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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담의 심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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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융 심리학계 거장이자 심리 치료사인 저자 하야오 선생이 민담을 통해 인간이 거쳐온 인격 형성과정을 설명한 책이다. 대학에서 강연하던 선생은 본인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책에 대한 과제를 내준다. 유소아기때 듣거나 읽은 민담을 드는 학생이 많은 점에 흥미를 느낀다. 이로 인해 쓰게 된 책인데 일본에서 1977년에 초판본이 출간되었지만 40년 동안 절판되지 않고 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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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융 심리학계 거장이자 심리 치료사인 저자 하야오 선생이 민담을 통해 인간이 거쳐온 인격 형성과정을 설명한 책이다. 대학에서 강연하던 선생은 본인의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준 책에 대한 과제를 내준다. 유소아기때 듣거나 읽은 민담을 드는 학생이 많은 점에 흥미를 느낀다. 이로 인해 쓰게 된 책인데 일본에서 1977년에 초판본이 출간되었지만 40년 동안 절판되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책은 전체 11장으로 구성되었고 뒤에 부록으로 각 민담의 전문이 실려있다. 친절하신 하야오 선생은 제1장인 '민담과 마음의 구조'에서 기본 지식부터 독자에게 알려주고 시작하신다. 의식과 무의식 등 심리학 배경지식과 민담의 발생과 연구 역사 등을 설명한다. 융 심리학은 민담을 인간이 성장하는데 따르는 내적 성숙 과정에서 어떤 한 단계를 그려낸 것으로 보고, 민담이 생겨나는 심리적 측면에 주목한다. 어느 개인이 어떤 원형적인 체험을 했을 때, 그 경험을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민담의 시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도입부에 말한 학생들의 경우처럼 민담이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 존재하며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담이 다루는 원형적 인간 마음의 보편성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개구리가 왕자로 변하는 등 민담의 결정적 순간은 융이 주장하는 자기 실현(혹은 개성화)과정인 것이다.

 

이어서 2장에서 11장까지는 각각의 그림형제 민담 작품을 놓고 그레이트 마더, 어머니로부터의 독립, 게으름과 창조, 사춘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등을 말한다. 그림자, 아니마, 아니무스, 자기실현(개성화)등 융 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들도 설명한다. 어떤 식이냐면, <헨젤과 그레텔>의 가난과 기근은 심리학적으로 보면 물질적 결여가 아니라 내부적 심리 에너지의 결여를 나타낸다는 것. 심리적 에너지의 결여는 퇴행으로 이어진다. 본능적 허기를 충족시켜주는 존재로서의 어머니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장의 한 단계로서 어머니 죽이기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자아를 확립할 수 있다. 그래서 헨젤과 그레텔은 배불리 먹여준 어머니-마녀를 죽인다. 집에 돌아와 보니 계모-친모도 죽고 없다. 또 많은 이야기에서 왕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은 남성 원리에 의해서만 유지되던 왕국의 규범성에 위기가 닥쳤음을 의미한다고. 이제까지 왕국을 유지해왔던 최고의 원리가 무너지고 새로운 것이 도입되어야만 진정한 갱신이 일어난다. 그래서 가장 약한 막내 왕자라든가, 지나가던 바보 혹은 거지가 왕국을 물려 받는다. '그림자'이론으로 <두 형제>에서 동생이 형을 죽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쇼킹하다. 형제의 아버지는 형제 중 동생이었는데 형 말에 고분고분 따랐다. 그런데 그의 아들 형제는 그렇지 않았다. 동생이 형을 죽인다. 저자는 이를 아버지의 그림자 대물림이라고 본다.

 

실제로 자녀가 부모의 그림자 문제를 안고 있는 예는 수없이 많다. 흔히 성인군자 같은 부모를 둔 아이가 이른바 비행청소년이 되면 모두들 이상히 여기지만, 사실 아이는 부모가 피해 지나온 그림자의 문제를 - 확대된 형태로 - 안고 있는 것이다.

 - 120쪽에서 인용

 

한편, 민담에서 대개 바보나 세째 아들이 성공하는 구조를 보이는 것을 선생은 이렇게 설명한다. 

 

가장 열등한 존재가 최고의 존재로 이어진다는 역설은 민담이 즐겨 쓰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 체제의 눈으로 보는 한, 체제를 개혁할 수 있는 존재는 어리석어 보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신 없고 열등한 기능이 인격을 바꿔나가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 179쪽에서 인용

 

등등,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림동화뿐 아니라 일본 민담의 예도 많았고, 융이나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 막스 뤼티 등 대가들의 이론을 요약해 주어 날로 먹는? 재미도 있다. 전체적으로 저자는 민담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 작용 속에서 개인이 만들어가는 과정인 자아실현(개성화 과정)을 중요시 본다. 오해하기 쉬운데, 자아실현 자체가 성취는 아니다. 모든 민담에는 결말이 있고 종종 주인공의 소망이 성취되지만, 저자는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자기실현의 한 장면으로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본다. 하나의 단계를 성취하면 또 다음 단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자아실현 과정이라고 선생은 말한다. 그렇다, 영원한 해피엔딩은 없다. 이렇게 보니 예전에 내가 '개고생 후 해피엔딩, 또 개고생,,,,'이런 글을 쓴 것이 기특해진다. ㅋㅋ

 

<인간의 영혼은 고양이를 닮았다>를 읽고 하야오 선생에게 실망했는데, 이번 책은 좋았다. 본인 전문 분야 외 새로운 지식이 많이 필요한 현대문학보다는 융 심리학 연구자로서 인간의 원형심상이 반영된 민담을 다루는 작업이 저자에게 맞는듯. 아래 인용부분처럼, 인간을 바라보는 하야오 선생 특유의 다정한 시선도 곳곳에 느낄 수 있다. 

 

공주에게는 열다섯 살에 죽어야 하는 운명이 주어진다. 그러나 다행히도 열두번째 요정이 그것을 100년 동안의 잠으로 바꿔준다. "당장 이 저주를 풀기는 어려우나 가볍게 할 수는 있습니다."라는 말은 나처럼 심리치료에 종사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나와 같은 심리치료사들은 고된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난다. 당연히 그 운명을 없앨 수는 없지만 가벼이 해줄 수는 있지 않을까.

 - 137쪽

 

일본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인생의 처방전'이라고까지 불린다고 하는데, 그럴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심있는 분들께 편하게 읽으시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참, 부록으로 실린 그림 동화가 거의 100페이지가 넘는다. 실린 동화 원문은 다음과 같다. <트루데 부인> <헨젤과 그레텔> <게으른 세 아들> <두 형제> <들장미 공주> <충신 요하네스> <황금새> <수수께끼> <지빠귀 부리 왕> <세 개의 깃털>. 책은 두껍지만 정작 하야오 선생의 글은 2/3 분량밖에 안 되어 이점에 조금 분노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원작 전체 내용을 몰라도 책의 앞뒤 오가며 읽으면 이해되게 만들었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m******n 2019.11.0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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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하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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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심리학은 어렵다.감정과 꿈과 신비, 마음의 언어이기에 그 어떤 해석도 어렵다. 마치 해석이 불가능한것을 표현한 느낌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도많다.가와이 하야오는 일본의 존경받는 분석심리학자이다.원래 교육자였던 하야오는 가르치는 법을 좀 아는분인듯하다. 그는 융의관점을 그대로 보여주려하지 않고 자기가 소화한 그대로 복귀해준다.그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독서치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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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심리학은 어렵다.감정과 꿈과 신비, 마음의 언어이기에 그 어떤 해석도 어렵다. 마치 해석이 불가능한것을 표현한 느낌을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도많다.
가와이 하야오는 일본의 존경받는 분석심리학자이다.
원래 교육자였던 하야오는 가르치는 법을 좀 아는분인듯하다. 그는 융의관점을 그대로 보여주려하지 않고 자기가 소화한 그대로 복귀해준다.
그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독서치료 분야에도 상당히 관심이 많고 연계도서들도 있다.
이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이야기안에 있는 신비에 대해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하야오는 많은 이야기를 좋아하고 알고 있는 이야기꾼이다. 집단심리학에 대한 분석은 흥미롭긴한데 긴장감이 떨어질때가 많다. 왜냐하면 다뤄야할 소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능숙한 이야기꾼 하야오는 책장을 덮지않도록 이야기를 듣게하는 귀한재주가있다. 융심리학을 이렇게 알아들을 수있게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야기속에 빠지는 동시에 그 비하인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기도했고 민담의 무의식적 힘에 매료되게 하였다
b*****2 2019.05.0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