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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의 일상을 응원하다.(파블 17기 10-7)
"파랑의 일상을 응원하다.(파블 17기 10-7)" 내용보기
직장 동료와 함께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는 퇴근길은 희로애락이 함께한다. 쌀쌀한 날씨에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걸음을 재촉하며 숲길을 걷는 이의 뒷모습은 역동적이다. 지난밤 쌓인 피로로 걸을 수 없을 때면 시간을 되돌려 어제의 자신을 바로 세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과거는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여유를 지니고 살기를 바
"파랑의 일상을 응원하다.(파블 17기 10-7)" 내용보기

   직장 동료와 함께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는 퇴근길은 희로애락이 함께한다. 쌀쌀한 날씨에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 걸음을 재촉하며 숲길을 걷는 이의 뒷모습은 역동적이다. 지난밤 쌓인 피로로 걸을 수 없을 때면 시간을 되돌려 어제의 자신을 바로 세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과거는 또 다른 기억으로 남는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여유를 지니고 살기를 바라는 파랑은 연인 다다와 각자의 소망을 이야기하며 주어진 시간을 견딘다. 신춘문예에 응모할 소설을 쓰며 실패의 경험을 성공의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길 바라는 파랑은 반려 동물인 모모와 함께 하는 일상을 즐긴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 일상의 균형을 깨뜨리고 좌절의 늪으로 이끄는 경우도 있다. 하필이면 내게 이런 일이 생겨 이 고생이냐는 하소연 담은 원망을 터뜨리며 실의에 젖는 경우도 있지만 감내할 만큼의 일들만 일어나는 것이라 여기면 기분은 한결 나아진다. 파랑의 연인 다다가 포도막염을 진단받고 치료 중이지만 둘은 오지 않은 불행을 당겨서 걱정하지 않으며 현재를 보내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심란한 20대를 마무리하고 서른 즈음에 이른 파랑은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남남이 한 가족으로 엮이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한때는 사랑해서 함께 살고 싶어 결혼했지만 부부의 연을 계속 이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엄마와 함께 파랑은 살게 되었다. 불안정한 소녀 시절 그녀는 엄마에게 버려지지는 않을지 두려움에 갇힌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엄마는 딸이 자신 같은 삶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며 파랑이 이사한 집을 찾아 아버지의 소식을 전했다.

 

   파랑은 꽃들이 만개하여 화사하게 피어나던 화려한 봄날 아버지의 급작스런 부음을 들었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는 자리,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교차했다. 장례식장을 찾아 함께 울어준 이들의 애도와 위로는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함을 선물했고, 일상의 오해로 서먹서먹해져버린 직장 동료가 납골당까지 찾아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 슬픔을 나누는 자리를 함께하는 시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비해준다. 아버지와 찍은 사진 한 장이 없어 더 애달픈 파랑은 아버지와 지냈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일상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는 바람을 담기도 했다.

 

    순간의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만 시간을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진다.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을 때, 그저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기보다는 나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각별한 삶을 사는 이로 기억되고 싶어진다. 고민이 있는 상대가 고민 상담 요청을 할 때 상대의 말을 다 들어주었다고 착각하며 스스로 으쓱해한 적은 없는지 돌아보고 어는 한쪽에 치우쳐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살지 못했던 점은 없었는지 반성한다. 또 다른 꿈을 찾아 직장을 그만 두고 반짝반짝 빛나는 소망의 빛을 찾아 걸음을 떼는 파랑의 행보가 축복으로 가득하길 빈다.

 

 

n*****9 2019.10.28.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