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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뒤동산 높은 벼랑에 미루나무가 한 줄로 죽 늘어서 있었다. 그 나무들이 없으면 세찬 북풍이 추운 겨울을 몰고 와 언덕 위 우리 집에 외풍을 더할 것 같았다. 언덕 위에 심어 진 마을을 보호하던 그 나무들이 어느날 다 베어지고 한 그루만 남았다. ( 사실은 다 베어졌는데… 내 상상력 속에 안현미 시인은 홀로 훵하니 모든 북풍을 맞고 있는 그러면서도 가지를 옆으로 펴지 못하고 위로만 자라는 미루나무 같다) 안현미 시인의 시에서는 그 한그루 미루나무 같은 지독한 고독이 묻어 있다. 그의 아버지 손에 끼었을 석탄 때처럼. 곰곰 으로 시작하는 시가 재밌어서 웃겨서 읽기 시작해 아린 마늘을 먹는 여자들이 떠올라서 아린마을을 먹어야 이쁨받는다고 여길 것 같은 그들과 그들을 그리 길들이는 집단과 나홀로 투쟁해 온 듯한 아직도 남아있는 상흔이 ,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에 시인의 삶의 고된 여정이 그러면서 놓지 못하는 따뜻한 시선이 뜨거운 심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들에 흠뻑 빠졌다가 금새 마지막 산문들에 닿았다. 그런데, 그녀의 고독을 토닥거려 주기보다 괜찮아 라고 또 고독한 나에게 말을 하고 있다. 그래, 같이 함께 고독하자고… 고독은 이 시집의 일부이다.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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