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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에서 공자가 차지하는 위상은 무척 크다. 아니 동아시아에서 공자의 위상은 보통이 아니라고나 할까. 이른바 유교라고 칭해지는 그 모든 것이 공자로부터 말미암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자가 후세에 전한 많은 업적이 있지만 그중에서 역사 책을 지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춘추'다. 춘추는 중국 춘추시대 여러 나라들 중 하나인 노나라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이 춘추는 그때 이후로 많은 영향을 끼쳐왔는데 이 춘추를 좀더 세밀하게 해석하고 주관을 붙여서 펴낸 책이 '좌전'이다. 좌전은 같은 노나라출신인 좌구명이 쓴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아무튼 좌씨가 쓴 전이라고 해서 좌전이라고 하는데 춘추좌전 이라고도 불린다. 춘추 자체도 대단한 책이긴 하지만 이 책을 재해석 해낸 좌전도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한 책으로 유명한 책이다. 역사적인 사실도 있지만 당대의 민간의 전설이나 이야기들도 많이 넣고 있어서 좀 더 현실적인 면을 잘 드러낸 서술이 돋보이는데 춘추전국시대를 더 자세하게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춘추와 좌전을 관통해서 그 속에 깃든 이야기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해서 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지은이는 대만의 유명한 인문학자인 탕누어의 저작인데 이 사람은 고전의 내용을 그냥 현대어로 옮기는것이 아니라 당시를 현대에 빗대어 그 뜻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동서양의 유명한 인물들의 말이나 일화를 자유자재로 섞어 써서 더 풍부한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내면서 이해력을 높이고 있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좀 더 폭넓은 읽기를 하게 한다. 사실 중국의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는 오늘날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 많고 중국이라는 나라를 더 풍요롭게 만든 시대다. 그래서 이 시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는 것이 중국의 역사를 알아가는 시초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좌전의 의미가 있는것이고 또 이 좌전을 대담하게 해석하는 이 책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정나라의 자산에 대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나라의 자산이란 인물은 정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그 치열한 시대에 살아남게 한 주인공이다. 그런데 정나라 라는 나라가 그리 유명한 나라가 아니라서 많이 알려지지 못한 면이 있는데 천하의 공자도 칭송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다. 당시 정나라는 약소국중에 하나였는데 초와 진이라는 초강대국의 중간에 끼여서 그야말로 바람앞의 촛불마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때 정나라의 재상으로 있었던 자산은 정치체계를 일신하고 중국 최초로 성문법을 만들어서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엄격했지만 법 자체만으로만 시행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따뜻하게 운용을 했다. 그리고 대의로써 주위 강대국들을 설득하고 국제 정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당시 어떤 나라도 정나라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야말로 강소국이었던 것이다. 그 자신도 축재하지 않고 검소해서 누구라도 그를 존경하지 않을수없게 되었다. 자산의 처신은 중국의 압박에 몰려있는 대만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당시와 비슷하다고는 볼수없지만 대국앞에서 힘이 작은 나라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이 책의 지은이도 뭔가를 느끼게 한것이 아닐까. 이것은 대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나중에 통일이 된다고 해도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으로 둘러쌓여있는 우리에게도 정치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가에 대한 모범적이 답이 될수가 있다. 인상적인 것은 좌전에 남녀 간의 정욕에 관한 일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그런면에서 그 당시가 자유로왔나 싶지만 역사책에 기록이 될 정도라는 것은 결국 나라에 큰 일을 불러일으키는 한 요인이 되었기에 적혔을 것이다. 그중에서 '하희'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왔다. 하희는 천하 절색의 미인이었는데 그 미인을 차지하기 위해서 당시의 많은 권력가들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하희의 모국인 진나라는 초나라의 침략을 받아서 멸망하고야 만다. 그런데 침공한 초의 왕도 하희를 탐내었고 초의 대신도 탐냈는데 신공 무신이라는 사람이 그들을 설득해서 포기하게 한다. 그런데 이 신공 무신이라는 사람의 속마음이 어떠했는가는 수년이 흘러서 드러나는데 몇년에 걸쳐서 계획을 짠 끝에 결국 자신이 하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었다. 신공 무신이 자신의 왕과 대신에게 하희를 욕심내지 말게 한 것은 결과적으로 나라를 위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처음부터 그런 마음으로 한것인지 아니면 그것도 계획의 일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랑'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 수년간에 걸쳐서 참을성있게 기다린것은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중에 하희와 다른 나라로 도망가서 편하게 살았다고 하는데 결국 성공한 인생을 산 셈이다. 그런데 그가 여러 나라를 왔다갔다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벌인 것은 나중에 여러 나라들의 기나긴 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그도 그런 결과가 올줄은 아마 몰랐을 것이다. 사실 좌전이라는 책을 전체적으로 읽은게 아니라서 이 책이 그 책의 내용을 얼마만큼 선별해서 쓴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으로도 좌전의 향기를 느낄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래도 춘추시대라는 시대적인 면을 담고 있어서 당시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읽는게 이해하기도 쉬울 꺼 같다.그리고 이 책과 함께 열국지 같은 춘추전국시대를 다루는 책들 같이 읽는다면 더 넓은 책읽기가 될 것이다. 책은 쉽지만은 않지만 글 자체는 잘 읽힌다. 배경지식이 있으면 좀 더 낫겠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서 인문학적 깊이를 넓게 해준다. 한번 읽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으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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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눈 앞의 현실. 탕누어. 많은 책을 읽지 못한 내게 탕누어는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국내의 독서가들에게는 꽤나 알려진 이름인 모양이다. 그의 저서와 그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건 검색이 된다. 특히 지난해에 펴낸 책, [마르케스의 서재에서]로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진 것 같다. 자칭 전문독서가라고 하는 그의 50년간의 글읽기와 관련된 이야기며, 문화비평가로서의 그의 모습을 짐작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은,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역사"라는 두 글자에 혹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다. "타이완 대학 역사학과를 졸업"(책앞날개)했다는 저자에 대한 이력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나의 숙제와도 같은 "역사"에 한 걸음 더 다다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에 대해 글쓴이는 이렇게 소개한다. "나의 [좌전] 읽기 결과물"(p9)이라고. 고전에 대해 누구나 읽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 고전이라고 했던가. 춘추라는 책을 읽어본 적 없다. 내게 춘추란 중국의 고대사에 있어 흔히 말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일컬을 때의 시대구분법에서나 나오는 용어이고, 조금더 깊이 이야기한다면 공자가 쓴 책 제목이라는 것 정도. 좌전은 춘추를 해석하여 쓴 책으로 저자에 대한 이론이 존재하나 대체로 좌구명이라는 이가 쓴 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책인가. 공자가 쓴 춘추라는 책을 좌구명이라고 하는 이가 해석하여 쓴 좌전이라는 책을 읽고 문화비평가인 탕누어가 쓴 책을 우리 말로 번역한 책이랄까. 어렵다. 책 앞날개에는 "매일 8000자롤 쓰고, 그 중 300자만을 남기는 그의 독특한 집필 방식에 의해 탄생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러고도 이 책은 600쪽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니까 3/80으로 줄인 책이 600쪽이라는 건데, 그가 실제로 쓴 양은 16000쪽 분량이라는 말이 되겠다. 방대하다. 스스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전문 독서가이자 문학비평가인 그가 쓴 이 책은 쉽사리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춘추와 공자와 좌전과 좌구명, 그리고 기본적인 중국고대사에 대한 지식은 갖고 있어야 이해하고 갈 수 있는 책이다. 오랜 시간 책을 붙잡고 있었으나 책장이 쉽사리 넘겨지는 책은 아니었다. 나의 빈약한 지식 탓에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기본적인 사항들을 검색을 통해 익혀야 읽히는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쉽사리 넘기기 책장이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잘 읽으려면 중국의 고대사, 지리,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 후 접근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책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춘추시대의 중국의 지도와 분열된 국가들에 대한 약사라도 개괄적으로 실려있다면 책에 접근하기에 좀더 좋았을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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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 20년 동안 충돌이 끊이지 않았는데,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왜 충돌이 발생했느냐가 아니다. 충돌은 인간의 부패와 타락에서 연유하지도 않앗고 더더욱 그렇게 해석할 필요도 없이 그냥 '닥쳐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충돌이라는 이 오래되고 익숙한 상황이 춘추시대라는 '계단'에 당도하여 어떤 변화를 발생시켰는가? 충돌 그 자체의 상태와 내용을 포함하여 그리고 충돌 밖의 전체 세계를 포함하여 그 모든 것에 어떤 새로운 사물을 탄생시켰는가? 사람들도 이에 상응하여 무슨 새로운 경각심을 갖게 되었는가? 이렇게 질문한다고 해서 절대로 인간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에서 두 손을 때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탐구 이전에 먼저 당시 사람들의 기본 상황을가능한 명확하게 인식하고 나서 계속 이엊디는 질문을 그 위에 자리잡게 하고, 그것을 하나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것이다.(p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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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전>은 '춘추'를 해석하여 지은 것으로 노나라의 은공부터 애공 27년에 이르는 254년동안의 춘추열국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역사, 눈앞의 현실>을 만나기 전에 좌전이 무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공자는 좋아해 논어는 출판사마다 달리해 읽었지만 공자가 그렇게 좋아하던 인물이 정나라의 '자산'이란 사실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됐다. 그랬기에 좌전에 실린 자산에 대한 이야기는 지은이가 공백으로 놔두고 공자에게 미룰만큼 공자가 자산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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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 중에서 관심이 가는 역사라면 당연 춘추시대와 춘추전국시대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전 춘추시대와 춘추전국시대가 같은 시대인줄 알았으나 그렇지가 않다. 춘추시대의 유래는 공자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공자가 천지개벽할 특별한 일을 했다고 한다. 그가 개인으로써 노나라 역사를 수정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의 선조가 노나라로 망명하기 이전의 일부터 기록한 것이 바로 춘추라고 한다. 이 역사서인 춘추에서 유래가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노나라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나보다. 공자도 그렇고, 이 책이 나오게 된 역사서인 [좌전] 또한 노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노나라 단일 역사서다. 사마천의 사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좌전은 처음 들어본 역사서이다. 그러나 이 좌전은 꽤 유명했던 모양이다. 좌전보다 늦게 나온 그 유명한 사마천의 사기는 춘추시대를 기록할 때 좌전을 그대로 배꼈다고 한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기에 242년 동안 춘추시대에도 꽤 많은 스타 명장들이 있는줄 알았으나 전혀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명장이 전혀 배출되지 않았다고. 전국시대에야 배출이 되었다고 하니 이 책 속에서 나오는 이름들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노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는 좌전. 좌전의 저자는 독특했다. 노나라의 어느 누구보다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정나라의 집정관 자산이라니. 20년 동안 국가대사를 담당했지만 정나라 권력의 진정한 1인자가 아니다.노나라에도 위대한 집정관이 있었고, 춘추시대의 가장 뛰어난 인물로 공자 다음으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인 관중도 아니고. 이 자산의 거대한 존재가 좌전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자산은 오늘날 중국에서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춘추만 보고 좌전을 보지 않으면 당시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전혀 모르게 된다. 작은 나라의 역사책인 좌전의 저자는 작은 나라의 국사를 천하의 역사책으로 만들었다. 이어미 2000여 년 전 이미 재가 되어 사라진 작은 나라의 국사가 우리를 끝도 없이 놀라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와 좌전이 다른 역사책들과 다른 점들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 역사가 직접 현실로 흘러들어 오면 역사가 바로 현실이 된다. 역사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에게 박두해 온다는 [역사,눈앞의 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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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춘추를 해석한 책, 좌전(左傳)! 나는 <좌전>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부끄럽게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타이완의 전방위 인문학자 탕누어가 좌전에 관해 매일 8,000자를 쓰고 그중 300자를 남기는 독특한 집필방식으로 쓴 책이라고 해서 기대했다. 이 책, <역사, 눈앞의 현실>을 통해 <좌전>에 대해 공부하고 인간과 역사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 이 책이 좌전에 대한 주석이라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 약간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나는 한번도 <좌전>을 접한 적이 없는데, <좌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읽어내면서 이 책의 깊이에 매료되었다.
저자 탕누어는 무엇보다도 <좌전>의 기록들이 진실이라고 믿고 <좌전>을 깊이 있게 읽어냈다. 그는 춘추시대의 인물들,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삶의 욕망들, 이것으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사건들을 현대 문학가나 사상가들의 가르침과 연결시켜 새롭게 성찰한다. 그러니까 좌전의 역사 배경인 춘추시대와 현재의 시대를 자유롭게 연결시키며 사유한 결과물이 이 책인 것이다. 1장은 자산(子産)이라는 정(鄭)나라의 정치가에 대한 깊은 생각과 평가들이 담겨있다. 2장은 <좌전>의 저자인 좌구명(左丘明)과 그의 책 집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3장은 문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풀어낸 <좌전>에 나오는 수많은 꿈 이야기들이다. 4장은 <좌전>에 많이 기록된 근친상간으로 표현된 인간의 정욕과 정감의 문제를 다룬다. 5장과 6장은 정치적 회맹(會盟)과 평화, 그리고 황당한 전쟁과 정당한 전쟁에 대한 생각들이 기록되었다. 7장과 8장은 음악, 시간 등을 소재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낸다.
탕누어는 자신의 저작 <역사, 눈 앞의 현실>을 다시 읽으면서, 자신의 책을 ‘문학작품’이라 평가했다. 그렇다. 이 책은 <좌전>을 텍스트로 하여 모든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라는 양념으로 멋지게 버무린 숙성된 문학작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사건을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구나, 아, 인간이란 이런 존재이며, 역사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인간과 역사에 대한 탕누어의 냉철한 지성과 뜨거운 열정이 깊게 배어있는 이 책은 인문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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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만의 권위 있는 학자이자 문화평론가인 저자가 모두 30권의 약 20만 자로, 춘추시대 역사서인 '좌전(左傳)'을 현대 시각에 맞게 재해석한 책이라 하겠습니다. 좌전은 유교에서 중요시하는 경전 가운데 하나로서 공자가 쓴 춘추(春秋)에 주석을 달고 해석을 덧붙인 책인데 지은이는 정확하지 않지만 노나라의 좌구명(左丘明)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좌전의 원전격인 춘추는 노(魯)나라 은공(隱公)때부터 애공(哀公)때까지 242년 동안의 역사를 시간순인 편년체로 기록한 책으로 춘추시대라는 말은 이 책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본래 노나라의 사관(史官)이 기록한 책이었으나 공자가 독자적인 역사의식을 토대로 비판을 가하거나 재평가하여 다시 썼기 때문에 유교에서는 경전으로 취급하여 4서 5경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물론 좌전은 춘추와는 완전히 다른 책입니다. 좌전은 민간의 많은 전설을 취하여 작자 자신의 느낌과 상상을 주입시키고 있으며 문장의 교묘함 및 인물묘사의 정확이라는 점 등에서 문학작품으로도 뛰어나 고전문의 모범이 된다고 합니다. 이 책도 좌전을 재해석했다고 하지만 서양의 고전이나 중국과 세계의 현실 현대사와 이에 대한 작가의 주관을 담고 있어서 현대의 좌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이 평범한 해석서가 아닌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을 1장 왜 자산인가의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약소국 정나라의 재상 자산에게 포커스를 맞추어 소국에 대해서 논하는 부분입니다. 타이완 출신인 저자는 중국 대륙에 있을 때 그곳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다고 합니다. 만약 당신이 네덜란드나 아일랜드와 같은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당신의 사정은 어땠을까? 당신의 인생은 어땠을까? 당신의 세계상, 생명에 대한 당신의 태도와 선택, 다른 사람을 대하는 당신의 방식에 어떤 상이점과 전환점이 있었을까? 반대로 보면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의 국민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소위 소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을 느낄 것입니다. 저자는 밀란 쿤데라의 ‘커튼’에서 1938년 4대 강국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시를 독일에 넘기 뮌헨협정을 묘사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춘추시대 200여 년 동안 자주 발생했다고 강조합니다. 춘추시대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경우도 근대사만 돌아보아도 우리나라가 참여하지도 못한 수많은 강대국 간의 협정에 의해서 우리나라의 운명이 좌우되어 왔습니다. 저자는 그래서 작은 나라 국민은 더 깊은 사유를 시작하면서 큰 나라 국민은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근본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을 생각한다고 하며 변방의 사유를 논합니다. 춘추가 한 시대 전체의 역사책이 된 것도 작은 노나라에서 쓰였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뿌리 깊은 중국의 의식 속의 통일국가인 하나의 국가만 남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자기 세계 밖의 사유 지점이나 반성 그리고 점검하고 상상할 수 있는 곳도 사라지는 ‘대국 사유의 한계’지점에 다다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수많은 백가의 사상이 꽃피웠던 수많은 소국이 난립했던 200여 년의 춘추시대의 대척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이 책은 단순히 좌전의 해설서 정도로만 생각했던 저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수많은 침략과 희생을 치루고 내부적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는 우리의 문화와 기술이 외국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이 책은 역사서로서 그리고 국제 정치학 교재로서 우리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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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설화에 등장하는 오제부터 전한 무제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사마천의 사기, 고대 중국에서 남송의 멸망까지의 역사를 서술한
증선지의 십팔사략, 춘추전국시대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 후주에 이르기까지를 기록한 사마광의 자치통감 등 중국의 고전들은 수백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과거의 역사를 읽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면서 미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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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눈 앞의 현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했다. 모르면 뭐든지 배워야 한다. 신기하고 이상한건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학창시절 그렇게도 싫고 지겹던 역사와 고전이 자꾸만 눈에 들어온다. 고전이 왜 고전인지 늦게나마 고전의 읽다가 고전의 진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고전의 범주는 엄청나다. 오래된 책, 지나온 과거의 기록이 따지고 보면, 고전, 역사인 셈이다. 역사, 눈 앞의 현실, 책 제목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보는 순간 눈길을 사로 잡았다고 할까? 무슨 책일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열어보니, 공자와 춘추, 좌전에 관한 내용이다. “<좌전>은 노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다.” 춘추 좌전, 시경, 서경, 역경과 더불어 13경의 한 책으로 인구에 회자되는 불명의 고전, 사실 춘추는 공자가 기록한 노나라의 역사서이고, 춘추에는 다시 삼전이 있다. 즉 춘추좌씨전, 춘추공양전, 춘추곡량전이 그것인데, 춘추 삼전은 이른바, 공자의 춘추를 재해석한 텍스트라 보면 된다. <춘추>만 보고 <좌전>을 보지 않으면 우리 같은 후세 사람은 당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길이 없다. 해서 좌전이 필요한 것이다. 제목이 멋진 이 책은 대만의 인문학자이자 문화비평가로 유명한 탕누어 선생이 춘추시대 공자가 기록한 노나라의 역사서인 춘추 좌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좌전은 좌구명이 주석을 붙인 책으로 매우 좋은 책임은 진작에 알고 있었으나 이제껏 만나볼 기회를 가지지 못했는데, <역사, 눈 앞의 현실>을 통해 춘추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좌전은 노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람은 정나라의 집정관 자산이다. 자산은 공자가 중국 역사에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한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서 탕누어 선생은 좌전에서 자산을 서술한 것이 바로 공자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새삼 고전이 왜 불멸의 고전인 지 고전을 읽어보면 자연 깨닫게 된다. <춘추>란 책 제목은 예전에 <삼국지>를 읽었을 때, 깊게 각인이 되었었다. 삼국지에서 명장 관우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즐겨 보던 책이 바로 공자의 <춘추>였다. 그 때 무슨 책이기에 관우가 이 책을 그렇게 애지중지 열심히 읽었는지?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춘추를 찾아보았는데, 내가 함부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었다. 원서를 번역한 춘추 책도 대단히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춘추 좌전>을 매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어려운 고전의 내용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여 읽으면서 <춘추, 좌전>이라는 고전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품격에 대해서 어느 정도 느낄 수도 있다. 말 한 필로 결말이 난 전쟁 옛날에 큰 싸움을 할 때는 반드시 자기 나라에서 생산된 말을 탔습니다. (古者大事, 必乘其産) 이 책을 보면서 춘추를 원전번역으로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원전의 어떤 내용을 차용해서 이렇게 풀어내었는지, 전체 원문과 비교해서 공부해 보는 것도 대단히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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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직접 현실로 흘러들어오면 역사가 바로 현실이 된다.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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