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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의 꿈에 자주 등장하던 "비밀의 화원","소공녀","소공자", 이 이야기들은 종종 멍한 나의 머릿속으로 들어와 이런 저런 상상을 하게 만들었고 말도 안 되는 그런 상상이 좋아,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슬쩍 내밀어보지만 예전 나만큼은 감동받지않는 눈치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그 이야기들을 소중히 기억하고 있는 지라 '비밀의 정원'이란 말이 낯설지않게 다가온다.
아마 비밀의 화원을 보다 자세히 풀어놓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비밀의 정원은 지워진 할머니의 과거를 찾아 손녀가 떠나는 여행을 담고있다. 4살때 홀로 배에 남겨져 있던 아이, 넬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부모와 살아가는 그 아이에게 21살 선물아닌 선물로 진실을 아버지가 말하게 되고 그 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찾기위한 노력을 하게된다. 그러나 떠나려할때마다 생기는 일들, 혹은 주저되는 마음으로 자신의 진실을 알려 줄 과거속으로 가기를 주저하게 된 넬은 할머니가 되어가고, 나중에사 그런 할머니의 과거를 알게된 손녀 카산드라는 어떤 힘에 이끌리듯 할머니가 유일한 단서로 가지고 있던 동화책을 가지고, 할머니의 과거속으로 들어가게된다.
과거 한 페이지 속으로 들어갈때마다 나오는 단서가 되는 인물들은 각자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설명으로 우리에게 그 당시의 이야기들, 우리가 알만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우리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영국의 지독한 안개속에 힘들게 살아가던 쌍둥이 남매의 살인마 '잭 더 리퍼' 숨바꼭질 놀이,그 전으로 들어가 유명 귀족가문에 한명쯤은 언제나 가지고 있었던 인습과 관습, 그리고 명예에 비뚤어진 인물들 이야기, 그리고 누군가가 그토록 숨기려했고, 누군가는 찾으려했던 게 무엇이었는지가, 모습을 드러낸 정원을 손질해가면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비밀속에 등장하는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줄 몰랐던 사람들, 착하다 혹은 악하다고 우리가 정의해놓기 전에 아마도 그들은 스스로의 움직임을 여기까지 라고 선을 그어놓았던 것이 아닐까 한다. 출생의 비밀에 집착하지 않았더라면, 명예나 이래야한다는 완벽한 삶을 정해놓지않았더라면, 무엇보다도 꿈꾸던 것들을 하려는 용기를 조금만 가졌더라면... 누구라도 먼저 용기를 보였더라면 모든게 바뀌고 다들 더 행복해지지않았을까. 정원을 가꾸며 새로운 행복을 맞게 된 카산드라처럼, 과거에 하지 못해 아쉬운 그랬더라면 좋았을 일들이 아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나같은 어른들에게 용기를 말해주는 동화는 아니였을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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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은 약혼식날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겐 입양아라는 사실 외에도 버려진 이유가 따로 있음도 알게 된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은 독이 되는 것일까. 약이 되는 것일까. 그 결과는 손녀인 카산드라에 의해 밝혀지게 되고 유산으로 남긴 저택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카산드라는 자신이 아닌 할머니의 과거를 통해 젊은 날의 그녀와 한 어린 소녀가 감당해야했을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넬의 비밀과 얽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내며 자칫 복잡할 수도 있는 줄거리는 2권이라는 책 속에 고스란히 쉽게 술술 풀려져 헷갈림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현재 박사 과정에 있다는 작가의 필력은 타래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드러나게 만드는 똑똑한 작품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상처는 부유함과 가난함을 떠나 사람이라면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지는 감정임을 [비밀의 정원]은 여실히 드러내 보이면서 오래되고 묵은 상처도 후대에 의해 희망으로 바뀌어 나갈 수 있음을 전달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든 생각 중 하나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참 흥미로운 존재"라는 거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관찰하는 일도 그러하겠지만 모두가 모여 이룬 그들만의 사회 속에서의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원치 않는 삶도 망설임없이 살아내는 용기 혹은 어리석음을 선택한다는 면에서 비록 소설 속이긴 해도 장원의 과거와 현재에 얽힌 사람들의 삶은 모두 하나같으면서도 제각각이었다.
하얀 가죽 트렁크와 함께 남겨진 한 소녀의 삶은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다. 영화화 된다면 이 음습한 저택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또 넬의 성장이 그 심리를 과연 따라가며 찍혀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손이다. 윗대의 사연들을 추려 올려가다보면 어쩌면 [비밀의 정원]에 담긴 이야기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약 카산드라라면...이라는 마음으로 읽어가다보니 나의 선대의 출생의 비밀이 동일한 것이라고 해서 과연 내가 나로 살아가는데 멈춤이 필요한 것인가. 에 대한 답은 의외로 빠르게 답해졌다. 언제나 내가 나였듯이 과거를 알게 되어도 넬이나 카산드라가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며 살았더라면.....그럴 수 있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을 남기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