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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설터가 죽은 지도 이제 만 2년이 훌쩍 넘었다. 본 작품이 그의 유고작이라고 하는데 자전적인 소설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참전 경험, 출판업자 경력과 다양한 여행 경험을 가진 주인공 필립 보먼의 모습은 설터를 연상 시킨다. 물론 설터가 보먼처럼 이혼 이후 다양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여자 경험을 했는지는 나로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흥미로운 전쟁 이야기로 시작한 도입부에 비해 이후 초반 전개가 다소 평범한 연애 소설처럼 느껴졌으나 역시 설터. 다소 충격적인-예상치 못한 전개라는 의미로- 후반부의 반전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크리스틴의 배신과 결과적으로는 복수처럼 되어 버린 아네트와의 재회. 제임스 설터는 이 맛에 읽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단편집 '어젯밤'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쾌감이었다. 반면 '가벼운 나날'은 아주 다른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이 작가는 단편과 장편의 작법이 완전히 다른 것인가 하고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줄거리가 생각이 나지 않는데 '가벼운 나날'도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 작가는 유작이라는 점을 의식했는지 남겨둔 모든 얘기들을 이 한권에 쏟아 부은 것 같다 -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의 다양한 도시들에 대한 배경 지식과 대부분 나는 들어 보지도 못한 실존 작가들의 에피소드, 전쟁 이야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건 여자들과의 추억. 등장인물도 많고 에피소드 위주의 나열 같은 측면이 있으나 우리 실제 인생 또한 이와 같지 않냐는 역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게 된다. 물론 미국 백인 남성의 로망을 담은 자랑질 같은 면도 있지만 앤과의 베니스 여행을 암시하며 끝내는 노작가의 인생에 대한 의지가 남달라 보인다. 주인공의 연애담이 부럽다는 얘기는 아니고 나는 너무 조로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재미 있는 노작가의 비밀스런 회고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