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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다문화, 지구촌, 글로벌. 익숙하다 못해 진부해진 21세기 키워드이다. 전 인류가 공존해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 편협한 자국 우선주의, 폐쇄적 민족주의, 종교 원리주의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이미 기원전 스토아학파는 사해 동포주의(Cosmopolitanism)를 주장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인은 어떤가?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를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난민을 거부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을 무시하며, 서양에는 사대주의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같은 아시아인들에게는 배타적 국수주의의 모습을 보이는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단일민족 국가 신화에서 벗어나 ‘우리’와 ‘그들’을 구분 짓는 기준을 완화하고, 국경을 넘는 보편가치를 소유한 세계시민 의식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제 (협소한 의미의) 우리끼리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하고, 제대로 교육받기 위해서는 역시 제대로 된 교과서가 필요하다. 『세계시민 교과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합뉴스에서 ‘재외동포와 다문화 분야’를 담당한 저자가 ‘글로벌 시대’를 주제로 2년여간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관련 인물과의 인터뷰를 추가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역사 속 다문화 이야기’, ‘세계 속 다문화 이야기’, ‘한국 속 다문화 이야기’,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코리안’,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한류와 공공외교’ 이렇게 5개의 테마에 총 37개의 글이 담겨있다. 소감을 우선 말하자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책에서 쉽게 손과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전혀 몰랐거나 알아도 대충 알고 있던 역사, 사회, 국제 지식이 다문화와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어 알차게 구성되었다. 기자 출신답게 저자의 글은 정제되고 명료하다. 그런데 읽다 보면 그런 글에서 어딘가 짠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뭉클함과 울컥거리는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대놓고 감수성을 건드리는 문학작품이 아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말 그대로 ‘교과서’에서 이런 경험을 하는 일은 매우 드물기에 인상 깊었다.
사실 독자로서의 내 개인적인 감상은 크게 의미가 없다. 다만 이 책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독후감상문을 썼다. 교양 차원에서도 좋고, 다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해도 좋다. 완독하고 나면 ‘그들’에 대한 반감이 얼마나 막연했는지, ‘우리’와 ‘그들’을 구분 지으면서도 정작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좋든 싫든 원하든 원치 않든 이미 다문화 사회다. (이 책에 따르면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최초의 다문화 자녀이다.) 인종, 국적을 초월한 세계시민으로 우뚝 설 때 비로소 ‘우리’의 우수한 문화도 다양한 문화들과의 공존 속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세계시민이라면, 세계시민이 되길 바란다면 꼭 읽기 바란다. ‘교과서’는 기본이자 필독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