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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여덟에 첫 임신을 한 에니드는 마치 러시안 룰렛을 하듯 출산을 기다렸다. 그럼에도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임신이라 그녀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녀가 임신 사실을 안 것은 6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하지만 부인, 생리를 안 하셨을 것 아닙니까! 의사가 말했다. 제 아이가 나이인지라 그게 정상인 줄 알았어요. 속이 울렁거리거나 피곤한 건요? 제가 원래 건강이 그리 좋질 안거든요. 의사는 거의 표가 나지 않는 그녀의 배를 보고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에니드는 너무나 작고 야위어서 성숙한 여성으로 보이지 않는, 소녀에서 갑자기 자그마한 할머니의 상태로 넘어가는 여자들의 세대에 속했다. === 이렇게만 읽고도 이미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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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단순하다. 추남과 미녀가 자기 본연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이를 만난다는 것. 그런데 나는 원작이 원래 이런 분위기인지 모르겠으나, 너무 지루하고 답답했다. 동화를 재해석하여 그려내는 작가의 스타일을 처음 만난 것도 아닌데, 이번 작품은 재밌게 읽기에는 무리가 있더라는.
샤를 페로의 동화 <고수머리 리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한다. 나는 <고수머리 리케>를 처음 들었고, 이 책의 뒷부분에 소개된 원작 동화를 짧게 접했다. 누가 봐도 놀랄 정도로 추하게 생긴, 하지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남자. 누구라도 눈길을 주지 않고서는 안 될 미모를 가진, 하지만 멍청해 보이는 여자. 두 주인공이 만나 결말에는 사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이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건데, 그 과정에서 겪는 일들이 기가 막히다.
남자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너무 못생겨서 주변 사람들의 외면을 받는다. 심지어 부모조차도 자식의 못생김에 좌절하고 슬퍼할 정도다. 그래서 아이가 받을 상처를 대비하고자 아이를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 타인을 접하지 않게 하고, 아이의 특별함을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남들과 비슷하기를 바란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누가 봐도 예뻐 죽을 것 같은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생각도 없다. 그저 멍하니 시선을 고정할 뿐이다.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까 싶으면서도 엄마는 아이를 외할머니에게 맡겨 키우게 하고 외면한다. 그런 아이가 어떻게 자랐을까.
두 사람은 자기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타인의 비틀린 시선에는 무관심으로, 세상을 조금씩 접해가면서 쌓은 지식으로, 사람을 보는 법을 배운다. 스스로 자기를 아끼는 법을 배우고, 어떻게 하면 힘을 갖게 되는지 습득한다. 물론 그들의 방식은 타인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읽어도 동화로만 해석될 것 같다. 물론 이야기를 생각하면 행복할 수 있고 긍정의 힘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1도 반영하지 못한 이야기에 많이 씁쓸해지는 건 나뿐일까. 내용은 그렇다고 해도 정말 지루해서 이 짧은 분량을 읽는 게 너무 힘이 들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접해오면서 가졌던 호감이 많이 사라졌다는 슬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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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읽혔고, 생각할 수 있는 글귀들도 많았어요. 특히 새똥을 맞았을 때 데오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조류학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모든 것이 꼭 쓸모 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우리들은 꼭 그래야한다고 이야기하잖아요. 나이 들수록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내면의 진정한 모습을 보자고 수없이 되뇌이며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또 다짐, 다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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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 소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미녀와 야수"가 떠올랐는데, 그 동화보다는 샤를 페로의 <도가머리 리케>(책 뒷쪽 옮기이의 말에 역자가 번역한 동화가 있다.)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 한다. <느빌 백작의 범죄>와 비슷한 고전 재해석, 이 책 표지에서는 고전 뒤집기. 이 책 역시 조금은 얇은 편이다. 230여 쪽. 그렇기에 역시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데오다(신이 주신 선물)와 트레미에르(덩굴장미), 현대판 못난이 왕자와 멍청이 공주, 이 평범하지 않은 두 남녀의 이야기. 영특하고 아름다움을 질시하고 왕따시키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의 두 주인공은 각자의 방식으로 그러한 세태를 헤쳐나간다. 책의 90% 정도는 이러한 두 주인공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나머지 10%에서 이 두 주인공이 만나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분량이 좀 적은 것이 아쉽다. 아마도 헤피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에 아쉽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더랬다. 이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상품권 사용때문에 구입한 책이기에. 그런데 생각보다 좋았다. 억지로 이야기를 끌고가지 않기에. 슬프지 않기에.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기에. 단점이 있다면, 이야기 중간 중간이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는... 그는 자신이 확인한 사실을 이렇게 이론화했다. 저속한 것이 남성의 특징이라면, 여성의 특징은 불만족이라고. 물론,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았다. 남자들에게도 불만족이, 여자들에게도 저속함이 있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일반적인 경향이란 것이 있었다. (p.122) 사랑에 있어서는 늘 한 사람은 고통스러워하고, 다른 사람은 지루해한다. (p.158) 자연이 한 대상에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새기고 예술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색조로 칠한다 해도, 하나의 가슴을 민감하게 만드는 데는 그 어떤 자연의 선물들도 사랑이 발견하게 하는 단 하나의 보이지 않는 매력보다 못하노니. (p.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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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드는 나이 마흔여덟에 첫 임신을 하고 아들을 출산한다. 에니드와 오노라가 ‘체념하고 아기를 사랑하기로 했다’ 라고 하는 것을 보면 보기 드물게 못생긴 남자아이였다. 그래서 아내는 ‘저 아이를 차라리 도가머리 리케라고 부르면 어떨까요?’라고 묻기도 한다. ‘도가머 리케는, ’페로의 영화에 등장하는, 못생겼으나 총명한 왕자. 아름답지만 멍청한 공주와 사랑에 빠진다.‘, 라고 설명된다. (도가머리는 새의 머리에 길고 더부룩하게 난 털을 의미한다.)
‘도가머리 리케’는 이 소설의 원제이기도 하고, 페로의 동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소설에서 ‘도가머리 리카’라고 불릴 뻔하였던 테오다는 이 동화 속의 왕자가 현대적으로 변용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 역자가 이 동화를 축약하여 소개하고 있다.) 테오다는 아이큐가 180으로 그 못생김으로 아이들의 놀림을 받지만 그것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그시간에 조용히 새를 관찰하고 사색할 뿐이다.
“... 새들은 아무리 멋져도 나름의 모순, 실패한 시도, 기괴함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관찰하다 보면 결코 지루할 새가 없었다. 그것들은 하나의 세계를 구성했다. 그 세계가 가정하는 음모, 영웅, 광대들과 함께...” (pp.79~80)
동화 속 공주의 역할을 하는 것은 리에르와 로즈의 딸인 트레미에르이다. 지극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났고, 오히려 그것이 트레미에르가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원인이 되고 만다. 아름답지만 멍청하였다, 라고 소개되는 동화 속 공주가 변형된 캐릭터이지만 멍청하다, 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하는 일에 서툴렀다고 보는 것이 낫겠다. 소설에서는 그녀의 아름다움이 적당한 선을 넘어선 탓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극도의 아름다움에 무심하지 않다. 그들은 아주 의식적으로 그것을 미워한다. 극히 못생긴 사람은 가끔 약간의 동정을 불러일으키지만, 극히 아름다운 사람은 연민은커녕 화만 치밀어 오르게 한다. 성공의 열쇠는 아무도 불편하게 만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예쁘장하게 생기는 데 있다.” (p.85)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 머리가 너무 좋은 추남, 쓸모없는 아름다움을 지닌 미녀로 성장해간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에는 어떤 접점도 없다. 테오다는 결국 조류를 다루는 학자가 되고, 트레미에르는 보석 모델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그 사이 테오다는 물리치료사인 사스키아와 지독한 사랑을 하였고, 트레미에르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 파스로즈로부터 물려받은 보석과의 교감 능력을 갖고 있다.
“문학의 단골 메뉴는 말할 것도 없이 사랑이다. 그 주제에는 저항할 수가 없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작가치고 사랑에 단 한 줄도 바치지 않은 이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연애 소설의 걸작들을 지배하는 거의 절대적인 규칙이 있다면, 그것은 이야기가 아주 안 좋게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사람들은 그것을 삼류 소설로 간주한다. 마치 위대한 작가가 문학의 단골 메뉴에 접근하는 것을 용서받기 위해 통회의 기도 삼아 거기에 비극적인 결말을 집어넣는 것처럼...“ (p.201)
두 사람은 소설의 말미가 되어서야 만난다. 추남과 미녀인 둘은 지난한 성장 과정을 뒤로 한 채 드디어 서로에게 알맞은 짝을 찾았다. 테오다는 자신의 사스키아와의 지난 사랑을, 트레미에르는 자신이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을 비밀로 한 채로 계속해서 잘 살아갈 것이다. 아멜리 노통브는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위대한 연애 소설의 길을 버리는 대신,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의 결말을 제 것으로 삼았다.
아멜리 노통브 Amelie Nothomb / 이상해 역 / 추남, 미녀 (Riquet A La Houppe) / 열린책들 / 224쪽 / 20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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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브는 아름다운 여자와 못생긴 남자가 빚어내는 이야기에 대한 강박이라도 있는 듯하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아 베스트 컬렉션을 구매했는데, 추남과 미녀 클리셰가 이렇게 자주 사용되는 줄 알았더라면 그냥 첫 소설의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기고 그만 읽었을 거다. 심지어 오래된 소설도 아닌 2018년작.. 아름답지만 멍청하거나.. 기타 뭔가 문제가 있는 여성을 못생겼지만 지혜롭고 '숨은 매력이 있는 남성'이 '거두어 주고' 심지어 '발견해 주는' 이런 이야기... 1800년대 소설이라고 해도 믿겠다. 무슨 결말이 날까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는데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결말이라니. 누구의 환상을 대변하고 있는 건지. 읽은 지 꽤 되었음에도 불쾌함이 생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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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는 매우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도 기대하고 바로 주문 했어요. 너의 심장을 쳐라가 더 흥미진진했고, 이 책은 약간 아쉽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추남인데 여자들이 먼저 다가온다는게 놀랍기도 했고 ㅋㅋㅋ 현실에서 가능 한가요? 그리고 이 남자가 자신의 치료사인 유부녀를 사랑하게 되고, 헤어지게 되면서 바로 결혼을 선택하고, 버로 이혼 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미녀와 만나게 되는 스토리 뭔가 좀 부족하기는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