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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김서령]그래, 사랑까지 하니 참 좋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김서령]그래, 사랑까지 하니 참 좋네" 내용보기
1.하하. 애초에 300페이지도 안 되네, 금방 읽을 수 있겠다! 하고 시작한 게 잘못이었다. 2시간이면 읽을 줄 알았던 책인데, 읽는 시간을 합쳐 보니, 4시간이 넘는 듯 하다. 아침부터 보기 시작해서, 퇴근길 무렵에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읽다가 또 집에 와서 읽다가 그러다 시큰둥해져서 잠이 들었다. 왜 이렇게 긴 거야! 물론,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책이 조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김서령]그래, 사랑까지 하니 참 좋네" 내용보기

1.

하하. 애초에 300페이지도 안 되네, 금방 읽을 수 있겠다! 하고 시작한 게 잘못이었다. 2시간이면 읽을 줄 알았던 책인데, 읽는 시간을 합쳐 보니, 4시간이 넘는 듯 하다. 아침부터 보기 시작해서, 퇴근길 무렵에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읽다가 또 집에 와서 읽다가 그러다 시큰둥해져서 잠이 들었다. 왜 이렇게 긴 거야! 물론,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책이 조그맣고 글씨가 조그맣다는 걸 생각지 못한 나의 불찰이었다. 반드시 오늘까지 리뷰를 쓰리라 다짐한 게 어제 아침, 그러니까 11월 19일 아침이었는데, 어느 덧 11월 19일은 지나고 자정이 넘어버렸다. 물론, 그 사이에 잠깐 눈을 붙이고, 지금은 멀쩡한 정신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또 다시 새벽잠을 자겠지만, 지금은 너무도 정신이 말짱하다.

 

2.

"제일 잘한 일이 뭐야?"
내가 대답했다.

"그 애랑 헤어진 거야."

말을 하고 나니 조금 부끄러웠다. 서른 살이 되도록 잘한 일이 고작 그거라니.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 누가 나에게 물어도 아마 내 대답은 같은 것일 테다. 나는 내 인생이 그때부터 새로 시작된 것이라고 지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애게게 고맙고 미안하다. 잘 헤어져 주어서 고맙고 또 미안하다.

- p.014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는 에세이다. 그리고 그 에세이의 첫 시작은 헤어짐으로 시작된다. 헤어진 후에야 인생이 새로 시작된 것이라며 잘 헤어져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 그녀는 마흔 두살, 느즈막에 애를 가진 애엄마다. 어쩌면, 이 에세이는 육아일기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딱 그렇다고 말하긴 뭐하다. 육아일기+사랑일기+ 여행일기가 혼합된 에세이라고나 할까.

 

3.

"에이, 뭘 사랑까지  해."

 

나는 손등으로 애인의 허리깨를 툭 치며 말한다. 내가 너를 왜 사랑하는지,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너를 사랑하고 싶은지 구구절절 고백을 했는데, 여자 친구라는 이가 이딴 소리를 던지니 그 누구라도 붉으락푸르락해질 만하다. 나는 달아나야 마땅하지만 그래도 기어이 한마디를 덧붙인다.

"그냥……사랑에 인생까지 걸고 그러지 말자는 거지. 응? 내 맘 몰라?"

- p.021

 

사랑에 인생 걸지 말자고 말하는 그녀는 우연히 애를 가지게 되면서, 결혼까지 해 버리게 된다. 자신을 "여친"이라고 불렀다고 신선하다고 말하는 그녀. 그렇게 말했던 그 남자가 남편이 되고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통보조차 심플하다.

 

엄마 : 언제까지 예약하면 되는데?

나 : 했어.

엄마 : 했나.

나 : 응

엄마 : 예약을 했다고?

나 : 응

엄마 : 니 지금, 그러니까 내한테 허락도 안 받고, 신랑감은 얼굴도 아직 안 보여 주고, 식장 예약을 했다는 거냐?

나 : 그냥 뭐.

엄마 : 이것들이 둘 다 미쳤나.

- p.085

 

푸하하하. 그녀의 결혼은 그렇게 시작된다. 뭐, 아기를 가진 순간부터 그녀는 웃어 댔으니, 결혼 상황도 웃길 수밖에. 푸하하하.

 

4.

왜 펭귄과 토끼는 예뻐하고 치타와 고릴라는 무서워할까. 그림으론 다 귀여운데, 아기는 어떻게 그것들을 구별하는 걸까.

매운 김치를 먹어 본 적도 없으면서 고춧가루 빨간 김치 한 점 내밀면 왜 기겁을 하면서 달아나는 걸까. 도대체, 도대체 이 아기는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걸까.

- p.131

 

새삼스레 신기한 아기를 자랑하는 건, 모든 엄마들의 공통점인 걸까. 김서령 작가도 자기 아기를 자랑하기에 바쁘다. 물론, 그렇기에 엄마한테 친구한테 욕을 먹기 일쑤인 건 기본. 그래도, 육아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워 보인다. 조금 팔불출이면 어때, 하는 마음으로.

 

5.

친구들과 옆 동네에 산다는 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즐거운 일이었다. 토요일이면 멸치국수를 끓여 H 언니를 불러낼 수도 있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J와 덜컥 마주칠 수도 있고, 깜박 잊고 보일러를 안 끄고 출근을 한 H언니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보일러 좀 끄고 오라 시킬 수도 있고, 목욕도 같이 갈 수 있고, 인터넷 TV로 영화를 보다가 우리 집 거실에서 그냥 쓰러져 잠들어도 되었다. J가 여행을 떠날 때면 나는 고양이를 대신 봐주었다.

무엇보다 H언니와 J는 내 딸을 번쩍번쩍 잘도 안아 주었다. 엄마 아빠밖에 할 줄 모르던 아가가 그래서 그다음으로 배운 단어는 '이모'였다. 나주에 아가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엄마, H이모랑 J이모랑 거기 살 때 난 진짜 행복했어."

- p.215

 

그녀가 이사한 동네 아파트에 친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래서, 그녀의 일상은 더없이 행복해졌다, 고 말할 수 있을지도. 그러고보면, 행복은 행복을 낳는 거 아닐까, 하는 잠시잠깐의 상상도.

 

6.

"또 만나요, 선생님."

"응, 나는 너 또 볼 거야."

"꼭 그래요."

"너 더 늙은 걸 보고 말 거야. 나만 늙은 거 보여 주면 억울하니까."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을 투명인간 취급을 한단다. 그래서 예전 순진했던 우리들 때가 그립단다. 나도 학교 4층 건물을 다람쥐처럼 잘도 돌아다녔던 그때가 참 그립다. 그 시절 젊었던 선생님들도 마저 그립다.

- p.265

 

육아일기+사랑일기+여행일기에 보태어서도 스승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에세이가 구체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처럼 나도 무언가를 그리워하게 되지 않을까. 내가 일구어 나가고 있는 지금의 나를 언젠가는 그리워하면서 추억하고 있지 않을까. 지금 내 주변 사람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지금 내가 써 내려가고 있는 글들을 아주 열렬히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는 제목에서 역설이 느껴진다. "그래, 사랑까지 하지 뭐." 하고 말하는 듯 하다. 그 사랑에는 아기에 대한 사랑, 스승에 대한 사랑, 엄마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남편에 대한 사랑, 이런 것들이 향기롭게 묻어 난다. 그 사랑들을 고이 간직하고 언젠가 먼 훗날에 꺼내어 봐야겠다. 나에게도 언젠가 그렇게 말하는 날이 오겠지.  "그래, 사랑까지 하니 참 좋네!"  

 

 

h******o 2018.11.20. 신고 공감 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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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용보기
따스한 늦가을 햇볕이 길게 들어오는 거실에서 누워 읽었다. 중년의 작가, 그리고 어머니, 또는 친구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친구가 조잘조잘 자기 이야기를 옆에서 해 주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다. 작가니까 그렇겠지만, 정말 표현을 너무 잘한다. 작가의 어머니는 어쩌면 그렇게 우리 엄마같은지.부모님들은 어쩌면 그렇게 같은지. 츤데레처럼.따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용보기

따스한 늦가을 햇볕이 길게 들어오는 거실에서 누워 읽었다.

중년의 작가, 그리고 어머니, 또는 친구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등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친구가 조잘조잘 자기 이야기를 옆에서 해 주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다.

작가니까 그렇겠지만, 정말 표현을 너무 잘한다.

작가의 어머니는 어쩌면 그렇게 우리 엄마같은지.

부모님들은 어쩌면 그렇게 같은지. 츤데레처럼.

따뜻한 느낌이 감싸며 다 읽었을 때 눈물이 또르르 흘렸다.

이런 책을, 가을의 햇빛아래서, 넓고 깨끗한 거실에 누워 읽었을 때 행복해서 눈물이 나왔다.

얼마만의 여유인가 싶기도 하고, 여유를 너무 잘 누린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했다.

고마운 책.

n******w 2019.03.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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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뭘...
"에이, 뭘..." 내용보기
제목으로는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소소한 일상 이야기...작가의 자서전적 산문집... 역마살(?)...훌쩍 떠난다는 대목에서는 바람의 딸 한비야씨가 불현 듯 생각남... 읽기는 편하고 그럭저럭 읽을 만하고 공감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리 재미 있지는 않은 듯...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하나 더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가 눈에 뜀... 가장 부러운 건 자매와 같은
"에이, 뭘..." 내용보기

제목으로는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소소한 일상 이야기...작가의 자서전적 산문집...

 

역마살(?)...훌쩍 떠난다는 대목에서는 바람의 딸 한비야씨가 불현 듯 생각남...

 

읽기는 편하고 그럭저럭 읽을 만하고 공감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리 재미 있지는 않은 듯...

 

작가의 다른 작품을 하나 더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가 눈에 뜀...

 

가장 부러운 건 자매와 같은 친구(?)가 있다는 거...H언니, J...

 

아무리 친해도 한 사람이 이사간다고 해서 같은 단지로 이사간다는 대목은

 

무척 부러움...

YES마니아 : 골드 j***h 2019.03.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