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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책을 하나 읽었다. 끔찍한 세월을 슬기롭게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흥미롭다. 임란 중 소녀의 몸으로 일본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인정받으면서 의젓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낸 보기 드문 인물이다. 사실과 하구가 가미된 일제 인물의 이야기, 역사라고 하기도 그렇고 허구라고 하기도 그런 인물의 이야기다. 구전되어 오기도 하고, 흔적이 전해져 오기도 하며, 특히 서구에 보낸 선교사들의 글 속에 많이 등장하는 특별한 인물이다.
임란 때 고니시에 의해 포로가 되고 일본에 건너간 인물이다. 그녀는 이름도 없다. 하지만 학문은 뛰어났던 듯하다. 당시에 여인의 몸으로 한문을 남다르게 해독했으니까? 그것이 고니시의 거성이었던 구마모토의 우도성으로 가게 된 이유가 되고, 그곳에서 병중이었던 고니시의 부인 쥬스타의 마음에 들어 양녀가 되게 한 이유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이름도 없고 성도 없는 뛰어난 여인, 그래서 왕녀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하고 있다. 어찌되었던 출생보다는 그의 삶이 문제가 된다. 그녀는 의학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었던 듯하다. 그것이 고니시의 부인인 아픈 쥬스타 부인의 옆에서 치료를 해주게 되고, 남다른 관계가 된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선교사를 만나게 되고 쥬스타를 따라 천주교인이 된다. 그 후 그녀는 궁구하면서 천주에 매료되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쥬스타 부인과는 특별한 관계가 되어 대우를 받으면서 우도성에서 살아간다. 양녀의 관계가 되고, 그렇게 대우를 받는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모두가 사실이다. 자료의 흔적 속에서 드러나는 내용이니까
그 후 임란이 끝나고 고니시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종식시키는 전쟁인 세끼가하라 싸움에서 패배한 서군 편을 들어서 가문이 망하게 된다. 고니시는 이 싸움에서 지면서 사로 잡혀 사형을 당하고 그의 거성인 우도성은 숙적인 가토 기요마사에 점령당한다. 한편 전국을 종식시킨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병약한 상태였고, 의사를 초빙하는 과정에서 오타 줄리아를 소개받는다고 책은 그려나간다. 어떤 일이 내용이 되었던 가토에 의해 줄리아는 동경의 이에야스 궁전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줄리아가 이에야스 궁전에서 생활한 모습을 보면 상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이루어진 듯하다. 즉 궁중에서 그녀의 행동은 지극히 자유스러운 형태로 나타난다. 줄리아가 궁궐에서 달리 존중받아야 할 내용이 별로 없으니까 의관으로 능력을 드러내 이에야스의 특별한 신임을 받고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았나 글에선 말하고 있다. 줄리아는 이에야스 궁궐에서 생활을 하면서도 천주인으로 드러내 놓고 말한다. 밖에 나가서 예배에도 참여하고, 교인들을 도우는 일에도 솔선수범한다. 그만큼 재력도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궁중에서 그의 위치를 말해주는 근거가 된다. 또 교회가 필요할 때 자신의 양자를 보내는 일까지 한다. 교회에 대한 특심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이에야스는 천주교를 무척 싫어했다. 그리고 그들이 활동을 못하게 제약을 가했다. 그런 가운데 줄리아는 이런 종교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했다. 죽으면 순교라는 생각으로 그의 삶이 이루어졌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에야스는 줄리아를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 듯하다. 그것은 그녀에게 행한 무수한 요구를 통해 잘 드러난다. 이에야스는 그녀에게 배교하라는 얘기를 하고, 자신의 측실이 되라는 얘기를 한다. 그것은 모든 것을 용서해 주겠다는 제안이다. 하지만 줄리아는 절대 권력자의 그런 청을 거부한다. 그래서 노여움을 사게 되고 절해고도인 고즈시마로 유배를 가게 된다. 유배를 가는 과정도 가까운 섬에서 차츰 먼 섬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 속에서도 이에야스의 끈질긴 회유가 따른다. 하지만 줄리아는 그 청을 온전히 거부하고 고즈시마의 유배 생할에 임한다. 절대 권력자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의연하게 대처한 것이다.
줄리아가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그곳의 사람들에게 많은 은혜를 베풀었다는 흔적이 드러난다. 지금도 그 섬에서는 <줄리아 제>를 열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천주교인들과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수호성인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무덤에 기도하면 병이 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그것은 삼국지의 관우가 죽은 후 곳곳에 사당이 세워지고 그를 기리는 것과 진배없다. 대단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다.
줄리아는 독실한 신앙과 덕행을 쌓았던 역사적 인물이다. 그 책은 그녀에 관한 기록을 모으고 살을 붙여 재구성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현지답사의 내용이 소상하게 펼쳐지고 흔적을 쫓아 구체적으로 줄리아의 길을 밝히고 있다. 성녀, 순결한 여인, 용감한 여인, 덕스러운 여인 등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조를 지키며 살았던 한 여인의 자취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줄리아의 삶을 보면서 조선의 올곧은 기상을 엿볼 수 있는 자긍심이 인다. 대단한 삶을 살았던 여인이다. 영화로 연극으로 그를 추모하는 일들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다.
오타 줄리아를 풀어낸 소설을 제시하고 있다. 이 말은 오타 줄리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이기에 그렇게 한 듯하다. 꽃이란 표현이 좀 그렇지만, 당대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긍정적으로 의지를 관철하면서 살아낸 모습을 보인다. 오타는 당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던 성과 같은 것인 듯하고 그것이 줄리아에게 주어진 듯하다. 그리고 줄리아는 세레명이다. 줄리아는 다른 이름이 없었기에 이 세례명으로 불려지고, 그것이 이름을 대신한 듯하다. 지금도 줄리아란 이름으로 그녀의 모든 삶이 표현되고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오타 줄리아에 대해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논픽션이라고 하기도 무엇한 사실적인 내용이 많은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궁구해 볼 수 있게 한다. 특히 극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을 일깨워 볼 수 있게 한다. 많은 교훈이 되는 글이다. 나도 한 번 흔적을 따라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본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줄리아의 기개는 충분히 생각할 거리가 된다. 이 책이 많이 읽혀 묻혀 진 종교인을 이해하고, 민족혼을 일깨우며 자긍심을 가지는 우리들이 되기를 간구해 본다. 그녀를 한국 천주교 역사의 첫머리에 놓은 이유를 생각해 본다. 많은 사람이 줄리아에 대해 알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