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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다. 재미있다. 그리고 아쉬운.
"쎄다. 재미있다. 그리고 아쉬운." 내용보기
요네하라 마리.<소설가의 일>(http://blog.yes24.com/document/12221697)을 보다가 이 책을 사야할 것 같아서 구입했다. 문고판이라서 그런지 조금 작다. 하지만 들고 다니기는 편한 그런 책.책은 처음 이야기부터 좀 쎄다. 독자의 호기심을 확 사로잡는다고 할까? <소설가의 일>에서 김연수 작가가 이야기했듯이 왜 이 책을 집어든 후 손을 놓지 못했는지 알 것 같다. 처음부터 조금
"쎄다. 재미있다. 그리고 아쉬운." 내용보기
요네하라 마리.
<소설가의 일>(http://blog.yes24.com/document/12221697)을 보다가 이 책을 사야할 것 같아서 구입했다. 문고판이라서 그런지 조금 작다. 하지만 들고 다니기는 편한 그런 책.

책은 처음 이야기부터 좀 쎄다. 독자의 호기심을 확 사로잡는다고 할까? <소설가의 일>에서 김연수 작가가 이야기했듯이 왜 이 책을 집어든 후 손을 놓지 못했는지 알 것 같다. 처음부터 조금은 야한 이야기로 시작하니, 그 뒤의 이야기들을 안 읽을 수가 없지 않은가. 뭐 그렇다고 19금은 아니고.

각각의 이야기는 신문이나 잡지의 칼럼 형태이고 그래서인지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기 부분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호기심 만빵.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에피소드와 연관되는 속담, 그리고 여러 나라의 속담을 열거한다.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대부분이 미국과 일본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부분이 주옥 같다. 이렇게 신랄하게 미국과 일본을 비판할 줄이야. 속이 뻥뚤린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이 책의 이야기들이 나왔을 때와 지금의 미국과 일본의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으니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인데, 지금의 일본에는 요네하라 마리 같은 작가가 더 이상 없기 때문일까? 왜 점점 이들은 산으로 가는걸까. 뭐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기생하는 '기자'들 생각이 나기도. 더 이상 말을 말아야지.

책을 읽으면서 - 그래도 속담에 대한 이야기니 - 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속담이 좀 적어 보였다는 거. 아무래도 작가의 성향, 삶의 여정 때문이리라. 그리고 우리나라 속담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들이 일본 속담과 무척 비슷하다는 것. 시대적 흐름, 지역적 거리 때문에 비슷한 속담이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속담이 일본 속담으로 바뀌게 된 것인지, 이런 부분이 궁금해졌다. 이런 것들에 대한 책은 어디 없으려나?

참고로 이야기는 아래와 비슷한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끝까지 읽어보기를.

아!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아. 그대가 내게 한 모든 것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대를 내 몸에 으스러질 정도로 세게 밀착시키고 싶은 불타오르는 욕망이 몸 깊숙한 곳에서 솟구쳐 오르고, 그 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억누를 수 없는 만족감에 빠져들어.
그래, 조용하고 따사로운 밤이었지. 그대가 돌연 아무 예고도 없이 살며시 다가왔을 때 나는 내 침대에 누워 있었어. 그대는 티끌만 한 부끄럼도 없이 자신의 몸을 내 몸에 밀착시켰어. 나른하고 가물가물한 상태로 내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대는 내 몸 구석구석을 쏘아보며 가장 부끄러운 곳을 깨물었지. 나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어 그때는 잘 몰랐지만, 깨어나서 그대가 한 작업을 알아채곤 미친 듯이, 그래, 마치 열병에 걸린 것처럼 그대의 모습을 찾아 헤맸어.
그대는 내 몸과 마음에, 그날 밤 그대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로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어. 어떻게 할 거야?!
오늘 밤은 나도 일찍 침대에 누워 기다리며 그대가 다시 찾아주리라 고대하고 있어. 그대가 나타나면 지난번처럼 절대 무시하지 않을 거야. 몸과 마음의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 그대를 꼭 껴안고 놔주지 않을 거야.
그것은 내겐 기다리고 기다렸던 열락의 순간. 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대를 온몬으로 느끼고 싶어. 그대 몸 구석구석까지, 설사 1제곱밀리미터의 100분의 1밖에 안되는 미세한 것일지라도, 그것조차 남김없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그대가 나빠. 내 몸과 마음을 이렇게까지 농락하고 내 욕망에 불을 붙인 건 그대잖아. 이쯤 되면 그대의 몸에서 붉은 선혈이 뿜어져 나올 때까지 내 욕망은 충족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렇지 않으면 그대한테서 자유로울 수 없어. 각오하세요, 이 밉살스러운 모기야! (pp.245~256, 사후 약방문)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마무리가 된다.

어차피 모조품을 몸에 달고 있어도 진짜 같아 보이는 조건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평생 금고에나 넣어둘 보석을 왜 갖고 싶어할까. 또 진짜를 몸에 달고 있어도 어차피 모조품이라 여겨질 것 같은 사람들일수록 왜 세 끼 밥을 참아가면서까지 진짜를 사려고 할까.
뭐, 그 덕에 보석상이 돈을 벌 뿐 아니라 사기꾼이 활약할 기회가 늘어 다수의 명작 소설이 탄생할지도 모르지만.
부자가 뱀을 먹으면 병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가난뱅이가 뱀을 먹으면 배가 고파서 그런다고 사람들은 말한다라는게 집시 속담 중에 있다. (p.308, 싼 게 비지떡)


책을 읽은 후 요네하라 마리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아마도 조만간 책장에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드네.

"사람은 웃다가 생각을 고치지, 설득당해서 생각을 고치는 경우를 나는 본 적이 거의 없다." (p.326, 옮기이의 말)


YES마니아 : 플래티넘 h******i 2020.04.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