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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의 뿌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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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었던 참 복잡하고 어려웠던 동화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났다. 대부분 왕자님과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ever after류의 행복한 결말에 익숙한 아이에게 몰려오는 적과 싸우다 전사하는 로랑(오를란도)의 얘기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결말이었고 또 그 재미도 별로 없는 전투 얘기는 왜 그렇게 길었던지... 몇번을 읽다가 포기했다 오기로 다시 읽었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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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었던 참 복잡하고 어려웠던 동화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났다. 대부분 왕자님과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ever after류의 행복한 결말에 익숙한 아이에게 몰려오는 적과 싸우다 전사하는 로랑(오를란도)의 얘기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결말이었고 또 그 재미도 별로 없는 전투 얘기는 왜 그렇게 길었던지... 몇번을 읽다가 포기했다 오기로 다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동화책에서 그 얘기만이 뚝 떼어져 있었는데 여기선 그 얘기의 근간이 되는 앞뒤 얘기들, 오를란도와 12 전사들의 모험담, 그리고 샤를마뉴 황제의 신화와 역사가 섞인 조금은 황당한 전설들을 제대로 만나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그 유명한 돈키호테에도 등장했고 비발디 오페라의 소제가 된 '미친 오를란도'의 내막을 알 수 있었고 그동안 서구 문학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그 비유적인 사건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그동안 얼마나 기초없이 그리고 제대로 된 이해없이 서구의 문학을 접해왔던가 하는 내 무식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고... 예전에 읽었던 중세의 기사란 책에 등장했던 베르타의 자손이기도 한 샤를마뉴 황제. 중세가 본격적인 암흑 시대로 접어들기 전 요정과 마법사 그리고 전설적인 기사 모험담이 공종했던 낭만적인 시절의 배경이 되는 존재이다. 기독교 문화를 이슬람 문화의 침략으로부터 수호한 그의 전설적인 업적 덕분에 역사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인물... 이 책을 처음 잡았을 때는 역사에서 전쟁사 위주로 간단히 묘사된 샤를마뉴의 어떤 개인적 역사(야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읽어갈수록 여기선 역사를 찾는다는건 무리라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역사는 따로 역사에서 만나면 되는거고 이곳에 등장한 그와 기사들의 전설적인 모험담들은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듯. 이 책을 보면서 새삼 어떤 문화권에 뿌리깊게 자리한 문화의 흔적을 지워내는건 힘들다는 것을 절감하기도 했고... 그렇게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를 말살하려고 했던 중세의 교회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그렇게 크지 않은듯 하다. 로게로와 안젤리카의 모험은 결국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 신화의 중세 표절판이고 히포그리프는 페가수스, 신의 노여움을 사서 식사 때마다 괴물새들에게 음식을 빼았기는 왕의 얘기 역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한 내용들.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 안에 있는 기사들의 무용담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만날 수 있는 얘기들과 이름만 바꿔서 빌려온 존재들이 무수히 많이 등장한다. 교회는 이 얘기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과연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중세 유럽을 떠돌며 이런 구전 설화들을 퍼뜨리고 계승한 민네징거나 트루바두르들은 그런 전승으로 인해 현대의 소위 필화에 해당하는 변을 당하진 않았을지 불현듯 궁금해진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부터 시작된 볼핀치의 3부작은 다 읽은 셈인데... 당시 엄격한 사회와 윤리관에 맞춰 순화된 내용을 담은 볼핀치류의 성격상 원전의 적나라함이 무척 궁금해진다. 만약 샤를마뉴가 투르 푸아티에 전쟁에서 패했다면 역사는 과연 어떻게 돌아갔을까...? 아니 최소한 이 책의 내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슬람 문화권 안에서 트루바두르에 해당하는 위치의 시인들은 샤를마뉴를 물리친 어떤 왕과 그 휘하의 용사들에 대한 이런 류의 얘기를 만들어냈지 않았을까 싶다. 십자군 전쟁, 베리아 반도 안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의 다툼을 놓고 같은 시기에 나온 기사들의 모험담과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언급되는 아랍 용사들의 모험담의 내용이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걸 보면 내 예상이 크게 틀리진 않을듯... 괜찮은 이야기책 한편을 자~알 읽었다.

[인상깊은구절]
이렇게 호전적인 태도로 묘사된 샤를마뉴의 모습은 그의 평화적 분위기에 상응하는 묘사가 없는 완벽한 것이 아닐 것이다. 현대의 가장 위대한 역사가 중 한 사람인 엠 기조는 샤를마뉴의 영광을 야만의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났다가 봉건주의의 암흑 속으로 홀연히 사라진 빛나는 혜성에 비유했다. 그러나 혜성의 빛이 모두 꺼진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프랑크족의 위대한 군주들에게 영원히 빚지고 있는 인류의 문명을 부활시키고 있으니까.
p***1 2001.05.2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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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불핀치의 신화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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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토머스 불핀치의 책을 처음 읽게 된 때는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매일 지겹게 가던 학원 옆의 상가에 작은 서점이 있었는데, 거기에 있었던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신화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 재미나게 읽었다.   그리스 신화만이 아니라 북유럽 신화의 내용도 실려 있어서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자주가던 서점에 토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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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토머스 불핀치의 책을 처음 읽게 된 때는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매일 지겹게 가던 학원 옆의 상가에 작은 서점이 있었는데, 거기에 있었던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신화 책을 우연히 발견하고 재미나게 읽었다.

 

그리스 신화만이 아니라 북유럽 신화의 내용도 실려 있어서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자주가던 서점에 토머스 불핀치가 쓴 이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도 발견하고 놀라워하며 책을 펴들고 읽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지금 나는 얼마 전 이 책을 주문해서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중세 암흑기의 유럽을 한동안이나마 안정시키고 강력한 왕국을 건설했던 샤를마뉴 황제와 그를 따른 기사들의 모험담은 지금 다시 읽어도 무척 흥미로웠다.

 

물론 이 모험담은 어디까지나 문학의 연장선상에서 봐야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곧바로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난감하다.

 

하지만 문학적 감동과 재미 역시 역사적 사실 못지않게 중요하다.

 

때로는 딱딱한 사실보다 제한이 없는 상상력이 더 좋은 일을 만들 수도 있다.

 

중세 유럽의 전설이나 기사 모험담, 혹은 환타지 창작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x***2 2015.06.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