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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나의 독서습관에 오점을 남긴 책이다. 언제부턴가 완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완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읽다가 관두기를 몇 번씩이나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딱히 이유가 없는 것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대하소설을 처음 읽는 것도 아니고, 서사의 전개가 이해하기 힘든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아마 21권의
책을 읽어낼 시간의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매번 책장에
꽃여 있는 책을 볼 때마다 부담으로 다가오곤 한다.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 [토지]가 건네는 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을
발견하고서 이 책을 핑계삼아 [토지]를 읽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럼에도 이 책 마저도 책상위에 놓아두기를 거의 반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읽었다. 이번엔 욕심내지 않고 4권씩 저자가 구분한대로 시간이 날때마다 따라
읽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생각처럼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도…
대학에서 몇 년 동안 매학기마다 학생들과
[토지]를 함께 읽었다는 저자는 인간, 계급, 가족, 돈, 사랑, 욕망, 부끄러움, 이유, 국가라는 9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토지]를 해석하면서 재구성하고 있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천착하고 있는 키워드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토지]가 건네는 말’이라는 부제를 달았지 싶다. [토지]가 비록 구한말부터 해방직후까지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그린 것이지만, 그만큼 우리사회는 아직도 그때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 일
게다.
어찌보면 [토지]의 서사는 간단하다고 볼 수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평사리 최참판 댁이 그것을 조준구에게 빼앗기고 나서 최서희가 되찾는 과정이 서사의 큰 줄기이다.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간군상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토지]가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것이라면, 이 책의 저자는 그것들을 한데
묶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주면서 우리의 삶은 그들의 삶과 무엇이 다른지, 혹은 같은지를 생각해 보게끔
한다.
저자의 말을 따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 운명으로 주어진 것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고, 내
존재와 삶의 중심이 나로부터 비롯되는지, 아니면 그 어떤 행동과 생각도 누군가 혹은 어딘가로 책임을
떠넘기며 살아가는지를 더듬어본다. 또한 욕망을 부채질하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로 그 욕망을 무한 증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원래 부끄러움은 나에 대한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남부끄러움이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가의 문제입니다. 타인의 시선이지요. 하지만 나를 돌아보는 시선도 곰곰 따져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비교를 전제한 것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늘 나와 남의 시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166쪽)
토지라는 말은 인간의 소유, 즉 인간이 지닌 욕망, 감정, 관계, 판단, 선택 등에 얽힌 인간 삶에 주목하는 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삶의 굴곡을 마주 볼 수 있다는 [토지]를 읽으면서 나도 한번쯤은 내 삶을 생각해보고 싶다.
‘어쩌면 [토지]는 겹겹의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 얼굴 같아 보입니다. 웃는 것도 찡그린 것도 아닌 얼굴로 때로는 그럭저럭 살만 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때로는 사는게 참으로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는 할머니 말입니다. 아마도 그 갈피 갈피의 주름을 하나하나 들춰보는 일이 [토지]를 읽어내는 일일 겁니다.’(37쪽) 저자의 말 마냥, 책 갈피 갈피사이에 들어있는 주름을 하나씩 들춰 봐야겠다. 과연 나는 쓸모 있는 인간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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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부끄러움은 나에 대한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남부끄러움이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 가의 문제입니다. 타인의 시선이지요.
하지만 나를 돌아보는 시선도 곰곰 따져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나 비교를 전제한 것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늘 나와 남의 시선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건 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문 중에서 (p. 166)
책 좀 읽었다고 다리 떠는 사람들에게 뭐 물론 매우 어려운 인문학도서나 지식서적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고3때 잠시 후회한 적은 있으나,
아무튼 나는 고등학생 어느 겨울 방학때 토지를 읽었는데
그 길고 긴 토지를 읽는동안 그렇지만 토지에 대해 완독한 사람이 당시의 내 주변에는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이 키워드별로 토지를 나누어 정리해둔 치밀함이라니!
종종 사람들이 내게 토지가 어떤 문학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저자는 말한다. "나 참 쓸모있는 인간"이라고.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 중,
라고 저자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다.
어느 페이지에서 저자는 사실 나라고 살다가 도망치고 싶던 시절이 왜 없었겠으며, 거울앞에서서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 순간순간을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려 노력했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오늘을 살아낸 그 자체가 대견하다며 토지를 끌어안고 도서관을 오르내리던 시절의 나를 꺼내어준다.
모르겠다. 어떤 이는 이 책을 박경리에 기대어 돈버는 책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또 어떤 이는 토지를 읽지않아 관심없다고 할지도.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토지를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토지를 알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것. 또 이 책의 저자는 이 책 안팔아도 먹고살만하다는 것.
이 책을 이제야 꺼내읽은 내 자신이 한심하다. 그러나 이제라도 읽어서 참 다행이다. 문득 얼마전- 훗날 퇴직을 하면 도서관에 앉아서 토지를 재독하리라던 나의 다짐이 떠오른다. 그땐 분명 또 나의 감상이 다를 것을 알기에 기대가 된다.
또 책읽으며 평온한 노후를 맞이하기위해선 치열한 젊은 시절이 필수적임을 잊지않기 위해, 거울 속 나에게 화이팅을 전해본다.
오늘, 토지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오늘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기특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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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시 만나 참 기뻤다. 올 여름 미스터 선샤인을 즐겨 보았는데 마치 토지를 연상케할 때가 많았다. 다시 읽어보고픈 마음을 끄집어낸 책이다.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통해 다가가는 작가를 통해서 나도 참 스며들고 빠져들어갔다. 한꺼번에 한번에 다 읽어버리기에 아까운 책이었다. 이 책은 내게 그런 책이다. 가끔 마음 답답할 때 뒤적거리고 찾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다.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