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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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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읽고 싶었다. 도서관에서 집었다가 내려놓은 적도 여러 번, 이상하게 겁이 났다. 이스탄불 소설가라 생소해서 그랬을까. 그럼에도『빨강 머리 여인』을 선뜻 구매했던 이유는 표지의 여인 때문이었다. 묘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설 역시 그렇다.  낮에 힘들게 일할 때, 예를 들어 꽉 채운 무거운 양동이를 도르래로 천천히 끌어 올릴 때,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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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오르한 파묵의 작품을 읽고 싶었다. 도서관에서 집었다가 내려놓은 적도 여러 번, 이상하게 겁이 났다. 이스탄불 소설가라 생소해서 그랬을까. 그럼에도『빨강 머리 여인』을 선뜻 구매했던 이유는 표지의 여인 때문이었다. 묘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설 역시 그렇다. 

 

낮에 힘들게 일할 때, 예를 들어 꽉 채운 무거운 양동이를 도르래로 천천히 끌어 올릴 때, 혹은 점심 휴식 시간에 그늘에 누워 깜빡 졸 때 나는 상상 속에서 빨강 머리 여인을 보았고, 그녀를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다. 약간 부끄럽기도 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할 일을 하는 도중에 전혀 알지 못하는 여성에 대한 상상에 빠진 것이 부끄럽지는 않았다. 그것은 이 상상의 순수함과 투박함 때문이었다. 벌써부터 내가 그녀와 결혼을 하고, 그녀와 사랑을 나누고, 어떤 집에서 행복하게 산다고 상상했던 것이다. 그녀의 집 문 앞에 있을 때 내가 보았던 그녀의 빠른 몸짓, 작은 손, 큰 키, 동그란 입술과 얼굴에 나타난 다정하고 슬픈 표정이 항상 머리에 떠올랐다. 특히 웃을 때 얼굴에 나타난 조롱하는 듯한 표정이 인상 깊었다. 이 상상들은 내 머릿속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들꽃들처럼 끊임없이 피어났다.

때로는 우리가 함께 책을 읽은 후 입맞춤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젊은 시절 어떤 이상을 위해 함께 흥분하며 책을 읽었던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아버지에 의하면 가장 커다란 행복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다른 누군가의 행복에 대해 언급할 때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p. 60~ 61)

 

화자인 젬의 상상 속에서나 등장하는 것 같던 여인은 점점 존재를 드러내더니 급기야 직접 이야기를 전한다. 왜 이 소설의 제목이 빨강 머리 여인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버지의 부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어머니의 존재를 놓치지 않는다고 할까.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이야기에서 그의 어머니 이오카스테의 말을 놓치지 않는 것처럼. 소설에서 오이디푸스는 페르도우시가 1000년 전에 집필한『왕서』에 나오는 쉬흐랍과 뤼스템 이야기와 계속해서 비교된다.

 

쉬흐랍과 뤼스템 이야기가 얼마나 친숙하고 오이디푸스 이야기와 비슷한지는 한 걸음 떨어져서 냉정하게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와 쉬흐랍의 이야기 사이에는 놀랄 만큼 비슷한 점들이 있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오이디푸스가 아버지를 죽이는 반면, 쉬흐랍은 아버지에게 죽는다. 하나는 부친 살해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자식 살해 이야기다.     (p. 210)


『빨강 머리 여인』은 차이점을 상쇄시키면서도 긴장은 유발한다. 부친 살해와 자식 살해를 둘 다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굳이 차이가 있다면 성공 여부랄까. 오르한 파묵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인 것 같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한다.

 

그는 말했다. “조수를 믿지 못하면 우물 파는 명수가 될 수 없단다. 명수는 지상에 있는 아이가 모든 것을 옳고, 반듯하게, 제시간에 주의 깊게 한다는 것을 확신해야 일에 열중할 수 있지. 살아남으려면 우물 파는 사람은 아들을 믿는 것처럼 조수를 믿어야만 한다. 나의 스승은 누구였는지 알아?”

나는 그 답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군데요?” 하고 물었다.

마흐무트 우스타 역시 얘기를 많이 해 주었기 때문에 내가 답을 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척 마치 선생님 같은 태도로 말했다. “나의 스승은 나의 아버지였어. 너도 유능한 조수가 되고 싶으면 내 아들이 되어야 한다.”

마흐무트 우스타에 의하면 스승인 명수와 조수 사이에 갖는 관계의 비밀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모든 스승은 아버지처럼 조수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가르칠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그 일이 나중에는 조수에게 유산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조수는 명수의 일을 배우고, 그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에게 복종한다. 명수와 조수 사이가 반감과 멸시로 틀어지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그러하듯이 둘 다 상처를 입고 일도 도중에 그만두게 된다. 내가 좋은 가정의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나의 우스타는 마음이 놓이고, 나한테서 무례나 불복종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p. 65~ 66)

 

우리는 강하고 결단력 있는 아버지가 우리에게 무엇은 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해 주기를 바란다. 왜 그럴까?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와 관련해 무엇이 도덕적이며 옳고 무엇이 죄악이며 그르다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죄인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확인해야 하기 때문일까? 우리는 항상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아니면 머릿속이 혼란스럽거나 우리 세계가 허물어졌을 때, 우리 영혼이 번민에 찼을 때만 아버지를 원하는 것일까?     (p. 218)

 

다들 알다시피 필요로 한다고 해서 항상 곁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내적 갈등뿐만 아니라 외적 갈등까지 생길 수밖에. 그 갈등에 어머니는 우는 여자가 된다.

 

나는 놀랐지요. 하지만 어쩌면 머리 한 편으로는 그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삶에서 우연이라고 그냥 지나쳐 버린 것들이 사실은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연극에서 배웠습니다. 내 아들뿐만 아니라 아들의 아버지가 작가가 되고 싶어 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삼십 년이 지나 이곳 왼괴렌에서 내 아들의 아버지와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내 아들이 자기 아버지처럼 아버지의 부재로 고통을 겪은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세월 동안 우는 연기를 한 후 내가 실제 삶에서 진심으로 우는 여자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p. 335~ 336)

 

『빨강 머리 여인』은 오르한 파묵의 소설치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한다. 막연했던 겁이 확실해지는 순간이다. 그렇다고『빨강 머리 여인』이 마냥 난해한 것은 아니다. 사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화자를 일관되게 보여 준다. 너무나 깔끔한 수미상관 구조라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계속 스토리를,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왠지 한 번 더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오타는 아쉽다. 231쪽, 아인슈타인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에이젠슈타인의 오타였다. 표지의 여인 때문에 선택하기는 했지만, 빨강 머리 여인이 잡지에서 오렸다는 단테 로세티의 그림이었으면 의미 있었을 것 같다. 표지에 이 그림을 넣으라는 요구도 있는데, 역시 필요로 한다고 해서 충족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오르한 파묵, 대단한 작가다.

e******i 2019.07.24.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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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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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새작품이 나온 것을 보고 두 번 생각도 않고 주문했다. ‘내 이름은 빨강’,‘검은 책’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 지금 오르한 파묵은 내가 꼽는 몇안되는 위대한 소설가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 이스탄불, 그의 작품 곳곳에 녹아 있는 이스탄불이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고 그가 이스탄불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에 나의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이스탄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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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새작품이 나온 것을 보고 두 번 생각도 않고 주문했다. ‘내 이름은 빨강’,‘검은 책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 지금 오르한 파묵은 내가 꼽는 몇안되는 위대한 소설가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 이스탄불, 그의 작품 곳곳에 녹아 있는 이스탄불이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고 그가 이스탄불을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에 나의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오르한 파묵. 그에게 이스탄불은 그리고 터키와 페르시아(이란)등 지금의 아랍권과는 약간의 괴리가 있는 문명들은 아직도 우물속에 잠자고 있을 그의 이야기의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덮는 순간 과연 인간은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가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우리가 삶에서 우연이라고 그냥 지나쳐버린 것들이 그것이 크든 작든 사실은 모두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것들이 나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품전반을 지배하는 오디푸스왕의 이야기와 뤼스템과 쉬흐랍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인간관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터키인의 정서, 오늘날 터키 역사의 묘사가 짜임새 있다. 거기에 곁들여서 개발사업의 한가운데 놓인 이스탄불의 묘사가 적절하게 섞여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갈림길이 있다. 이야기속에서 젬은 도르레 조작의 실수로 흙과 돌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우물로 다시 떨어트리고 우스타를 죽였다고 생각한다. 두려움을 이기지 못한 젬은 그길로 이스탄불에 있는 집으로 도망쳐 온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에서 밝혀진 것은 우스타는 죽지않았고 빨강머리 여인의 도움으로 우물에서 구출되었다. 그후 우물에서 물을 찾았고 우스타는 비록 어깨부상은 입었지만 부와 주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살다가 죽게 된다.

만약 젬이 마을로 내려가 알리에게 알리고 우스타를 구출하였다면 그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신이 짜놓은 거미줄 같은 운명에서 약간의 변수가 이 시점이었을까?

YES마니아 : 로얄 s***7 2018.08.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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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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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빨 날리는 겉 표지와는 달리 재미나게 읽었다.오르한 파묵의 책들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고, 어떤 책은 읽을 때 조금 골치를 아파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 책은 잘 읽혀서 다행이였다. 오이디푸스 신화와 페르시아의 왕서에 수록되어 있는 뤼스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변화하는 터키 이스탄불의 모습과 함께 보여지는데, 일단 이 부분에서 오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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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빨 날리는 겉 표지와는 달리 재미나게 읽었다.

오르한 파묵의 책들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고, 어떤 책은 읽을 때 조금 골치를 아파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 책은 잘 읽혀서 다행이였다. 


오이디푸스 신화와 페르시아의 왕서에 수록되어 있는 뤼스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변화하는 터키 이스탄불의 모습과 함께 보여지는데, 일단 이 부분에서 오르한 파묵의 장점인 서양이기도 하고 동양이기도하여 괜히 신비스러운 느낌이 드는 그들의 정서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책을 접하다보면 세계 문학은 서양이나 미국에 국한되어 있고, 한국 문학은 그 다루는 범위가 너무 좁아 어떤 답답함을 느끼는데, 이런 면에서 오르한 파묵의 글은 익숙하지 않은 공간의 사건을 다루다 보니, 괜히 더 신비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겉돌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아버지가 되어 본 적은 없지만 아들이 되어 본 적은 있다보니,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는 묘한 뭔가를 남긴다. 나의 아버지가 조금 더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경제적으로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내 성격이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뭐, 그래봤자 하나마한 이야기겠지만...보편적이지 못했던 여건들은 평생 아쉬운 기억이 되어 내 정신세계 어딘가를 떠돌아 다니지 않을까 한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면,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와 뤼스템의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은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비극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믿음이 부족하거나, 성욕(?)이 아닐까?  예언같은 것을 믿지 않고, 일부종사하는 사람들이였다면...과연 이런 막장 드라마가 펼쳐졌을런지. 바람 피우느라 집을 떠난 아버지와, 그 아들을 취하는 빨간 머리 여인과  뜬금없는 아들과... 뭐, 그래봤자 한국 아침 드라마만 하겠냐마는.


마흐무트 우스타와 우물을 파는 장면들이 좋았다. 우물이라는 자체는 이미  '내 이름은 빨강'에서 한 번 써먹은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 바로 이런게 나와야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르한 파묵스러운 아이템. 우스타가 훗날 어찌 되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쓰여졌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다. 내 황당한 상상력으로는 일본 소설 '링'이 떠오르기도 하였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물이 없었다면 혹은 우물을 파러 가지 않았다면 젬이 어떤 삶을 살게 되었을런지...이런 저런 상상을 펼칠 수 있어 좋았다.  


뭔가를 읽어내기 어려운 요즘인데, 간만에 만나는 반가운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20.03.30.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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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뭔가 애매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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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인의 정서가 우리와는 다른 탓인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그릇이 워낙에 커서 내가 이해를 다 못하는 탓인가. 아니면 정말 재미가 없는 것인가.  이 작품 전에 접한 파묵의 작품은 "내이름은 빨강","순수박물관" 이 두 작품이었다. 그중 순수박물관은 주인공의 퓌순에 대한 지독한 집착이 사랑으로 포장되는 느낌이 강했다뿐이지 사랑으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요소나 애절함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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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인의 정서가 우리와는 다른 탓인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그릇이 워낙에 커서 내가 이해를 다 못하는 탓인가. 아니면 정말 재미가 없는 것인가.

 

이 작품 전에 접한 파묵의 작품은 "내이름은 빨강","순수박물관" 이 두 작품이었다. 그중 순수박물관은 주인공의 퓌순에 대한 지독한 집착이 사랑으로 포장되는 느낌이 강했다뿐이지 사랑으로 이어지는 필연적인 요소나 애절함 같은 것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굳이 퓌순에 대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로 박물관을 만든다는게 설득력도 좀 없었던 것 같고.

 

그래도 다시 한 번 그의 작품을 읽어보자고 달려들었지만 역시나 공감하기가 힘이 들었다. 주인공이 "빨강머리 여인"과 관계를 맺게 된 계기도 그다지 개연성이 없어 보였고, 작가가 오이디푸스 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부성의 부재", "역시나 부성을 벗어나면 다 고생함", "잘못하면 다 죽을수도 있음" 이라는 주제를 너무 강조한 것 같은데다가 왜 주인공은 결말부에서 총을 갖고 나가야만 했는지가 너무 뚝 떨어지는 느낌으로 전해졌다. 이 소설 자체가 주인공의 ㅇㅇㅇ로부터 나온 소설이라는 것도 너무 옛날식 설정같기도 했고.(사실 이런 특징은 앞서 언급한 파묵의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게 왜 이부분에서 중요한 부분을 치고 나오는건가?)  "터키인들은 가정사에 있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앞서 말한대로 대작가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전적으로 독자인 나의 잘못일 것이다. 감히 대작가의 작품을 비판하다니.

t*****k 2020.05.19.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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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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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 우물 밑바닥에서 버리고 온 진실은? 한국에서는 <내 이름은 빨강>으로 이름이 알려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소설. 오르한 파묵은 신화와 삶, 운명을 적절히 안배해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진행시킨다. 파묵만이 할 수 있는 시점의 이동과 이야기 흐름으로 소설을 더 즐겁게 만든다. 어렵지만 흥미로운 소설. 계속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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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 우물 밑바닥에서 버리고 온 진실은? 한국에서는 <내 이름은 빨강>으로 이름이 알려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소설. 오르한 파묵은 신화와 삶, 운명을 적절히 안배해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게 진행시킨다. 파묵만이 할 수 있는 시점의 이동과 이야기 흐름으로 소설을 더 즐겁게 만든다. 어렵지만 흥미로운 소설. 계속 빠져들게 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0 2021.05.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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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한 것만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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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빵강 머리 여인은오르한 파묵의 전작들이 그렇듯 비슷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나그의 냄새랄까 그런 것은 역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기대평에서 전작처럼 난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나는 그 점 때문에 오르한 파묵의 책을 읽는다 소설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다는 거사실 참 멋진 일인데 그걸 힘들게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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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의 빵강 머리 여인은

오르한 파묵의 전작들이 그렇듯 비슷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이나

그의 냄새랄까 그런 것은 역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기대평에서 전작처럼 난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나는 그 점 때문에 오르한 파묵의 책을 읽는다

 

소설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다는 거

사실 참 멋진 일인데 그걸 힘들게 여기는 독자들이 있는 거 같다

 

예컨대 우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으면서

특히 개미를 읽으면서 개미에 관한 여러 가지 사실을 알고

정말 놀랐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소설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오르한 파묵 역시 뭐 그런 작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삐딱한 시선으로 보면 너무 지식의 남발? 나 이 만큼 알아 하고

잘난 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들었음)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르한 파묵 같은 작가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너무 자전적 소설이 많은 그런 것이 나는 지겨워졌다

나는 일기가 아니라 소설을 읽고 싶기 때문이다

b*******2 2019.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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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외국소설-빨강 머리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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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 적도 아들이 되어 본 적도 없어서 이 소재가 나오면 늘 낯설고 살짝 긴장이 된다. 내가 본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남동생), 내 남편을 통해 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전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내 경계 밖의 관계인 셈이다. 내가 엄마로 딸로 겪은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르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버지와 아들이 아주 친한 경우, 엄마와 딸의 경우에 비해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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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 적도 아들이 되어 본 적도 없어서 이 소재가 나오면 늘 낯설고 살짝 긴장이 된다. 내가 본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남동생), 내 남편을 통해 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전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내 경계 밖의 관계인 셈이다. 내가 엄마로 딸로 겪은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르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버지와 아들이 아주 친한 경우, 엄마와 딸의 경우에 비해 그리 자주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뭘까? 남자 대 남자라서 그런 건가? 나로서는 전혀 믿지 않지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어쩌고 하는 게 적절한 이유일까? 정말 아버지와 아들은 선천적으로 경쟁을 하는 운명을 갖고 태어나는 것일까? 신화 속 이야기처럼 경쟁의 대상이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내가 이해하지 못할 선은 분명이 보이는 듯하니, 이쯤에서 이 대목은 포기하고.

 

소설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도 아버지와 같이 지내지 못한 것을 원망하는 주인공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가 없다는 것, 그래, 이 또한 내게는 체험 밖의 상상에 그치는 일이다. 이 결핍을 도저히 이해못한다는 게 내 한계다. 미루어 짐작해서 아는 척하고 싶지는 않다. 아버지가 없는 채로, 있어도 없는 것으로 자라는 청춘에게 맺힐 상처 혹은 배신감을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렇구나, 아버지와 함께 하지 못하고 자란 아들은 이런 복잡한 심경을 겪으면서 자라게 되는 것이구나. 없는 아버지로부터 받는 영향이 아들에게 고스란히 미치는 것을 보면서 두려운 마음마저 들었다. 엄마도 그러하지만 아버지 또한 아무나 되는 게 아닌 것인데 우리의 인류는 늘 뒤늦게 깨닫기만 하는 것 같다.

 

3부에 접어들면서 나는 좀 많이 실망하고 말았다. 신비하기만 했던 빨강 머리 여인이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를 이렇게 이어 놓고 있었다니. 이건 좀 허무하고 서운한데. 게다가 결말마저 참 난감하기만 했다. 설마 그런 식으로? 예상하고 싶지 않았지만 저절로 예상되는 결말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아, 맥빠지는구나 했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을 자리하고 있는 빨강 머리 여인의 독백은 구차한 변명처럼만 읽혀 산뜻하지 못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는 게 대체로 이러하다면 달리 할 말이 없고.    

 

이제 다시 가 볼 날이 있을까 싶은 이스탄불. 그 도시가 형성되던 배경과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우물의 기능을 이 책으로 읽었던 것은 참 좋았다. 다 좋았는데, 마지막 아버지와 아들의 선택이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 아무래도 나는 앞으로도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만 같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20.04.24.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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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여인 - 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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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올해.... 거의 책을 읽지 못했다...허나 늘 책은 들고 있었으나읽어 내지 못하다가 최근에 겨우 두권을 독파했다...머리맡에 책들이 곰팡이 쓸지겨으로다가 쌓아놓고 읽지 못하는 이것을 무슨 증후군이라 하던데... 나도 그런듯..오르한 파묵의 빨강머리...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 우리정서와는 참 맞지 않지만.. 파묵이 쓴 책 치고는 쉽고 수월한 책인것 같다..오로지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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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올해.... 거의 책을 읽지 못했다...허나 늘 책은 들고 있었으나

읽어 내지 못하다가 최근에 겨우 두권을 독파했다...

머리맡에 책들이 곰팡이 쓸지겨으로다가 쌓아놓고 읽지 못하는

이것을 무슨 증후군이라 하던데... 나도 그런듯..




오르한 파묵의 빨강머리...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 우리정서와는 참 맞지 않지만..

파묵이 쓴 책 치고는 쉽고 수월한 책인것 같다..

오로지 우물 파는 이야기로 시작해 건너가는 빨강머리여인이

집나간 아버지와 모든 정서가 이어져 가는 이야기..

우물파는 이야기를 너무 집중해서 읽어서 그런지 꿈에서 조차 우물파는 꿈을 꾸곤 했다..




파묵의 '눈'과 '내이름은 빨강' 의 중간쯤이나, 가볍다.

g******8 2018.09.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