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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34년 여섯 살부터의 옛일이 기억난다고 한다. 1929년 10월 17일 생인 저자는 임시정부에서 일하는 아버지 김의한, 어머니 정정화 사이에서 태어났다. 밥을 얻어 먹고자 정정화 대신 아기를 돌봐주는 백범 김구의 품에서 잠들었고 임정의 어른들을 아저씨, 할아버지라 부르며 임정의 고난의 역사와 함께 자랐다. 어머니 정정화의 <장강일기> 리뷰에서 정정화의 삶이 한국 근현대사였다고 적었는데 아들 김자동의 삶 또한 그러했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지근거리에서 지켜 본다. 다행이라면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저자를 죽음의 칼이 비켜간 것이고 하여 이 회고록이 남을 수 있었다. 저자는 2022년 8월 23일 93세(국민훈장 모란장)로 생을 마감하였다. 회고록을 읽으며 저자가 이 시대를 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그의 삶이 현재를 보며 희망을 보아주기를 바랐다. 저자의 회고록은 생생했고 우리가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우리의 역사는 험난했지만 역동적이었고 엇나가는 길을 되잡아가며 현재의 길을 가고 있다.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K-문화가 융성한 시대를 살고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 갈 수 있는 지금, 우리는 이 역사를 지켜 온 이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난의 길을 무덤덤히, 가야 할 길이기에 갈뿐이라는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 삶에 평안이 있음을 감사한다. 어머니 정정화나 영원한 임정의 소년 김자동이나 글에 힘주지 않는다. 독립을 위해 분투했으나 삶에 힘주지 않고 내세우지 않았던 삶의 자세가 글에도 드러난다. 읽기 편안했고 미소짓게 하는 재미가 있는 회고록은 역설적이어서 더욱 아프다. 누구나 삶은 쉽지 않고 나름의 역경이 있다. 누가 더 큰 삶을, 누군 작은 삶을, 누구의 삶은 가치가 있고, 누구의 삶은 가치가 없고 그런 게 삶이 아니다. 다만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너와 나, 우리를 벗어나, 나라를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이 평범치는 않으며 그 삶이 우리에게 필요했고 우리의 힘든 삶에 그나마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독립운동가 분들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 있을 뻔 했지만 지난 일이 되었다. 어떤 미래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 삶의 고난도 나라의 고난도 지나갔기를 바란다. 하여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그들이 바라던 미래를 우리가 이루어 나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