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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처음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이 작가를 알게 돼서 좋다.' 이런 문장.. 역이라고 할까? 이런 세세한 표현과 관찰력.. 이건 사물이나 사람을 보는.. 면밀한 관찰력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데.... 책 한 권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이래서 내가 '에고이즘 필사 클럽'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뭐랄까.. 솔직히 정신이 없다. 책을 여유도 생기지 않는다. 필사 클럽을 하기 위해 주중에 애들 재우고 5분, 10분 시간 내어서 읽고 쓰고 잔다. 그러다 보면 한 달이 지나 있으면 적어도 책 한 권이 내게 '선물'로 다가온다. 물론 시간이 조금 더 여유롭게 내게 쓰였다면 2-3권도 읽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냥 이렇게 한 권을 한 달에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좋고.. 그 필사 클럽 안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로 서로 소통하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덕분에 새로운 작가나 책들도 알 수 있어서 그것 또한 좋다.
줌파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은 내게는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이후 두 번째 책이다. 그녀를 알게 되니 그녀의 다른 책도 궁금하다. 필사 클럽 회원들이 읽은 책들을 보니..'책이 입은 옷',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등.. 그녀의 책들에 대한 호감이 간다. '그저 좋은 사람'은 몇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 장편소설에 비해 .. 읽다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단편들을 읽으면서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경험들을 했었다. 2부에 나온 헤마와 코쉭이야기는.. 단편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이 다른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도 자아낸다. 뭐랄까..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줌파라히리의 그 예리하고 세세한 터치로 그것이 독자가 읽으면서 '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덕분에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말이다. 좋았던 구절이나 인상적이었던 구절을 적어본다. p60. 사람이 몇 년이고 살다가, 생각하고, 숨 쉬고 먹으며, 수백 가지의 걱정과 감정과 생각을 지니고, 이 세상에서 조그만 공간을 차지하고 살다가 한순간 존재를 그치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 길들지 않는 땅' 중 p85. 그는 엄마에게 처음이자 유일한, 순전한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내가 태어난 것도 엄마를 기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 아빠와 결혼했다는 일종의 증거물이었고, 배운 대로 사는 삶이 낳은 예상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프라납 삼촌을 달랐다. 삼촌은 엄마의 삶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고 기쁨이었다. -'지옥-천국' 중 p140. 인생의 짝을 찾는다고 그렇게 헤매고서, 그 사람과 아이까지 낳고서, 아밋이 메건을 그리워 한 것처럼 매일 밤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렇게 절실하게 혼자 있길 원한다는 건 끔찍하지 않은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고, 그 조차 점점 줄어든다 해도 사람을 제정신으로 지켜주는 건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머물지 않은 방' 중 p171. 그는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잔을 들었다. 한 모금 마시고 나더니 침대 밑으로 밀어 넣었다. 이제 잔이 보이지 않았다. " 이해하지 않아도 돼, 누나. 언제나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 '그저 좋은 사람' 중 p324.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보다 끔찍한 건 없었어. 그 이후에 오는 허탈감은 그 당시 우리를 짓누르던 무게에 비하면 견디기 쉬운 거였어. - '한 해의 끝' 중 p407. 그런가 하면 모성에 대한 신화도 깨진 지 오래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모성을 "나르시시즘과 이타 주의와 나른한 몽상과 진정함과 불성실과 헌신과 냉소가 이상하게 조합된 것"이라 오래전에 정의 내렸고, 이제 웬만한 여자들조차 모성을 일방적인 자기희생이나 헌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가 되어 자신에게 좋은 점들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잠시라도 '그저 좋은 사람' 이 되어 보는 것. 아이를 키우는 처음 몇 년 동안은 적어도, 이 아이에게만은 자신이 그저 좋기만 하고, 선하기만 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옳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여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언젠가 끝난다는 것도. 이 책에서 '그저 좋은 사람'의 범위는 가족으로 확장된다.(옮김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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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차갑고 날카로운 눈으로 가족을 그려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그 안에서 점점 커지는 괴리감, 혈연에 대해 느끼는 친밀감, 호감, 사랑, 이해, 친구 같은 사이, 가족의 불행, 타인의 불행, 간섭, 부모 형제와의 싸움, 알코올 중독, 가족에 끼치는 영향, 죽음 .. 평생에 걸쳐 매일매일 겪게되는 일들을 차갑고 날카롭게, 하지만 그 사이에는 켜켜이 인간미가 녹아 있습니다. 작가의 사랑하는 마음이 차가운 현실 사이에 녹아들어 우리를 토닥여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한 권 안에 몇개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의 섬세한 묘사와 재미와 작품성이 한 권에 다 들어있어 폭 빠져서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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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길들지 않은 땅”이다. 줌파는 인도계 미국 작가이고 그녀가 이방인으로 살았던 힘들었을 시간들은 소설속에 매력적으로 녹아있다. 전에 읽었던 #축복받은집 처럼 이번에도 가족 이야기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축복받은 집>이 주었던 신선한 재미와 감동과는 달리 <그저 좋은 사람>은 무게 있는 편안함과 여운이 있다는 점. 이국적인 패턴의 탐스러운 쿠션들이 주는 포근함의 느낌과 이런 것들이 잘 어울리는 멋진 침대가 주는 좀 더 풍성한 아늑함의 차이랄까.. ??? 내 기억과 상대의 기억, 내 상처와 상대의 죄책감은 서로 다른 모습일 수 있고 그 교집합이 때로는 화해를, 때로는 사랑을, 때로는 또 다른 상처를 주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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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길들지 않은 땅”이다. 줌파는 인도계 미국 작가이고 그녀가 이방인으로 살았던 힘들었을 시간들은 소설속에 매력적으로 녹아있다. 전에 읽었던 #축복받은집 처럼 이번에도 가족 이야기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축복받은 집>이 주었던 신선한 재미와 감동과는 달리 <그저 좋은 사람>은 무게 있는 편안함과 여운이 있다는 점. 이국적인 패턴의 탐스러운 쿠션들이 주는 포근함의 느낌과 이런 것들이 잘 어울리는 멋진 침대가 주는 좀 더 풍성한 아늑함의 차이랄까.. ??? 내 기억과 상대의 기억, 내 상처와 상대의 죄책감은 서로 다른 모습일 수 있고 그 교집합이 때로는 화해를, 때로는 사랑을, 때로는 또 다른 상처를 주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