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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보통의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보통의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 내용보기
주변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대부분은 안타까운 감정을 가진다. 그렇다고 내가 적극적으로 어떠한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는 편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은 이상 뭐라고 말을 건네기도 어렵다. 그래서 모른 척 하기도 하는데 그 사람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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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대부분은 안타까운 감정을 가진다. 그렇다고 내가 적극적으로 어떠한 감정을 표출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는 편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은 이상 뭐라고 말을 건네기도 어렵다. 그래서 모른 척 하기도 하는데 그 사람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인데, 이게 옳은 건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건지 참 어렵다.

 

작은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세영은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하루를 시작할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눈을 뜨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특별한 삶의 희망이 엿보이지 않은 주인공 세영의 아침은 우울한 이야기일거라 미루어 짐작하게 된다. 심정지를 위한 케이콘틴과 졸피뎀 등의 약을 거론하는 세영. 하루의 시작이 이토록 눈을 뜨고 싶지 않을 정도라면 삶의 의미라고는 무엇일까.

 

그럼에도 세영에게는 딸 도우가 있었다. 학원에 가야 하고 승급시험을 봐야했다. 그리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있었다. 모두들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까지 함께 올라간 이들 중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도우가 반장이 된 덕분에 학교위원회를 해야하는 세영은 회의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이유를 생각해 보지만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세영은 남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손톱의 때만큼도 하고 싶지 않았다.' (18페이지) 이게 세영의 본심일 터다.

 

사건의 당사자들인 양은석과 차지수가 유강에게 폭력을 가했고, 피해자인 유강의 할아버지는 두 아이들이 다른 학교로의 전학을 바랐다. 학폭위에서 내리는 징계는 총 아홉 가지가 있으며 전학은 8호에 해당되었다. 남의 인생에 개입하고 싶지 않은 세영은 못내 불편하기만 하다.

 

 

 

수많은 책과 영화에서 보았겠지만, 가해자의 부모 입장과 피해자 측의 가족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내 아이들은 그저 장난이었으며, 다른 아이 때문에 그랬다는 핑계를 댈 것이다. 반면 피해자의 가족은 강력한 처벌을 원하며 진정으로 우러난 사과를 받고 싶어한다. 반면 보통의 사람들은 어떨까. 만약 유강이라는 아이가 조부모와 함께 산다면 가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다른 아이 차지수와 양은석은 한의원 집과 은행 본점에 다니는 부모라면 모두들 그 쪽의 편을 들지도 모른다.

 

이 중간에 선 세영의 곤혹스러운 입장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가해자 편을 들수도, 피해자 편을 들수도 없는 불편함의 한가운데 있었던 세영은 급기야 남편이 있는 호텔로 숨어버리고 만다. 세영의 남편 무원은 아버지가 남긴 호텔을 경영하다가 휴대폰으로 한 커뮤니티에 가입해 그를 숨기고 약사라는 직업으로 활동하는데 문제는 그를 여자라 여긴 남자가 있었음에도 바로잡지 않는다.

 

학폭위에서 결정된 사항은 가해자에게 약한 처벌이었고, 피해자의 가족은 이를 인정하지 못했다. 유강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학급 반장인 도우는 유강의 장례식에 가겠다고 하고, 장례식에 참석하겠다는 도우를 말리고 싶은 세영. 누군가 나서서 해결할 필요는 있지만 그게 내가 아니었으면, 딸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아내 세영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학폭위 결정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평소에는 관심도 두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 용기를 냈던 도우. 그런 도우를 바라보며 오래오래 울고 싶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세영이었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간구하는 밤이 언젠가 올 것이다. 짐작보다 더 빨리. 등 뒤에서 적막한 저녁의 구름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148페이지)

 

짧은 소설임에도 빠르게 읽지 못했던 건 날 것의 감정과 마주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세영이었더라도 그  상황에서 피하고 싶었을테고, 딸 도우가 장례식에 가지 않았으면 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살고 싶은 우리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나 불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그 감정을 표출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단정이 아프게 다가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9.03.18. 신고 공감 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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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도시 중산층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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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타산이 빠르지 않고 격정적인 아이들이 많이 보여 있는 학교에서는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어찌 보면, 제도권이 잘 질서에 순종하는 틀을 만들어 나가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자들이 배우는 자들과 늘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끼리 있을 때, 그들의 특성상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는 일은 당연함으로 보는 것도 바르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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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타산이 빠르지 않고 격정적인 아이들이 많이 보여 있는 학교에서는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어찌 보면, 제도권이 잘 질서에 순종하는 틀을 만들어 나가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자들이 배우는 자들과 늘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끼리 있을 때, 그들의 특성상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는 일은 당연함으로 보는 것도 바르지 않을까?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처리해 나가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서로 다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가르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의 잘못 된 선택에는 어른들이 많이 관여한다. 애틋한 마음과 억눌린 마음, 그리고 실제적인 모습 등이 잘 분별되어야 지도가 가능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선호하는 쪽으로 끌리기 마련이다. 팔은 안쪽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가까운 사람이 문제에 해당되었을 때 그 사람을 중심으로 그 일을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조금의 정당성을 획득하면 다른 어떤 사실들이 결부되어도 따르지 않으려 한다. 이런 습성들이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글은 도시의 한 중산층 가정의 사람들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그려낸다. 3가족이 각기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해나가는 구조를 보여준다. 무사안일의 평온한 삶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을 방치한 채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준다. 의기에 차고 순수한, 따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3명의 가족이 드러내는 모습이다. 약국을 경영하는 세영은 무기력한 삶 속에서 반복되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면서 남편 무원과의 사이가 멀어져 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남편은 자신에게 상속된 호텔이 시골에 하나 있는데, 그것을 직접 경영해 보겠다고 그곳으로 내려간다. 세영이 생각하기엔 수익성이 있는 호텔도 아니고, 무원이 그곳에 내려가는 이유를 황당해 한다.

 

강이도 그 할아버지도 실제로 만날 기회는 없었다. 약사는 기다리는 직업이었다. 손님을 선택할 수 없었다.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올지, 들어오지 않을지 알 수 없었다. 한참 아무도 오지 않으면 마음 한편이 불안하면서도 이대로 쭉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었다.(p49)

세영의 삶이 잘 드러나는 단락이다. 늘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마을의 여러 가지 소식들이 사람들을 통해 본의 아니게 듣게 되는 삶이다. 이런 어느 날, 유강의 할머니는 늦은 오후에 왔다. 모든 치장을 원색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특이하고 놀라워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이런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보호 아래 살고 있는 강이가 학교에서 폭력 문제의 피해자가 된다.

 

딸 도우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폭력 문제가 하나 생겨난다. 그런데 세영은 그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부회장이다. 세영은 그 문제에 대해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기에 소식은 잘 듣는 편이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처벌을 강하게 들고 나오면서 세영에게 구구절절 사연을 적어 도와달라고 보낸다. 세영은 어느 편에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다. 결국 회의로 그 문제를 결정할 시간에 약국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남의 인생에 그렇게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자기보호적인 생각이 만들어낸 행위다. 결국 대책위원회에서는 가해자가 유리하게 결정되는데 세영의 불참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스물한 살에 사랑했던 사람과 마흔네 살에도 꽁꽁 엮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건 생각보다도 지독한 농담이었다. 세상에 통용될 수 있는 유일한 핑계가 그 사람뿐이란 것도.(p62)

세영이 대책위원회 빠진다는 핑계를 얘기하면서 한 말이다. 인간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가 그리 없다는 것, 삶을 잘 살고 있는 것인지 하는 질문은 많은 사람에게 궁구해볼 것을 제공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른들이 이처럼 자기 우물 속에 빠져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현대 도시인들의 보편적인 삶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 볼 수도 있으리라.

 

남편 무원은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자신을 현실과 다른 모습으로 표현한다. 즉 약사고 조그만 약국을 경영하는 것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불로그의 글들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그 속에서 많은 생활을 이루어나간다. 즉 현실의 삶보다 인터넷상의 삶을 더욱 마음에 두고 살아간다는 말이다. 블로그의 타인들이 그의 실제를 오해하여 여러 가지 의문점을 상의도 해오고 따뜻한 말도 건네 온다. 이런 모순된 일들이 진행되는데 그것을 정정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없는 일을 아내를 통해 보충하려고 하기도 한다. 즉 약사의 신분이고 여자인 듯한 느낌을 주면서 다른 블로거가 애정을 고백하게 만들기도 하고, 자신을 찾으러 오겠다는 연락 속에 긴장하면서 두려워하기까지 하는 생활을 한다. 이것을 아내는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 아닌가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오해를 풀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책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후 도우의 학교에서는 폭력의 피해자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런 가운데 학생은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게 된다. 그 후 학생의 조부는 공공연하게 다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세영은 두려움을 가진다. 자신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힘들어 한다. 그리고 도우가 행동거지를 조심하게 만들어 간다. 학교에서는 죽은 아이 강이의 장례식장에 가봐야 되나 아니냐? 설왕설래한다. 아이들은 학생회 중심으로 가보자고 연락이 되고, 2학년 반장인 도우도 가겠다고 얘기한다. 결국 장례식장에 간 도우와 3학년 학생회 간부들은 가족들을 위로하고, 가족은 고마움을 표한다. 이 때 놀란 세영은 장례식장에 다급하게 가게 되고, 안전한 딸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집에 가자고 한다. 도우는 조금 더 있다가 가고 싶어 한다.

 

현대 도시인들의 무관심, 이기주의, 인터넷 중독 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자신만 잘 살아가면 된다는 삶의 방식에는 훈훈함이 없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단절되기도 하고, 소외감을 강하게 느끼기도 한다. 우울증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그 문제의 답을 아이들에게서 찾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문제들을 생각해 보게 한다. 매력적으로 읽혀지는 이야기다.

j****3 2018.11.23.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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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부를 이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언젠가 우리가 부를 이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내용보기
사람들 대부분 삶이 평범해 보인다. 하루 세끼 밥 먹는 것도 똑같고, 좋은 일 힘든 일 다 비슷하게 경험할 것 같다. 성장하고, 나이를 먹고. 죽는 그 순간까지 살아가는 모습이 특별하게 다른 경우는 거의 없는 듯하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의 환경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살아가는 과정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거다. 예전의 맞춤복을 입던 시절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옷을 자기 사이즈에
"언젠가 우리가 부를 이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내용보기

사람들 대부분 삶이 평범해 보인다. 하루 세끼 밥 먹는 것도 똑같고, 좋은 일 힘든 일 다 비슷하게 경험할 것 같다. 성장하고, 나이를 먹고. 죽는 그 순간까지 살아가는 모습이 특별하게 다른 경우는 거의 없는 듯하다. 물론 태어나면서부터의 환경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살아가는 과정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거다. 예전의 맞춤복을 입던 시절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옷을 자기 사이즈에 맞게 구매하면 되는 것처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진 도시의 한 공간처럼 말이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한 구성원인 세영은 무원과 동갑내기 부부다. 둘 사이에는 중학생 자녀 도우가 있고, 세영은 집과 가까운 곳에 약국을 열었다. 남편 무원은 강원도 어디쯤 부모가 물려준 돈 안 되는 호텔을 경영한다고 갔다. 가끔 만나는 주말부부이며, 한참 아파트 재개발에 관심을 두는 남편 무원에게 세영은 시큰둥하다. 재개발되거나 말거나, 때가 되면 되겠지. 아니면 안 될 것이고. 뭐 이런 마음으로 주거지의 변화를 지켜본다. 지금 세영에게는 도우의 현재와 미래가 걱정되고 중요할 뿐이다. 공부를 잘해서 더 좋은 클래스에 들어가는 것, 큰 문제 없이 현재의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면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전부다. 그런 세영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학교 임원으로 이번에 발생한 학교폭력대체자치위원회에 참석해야만 했다.

 

세영은 ‘학폭위’에서 어떤 이의 손을 들어주어야 했을까? 가해자인 아이들은 세영의 생활 반경 안에 있다. 한때 그 아이들의 부모와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별로 교류가 없다. 하지만 지금 생활을 생각하면 그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가 없다. 피해자인 유강은 새로 전학을 온 아이이고 조부모와 생활한다. 사실 유강에 대해서는 조손 가정이라는 것 외에 별로 아는 게 없다. 소문에 별로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놨을 뿐이다. 세영은 하나의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문제를 듣고, 이 상황에 어떤 판결을 내려야 하는지 한 표를 행사해야 하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중재 역할도 하면서 아이들의 성장에 힘쓰는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세영은 자기의 한 마디가 남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고 이번 ‘학폭위’ 참석이 불편하기만 하다. 급기야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핑계까지 대면서 남편 무원이 일하는 호텔로 간다.

 

우리가 남의 인생에 대해 아는 게 없어도, 남의 인생을 잘 그리기는 한다. 보이는 것 약간에 상상과 카더라 통신의 정보 몇 가지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보이는 게 우리가 아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표면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표준처럼 보이는 거짓된 평화에 속을 끓이는 자신의 현실 말이다. 공부 잘하는 자식을 둔 세영을 부러워하는 이들의 말,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호텔을 경영한다고 주변에서 출세했다는 말을 듣는 무원의 현실, 강이가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자기 공부에 집중하면서 침묵하기만 했던 도우. 표현하지 못한 채로 가슴에 담아두고 있을 자신들의 불안을 끝내 꺼내놓지 못하는 게 현실의 우리 삶이 아니었을까? 도우를 찾으러 강이의 장례식장까지 기어코 갈 수밖에 없는 세영의 해동이나, 불안을 피해 전화번호를 바꾸고 현실을 변화시키는 무원의 선택이나, 친구의 고통을 봐주지 못하고 외면한 고통을 장례식장의 자리를 지키며 죄책감을 덜고 있는 도우나...

 

지금 내 앞에 주어진 현실과 문제를 회피하려고 애쓰던 시간, 당신들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가?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다. 불안하고 무섭지만 차마 털어놓을 수는 없었던 일들. 지금 내 인생의 문제로도 힘이 벅차 남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말았던 순간들.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냥 넘겨버리면서 괜찮아질 거로 믿었던 상황들. 그러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 당신들이 오해한 것이니 내 탓이 아니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싶었던 순간이 한 번도 없지 않았을...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자기만의 시선을 챙기느라 애써 외면하기만 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분량이 짧으면서도 가볍지 않다. 나와 엮이지 않은 타인의 인생에 관심 두지 않는 삶이 보편적인 오늘날의 모습에서 우리가 타인의 모습에 관심 두게 되는 건 바로 이런 비극을 눈앞에서 마주했을 때다. 강이의 죽음은 남의 일이지만, 강이에게 일어난 일은 남의 일로 머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한 문장처럼,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신에게 간구하는 밤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걸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지금의 위태로운 순간을 간신히 넘기고 불안에서 조금 멀어졌을지 몰라도, 언젠가 이름도 알지 못하는 신의 이름을 부르며 불행을 물리치려 발버둥 치는 순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예언, 혹은 복선 같은 거 말이다.

 

언제부터 이런 시선이 익숙해졌을까?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관심 두지 않고, 내가 속하고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이 우선시 되는 삶이 당연한 것. 인간은 누구나 이기심이 있고, 내 삶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 이기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적어도 내 주변의 문제와 불행에 관심을 가지면서 마음을 보태고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 역시 필요한 거 아니었을까? 미래의 언젠가 내가 신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을 때, 과거의 언젠가를 떠올리며 그때의 이기적인 나와 마주할 것을 생각하면 절망적일 것 같다. 어느 순간 익숙해진 자기 영역 안의 안전지대가 위태로웠던 것을 그때서야 확인할 것만 같아서 두려울지도 모른다. 투명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거짓투성이의 공간에서 활보하는 은밀한 폭력이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테니까.

 

n******i 2019.10.15.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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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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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작가님의 소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리뷰입니다.작가님의 소설 답게 현실적인 소재들이 많이 나옵니다.주인공 가족을 통해  학교 폭력, 자살, 왕따, 아파트 재건축 등의 문제로 고민합니다.고민은 하지만 직접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하지 않는점까지도 현실적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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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작가님의 소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리뷰입니다.

작가님의 소설 답게 현실적인 소재들이 많이 나옵니다.

주인공 가족을 통해  학교 폭력, 자살, 왕따, 아파트 재건축 등의 문제로 고민합니다.

고민은 하지만 직접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하지 않는점까지도 현실적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r******7 2024.05.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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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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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 네요. 단숨에 흡입룍 있게 읽어버렸습니다.. 과거에 이러한 비슷한 주제로 책을 썻던 기억이나는데, 욕시나 이번에도 흡입력있게 겉으로는 멀쩡하고 행복해보이는 현대 도시임들의 삶을 고스란히 내면을 보여준 느낌이 듭니다.. 핀 시리즈는 이러한 기획이 참으로 적확하다라는 생각이드네요. 뮨고본보다는 듀껍지만 실상은 그리 두떱지도 않아서 금방 읽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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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 네요. 단숨에 흡입룍 있게 읽어버렸습니다.. 과거에 이러한 비슷한 주제로 책을 썻던 기억이나는데, 욕시나 이번에도 흡입력있게 겉으로는 멀쩡하고 행복해보이는 현대 도시임들의 삶을 고스란히 내면을 보여준 느낌이 듭니다.. 핀 시리즈는 이러한 기획이 참으로 적확하다라는 생각이드네요. 뮨고본보다는 듀껍지만 실상은 그리 두떱지도 않아서 금방 읽어버렸네요
r********s 2018.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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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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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정말 안녕한가” 어제(3월1일자) 한겨레 신문 「책.생각」 색션에 대만 작가 탕누어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전문 독자professional reader’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사유하는 것, 그 사유를 바탕으로 꼭 써야 하는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상은 실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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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정말 안녕한가

 

어제(31일자) 한겨레 신문 .생각색션에 대만 작가 탕누어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누군가 자신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전문 독자professional reader’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사유하는 것, 그 사유를 바탕으로 꼭 써야 하는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상은 실체의 세계 안에 살아 있다고 하며,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소설 읽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힌다. “한 분야만 깊이 파고들어 가면 우리 삶의 경험과 결합하기 힘들다, 분야와 분야 사이가 점점 멀어져 중간에서 대화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실제 삶의 문제를 그렇게 할 수는 없다....이상적이지만 소설은 그 안에서 삶의 문제를 다 드러낸다.”(한겨레 인터뷰에서)

 

그렇다. 융합과 통섭을 외치는 이 세계에서 소설은 내게 그렇게 현실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통합의 힘을 준다. 그래서 이번 독서는 다시 소설읽기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정이현, 현대문학, 2018)

 

주로 중산층의 위기감을 시대적 징후로 읽어내는 데 탁월한

작가 정이현은 이번 작품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에서도

어김없이 자신만의 문체로 담담하게

이 시대의 중산층의 일상과 지역 공동체의 유대감이 붕괴되는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전한다.

 

소설은 한 인물을 중심으로 명확한 결말을 향해 가기보단,

세영(아내), 무원(남편), 도우() 세 사람의 시각을 차례대로 제시하며

독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열린 결말을 보인다다.

소설은 세영이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갖는 심리 상태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를 시작할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세영의 오랜 습관이다. 그것은 눈을 뜨고 싶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는 것이 두렵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세영은 죽음을, 꿈 없는 깊은 잠 속에 빠진 상태라고 짐작했던 것 같다. 하루를 새로 시작할 이유가 없다면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날을 위한 구체적인 조제법은 정해두었다.” (11)

 

90년대 초반 건설된 서울 근교의 신도시에 사는 약사 세영은 남편 무원과 잠시 떨어져 있으면서 중2 딸 도우와 살아가고 있다. 무원은 대학강사를 하다 교수 임용이 좌절되자, 아버지의 유산인 지방 호텔의 경영을 맡기로 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있다. 세영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원치 않게 동네 소식을 손님들을 통해 듣지만, 자신이 관계된 일이 아닌 이상 관심이 없다.

 

“...피부와 피부는 반드시 닿지 않아도 되었다. 닿지 않아서, 희미해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들이 있었다. 대바늘로 성기게 뜬 털 스웨터의 무늬들처럼 대수롭지 않은, 그 대수롭지 않음으로 구성된 작은 환대의 세계.”(97)

 

자기만의 세계에 은둔하듯 살던 세영은 딸 도우가 반 대표를 맡는 바람에 자연스레 학부모회 임원으로 참석하게 되고, 크고 작은 학교의 일들에 관여하며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아이들이 연루되어 열린 학폭위에 참석할 일이 생긴다. 한 아이를 여러 명이 왕따를 시킨 사건이 일어나 진상을 파악하여 가해 학생을 처벌하는 일이다.

 

“...세영은 남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손톱의 때만큼도 하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여기서는. 학폭위에 회부된 아이들은 그녀가 너무도 잘 아는 아이들이었다. 이 동네는 도심이지만 어떤 의미에선 지방의 소읍과 비슷한 데가 있었다. 조성된 지 서른 해에 가까워가는 대단지 아파트 안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등을 맞대고 붙어 있었다. 단지 안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고, 졸업 후엔 같은 중학교에 진학했다. 도우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80여 명이던 한 학년 학생의 숫자는 고학년이 될수록 점차 줄어 졸업 무렵엔 60여 명 정도만 남았다. 그 애들이 그대로 같은 중학교에 올라가는 구조였다.(18)

 

세영은 자신이 다른 아이들의 다툼에 관여하여 판단을 내려야하고. 그로인해 누군가에게 원망을 듣는 일이 도저히 내키지 않아, 아예 학폭위가 열리는 당일날 불참을 선언하고 남편이 있는 지방으로 도망치듯 내려간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하겠다던 남편 무원은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에 빠져 무료한 지방 도시에서의 시간을 소진하고 있었다. 무원은 가상공간의 익명성을 빌려 성별을 속이고 활동하다가 거짓말이 발각될 위기에 처한다. 커뮤니티 동료들은 계속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그를 의심하던 중 그가 여성이 아닌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는 오랫동안 활동하던 커뮤니티를 탈퇴한다.

 

“...무원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었다. 사실을 밝히거나, 그러지 않거나. 늦은 줄 알았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옳았다. 바로잡으려면 그때 했어야 했다. 자신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기는 하였겠으나, 아무의 얼굴도 크게 붉어질 필요는 없이 오류는 수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원은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오해를 확고히 하는 시도를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실제로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상황을 그냥 놔두었다. 시간이 그렇게 갔다.”(95)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인터넷 공간에서도 애정과 배신이 숨 쉴 수 있다는 것을, 그곳에도 남녀의 진정성이 있음을 간과한 결과, 무원은 가면을 쓰고 여성 행세를 하다가, 아이러니하게도 사이버공간에서 연정을 품은 한 동료의 진심어린 관심으로 더 이상 신분을 숨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그러나 그는 어떤 사과도 없이 그 상황을 회파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결국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날 환각제가 필요한 무원은 사이버 공간이 뿜는 내밀한 감정들을 우습게 여기다가 자가당착에 빠져버린다.

 

이런 무원의 무책임함은 세영의 태도와 다른 상황이지만 유사하다. 그래서일까. 세영은 이미 자신들이 무언가 어긋나고 있음을 느끼고 남편의 현실 부적응이 어쩌면 애써 모르는 체 살아온 자신에게 문제가 있던 게 아닌가 돌아본다.

 

훗날, 세영은 몇 번이고 이날의 대화를 복기해 보았다. 아주 작고 사소해 보였던 순간들을 거듭거듭 되돌려서, 그 어딘가에 깃들어 있었을지 모를 복선들을 찾아내고 싶어서였다, 뒤늦게 발견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지만, 복선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거기 있었다는 걸 알고 나면 마음이 좀더 놓일 것도 같아서.... 안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건 아니구나 라는 체념 같은 것이 단 몇 초라도 자신의 영혼을 감싸주기를 바라면서...”(41)

 

세영이 남편 무원에게 어떠한 위로도 받지 못하고 돌아왔을 때, 세영이 불참한 그날의 학폭위는 가해자 아이들에게 유리하게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 피해자 아이는 억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들 앞에 벌어진 엄청난 일 앞에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고, 도우를 비롯한 몇몇의 아이들은 죽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조문을 가려한다. 조문을 하겠다는 딸 도우와 이를 말리는 세영의 대화는 우리 세대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 부끄러움마저 피하는 자, 타인의 죽음에서마저 제 가족의 안위만을 염려하는 어른들의 약삭빠름 앞에, 딸 도우는 침착하게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지금은 말이야, 거기 어른들이 많이 힘드실 수 있지 않을까. 힘드신데 너희들을 보면 강이 생각이 더 많이 날 수도 있어.”

도우는 우유를 마시지는 않고 손가락 끝으로 컵을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그러니까 나중에 가는 게 좋겠어.”

세영의 말이 끝나자, 도우가 있는 힘껏 컵을 잡았다.

나중에…… 언제요? 엄마, 시간이 없어요.”(122)

 

도우는 세영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피해 학생의 빈소를 찾는다. 세영은 혹시라도 자신이 학폭위에 참여하지 않아 일이 이렇게 돼서 피해자 학생의 가족이 딸 도우를 해코지 할 것이 두려워 병원으로 쫓아간다. 그러나 어른들도 없는 빈소 귀퉁이에서 아이들끼리만 친구의 마지막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싶어진다.

 

 

조금 더 있을래요. 먼저 가세요.”

그 애는 진심인 것 같다.

우리가 가버리면 아무도 없잖아요.”

그 애는 진심이다. 뜻을 알 수 없는 뜨끈한 감정이 솟구친다. 세영은 주저앉고 싶다. 도우가 바라는 대로 뒤돌아 나가주고 싶다. 강이의 빈소에 엎드려 오래오래 울고 싶다. 세영은 움직이지 못한다. 간신히 지금은 힘을 아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간구하는 밤이 언젠가 올 것이다. 짐작보다 더 빨리. 등 뒤에서 적막한 저녁의 구름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다.(147~148)

 

자기 가족의 안온한 일상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만 허용하는 이웃에 대한 조건부 관심.

다른 이의 인생에 개입하거나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끼어드는 일이 싫다고, 공동체의 합의를 위한 과정마저도 갖가지 핑계를 늘어놓으며 회피하는 태도.

겉으로는 큰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시의 중산층 가정 속에 시한폭탄처럼 도사린 여러 징후들, 쇼윈도 부부, 폭력, 고독사, 집단 따돌림, 익명성에 숨은 날선 선동의 목소리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는 애정이나 관심은 없이 전략과 기술만 난무한 이 시대를 사는 중산층의 민낯을 보인다. 입으론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획일화된 거주 공간에서 오는 평균치의 생활 패턴과 그로인한 상상력 부재, 쏠림 문화를 추수하는 기회주의적 태도, 타인을 의식한 문화 쇼핑. 쥐꼬리만한 사회적 성취에서 오는 우월감과 허영심으로 포장한 모습들.

 

그들은 허약한 자신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족의 안위에만 골몰하지만, 그런 편협한 삶의 태도는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대신, 언제라도 균열을 일으켜 어김없이 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만을 증폭시킬 뿐이다.

끝으로 작가의 말을 옮긴다.

 

“‘아마도 나는, 나와 영원히 화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끝나는 소설을 쓴 적이 있다. 오랫동안 그것을 생각했다. ‘것이다는 단정인가, 추측인가, 예상인가, 결심인가. 이 소설은 어쩌면 그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정이현은 자신의 개인적 안위와 가정의 평온만을 지극한 가치로 섬기는 우리들에게 당신은, 그리고 우리는 정말 안녕한가라고 뼈아픈 질문을 훅 던진다.

YES마니아 : 로얄 m*****8 2019.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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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내용보기
요즘은 소설이 이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어느만큼의 결말이 있었다. 솔직히 글을 읽고 느낀 점은 밥을 맛있게 먹다가 이제 본 음식이 나오겠다 하고 생각할 쯤 갑자기 음식이 다 떨어졌다고 집에 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적잖이 당황했다.  뒤에 혹여 뒷애기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작가의 말까지 다 읽었지만 아무 언질이 없었다. 어쩔 수 없어서 읽었던 내용을 생각해 봤다.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내용보기

요즘은 소설이 이런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어느만큼의 결말이 있었다. 솔직히 글을 읽고 느낀 점은 밥을 맛있게 먹다가 이제 본 음식이 나오겠다 하고 생각할 쯤 갑자기 음식이 다 떨어졌다고 집에 가라고 하는 것 같아서 적잖이 당황했다.  뒤에 혹여 뒷애기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작가의 말까지 다 읽었지만 아무 언질이 없었다. 어쩔 수 없어서 읽었던 내용을 생각해 봤다. 어쩌면 주변에 흔한 애기인데 어쩌면 속 시원하게 꺼내놓고 애기하지는 못하는 애기들이 아닐까, 누구든지 남에게 못하는 말이 있다는 생각이 드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나도 무엇인가 어른이라는 이유로 못된 내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아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걱정하고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은 다 똑같지않을까 생각한다.

s*****4 2019.0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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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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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작가의 책.작은 크기, 작가 이름 만으로 구매했어요. 근데 후르륵 읽기 괜찮았어요.무료하게 그냥 저냥 사는 여자,튀고 싶지않고, 남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그런 성격이 저랑 좀 비슷한 거 같았어요.내가 주인공이라도 그랬겠다.... 결말은 너무 열린 결말이라 찜찜했어요.그래서 어쩌라고 ㅎㅎ 더 있는 거 아닌지 의심까지 ㅋㅋㅋ하지만 무원은 오르막길
"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라..." 내용보기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작가의 책.

작은 크기, 작가 이름 만으로 구매했어요.

 

근데 후르륵 읽기 괜찮았어요.

무료하게 그냥 저냥 사는 여자,

튀고 싶지않고, 남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그런 성격이 저랑 좀 비슷한 거 같았어요.

내가 주인공이라도 그랬겠다....

 

결말은 너무 열린 결말이라 찜찜했어요.

그래서 어쩌라고 ㅎㅎ 더 있는 거 아닌지 의심까지 ㅋㅋㅋ


하지만 무원은 오르막길에

갇힌 듯 서 있는 시간을

좋아했다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내가 이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

저쪽도 더 멀리 가지 않으리라는 느낌


카페에서 한 권을 읽었어요.

책이 작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집중되는 몰입도도 있었거든요.

 

담엔 마무리가 좀 더 깔끔한 책을 읽어야겠어요.

e*******4 2019.02.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