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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관련하여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각자 다른 셈법을 내 놓고 있다. 모두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봄은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 특강 : 2020 대전환의 핵심현안』은 외교, 통일 분야에서 잔 뼈가 굳은 전문가들이 각자 해법을 제시한 특강을 속기한 대담록이다. 대담록은 현장감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으나 손쉽게 전문가들의 의견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강을 했던 시기와 시중에 책으로 출판된 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어 신선감이 떨어질 수 있겠으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핵심 현안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변하는 성질이 아니기에 식상해 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강사로 나온 이들의 면면을 보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현직 관료 출신이거나 햇볕 정책을 옹호하는 학자들임을 감안하고 특강을 읽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 자체를 시간 벌기용이라는 지적하는 이들을 향해 선입견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 사회의 압박으로부터 김정은 정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봐야 한다는 식이다. 식량과 비료 등을 퍼주기 한다는 식의 관점 대신에 북한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수 진영의 대북한 과민반응은 다분히 감성적이며 사회갈등을 유발하려는 정략적 분류라고 판단하고 있다.
부패한 간부들을 숙청한 김정은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위직 숙청의 공포정치로 보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북한의 젊은 층을 겨냥한 김정은 식 적폐청산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안을 내 놓았다.
북한의 자급자족 능력은 남측이 분석하는 그 이상이라고 한다. 앞으로 고난의 행군 같은 대량 아사의 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는데 그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축적한 생존 본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수긍할 수 있는 대북정책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하며 북한이 핵을 개발한 이유는 체제의 안전과 보장 때문임을 강조한다. 비핵화란, 곧 북한의 체제 안전과 같은 개념이라는 점이다. 북한을 향해서만 비핵화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에서 비핵화란 한미동맹의 핵우산 제거임을 알고 이 두가지 조건이 일치하는 점을 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한미동맹이 불변하고 영구하다고 생각하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제정치의 시야로 넓히라고 강조한다. 미국이 자신들의 국제정치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이론을 마치 영원한 약속인 것처럼 생각하는 어리석음은 탈피해야 한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대해 아베의 집요한 우경화 현상은 혹시라도 미국이 아시아를 떠날 경우 해양대국을 향해 나아가는 중국을 대항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주한미군의 철수는 일본의 재무장을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주장이다.
또 한 가지 주의깊게 들어야 할 점은 북한과 달리 한국, 미국의 북핵 담당자들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 일관되게 정책이 이어질 수 없는 이유라고 말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달라지니 북한의 입장에서도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점 중에 한 가지는 통일 정책을 맡아서 했던 '한스디트리히 겐셔'라는 장관은 23년 간 그 업무를 지속해 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통일부, 외교부 장관들의 평균 재임 기간을 생각한다면 통일은 요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