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보다 각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느낄수 있다. 픽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생생한 실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긴장과 서스펜스적인 여소가 어울어져 있어 만약 이것이 영화라면 속편을 빨리 보고싶어 안달하게 될 정도로 주인공 캐릭터들의 그 후 이야기가 궁금하다! 과연 가문비 탁자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지..공원국이라는 처음 만나는 작가에 반해 결국 그의 엄청난 책들을 사고야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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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우는 밤늦게 강녕에 도착했으나 숙소를 잡을 수가 없었다. 호텔에서는 외국인이라 거절을 했다. 그때 그를 구해준 것은 티베트 사람 뻰바였다. 그리고 그의 동생, 페마를 만났다. 페마는 연꽃이란 의미였다. 허지우는 임신한 늑대가 동물원에서 도망치게 했다는 이유로 퇴사를 당했다. 늑대 고마는 사살 당했고, 그의 아이를 가진 여자친구 윤주는 아이를 지웠다. 지우는 고원으로 떠났다. 체링의 아버지는 뛰어난 목수였다. 80년대 중반까지 캄(동티베트)에서 대들보를 제일 많이 올린 사람이었다. 그는 아버지를 넘어서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다.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나는 곳에서 아버지의 방식은 고루해 보였다. 왕빈은 장학생으로 미국으로 건축학을 공부하러 떠났다. 대학에 남으라는 교수의 권유를 뿌리치고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그가 하는 일은 건축회사들의 비리를 눈감아 주는 것뿐이었다. 장인우는 이제 고혈압 약과 심장 약을 먹어야 하는 늙은 군인일 뿐이다. 요즘 그는 밤마다 검은 말을 타고 그의 공병대를 향해 달려오던 남자의 꿈을 꾼다. 총을 맞고 피범벅이 되어도 달려오던 그의 우뚝한 콧날. 이 네 명이 만나는 공간은 강녕이다. 강녕은 티베트의 가장 동쪽이자 한족이 사는 가장 서쪽에 위치한 교역도시로 날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천 명 남짓이던 인구는 십만 명이 넘어섰다. 하천을 따라 지어지던 건물은 공간이 부족해지자 하천을 옹벽으로 막고 산의 능선을 깎아 고층건물이 들어섰다. 도시가 자연과 인간에게 가한 압력은 한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운명의 그날 밤 땅은 긴 울음을 울며 몸을 흔들었고 건물들은 맥없이 쓰러졌다. 지우는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올리고 제사를 지냈다는 가문비 탁자 아래로 페마의 조카들과 함께 몸을 숨겼다. 그리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체링은 맥없이 무너져 버린 도시를 바라보며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기고 한다. 인우는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댐을 사수하는 작전을 펼친다. 그리고 왕빈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것을 바로잡고자 한다.
쏟아질 듯 표지 가득한 별이 인상적인 책인 공원국의 <가문비 탁자>.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춘추전국이야기> 11권을 쓴 인류학자가 소설을 쓴다면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궁금했다. 이 소설은 4명의 중요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허지우와 체링, 왕빈, 장인우다. 그들은 인간의 욕심 끝에 파멸해버리는 도시 강녕에서 만나고 무너지는 도시에서 각자 자신의 선택을 한다. 인류학자로 그가 역사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심이 한 세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욕심에 의해 파멸될 때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러나 결국 ‘입이 없는 사람들’의 운명을 구하는 것은 사랑이었다. 몇 번의 세계가 무너져도 다시 살아남고 또 탐욕스러운 인간들이 나타나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들에 의해 세상은 사라지지 않고 남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