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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욘 포세 다섯 번째 책이자, 우리나라에 번역된 소설 마지막 책이다. 이제 희곡 두 권만 남았다. 노벨문학상을 받으셨으니 이제 새로운 책들이 출간되겠지. 이 책도 역시 마침표 없이 현실과 과거와 시점과 회상과 생각들이 뒤섞인다. 이 정도 섞이면 혼란스럽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욘 포세는 그렇지 않다. 동어반복 속에 새로운 정보가 조금씩 등장하면서 노래 같은 문장은 감정을 건드린다. 이 묘한 분위기는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아마 욘 포세 작품 전체에 깔려 있는 죽음의 넘나듦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작품은 희곡 '어느 여름날'의 소설판 같다고 한다. 큰 줄거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피오르드 해안가 외딴집에 사는 부부 '어슬레'와 '싱네'. 창밖으로 항상 어두운 바다를 지켜보던 어슬레는 어느날 사라진다. 어슬레를 기다리는 싱네는 과거를 회상하고 어슬레의 생각 속으로 과거의 사건 속으로 정신없이 시점이 바뀐다. 어슬레의 고조할머니 알레스가 보이고 어슬레의 할아버지 울라브의 형 '어슬레'의 죽음도 오버랩된다. 일곱 살 때 장난감보트를 선물 받고 물에서 가지고 놀다가 죽은 어슬레. 같은 이름으로 지은 어슬레도 보트를 타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 특별한 배경이나 특별한 인물이나 특별한 어떤 것도 없이 그저 작은 마을에 평범한 인물들로 그린 삶의 묵직한 질문들이 나를 글로 빠져들게 한다. ''왜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어야 하나?'' ''그는 자신이 오래된 예쁜 보트의 아름다운 나무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 권 정도 보니 욘 포세를 조금 느낄 수 있겠는데 이제 남은 건 희곡 뿐이다. 소설, 시, 에세이, 아동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지만 욘 포세의 주요 장르는 희곡이라 하니 두 권의 희곡이 무척 기대된다. 너무 후루룩 읽어버렸나. 아껴 읽을까... 그러기엔 너무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