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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나가기에 많이 무거운 책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내가 이 분야에 아는 게 없다는 뜻이다. 어쩌면 그 동안 나 혼자서 꽤나 이 분야에 대해 알만큼 알았노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면 내 수준이 일반인의 상식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것을 바로 깨뜨려준 책. 나는 여전히 아는 것도, 느낄 줄 아는 것도, 발견해낼 줄도 모르는 사람인 것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을 타고 떠나면 작가가 안내하는 미술숲을 홀로 거닐어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비록 사진으로이지만 보고 느끼고 마음 빼앗길 줄 알았다. 이즈음 우리의 전통 미술에 대한 내 관심까지 상승되는 중이었으니까.
책의 분량은 두터웠고(나는 두꺼운 책을 좋아한다), 내용은 꽉 차 있었으며, 사진을 비롯한 자료들도 충분했고, 작가의 설명과 견해는 훌륭했다. 그러나, 나는 재미가 없었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훌륭한 책이라고 해서, 누구나 재미를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이 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그 자체가 속상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굳이 핑계를 대자면 꼭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줄 그어가면서 읽어야 할 것 같고, 외워야 할 것 같고, 시험에 나올 문제처럼 보이는 내용들. 몰라도 되는 게 아니라 모르고서는 책장을 넘겨서는 안 될 것 같은 야릇한 부담감. 마냥 즐길 수 있는 게 아닐 것 같다는 마음에서 오는 무거움.
다만, 이 책을 이번 한번만 보고 덮을 게 아니라 앞으로 두고두고 열어보게 될 것 같다는 게 내 수준에서는 큰 위로가 된다. 내가 관심만 놓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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