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7)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3%
  • 리뷰 총점8 19%
  • 리뷰 총점6 6%
  • 리뷰 총점4 1%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9.0
  • 30대 8.0
  • 40대 8.0
  • 50대 9.0

포토/동영상 (13)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내용보기
2018년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라기에 관심을 가졌고, 수상작이 한강작가의 작품이라서 선뜻 읽어보겠다고 선택한 책이다. 책에는 표제작이자 수상작인 한강의 [작별] 외에도 수상후보작 6편이 실려 있지만 내가 아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소설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라치면 우선은 부담부터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내용보기

   2018년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라기에 관심을 가졌고, 수상작이 한강작가의 작품이라서 선뜻 읽어보겠다고 선택한 책이다. 책에는 표제작이자 수상작인 한강의 [작별] 외에도 수상후보작 6편이 실려 있지만 내가 아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소설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는 이야기인데..

 

  요즘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라치면 우선은 부담부터 생긴다. 읽으면서도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고, 또 읽은 후에도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작가가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혹 서평이라도 쓰려고 하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해를 하고,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어야 뭐라고 끄적거리기라도 하는데 이해의 폭이 적다 보니 책상 앞에 앉아서도 시간만 보내기 일쑤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 이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 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작품들을 대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표제작인 [작별]은 존재와 소멸 혹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을 때를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화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세살에 결혼을 하고 이듬해 아이를 낳았지만 10년째 혼자 키우고 있다. 회사에서는 권고사직을 당하고 일곱 살 어린 가난한 청년과 연애 중이기도 했다. 어느 겨울날 약속 장소인 천변근처 벤치에서 남자를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들었다. 퍼뜩 잠을 깨어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헌데 자신이 눈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순간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안해짐을 느낀다. 다만 눈이 녹아서 사라질까 하는 걱정이 들 뿐이다. 연인을 만나 손을 잡기도 하고 키스도 해보지만 청년의 체온이 닿는 부분은 더 빨리 녹을 뿐이다. 오늘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갑자기 시간이 없음을 느낀다. 집으로 가서 아이를 불러내 끝말잇기를 하고,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고 남동생을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도 몸은 점점 녹아간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몸이 모두 녹으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본다. 후회는 없고, 그저 모든 것이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눈사람이 되어서 녹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멸해가는 중이라면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살아있다는 느낌이 사라지고 있을 때 나는 내 삶을 돌아보며 편안해질 수 있을까? 작가는 결코 답이 쉽지 않은 물음들을 던지고 있다. 아마 우리들 대부분은 그녀가 제시하는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의 삶에 대해 더 생각해보면서 뒤를 돌아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작품 속에서 그녀가 그러했던 것처럼.. 무엇을 돌아보는지 알지 못한 채 사력을 다해, 그녀는 가까스로 뒤를 돌아보았다.’ (55)

 

 

  김혜진의 [동네사람]에서 나와 너는 남들의 시선을 피해 무심한 듯 살겠다고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동네에서 나와 너는 그저 이방인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날 폐지 줍는 할머니와 차사고로 엮이면서 그것은 한낱 꿈에 불과했음을 알게 된다. 동네사람들은 무심한 듯했지만 그녀들의 일상생활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들의 기준으로 그녀들을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그녀들만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작가는 도시속에서 익명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자신들만의 착각인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자기의 기준에서 판단한다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 같다.

 

 

  이밖에도 책에는 시골마을의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인 화자가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그녀의 시어머니와 이웃할머니 그리고 이장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권태로움 속에서 하나의 작은 사건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주는 강화길의 [], 수도계량기의 노후로 인한 기묘한 소리를 따라 과거의 비밀이 소환되는 권여선의 [희박한 마음], 성서 속 이야기인 소돔과 고모라에 등장하는 롯의 행동을 여러시각으로 파헤치는 이승우의 [소돔의 하룻밤], 대학원생인 조교언니와 그녀의 지도교수를 통해 진실과 허위, 인간의 속물근성을 묘사한 정이현의 [언니], 그리고 오사카 만국박람회 당시의 한국과 일본의 정세와 문화를 이야기한 정지돈의 [Light from Anywhere] 등이 실려 있다.

 

  전체적으로 작품들을 읽어 나가는데 큰 무리는 없다. 그러나 문학상 수상후보작 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번 읽고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다. 내가 요즘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 일 게다. 가능하면 소설을 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은 피곤하다는 생각도 든다.

k*****1 2018.10.29. 신고 공감 9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한강의「작별」을 읽고 매우 길고 사적인 글
"한강의「작별」을 읽고 매우 길고 사적인 글" 내용보기
스스로를 가구로 인식하려 애써본 적이 있다. 그건 외부에서 나를 가구로 취급할 때와는 또 다른 설움이었다. 오죽했으면 있는 마음을 없는 셈치려 할까. 몰릴 대로 몰린 사람이나 취할 수 있는 방어막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에 그만큼 서글픈 보호 작용도 없을 거란 생각에, 그런데 내가 그러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울었다.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닐 거란 사실이 떠올랐다. 우울했다. 세
"한강의「작별」을 읽고 매우 길고 사적인 글" 내용보기

 

 

 

스스로를 가구로 인식하려 애써본 적이 있다. 그건 외부에서 나를 가구로 취급할 때와는 또 다른 설움이었다. 오죽했으면 있는 마음을 없는 셈치려 할까. 몰릴 대로 몰린 사람이나 취할 수 있는 방어막이라고 생각했고 세상에 그만큼 서글픈 보호 작용도 없을 거란 생각에, 그런데 내가 그러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울었다.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닐 거란 사실이 떠올랐다. 우울했다. 세상은 다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있는데 견딜 방법은 전혀 준비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 세상에 익숙해진다는 말은 괜찮다가 입에 붙는 일 아닐까. 괜찮지 않아도 일단 괜찮다고 답해버리는 뜻 아닐까. 어쩐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솔직히 습관성 괜찮아는 편했다. 웬만큼 복잡한 일도 그 말 하나로 간단히 넘길 수 있었고 그럴 바에야 차라리 복잡한 쪽을 무시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는 가구가 되려고 했다.

그 편이 더 살기 쉬울 것 같았다.

 

세상에 망가진 사람만 있다고 믿는 건 아니지만 망가진 사람이 많은 건 확실하다고 믿는 주의여서 어쩌다 만나는 부상자들이 새롭지 않았다.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이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들은 나도 곧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근데 난 왜 이 모양이지라는 절망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나는 또 불쑥 들이닥친 생각에 크게 허청거리고, 미처 가구가 되지 못한 탓에 어제보다 더 상태가 나빠진 부상자가 되었다.

 

고통엔 비극이 동반되므로 나는 최악의 상황만을 염두에 두었다. 자고 일어나니 눈사람이 되었다는 얘기는 차라리 낭만적으로 들릴 지경이었다. 한강 작가의 이름이 아니었더라면 돌아보지도 않았으리라. 고통을 뚫고 들어오기에 낭만은 유약하니까.

 

한강 작가는 유약하다 여겨지는 것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기대감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낯설지 않은 여자가 거기 앉아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그때였다. 졸음이 분명히 가셨는데, 잠기운 때문에 둔탁한 거라고 느꼈던 몸 전체의 감각이 여전히 둔한 채로 남아 있었다. 움직임이 너무 무디어서 거의 자신의 몸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잠이 덜 깼나, 생각하며 장갑 낀 손으로 눈을 비비자 고운 눈가루가 떨어져 내렸다. 14p

 

벤치에서 잠시 잠들었다 깨어나니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 듣기만 해도 황당한 일인데 정작 당사자는 별반 놀라지도 않는 기색이었다. 무뎌진 건 눈덩이가 된 그녀의 몸이나 움직임만이 아니란 걸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이른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어린 아들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홀로 키우며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동안 그녀는 꾸준히 마모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울 때 울어야 하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놀라야 할 때 놀라는 법을 잊은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가구가 되기로 결심한 적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는 찰나 다음과 같은 문장이 눈으로 와 박혔다.

 

퇴근 무렵이면 언제나처럼 어깨가 아팠고, 특히 머리와 목을 연결하는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직장인들로 빽빽하게 들어차 몸의 방향을 바꾸기도 어려운 지하철에서, 언제나처럼 그녀는 자신이 더 이상 자신의 몸에 속해 있지 않다고, 그 주변의 어떤 사물이라고 상상했다. 28p

 

왜 우리는 단련되는 게 아니라 망가지는 걸까.

살기 위해 단념하는 쪽은 어째서 잃지 말아야 할 이름인 걸까.

 

그녀는 고단한 퇴근길을 반복하는 동안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 내 생각엔 그랬다. 보이는 것과 달리 정말 위태로울 만큼 망가졌기에 눈사람으로 변하는 해괴한 일을 겪고도 그렇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그게 아니라면 미리 연습이라도 해본 사람처럼 차분하고 신속하게 연인을 만나고 아들을 만나고 부모님께 전화를 하며 마지막일지도 모를 순간을 보내지는 못했을 거라고.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았다(46p)”는 말은 결코 쉽게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그건 그녀의 몸이 인간이었을 때의 시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상할 만큼 초연해보이던 그녀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덕스러워진다. 녹을까봐 걱정을 하다가도 아프지도 않는데 뭐 어때 하고, 끝이란 생각에 홀가분해 하다가 곧장 억울해하기도 한다. 비록 눈으로 된 사람이 되었지만 그녀 안에 남아있는 인간의 감정들은 얼어붙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흔들렸다. 인간적으로.

 

그에 마음이 흔들린 나는 그녀의 회복을 바랐고 그녀의 초조함이 옮겨 붙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을 바짝 졸이며 책 귀퉁이를 움켜잡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바라는 것은 와주는 법이 없다는 거. 온기를 바랄 땐 춥고 한기를 바랄 땐 불현듯 따듯해진다는 거. 허청거리며 뛰어가는 그녀를 지켜볼 밖에. 페이지를 더디게 넘기거나 빠르게 넘기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다라는 거.

 

고요한 몸부림, 여린 부스러짐, 이토록 희고 시린 작별.

 

이마와 눈썹이 쉬지 않고 녹아내려, 그녀는 어느 시점부터 제대로 사물들을 볼 수 없었다. 더듬더듬 천변의 젖은 잔디에 이르러 그녀는 멈춰 섰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쏟아지는 진눈깨비의 정적 때문인지,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젖은 구두를 벗자, 이미 발가락의 경계가 사라진 두 개의 둔중한 눈 덩어리들이 진흙땅을 디디며 뭉개어졌다. 55p

 

책을 덮자 떠오르는 건 심장이었다. 단단하고 고요한 눈덩어리가 되어서도 변함없이 뜨겁던 그녀의 심장. 그리고 눈물.

 

그것들은 그녀를 녹게 만든 이유였지만 인간다움을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인간다움이란 우리를 죽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소멸만 앞둔 순간에 처하더라도 끝내 변하지 않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의 고유성이며 우리가 얼마나 마모되고 망가지게 되더라도 끝내 단념하지 말아야하는 그런 부분인 거라고.

 

존재와 소멸을 가르는 선상에 서서 작가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녀의 사라짐이 죽음이 아닌 소멸이라 불러야 할 형태인 것은 이미 그녀가 죽었기 때문,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내 안에는 확실히 변화가 생겼다. 나는 어느새 가구가 되기를 포기했다. 갑자기 눈사람이 되어도 별반 놀라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무뎌지고 싶지 않았고 단념하기도 싫었다. 스스로를 감정 없는 사물로 여기고 싶지 않았으며 괜찮다는 말로 불편한 순간을 얼렁뚱땅 해결해버리는 것도 이젠 질렸다.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가구는 싫다고 생각했다.

o*****i 2018.12.31.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작별》 어디에든 있도록 할게
"《작별》 어디에든 있도록 할게" 내용보기
작별의 '작' 자는 '지을 작(作)' 자를 쓴다. 작별이란 헤어짐을 짓는 일, 떠남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올해 나는 가슴 아픈 작별을 당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십 년 넘게 사귄 친구가 지난 여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기에 나는 내심 내가 친구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작별을 당했다고 생각했
"《작별》 어디에든 있도록 할게" 내용보기



작별의 '작' 자는 '지을 작(作)' 자를 쓴다. 작별이란 헤어짐을 짓는 일, 떠남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올해 나는 가슴 아픈 작별을 당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십 년 넘게 사귄 친구가 지난 여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기에 나는 내심 내가 친구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작별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준비 못 한 이별이 슬프고 당황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원치 않는 작별을 당한 일이 서운하고 분했다. 나는 친구에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존재였나 싶었다.


제12회 김유정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별>을 읽으며, 나는 작별 당하는 사람의 마음이 아닌 작별하는 사람의 마음을 상상했다. 이 소설에는 어느 날 갑자기 눈사람이 되어버린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눈사람이 된 여성은 차갑게 얼어붙었다가 속절없이 녹아내리는 자신의 몸보다도, 자신이 녹아내린 후 세상에 남게 될 사람들을 걱정한다. 키는 엄마보다 한참 크지만 속은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인 채인 아들, 성실한 성격이 뭇사람에게는 미욱함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어린 애인의 남은 날들을 염려한다. 작가는 눈사람이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지 않았으나 나는 이것이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택한 작별 혹은 죽음의 은유로 여겨졌다. 남는 사람은 떠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지만, 떠나는 사람은 남는 사람이 안타깝다. 남는 사람은 작별 당하는 상황 자체를 원망하지만, 떠나는 사람은 작별 후에 닥칠 일들을 걱정한다. 사별의 경우, 작별의 후유증은 오로지 남는 사람이 지게 될 몫이기에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결코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별하는 마음이란 얼마나 처절하고 긴박한 상태인 건지, 나는 영영 알 수 없을 것 같다.


수상집에 함께 실린 다른 작품들은 이별보다도 우리가 작별을 온전히 경험하고 납득할 수 없게 만드는 한국 사회의 문화 또는 관습을 집요하게 묘사하는 내용이 많다. 강화길의 <손>에는 도시에서 살다가 남편이 외국에 단신 부임을 하러 가는 바람에 시골 시댁에서 살게 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교사인 그는 시골 학교의 교사로 새로 부임하게 되는데, 순진하게만 보였던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가 점차 곱지 않아진다. 그는 어린 딸 하나만이라도 지켜보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다. 권여선의 <희박한 마음>에는 층간 소음 때문에 고생하는 노년의 여성이 나온다. 그는 소음이 들릴 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소환되고, 과거의 기억이 소환될 때마다 유쾌하지 않은 추억 때문에 쓴웃음을 짓는다. 어린 여자에게 가혹했던 세상은 늙은 여자에게도 가혹하다. 김혜진의 <동네 사람>에는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레즈비언 커플이 마을 공동체에서 점점 배제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파트너가 폐지 줍는 할머니와 엮이면서 벌어진 일이 마을 전체에 퍼지면서 커플은 이 마을에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물러갈 곳도 없기에 두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모른다. 


정이현의 <언니>에는 스스로에게는 가차 없었으나 화자에게 더없이 착하고 친절했던 '구인회'라는 여성이 나온다. 남자 아이들이 어떻게 보든 앞머리를 까올리고 뒷머리는 질끈 묶은 채로 열심히 공부했던 언니, 중국에서 살다온 사람보다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만큼 전공 공부에 최선을 다했던 언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하고자 마음먹은 일은 모두 해냈던 언니를 세상은 알아주지 않았다. 알아주기는커녕 가차없이 이용하고 미련없이 버렸다. 지난 여름 세상을 떠난 나의 친구도 어쩌면 비슷한 일을 당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동창 중에 가장 먼저 취업에 성공하고 서른이 되기 전에 집 한 채를 마련할 만큼 악착 같이 살았던 친구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건, 스스로 가족과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작별을 하기로 마음먹게 된 건 어쩌면 친구 자신이 쓰디쓴 작별을 당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어떤 사람이나 조직이 아니라, 이 세상으로부터.


더는 작별 당하고 싶지 않고 스스로 작별하고 싶어질 일도 겪고 싶지 않다. 새해에는 누구에게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작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 뒤늦게나마 보듬어주고 싶고 끌어 안아주고 싶다. 그러면 내가 겪은 작별이 덜 서운해질까. 네가 고해야 했던 작별이 덜 고통스러워질까. 눈이 되어 내린다면 눈사람으로라도 다시 만나고 싶다. 아니, 눈사람이 되면 다시 녹을 테니, 더는 녹지 않게 공기가 되렴. 나도 네가 더는 외롭거나 힘들지 않도록, 공기처럼 어디에든 있도록 할게.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게. 더는 작별하지 않게.  



이달의 사락 j****y 2018.12.3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서로를 부르기 위해
"서로를 부르기 위해" 내용보기
잠에서 깨고 난 그녀는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 잠깐의 잠이었다. 눈사람이 되고도 그녀는 당황해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는 걸 받아들이고 긍정한다. 의문 없는 수긍이 한없이 슬프게 느껴지는 소설 한강의 「작별」은 겨울의 풍경을 담고 있다. 눈이 내릴까 기대했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도시는 미세 먼지로 뿌옇게 흐려져 있다. 한 줌의 햇살을 기대해보지만 내내 어둡다. 어
"서로를 부르기 위해" 내용보기



잠에서 깨고 난 그녀는 눈사람이 되어 있었다. 잠깐의 잠이었다. 눈사람이 되고도 그녀는 당황해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는 걸 받아들이고 긍정한다. 의문 없는 수긍이 한없이 슬프게 느껴지는 소설 한강의 「작별」은 겨울의 풍경을 담고 있다. 눈이 내릴까 기대했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도시는 미세 먼지로 뿌옇게 흐려져 있다. 한 줌의 햇살을 기대해보지만 내내 어둡다. 어두운 거리를 사람들이 걸어가고 웃고 뜨거운 차를 들고 손을 흔든다. 오늘의 흐림은 내일의 밝음으로 기약되면 좋겠다는 듯이.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눈사람이 되어 버린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 「작별」을 읽는 동안 한강의 전작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의 시간을 떠올렸다. 대기권에서 비로 떨어질까 눈으로 내릴까 고민하는 하늘의 일을 인간은 알지 못한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손바닥에 닿는 눈의 감촉을 느껴보는 것이다. 선택할 수 없는 일 앞에서는 선택 당하는 일도 괜찮다. 십 분 정도의 노천에서의 낮잠을 자고 난 그녀가 눈사람이 되어 버리는 이야기 역시 말도 안돼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이 소설의 일이라면 인정하고 대체로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낙관을 가져 본다.


인간을 인간이 아니게 만들어 버리는 세상에서 눈사람쯤이야. 대수롭지 않다. 심장과 옆구리가 녹아내리는 걸 걱정하는 것보다 눈사람이 되고 나면 남겨질 아들, 윤이를 먼저 떠올리는 「작별」의 화자에게 미안한 일, 손을 내밀어 내가 가진 반쯤의 온기를 나눠 주고 싶었다. 괜찮다면 상점에 들어가서 장갑과 목도리를 사서 건네주는 일. 그 일이 그녀를 파괴하는 일임에도 눈[雪]이 되어 그녀가 남기는 눈물이 이 세계를 적신다 해도 아직 남아 있는 이 세계의 훈기를 곁에 두고 싶다.


이제 다 틀렸어.

나직이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가 얼굴을 돌려 그녀를 멍하게 마주 보았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 사람의 입술이 만났다. 그가 차가움을 견디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입술과 혀가 녹는 것을 견뎠다. 그것이 서로를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았다.

(한강, 「작별」中에서)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해야 할 말을 들려주고 힘껏 껴안아 주는 일로 눈사람의 생애를 마치는 그녀. 나 없이도 세상에는 눈이 아니면 비가 올 것이고 아이는 자랄 것이다. 가장 신성한 눈 맞춤과 사랑을 주었던 아이의 생애를 지켜볼 수는 없지만 그녀는 다른 세계로 떠나기 위한 모든 작별의 준비를 마치고 돌아선다. 안녕이라고 윤이라고 현수 씨라고 녹아 없어지는 입술로 말할 수 있는 생애를 위한 작별의 순간만이 필요하다, 우리의 마지막 세기에는.


나와 타인의 구별되지 않는 세계에서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강화길의 「손」은 지독한 거짓의 세계를 말하고 있다. 남편의 해외 근무로 인해 혼자 딸아이를 키울 수밖에 없는 '나'는 아이를 돌봐주겠다는 시어머니의 제안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인다. 대체 맥락 없는 희망은 절망의 순간에서만 나타나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손」은 한마을에서 일어나는 비밀스러운 일들의 실체를 독자에게 친절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짐작하고 추측해야 하는 소설속 세계의 비밀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강화길의 「손」이 시골의 음험함을 담고 있다면 김혜진의 「동네 사람」은 익명이 보장되면서 편안함을 느껴야 하는 공간인 도시에 감춰진 음흉한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다양함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듯한 얼굴의 세련됨을 가장하는 도시에서 두 여자의 일상은 비밀이 될 수 없었다. 그녀들이 자주 가는 곳이 어디인지 심지어 사는 집까지 동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곳에서 안락함 대신 오싹함을 느끼는 것이다. 나와 다르게 사는 건 무조건 배타적으로 여겨 버리는 곳. 말이 말이 불러오는 곳.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에서 두 여자의 내일은 보장되지 못한다. 끝내 그녀들은 '동네 사람'으로 불리지 않는다.


「희박한 마음」에서 권여선은 과거의 일이란 복기할수록 결국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었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예전의 일을 떠올리는 시간이 찾아들면 그건 죽음의 시간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분명히 들리지만 어디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알 수 없는 소음의 근원을 찾는 일처럼 우리의 과거는 시작을 알 수 없다. 이승우는 소설 「소돔의 하룻밤」에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찾아온 천사 두 명을 대하는 방식으로 인간 세계의 잔인함을 표현한다.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인간의 나약함과 무지를 일깨우려 찾아온 나그네를 롯을 제외한 소돔의 사람들은 폭력으로 대한다. 구원은 없다. 소설로서 증명하는 현실 세계의 명제이다.


사소한 정의마저 이루어지지 못하는 세계에서 청춘의 가치는 훼손되어 버린다는 이야기 정이현의 「언니」에서 우리는 출구 없는 문을 찾아 헤매는 경험을 한다. 갇힌 문 앞에서 탈출을 지시받은 청춘은 다른 세계로의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을 찾고 문이라고 부를 수 없는 벽 앞에서 주먹으로 두드린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이상한 명언을 떠올리면서. 지하 카페에서 파는 메뉴를 두고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을 떠올리면서 주문을 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인회 언니는 집중해서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가장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는 권리마저 박탈 당한 현실에서 탈출자는 없다.


다양한 시간을 살고 있는 만큼 소설의 이야기도 다채롭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모두 다르고 모두 이상하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 뻔하니 이해보다는 오해로 놔두는 게 현명한 일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소설 덕분이다.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배운다. 현실에서 관계하는 인간들에게는 적절한 무시와 비웃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소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정지돈의 소설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를 이해하기보다는 오해한 채로 놔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소설을 오독하는 재미로 살아간다. 답을 맞히고 높은 점수를 내는 일에는 실패했으니 소설을 읽으며 지낸다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도 신난다. 이왕 엉성하게 살기로 했으니 어떤 소설을 읽을 때는 느슨함을 유지한다. 과거를 이야기하는 듯하다가 돌연 표정을 바꿔 반복되는 미래의 예언을 들려주는 소설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를 읽을 때에는 긴장보다는 여유를 찾으시길.


소설의 세계가 그 세계가 일부러 꾸민 얼굴을 보여 주고 거짓말을 무람없이 하는 세계여서 한순간에 눈사람이 되고 오해를 받아도 그저 사과하는 일로 편안한 내일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의 실패는 현실의 긍정으로 연결된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서로를 불러 이곳에 내가 있고 그곳에 당신이 있다는 실감을 확인하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그 사이 나는 사랑하는 이에게 온전히 작별의 말을 하지 못했다는 진실을 떠올린다. 언제라도 그들에게 사랑과 안녕을 말할 준비를 하며 눈을 기다린다.


s*****m 2018.12.21.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작별
"작별" 내용보기
한국 소설 좋아하는편인데...그래서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구입해서 본건데약간 실망스럽습니다기대했던 한강작가님의 작별도.. 그냥그냥 읽었습니다너무 기대했던거 같아요 다른작가님들의 작품도 그냥저냥이였어요이번 책을 그냥 실망했습니다그나마 마음에들었던 단편은정이현작가님의 언니정도? 나머지는 너무 어렵거나 의미심장했던거 같아서저랑은 안맞는 책인거 같아요얼른
"작별" 내용보기

한국 소설 좋아하는편인데...

그래서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구입해서 본건데

약간 실망스럽습니다

기대했던 한강작가님의 작별도.. 그냥그냥 읽었습니다

너무 기대했던거 같아요 다른작가님들의 작품도 그냥저냥이였어요

이번 책을 그냥 실망했습니다

그나마 마음에들었던 단편은

정이현작가님의 언니정도?

나머지는 너무 어렵거나 의미심장했던거 같아서

저랑은 안맞는 책인거 같아요

얼른 읽고 다른책 읽고싶었어요....

YES마니아 : 골드 s*****5 2018.11.2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작별(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작별(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내용보기
우리는 포함되지 않는다. 동네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어우러질 수도 없다. 배척당한다. 폭력적으로 거부당할 때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고, 그런 자세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여 (외부세력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건 어떻게든 하는 인간으로 살려 하지만 결국엔 벙커로 들어간다. 엄마가 허섭스레기를 주워 모은 방 안에서 그저 엎드려 숨을 쉰다. 아무것도
"작별(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내용보기

 

우리는 포함되지 않는다. 동네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어우러질 수도 없다. 배척당한다. 폭력적으로 거부당할 때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고, 그런 자세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여 (외부세력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건 어떻게든 하는 인간으로 살려 하지만 결국엔 벙커로 들어간다. 엄마가 허섭스레기를 주워 모은 방 안에서 그저 엎드려 숨을 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렇게 약해진다. 눈으로 만든 사람처럼 약해져서 자신을 사물로 인식하려는 마지막 방어벽을 친다. 그러다 정말 눈사람이 된다. 녹는 일밖에 남지 않은 그런 불투명한 뭔가가.
 
각기 다른 작가가 쓴 일곱 편의 단편들이 나에겐 하나의 장편으로 읽혔다. 문학상이란 것이 한 해 동안 발표된 중단편 중 가장 두드러진 작품을 꼽는 것임을 상기할 때, 후보작들의 이야기가 비슷한 뿌리를 갖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절로 돌아보게 된다. 왜 다들 섞이지 못했나, 어쩌다 분리되었나, 어떻게 돌아가는 세상이라서 사람들은 이렇게 외롭고 연약해지고 쓸쓸해지나. 관심 없이 지나쳤던 세상의 단면들을 들춰보면서 아무래도 이런 맛에 수상작품집을 읽는 건가 보다 한다.
  

o*****i 2018.10.3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신진작가를 만나..
"신진작가를 만나.." 내용보기
12회를 맞는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매해 구매하는 소설상 작품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문학잡지를 접하지 않은지 오래되어 한국 소설가의 중,단편을 접하기 어려운(?) 나에게 한국 소설가와 만나는 기회를 주는 작품상이기도 하다.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상에 거는 기대와 달리 기성 작가를 망라한 작품상이기에 내용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다.그러나 매해 동일한 수
"신진작가를 만나.." 내용보기

12회를 맞는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다.

매해 구매하는 소설상 작품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학잡지를 접하지 않은지 오래되어 한국 소설가의 중,단편을 접하기 어려운(?) 나에게 한국 소설가와 만나는 기회를 주는 작품상이기도 하다.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상에 거는 기대와 달리 기성 작가를 망라한 작품상이기에 내용에 대한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매해 동일한 수준의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기대치도 달라 항상 만족하며 읽는 것 또한 안니다.

이번 작품상은 요 근래 외국에서 주는 문학상 수상자가의 작품이 담겨있어 거는 기대와 익히 알고 있는 다른 작가도 포함되어 있어 거는 기대도 함께있어 더 컸던것 같다.

 

작품을 읽을 때 시간이 지나는 것 조차 느끼지 못 할 정도로 빠져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종이 한 장이 너무 무거운듯 넘기기가 힘든 책도 있고, 생각이 복잡하고, 도돌이표 처럼 소 되새김 하듯 일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책, 그림이 그려지듯 술 술 실타래 풀듯 넘어가는 책, 마치 공부하듯 머리를 굴려야만 하는 책, 그림책 보듯 쉽게 넘어가는 책....

 

이번 소설집도 다양한 소설이 때론 어렵게, 때론 그럴 수 있지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m******1 2019.02.0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작별
"작별" 내용보기
두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한강의 작별, 주인공은 겨우 24살에 엄마가 되어 이젠 그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어버린 여성이다. 그러니 나이가 30대 후반일 것이다. 요즘은 이나이에 연애를 하거나 결혼했어도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주인공도 연애를 하고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은 지독히도 가난하고 여기서 벗어날 마땅한 재주도 없는 남자다. 나이차이는 제법
"작별" 내용보기

 두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우선 한강의 작별, 주인공은 겨우 24살에 엄마가 되어 이젠 그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어버린 여성이다. 그러니 나이가 30대 후반일 것이다. 요즘은 이나이에 연애를 하거나 결혼했어도 나이가 어린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주인공도 연애를 하고 있다.

 연애를 하는 사람은 지독히도 가난하고 여기서 벗어날 마땅한 재주도 없는 남자다. 나이차이는 제법 나는데 이 남자는 주인공이 일하는 자그마한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왔다 결국 정규직이 되지 못한 사람이다. 그래도 독한 면은 있어 3-4일을 회사에 죽치고 찾아와 못받은 몇달치 마지막 급여를 받아갔다.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은 한국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나쁜 사장이다.

 이런 주인공의 일상에서 그녀는 남자친구와 만나기로 하고 눈내리는 날 잠시 앉아서 졸다 눈사람이 되어 버린다. 몸이 쉽게 부서져버리고 녹기까지 한다. 어릴적 애써 만들었지만 잘 녹거나 망가지는 눈사람은 보관한다고 냉동실에 넣어본 기억이 있어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눈에는 공기가 있어 기온이 유지되어도 눈사람은 쪼그라들었다. 자신도 그렇게 되고 말것이다.

 재밌게도 주인공도 생각보단 태연하고, 남자친구도, 심지어 아들녀석도 놀라지만 태연하다. 작가가 말하려는게 뭔지 모르겠다. 주인공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인지, 악덕기업들에 대한 비판인지 모호하다. 하지만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다른 하나는 언니다. 이것도 우리의 무거운 갑질사회가 드리워져있다. 주인공은 서울 북부의 대학을 다닌다. 오래전 독서실에서 인회언니를 알게되는데 중어중문과에 진학해보니 그 언니가 그 과의 조교였다. 언니의 지도교수는 민교수로 여성이다. 한국의 교수 갑질은 유명한지라 민교수는 나이도 젊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제법 좋지만 인회언니에게 프로젝트를 하나 던지고 무책임하게 외국의 가족에게로 떠나버린다.

b*******2 2019.10.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작별
"작별" 내용보기
2018년 제 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입니다. 표제작이 되는 한강 작가의 <작별>과 여러 작가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별>은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해서, 처음에는 한강 작가의 신작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각자 다른 느낌의 서로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작별>은 어느 날 깨어보니 눈사람이 되어 버린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눈사람이 되어
"작별" 내용보기

 2018년 제 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입니다. 표제작이 되는 한강 작가의 <작별>과 여러 작가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별>은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해서, 처음에는 한강 작가의 신작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각자 다른 느낌의 서로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작별>은 어느 날 깨어보니 눈사람이 되어 버린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눈사람이 되어 시간이 흐르는 만큼 결국 부서지고 녹아 사라지는 눈사람으로 한 사람의 인생과 주변과의 작별이라는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은 한강 작가의 느낌이 잘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a******e 2019.07.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도서] 작별
"[도서] 작별" 내용보기
작별이란 책을 펼쳤습니다. 무심결에 책장을 쭉 훓어보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강화길 손에서 멈추어 하나하나 눈으로 쫓으며 읽고있는 나 자신을 느꼈습니다. 글씨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아 쓰다듬어 보듬고 싶었습니다. 정말 생생한 대화가 서툴지 않고 아주 매끄럽게 들려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이 책을 쓰다듬고 싶을 만큼 정말 소중하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나오게 하는 책인 것
"[도서] 작별" 내용보기

작별이란 책을 펼쳤습니다. 무심결에 책장을 쭉 훓어보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강화길 손에서 멈추어 하나하나 눈으로 쫓으며 읽고있는 나 자신을 느꼈습니다. 글씨가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아 쓰다듬어 보듬고 싶었습니다. 정말 생생한 대화가 서툴지 않고 아주 매끄럽게 들려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이 책을 쓰다듬고 싶을 만큼 정말 소중하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나오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0 2019.04.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