮게도 구십년대에 차인표, 신애라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를 떠오르게 할만큼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구나 싶을만큼 거대자본의 잠식에서부터 시작해서 중소상인의 몰락에 이르는 정치경제적인 문제와 노동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자 사장과 가난한 판매원의 운명같은 사랑 이야기까지 똑같아서 왜 고전이 그냥 고전이 아니라 위대한 고전인 것인지 새삼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드라마의 내용이라는 것은 몇편만 보고 있노라면 그 흐름이 보이듯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역시 백화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흐름과 사람들 관계의 모습이 보이고 있어 그리 별다른 것은 없다. 그런데 에밀 졸라가 현대의 유명한 통속 드라마 작가가 아닌 이상 문학작품을 접함에 있어서는 별다를 것이 없다고 할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고전문학으로서의 위용을 뽐내며 지금 우리에게 읽히고 있는 것인지도.

 

그런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어떤 이야기책이라고 말을 해야할까? 오래전에 같은 소설책을 읽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도무지 내가 읽은 책과는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이상해 다시한번 더 책을 읽은 기억이있다. 사회문제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한 나와 달리 사랑이야기의 흐름속에 사회문제와 같은 삶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이라 했던 친구를 통해 독자의 상황에 따라 문학작품은 달리 해석될수있는 여지가 있음을 깨달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여러가지가 뒤섞여 있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얼마나 많은 감상 느낌을 가질 수 있겠는가.

 

이야기의 줄거리만 따라가자면 드라마 한편과 똑같지만, 에밀 졸라의 작품 안에는 당시 자본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백년전이나 현재나 어쩌면 이리 똑같은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더 놀라운 이야기는 드라마같은 삶의 모습들뿐만 아니라 최근에 읽은 시사주간지에서 발견한 기사의 제목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반경 5km안 상인은 멸종 중"
- 대형 마트가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말이 사실일까. <시사IN>이 홈플러스 청주점 주변 상권을 지리정보시스템으로 분석한 결과 반경 5KM내 72개 슈퍼가 문을 닫았다. 사실상 지역 상권 절반이 초토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상인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해보았다. 슈퍼와 문구점의 위기감이 가장 컸다. (시사인 241호/ 2012년4월28일자)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물론 한 권의 로매틱 소설로 읽을수도 있지만, 이처럼 당시 자본의 잠식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역사가 지금 이 순간에도 되풀이되듯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게 해 주는 사회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에밀 졸라의 작가적 역량이 아닐까 싶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밑줄을 그었던 수많은 문장들 속에서도 에밀 졸라의 통찰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왠지 앞으로 읽게 될 그의 다른 작품들이 더 좋아질 것만 같은 예감이다.

그걸 함께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지금 바로 에밀 졸라의 글들을 함께 읽으면 좋겠다.

 

 

 

 



r***2 2012.04.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인의 욕망 위에 군림하는 자, 돈을 벌리라!
"여인의 욕망 위에 군림하는 자, 돈을 벌리라!" 내용보기
에밀 졸라. 한번쯤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가였는데 그 첫 테이프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으로 끊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인생의 시기에 따라서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각자 다르겠지만 나의 요즘 키워드는 '욕망'이다. 인간은 무엇을 원하고 그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그것이 타인의 욕망과
"여인의 욕망 위에 군림하는 자, 돈을 벌리라!" 내용보기

에밀 졸라. 한번쯤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가였는데 그 첫 테이프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으로 끊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인생의 시기에 따라서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각자 다르겠지만 나의 요즘 키워드는 '욕망'이다. 인간은 무엇을 원하고 그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그것이 타인의 욕망과 겹쳐지거나 한정적일 경우 욕망들이 부딪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등 많은 것들이 궁금하다.


그래서 이 책을 만난 것은 그야말로 적절한 일이었다.


책의 시작은 시골에서 버림받은 삼남매가 파리에서 가게를 하는 삼촌의 말 한마디만 믿고 무작정 상경하는 것이다. 문제는 삼촌의 사정도 별로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 이유는 새로 생긴 백화점 때문. 옛 방식을 고수하려는 삼촌은 경멸어린 시선으로 백화점을 바라보며 분명 그곳이 망하고 말 거라고 단언한다. 그런 와중에 상경한 맏누이 드니즈가 일하게 되는 곳이 바로 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다.


촌스러운 그녀는 그곳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부양해야 하는 어린 동생과 툭하면 여성과의 스캔들을 핑계로 돈을 뜯어내는 남동생 때문에 자신을 돌보지도 못한 채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나갈 뿐이다. 그런 와중에 탐욕스러운 백화점 주인 부레의 눈에 들게 되고.....


과연 이 가난한 시골 처녀의 운명은?!


그 결과야 다들 열심히 책을 읽고 알아내시길 바란다. ㅋㅋㅋ

그럼 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바에 대해 말씀을 드릴까 한다.


이 소설은 실제로 파리에 있는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세'를 모델로 하고 있다.

따라서 책에 소개되는 여러가지 내용들이 당시 백화점에서 일어난 획기적인 사건이라든지 참신한 아이디어들 그리고 화려함의 극을 달리는 묘사들 모두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어질어질했다.

그 화려함과 우아함....지금 시대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격식과 품격....만약 지금 그 옛날을 다시 불러오려 한다면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웃기게도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사로잡았던 욕망 하나는 그 시절 그곳으로 돌아가보고 싶다는 것 단 하나였다니까. 백화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여인들의 못 말리는 쇼핑중독과 더 많이 갖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 같은 것을 에밀 졸라는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해낸 것인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착오한 실수라던지 동일 인물에 대한 다른 묘사 같은 작가의 실수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물론 그런 것은 친절한 각주 덕분에 알 수 있었지ㅋㅋㅋㅋ)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구나 생각하면 그냥 웃음이 나는 것이지.


화려한 것에 대한 욕망이 있는 반면, 그런 여인들의 욕망을 이용해서 그 위에 군림하며 자신의 왕국을 끊임없이 확장하고자 하는 부레의 욕망이 있는 것이고 순진한 시골 처녀를 정복하고야 말겠다는 남자로서의 욕망이 있는 것이다.


그의 욕망에서부터 파생되는 것은 주변 소상인들의 몰락이었다. 그들은 차례로 몰락해갔으며 분노했다. 그것을 시대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낙오자들의 분노로 볼 것인지 대자본의 횡포라는 측면을 더 강하게 볼 것인지는 독자의 몫일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두 권의 책으로 매우 치밀하게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으며 결국 해야 했던 모든 일도 다 멈추고 미뤄둔 채 이 작품을 읽어갈 수밖에 없었다.


작품의 끝에 곁들여진 실제 모델이 됐던 봉 마르셰의 자료들이나 그 시절의 그림이나 사진 자료를 들여다보며 여운을 길게 즐길 수 있었고 내 상상과 비교해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다.

책이 가볍고 표지가 엄청나게 예쁘다는 것도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한 이유다. 결국은 나 역시 예쁜 것을 욕망하는 인간 중 하나니까.


에밀 졸라의 작품들은 다 긴밀하게 연결된 것 같던데...어서 다른 작품들도 만나고 싶다.

혹시 에밀 졸라가 궁금한데 작품들의 어두운 내용에 대한 소문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이 작품으로 시작할 것을 권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s******y 2012.04.1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공간을 초월한 '백화점'에 대한 명과암.
"시공간을 초월한 '백화점'에 대한 명과암." 내용보기
에밀 졸라라는 소설가의 작품을 접하기 전에 그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은 마네가 그린 그의 초상을 보면서 부터다. 핸섬하고 지적인 모습과 그 시대의 화풍이 들어간 모습은 당시 지식인들이 어떤 것에 매료 되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창고였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린터라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목로주점>이 가장 유명한데 <여인
"시공간을 초월한 '백화점'에 대한 명과암." 내용보기

 에밀 졸라라는 소설가의 작품을 접하기 전에 그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은 마네가 그린 그의 초상을 보면서 부터다. 핸섬하고 지적인 모습과 그 시대의 화풍이 들어간 모습은 당시 지식인들이 어떤 것에 매료 되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창고였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린터라 마치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목로주점>이 가장 유명한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으로 그의 작품 세계에 첫발을 디뎠다.

 

뒷표지의 추천사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지만 이 작품만은 그들이 찬양하는 감탄사가 이해가 될 정도로 경쾌하면서도 굴곡진, 동화같은 사랑이야기가 곁들여진 작품이다. 백화점을 떠올리면 이전에 읽었던 조경란 작가의 <백화점>(2011,톨)과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2011, 펭귄클래식코리아)이 떠오른다. 태어날 때부터 그곳에 마치 있었던 것 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했던 복합적인 구조의 백화점에 대한 역사와 유례는 이미 조경란 작가의 작품으로 만나왔지만 세계적으로 처음 지어졌던 봉 마르셰 백화점을 모델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에밀 졸라는 그리고 있다.

 

첫장에서 부터 주인공 드니즈는 두 동생과 시골에서 막 상경하여 처음으로 '백화점'을 바라보게 되고 눈을 뗄 수 없는 없는 것처럼 나 또한 에밀 졸라가 그린 공간에 풍덩 빠져 버렸다. 물흐르듯 자연스런 묘사와 실크의 부드러움이 만져질 것 같은 촉감,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욕망과 따라다니는 시선들. 그중에서 단연 압권인 것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계층,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야기까지 무엇하나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눈들이 '백화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밀 졸라의 작품을 읽으면서 요즘 쓰여진 작품을 읽는 것처럼 그가 말하고자 하는 프랑스 사회상은 현재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대기업과 소상인들의 싸움은 멀티 플랙스 같은 복합 건물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상권의 힘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자본주의를 통해 상인들은 깨닫게 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욕망이 터진 동시에 소상인들의 밥줄이 사라진 계기도 동시에 제공해 준다.

 

전체적으로 그의 이야기는 동화 같으면서도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상업성과 사람들의 욕망을 요리 할 수 있는 그들의 사업을 통해 그들이 만드는 백화점의 구조와 그들이 파는 물건들에 대한 디테일이 숨겨져 있다. 동종업계의 사람들이 점점 자신의 밥줄을 점점 잃어가면서 분노하게 되는 시선들이 얽혀가는 모습은 우리가 어떻게 욕망을 다스려야 하는지 알게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위에서 언급했던 두 책과 함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만난다면 우리가 늘 동경하고 꿈꾸는 세계와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자본주의가 되면서 시공간을 지나 변함없이 누군가에는 환한 빛이, 누군가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l****9 2012.05.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서와서 당신의 '행복'을 사가세요.
"어서와서 당신의 '행복'을 사가세요." 내용보기
내가 이 책을 읽을 즈음, 우연히 새로 오픈하게 된 백화점 두 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한 곳은 몇 년 전부터 늘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며 거대하게 공사하던 곳이었는데 유명한 걸 그룹을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하더니 엄청난 규모로 백화점을 탄생시켰다. 또 다른 한 곳은, 내 친구가 사는 동네였는데 그 곳 역시 전국에서 두 번째라는 큰 규모로 오픈한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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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을 즈음, 우연히 새로 오픈하게 된 백화점 두 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한 곳은 몇 년 전부터 늘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며 거대하게 공사하던 곳이었는데 유명한 걸 그룹을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하더니 엄청난 규모로 백화점을 탄생시켰다. 또 다른 한 곳은, 내 친구가 사는 동네였는데 그 곳 역시 전국에서 두 번째라는 큰 규모로 오픈한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거대한 백화점 이였다. 두 곳의 비슷한 점은...새 건물 냄새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저 크다는 것 외에 두 백화점은, 내게 어떤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에밀 졸라가 그리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역시 날이 갈수록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처음에는 여성들의 기성복과 천 종류가 전부였다가 잡화, 가구, 란제리등 팔 수 있고 돈이 되는 모든 물품을 백화점에 들이기 시작한다. 백화점의 주인인 옥타브 무레는 열정적인 젊은이로 여인들을 떠받드는 척하며 오히려 그녀들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 여성들을 깔보는 그의 관점을 잘못된 것이라고 부정 해봐도, 무레가 여성의 본능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거대한 백화점에 시골에서 올라온 드니즈는 감탄부터 연발한다. 처음에는 화려한 그 곳과 맞지 않는 그녀였다. 삶과 가난에 찌든 그녀는 어떻게든 하루하루 살아가야했고 그 때문에 동료들의 심각한 따돌림에 직면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심성이 올곧고 바른 사람에게는 역경 뒤에 바른 길이 나타나듯이 드니즈 역시 그러했다. 백화점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은 그녀였지만, 무레의 눈에 들게 되어 다시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며 그녀만의 가치를 나타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얼핏 보면 이 책은 남녀의 로맨스를 다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던 것은 그 옛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을 묘사한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거대한 상권이 형성되고 주변의 소규모 업체들은 줄줄이 쓰러지게 된다. 의욕만 가득한 소상인은 거대상권에 도전했다가 더 비참하게 몰락하게 된다. 숨죽이고 거대한 그 것을 괴물 보듯 바라보다 결국 눈물만 흘리는 우리네 현실이 매일 텔레비전을 장식하지 않던가.

 

또한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백화점에서 행복을 사려고 매일 줄을 서는 여인네들 역시 지금과 다를 바가 무엇이란 말인가. 돈을 벌기 위해 같이 일하는 동료를 동료로 보지 않고 밟고 일어서려 한다던가, 혹은 자신의 수입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싸니까 사야해....'라는 안일한 논리로 무조건 사들이는 여인들 모두 '행복'보다는 '파멸'이라는 구렁텅이 속으로 터럭터럭 걸어가고 있을게 아닐지.

 

나 역시 평범한 여성인지라, 화려하게 장식된 옷과 보석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오죽하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특별 전시관을 상상하면서 혼자 미소 지었을까. 하지만 화려한 옷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곤 깜짝 놀라곤 한다. 화려하게 전시된 상품을 사면 당신은 행복해질 거예요, 라고 백화점의 모든 물건이 내게 말하는 듯 하지만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거라면 왜 모두들 진작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아마 에밀 졸라가 말하는 자본주의의 한 줄기 빛은 '드니즈'가 아니었을까. 빗발치는 시기심과 험난한 험담 속에서도 자신을 올곧이 지키고 꼿꼿이 살아온 그녀는 사장인 무레 앞에서 자신의 가치를 진정 내보일 수 있는 한 사람이었다. 사랑과 일 모두 얻어낸 그녀는 여인을 깔보던 사장 무레를 순화시켜 그와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다.

 

나는 지금도 백화점의 비싼 옷은 사지 못한다. 그래도 불행하진 않다. 예쁜 옷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닐까. 손에 닿을 듯 하지만 자꾸 빠져나가는 물질이 아닌, 소소한 일상에서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사랑이 바로 진정한 행복일거라고 책을 덮으며 생각해보았다.



p******0 2012.05.0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