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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셀피(selfie)가
현대 사회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요. 사진을 즐겨 찍는 편이 않지만, 스마트폰을 뒤져보면 몇 장의 셀피는 나올 정도니 말입니다.
그런데 미술사가인 제임스 홀은 이 것이 현대 사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굴은 예술이 된다>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자화상’을 하면 떠오른 화가들의 이름과 작품을 생각해보면, 저는 자화상과 셀피를 아주 다른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자화상의 역사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 중에 하나가 문화를 기록하고 전승하는 것이라고 하죠. 그러한
인간의 열망은 자신의 모습을 남기는 것에서도 열심이었고, 덕분에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우리는 수많은
자화상을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예전에 <빈 미술사 박물관>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파르마자니노의 자화상에도 오랜 시간 시선을 주었었는데요. 이번에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지요. 바로 ‘볼록 거울에 담긴 자화상’입니다. 또한 자화상의 문법을 바꾼 인물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도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투영합니다. 마치
하나의 광고처럼 말이죠. 자신을 홍보하는 것, 어쩌면 자화상이
갖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역할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출세길로 나아가면서, 화가로서의 자율성을 잃어가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그들이 그 후의
자화상을 남기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 답을 다른 화가에서 찾아가야 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잘 팔리는 그림을 그려야 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작품 세계에 대한 열망을 놓지 못했던 화가들이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고야의 자화상 ‘나는 배우고 있다’, 그리고 고흐와 고갱이 등장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고흐의 자화상과 다른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바로
‘가구 자화상’입니다. 정물을
통해 인물화를 표현한다니, 마치 현대 설치미술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거기에 대한 답이었던 고갱의 ‘자화상 주전자’도요. 그런데 저는 참 뜬금없지만,
문득 천재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이 바라는 것, 후회하는 것, 아니 인생을 작품으로 녹여낼 수 있는 것이 말이죠. 아마 그래서 제 머릿속에서 자화상과 셀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분류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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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예술이 된다 / 제임스 홀 / 시공아트
그들의 영혼과 조우할 수 있을지도^^
<더 타임스 문학>, <가디언>, <월 스트리트 저널>, <아트 뉴스페이퍼> 등에 글을 기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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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예술이 된다> 공허한 듯 보이지만 실은 슬픔으로 가득한 반 고흐의 눈빛을 보고 있자니 도저히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화가여서 그랬을까? 글쎄... 좋아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인간으로서 어쩐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런 얼굴. 반 고흐의 그 수심 가득한 얼굴 덕분에 <얼굴은 예술이 된다>라는 책으로 손을 뻗게 되었다. 손에 쥐어 본 책은 상당히 두툼했다. 도톰이 아닌 두툼! 표지가 양장본인 데다 총 464페이지라 두께가 상당하고 명화를 선명하게 싣고자 빳빳한 아트지 재질의 종이를 사용하여 제법 묵직했다. 자, 그럼 이제 화가들의 자화상을 따라 그림 여행을 떠나보자.
<얼굴이 예술이 된다>는 단순히 자화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시대별 상황과 각 시대를 대표하는 중요 인물의 견해, 그들이 겪었던 의견 충돌 등을 비롯하여 예술을 넘어서 심오한 철학과 인간이 겪는 번뇌까지 담아내고 있다. 폰트 9 정도 될 것 같은 깨알 같은 글씨에 놀라고 꽉꽉 들어찬 알찬 내용에 또 놀랐던 시간. 좀 더 깊이 있고 정확하게 탐독할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읽으면 읽을수록 부족한 지식을 드러내며 그림에 대해 아직도 배우고 익힐 것이 많구나 뼈저리게 실감했다. 더 많은 미술 서적을 통해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자신감이 붙었을 때 다시 읽어보자. 멀지 않은 날, 꼭 만나자며 속절없는 다짐을 하고 아쉬움에 표지를 쓱 쓰다듬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얼른 다시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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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른바 '자기고백의 시대'를 정의하는 시각장르가 되었다. 옛 대가들과 현대 훌륭한 예술가들의 전시 서두에는 통상 자화상이 등장하고 자화상은 그 안에 담긴 인물의 영혼에 접근 할 수 있는 특별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종종 명화속에 슬쩍 끼워놓은 화가자신의 자화상이 그림의 해석을 바꾸어 놓기도하고, 시대적인 배경을 유추하게 하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미술관에서 해설을 할때 종종 등장하는 자화상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화가의 사회적인 위상을 가늠해보게도 하고, 자화상속에 등장하는 화가들의 존재감을 부각하기위한 노력들을 엿보게한다. 사진이 일상이 되고, 자연스레 셀피라는 아이콘이 생활화 된 요즘에 읽는 자화상의 시대적인 변화와 그 안에 담긴 여러가지 의미들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책이다. 꼭꼭 눌러읽어 페이지가 잘 안넘어 가긴하지만 내공이 가득한 자화상과 그 언저리의 의미까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중세에서 출발해 현대 작가들이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자기재현적 이미지들에 이르기까지 '자화상'이 라는 장르의 지도를 이 한권으로 그리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자화상에 대한 논의들은 늘 예술에서 끊이지 않는 뜨거운 감자같은 장르이기도 하다. 자화상!하면 아이콘 처럼 떠오르는 미켈란젤로나 벨라 스케스, 반에이크 같은 화가는 그림속에 자신들의 얼굴을 익살맞게, 혹은 은밀하게 끼워넣어 자신의 존개감을 부곽시키기도 하였다. 책 속에는 총 121개의 그림자료가 꼼꼼하게 수록되어있고, 도판저작권부터 배경자료에 대한 수록까지 방대한 자료를 담고있다. 자화상의 시작점을 고대가 아닌 중세로 잡은 이유부터 이 책은 근거들을 객 관적인 고증아래 철저히 분석하고 있는 치밀함을 담고있다.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번쯤은 보았을 고흐의 자화상, 그는 고갱과 자신의 자화상을 뜻밖의 의자 라는 사물에 투영하여 그린 화가이기도 하다. 자화상은 단어가 담고있는 화가자신의 얼굴을 표면적으로 상징하고 있지만, 많은 예술가들은 여러 작품속에, 그들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고 해도 억지스러운 표현 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예술가가 자화상에 자신의 업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던 시대가 있었다면, 상대적으로 예술적인 위대한 능력을 부곽시키며 신에 비견되는 인물로 자신을 그린 화가도 등장하게 되는 사건은 화가의 위상을 또 반전시키는 재미있는 사건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화가가 바로 뒤러인데 그가 사망한 후 뒤러의 추종자들이 그의 시신을 파내 얼굴과 신체의 주형을 뜨고, 머리카락을 보관하기 도 한다.
17세기경 사람들 사이에서 교양이 있는 사람은 예술가의 작업실에 방문하는 일을 과시하는 시대였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지극히 평범한 환경과 가정집 같은 친밀함을 담고있는 일상사와 동떨어져 사색에 몰두하는 공간으로 인식되어졌던 이유이다. 반면에 회화예술이 묘사하는 광경이 완벽하게 사실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통해 미장센이라고 하는 연출방식을 통해 시각적인 요소들을 꾸미는 일들도 성행을 하게 된다. 이런과정을 통해 화가의 작업실이 신화화 되고, 왜곡되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어떤 분야이건 완전하고, 영원한 것은 없다. 많은 예술가들도 시대적인 상황과 배경속에서, 혹은 대중과 후원자들에 의해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을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제임스바리와 같은 화가는 진정한 예술가라면 사기와 부정에 꿋꿋이 맞서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비록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현시키지는 못했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현한 그 과정에서도 또 다른 미술사적인 흔적을 남기게 된다.
중세이후 20세기동안 자화상은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해 왔지만 기존 회화의 장르에서 탈피하여 조각, 사진, 비디오와 같은 미디어의 사용으로 더욱더 다변화되어가고 있다. 자화상이라는 타이틀이 부각되기 시작한지도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1920년~30년대에 정착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이후 예술가의 자화상은 점차적으로 추상화적으로, 파격적이고 다양한 방식을 구사하게 되는 경향을 띤다. 예를 들면 얼굴보다 신체에 중점을 둔 팬터마임 형식의 자화상들을 통해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가는 형식을 취해 충격적이고 이벤트적인 의도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수록하고 있는 자료만큼이나 방대하고 세밀한 이 책의 자화상과 그 언저리의 예술 에 대한 이론들은 이후에도 더 해석이 추가될 것이고, 예술은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다. 예술에 대한 정의라기 보다 이해의 한 방편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어지고 , 분석되는 관점의 책 이 반가운 이유는 그 과정에서 작품하나하나에 대한 이해보다, 예술의 변화과정을 읽어가는 넓은 시야 가 생긴다는 점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꾸준히 예술에 대한 다양한 강의들을 접할 기회가 많고, 또 직접 예술작품에 대한 해설을 꾸준히 하고있는 입장에서 이 책이 너무나도 반가웠던 이유는 바로 그런이유가 가장 컸던것 같다. 이 방대한 자료의 책을 읽고 정리를 하는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했는지도 모르겠지만 탄탄한 배경지식들을 통해 하나의 커다란 자화상이라는 장르의 아우트라인이 그려진 시간이다. 새발의 피 만큼이나 빈약했던 자화상 작품들에 대한 정보들을 조금 더 넓은 그릇에 담아 보는 느낌이었 다고 해야할까? 그간 어설프게 장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그 안에서 아둥바둥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내실을 다져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책들이 반가운 이유이다.
얼굴은 예술이 된다."라는 제목이 처음과 다르게 와 닿는 이유는 아마도 오랜시간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작품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시대의 이야기들을 경험한 까닭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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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화가 윤두서가 그린 자화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면을 강인하게 응시하고 있는 눈을 보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네요. 이 그림은 유명한 자화상 중의 하나인데 마치 자화상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윤선도 뿐만 아니라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일반적인 그림은 화가의 눈을 통해 보여지는 세상을 그리지만 자화상은 그 대상이 자기 자신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것 같아요. '얼굴은 예술이 된다' 는 주요 자화상의 특징이나 자화상의 역사에 나타난 자화상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몇 초 만에 현재 자신의 모습을 똑같이 남길 수 있지만 과거에는 오직 그림을 그려야만 했는데 화가들은 어떤 자화상을 남겼을까요. 그림에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 각 사람에 해당하는 모델이 있습니다. 모델은 가족이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작품 의뢰를 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네요. 또, 전문적인 모델을 쓰기도 하였습니다. 얼굴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작품을 보더라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특징이나 개성이 잘 드러나야 하는데 자화상은 이런 연습을 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방법 같아요. 보통 자화상이라고 하면 캔버스의 한가운데 화가의 얼굴이 있을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그림들도 많네요. 벨라스케스가 그린 시녀들이 대표적입니다. 왕실의 공주와 시녀들을 중심으로 그린것 같지만 멀리 거울에는 왕과 왕비가 비쳐져있고, 그림 왼쪽에는 커다란 캔버스 앞에서 벨라스케스 자신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화상의 판도를 바꾸었다고도 하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네요. 화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고 하면 더 좋게 그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많습니다. 에곤 쉴레의 자화상 중에는 수음을 하는 그림도 있으며, 절규를 그린 뭉크의 그림들을 보면 불안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는데 자화상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옥에서의 자화상이라는 제목으로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얼굴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네요. 교통 사고, 같은 화가인 남편 디에고와의 불운한 결혼 생활로도 유명한 프리다 칼로는 자화상에서도 온몸에 철심을 박은 모습이나 장기를 드러나게 그리기도 했는데 그녀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네요. 현대 미술로 넘어오면서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보다는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한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자화상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네요. 사진 뿐만 아니라 피, 땀, 침 등 모든 것이 자화상이 되기도 합니다. 점점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자화상이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자화상에는 화가들의 얼굴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자화상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각 자화상에는 어떤 특징들이 있고, 자화상들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보는것도 재미있네요. 약간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미술사를 볼 수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