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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책모임에서였다. 여러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 <유년의 뜰>이었는데 그중에서 재미나게 읽은 건 <중국인 거리>와 <유년의 뜰>, <저녁의 게임> 등이었다. 치밀한 구성과 문체로 단편들마다 힘이 있었고, 여성 특유의 시선을 통해 각 작품들마다 내포하고 있는 주제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책모임을 하면서 오정희 작가는 작가들이 좋아하는 작가이자 1980년 당시 대학생들에게 사랑받은 작가 또한 오정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만큼 독자들의 스펙트럼이 넓었던 오정희 작가였지만 작품 활동은 뜸해서 그녀의 신간 소식을 들을 수 없다가 이번에 《기담》이란 작품을 통해 돌아온 오정희를 만날 수 있었다. 똑같은 제목이 영화로 나와서《기담》하면 상당히 무섭게 느껴지지만 오정희 작가의《기담》은 옛날에 입을 통해 내려온 구전문학이나 설화를 생각하면 될 정도로 옛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기담》에는 8개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배경이 옛날인 걸 감안하더라도 과연 이 소설이 오정희 작가의 작품인가를 의심했다. 책 서문에 어린 시절 할머니나 어른들께 들었던 괴기스럽고 으스스한 이야기를 재구성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은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문체나 필력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의외였다. 생명은 유한해도 이야기는 끝이 없다. 인생은 저마다 고유하게 빚어가는 자신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승해지는 이즈음 앞서 살아간 사람들, 그들의 시대와 세상이 한결 애틋하고 가깝게 다가온다. 삶을 찬가로 만드는 것은 이야기의 힘일 것이다. (8쪽 서문 中) <유년의 뜰>을 읽을 땐 단편들에 내포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이번《기담》은 짧은 단편들이라 읽는 내내 부담이 없었다. 소설의 제일 처음을 시작하는 ‘어느 봄날에’ 를 읽고선 높은 산에 올라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었다는 백제가요 ‘정읍사’가 생각났고, 이 소설의 마지막 단편인 ‘고씨네’ 를 읽으면서는 들이나 산에 가서 준비해온 음식을 먹기 전에 밥이나 반찬을 조금 떼어 던지던 전라도의 풍습인 ‘고수레’도 생각이 났다. 그럼에도 예전 오정희 작가의 문체와 필력이 그리운 건 그녀가 우리에게 안겼던 소설의 힘이 크기도 했거니와 그 힘 속에서 느낄 수 있었던 <중국인 거리>에서의 아홉 살 소녀가 그리워서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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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멀리도 아닌 우리의 어린시절을 떠 올리면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이 책 "오정희의 기담"은 우리나라 강원도 설화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쓰여진 우리나라의 기담 뿐만이 아니라 일본, 중국, 더 넘어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세계 곳곳의 독특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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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이란 오싹하고 섬뜩한 무서운 이야기를 뜻하지만, 『오정희의 기담』 은 원래의 뜻인 기담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어릴적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나 "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던 구전동화같은 느낌이다. 저자는 강원대학교 국문과 교수님과 학생들이 채록한 <강원설화집>을 통해 예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집필해야겠다는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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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할머니가 큰 집에 계시다가 작은 집인 우리 집에 한 번씩 오셔서 며칠씩 계시다 가시곤 하셨는데요. 그 때마다 옛날이야기를 해주시곤 하셨어요. 할머니는 여러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셨는데요. 특유의 동물 흉내로 우리들을 웃기곤 하셨어요. 특히 무서운 이야기 무엇보다도 귀신이야기를 잘 하셨는데, 밤에 할머니 귀신이야기를 들으면 밤새 무서워서 잠을 설치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밤에 혼자서 화장실 가기도 두려웠고요. 이 책을 보니 할머니의 옛날이야기가 생각이 나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거예요. 저자도 어린 시절 할머니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나 또래 동무들끼리 지어내어 나누던 이상하고 으스스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들을 나름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본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 책에는 죽은 동생을 다시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여자의 몸으로 머슴으로 일하다가 장가까지 들게 된 윤옥이 대감 집에서 죽은 사람도 되살릴 수 있는 신비한 꽃 세 송이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인 ‘어느 봄날에’를 시작으로 구렁이 낭군이 사람이 되기까지, 한 부부가 온전한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절절한 여정을 담은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를 비롯해서, 글을 읽느라 손 하나 까딱 않는 백면서생 남편을 위해 가난을 견디며 온갖 고생을 했지만 과거를 보러 떠난 남편이 몇 해가 지나도 소식이 없자 사냥꾼에게 시집을 가요. 그런데 새로 얻은 남편마저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상황에서 과거에 급제해 자신이 살던 마을로 금의환향하는 전남편을 맞이해서 다시 자신을 받아달라고 빌게되는 마지막 이야기인 ‘고씨네’까지 총 8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이런 이야기책을 너무 좋아해요. 저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네요. 저자의 중단편집을 예전에 읽었었는데 정말 재미있고 감명이 깊은 소설들로 차 있었어요. 이 책도 예전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가 생각나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책이에요.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 정말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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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셔서 한동안 같이 산 적이 있었다. 이제는 안 계시지만 지금도 그때도 외할머니는 나에게 늘 따뜻한 품이었다. 특히 잠잘 때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방구쟁이, 소가 된 게으름뱅이, 두꺼비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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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정희의 기담』은, 정말 재미있다. 어린 시절에 읽던 전래동화집이나 설화집을 다시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달까. 기존에 알고 있던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러함에도 나이가 들고 변한 내가 다시 읽는 느낌은 반갑기도 하고, 꽤나 색달랐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예전에 읽던 그림책들 처럼, 삽화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설화를 수록한 책이라 그런지, 삽화들에도 전통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참 아름다웠다. 정말 그림 하나부터 모든 것이 전통적이고 동양적이었다. 책은 전혀 두껍지 않고, 작은 편이어서 휴대하기도 간편했고, 특히 양장본이라 가방에 넣어서 들고 다녀도 책이 상할 걱정이 들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는 8가지나 수록이 되어 있는데, 또 전래동화나 설화들이 보통 그렇듯이 한 이야기가 그다지 길지는 않다. 짬이 날 때 이야기 하나씩 읽기에 좋은 책이다. 작가님은 책의 서문에 ‘어른, 아이, 남녀노소가 두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인 것 같다. 나이가 들다보면, 옛이야기들을 접할 기회가 어린 시절만큼 많지 않다. 그렇기에 이런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우리의 옛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들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또한 전통 설화나 이야기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원설화집』을 바탕으로 출간하신 책이라는데, 언젠가는 또 다른 지역의 설화집을 바탕으로 다른 옛이야기 책을 출간해주셨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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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기담> 옛사람들의 정서가 묻어있는 옛날 이야기는 잘 잊혀지지않는다. 특히 옛날이야기 중 신비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하지만 자꾸 잊혀져 가고 사라지는 옛날 이야기들은 이제 청년들의 기억에 점차 없어져간다. 솔직히 외국의 고전들은 그만한 가치도 있지만 자꾸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왜 우리의 옛 이야기들은 읽지 않는 걸까? 나는 우리의 전통적인 옛 이야기들도 세계 고전처럼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소망을 갖고 읽게된 옛 이야기 책이 <오정희의 기담>이었다. <오정희의 기담>은 '불의 강', '유년의 뜰', '새'등의 저자 오정희가 우리의 옛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이 책은 총 8개의 옛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옛 이야기 모음집이다. 이 책은 분량이 딱 잠자기 전에 읽기 좋은 사이즈인데 사이즈도 시집 사이즈이면서 무겁지않고 가볍다.이 책의 이야기들은 으스스하면서 기이한 이야기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아득하고 유연한 그림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데 그림체들이 정말 그 옛날 이야기가 지어졌을때 책에 그려진 그림처럼 이 책의 기담들과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짧지만 강렬했다. 물론 그 당시의 시대상인 남존여비사상이라든지 아내는 남편을 공경하고 남편의 말에 따라야한다는 남녀불평등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들도 있어 조금 불편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그 시절의 옛선인들의 가치관과 감정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옛사람들의 꿈, 소망, 소박함과 다정함 그리고 애환, 한이 들어가 있는 옛 이야기들은 우리의 삶에 과거의 선인들의 삶이 아직도 깊게 베어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옛날 이야기로 생각하는 이야기들이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다. 또한 옛 이야기에는 재미뿐만아니라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앞으로 한국의 전통 옛 이야기들이 많이 출간되어 많은 이들의 옛 이야기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것 같은 정감있는 옛 이야기들과 동양화풍의 그림체가 어우러져 잔잔한 여운을 남았던 책이라 옛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어릴적 옛 이야기와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읽어봤으면 좋겠다. |
문학에 문외한인 나도 인터넷서점을 종종 들어가면 눈에 들어오는 여성작가 이름이 오정희님이다. 사실 이분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상도 많이 받았으며 독자와
비평가들의 평이 좋은 작가정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분이 강원설화집를 바탕으로 기담을 내놓았다. 옛이야기와 신화, 설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도 좋은 기회다. 제목도 ‘기담’이다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란 뜻을 가진 기담은 안타깝고 슬픈 내용, 배꼽을 쥐고 웃기는 이야기 8편을 추려서 담아낸다. <책속으로> [어느 봄날]편엔 착실한 여주인공의 남동생 윤호와 나태한 서당의 형들을 비교하는 훈장선생님으로 인해 형들은 윤호에게 독을
넣은 술을 먹이려는 계략을 짠다. 형들을 무시하거나 잘난 체하지 않는 윤호를 왜 그렇게 미워할까? 얼마나
미우면 집단으로 살인을 계획할까? 지금보다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서 그 옛날 살인이 흔하지는 않았을
텐데 서당 형들의 동기가 너무도 부족하게 보이지만 섞이지 않는 결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감과 권위자의 비교는 비교당하는 사람들에게 분노와 시기
질투를 낳게 한다. 고대 가요 구지가가 떠오르는 구렁이 노래로 놀리는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편에선 음식을 나눠먹고 서로 품앗이로 일해 해주던 정 많은 이웃사촌들이
구렁이 자식을 낳았다며 흉을 보며 등을 돌리며 배척하는 잔인한 면을 보인다. 접동새와 얽힌 설화인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편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장화홍련전에서 계모와
이복 오빠에게 누명을 쓰고 못에 빠져 죽게 되는데 쥐를 태아처럼 위장하고 처녀인 앵두가 낙태한 것처럼 꾸미는 장면이 똑같다. 장화홍련전이 이 설화에서 차용한 것은 아닐까? 계모보다 더 나쁜 이는 앵두를 낳은 친아버지이다. 자기의 딸을
매정하게 죽음으로 내몬 아버지! 노자돈으로 딸을 떠나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의
소원조차 들어주지 않는다. 이무기와 지네의 싸움 반전이 숨어있는 용화사 이야기! 임진왜란으로 황폐하고 부패로 썩은 내가 진동하는 조선의 모습을 드러나는 천하장수 김응하가 도적떼를 소탕하는
장면은 서민들의 피폐한 삶과 대조적으로 해학적이고 통쾌하다. 문장이 장단에
맞추어 노래하듯 흐름을 탄다. 감상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고]는 뱀신랑과
이야기가 비슷한데 허물을 버린 아내가 남편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와 푸시케의 이야기와 중첩된다. 죽은
동생을 대신해 남장신분으로 동생의 아내와 동생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장르소설에서 많이 봤는데 이미 설화형태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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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의 기담』에는 옛 이야기 8편이 실려 있다. 서문에서 『강원설화집』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강원도 지방에 내려오는 설화 8편을 작가의 목소리로 재탄생시켰음을 추측케 한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의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들.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디선가 읽은 내용인 듯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이런 기시감은 우리의 설화가 갖고 있는 보편성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옛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그렇지 않다. 옛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가치 있는 건, 이야기에는 ‘힘’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힘은 우리 자신을 생각게 하는 힘이기도 하고,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기도 하며, 우리를 새롭게 다짐케 하는 힘이기도 하다. 왕따 이야기를 만나기도 하고, 사악한 계모와 어리석은 친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가련한 소녀의 이야기를 만나기도 한다. 가문에 대한 명예가 가족 구성원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갖는 이상한 세계와도 만나기도 한다. 이별의 아픔을 지나 기다림의 먹먹함, 그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행복을 만나기도 한다. 반대로 기다림에 지쳐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선택을 하는 안타까움을 만나기도 한다. 1등 지상주의로 만연한 모습 속에 드러난 탐욕이라는 민낯, 그럼에도 여전히 1등의 가치가 드러나는 반전의 이야기도 만나게 된다. 모호한 선의 경계, 과연 어느 편이 선인지 망설이게 하는 이야기도 만나게 되고. 성실하지만 여전히 가난의 무거움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허덕이다 결국엔 보상받게 되는 이야기를 만나기도 한다. 위기 앞에서 보여주는 용기가 낳게 되는 행복을 만나기도 하고.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데, 물론, 때론 오늘 우리의 가치로 판단할 때, 꺼려질만한 가치를 이야기 속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대적 한계를 보지 말고, 그 시대적 한계 안에 담겨 있는 정신 또는 메시지를 읽게 된다면 여전히 ‘옛 이야기’는 지금도 살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당시 민중들이 처한 현실, 그 속에 품던 소망을 만나게 되는 기쁨이 있다. 8편의 이야기에서 그치게 됨이 아쉽게 다가올 만큼 이야기가 주는 행복이 컸다. 작가가 또 다른 다양한 ‘기담’으로 독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길 기다릴 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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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에 ‘어느 봄날에’, ‘그리운 내 낭군은 어디서 저 달을 보고 계신지’, ‘앵두야, 앵두같이 예쁜 내 딸아’, ‘용산화’, ‘누가 제일 빠른가’, ‘주인장, 걱정 마시오’, ‘짚방망이로 짚북을 친 총각’, ‘고씨네’ 이렇게 8가지 이야기가 짧게 들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을 땐 엉? 했다. 하지만, 짧은 이야기고, 기담이란 것에 깜빡했나보다... 그래서? 라고 끝난 이야기에게 묻고 있었다. 그저 이야기마다 한국 감정이 잔뜩 묻어 있는 기묘한 이야기 인 것을.... 오랜만에 뭔가 상당히 재밌었다. 아주 어릴 때가 생각도 나면서 기묘한 느낌의 전래동화 같은 걸 읽고 있는 기분. 묘하면서, 재밌는 어릴 때 전래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꽤 즐거운 시간이었다. 전래동화도 보면 특출하거나, 재밌는 인물들, 혹은 기묘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묘한 분위기와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감동을 전해주기도 하는 점도 전래동화 같다고 생각이 들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은 채 200페이지도 되지 않기에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누나가 동생을 위했던 이야기나, 구렁이 딸을 아이를 낳게 된 엄마, 그리고 그 아이가 정성해서 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되고 벌어지는 이야기, 의붓어미가 의붓딸에게 몹쓸 거짓으로 모함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여 그 아이가 접동새가 된 이야기라던가,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서 준비 중에 만난 큰 지네와의 악연으로 계속된 싸움을 하게 되는 사연, 손이 빨라 누에씨를 받아 고치를 짓는 것부터 시작해서 옷 하나를 만드는데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는 처자의 남편감을 구하는 기묘한 이야기, 김응하 장군에 관한 설화, 열심히 살았지만, 짚북을 쳐 가슴 울리게 했던 이야기, 고씨네는 고시레에 관한 내용을 재밌게 쓴 게 아닌지... 아니면 고시레의 하나의 썰 중에 하나인가 싶다. 이렇게 여덟 편이 신비한 능력을 지닌 인물들과 이야기들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들의 기묘한 이야기 속에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감동적이기도, 슬프기도... 그래서 왠지 무섭게 느껴지는 감정이 들기도 하면서 짧은 이야기에서도 잘 표현되어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님의 의도했던바와 같이 어느 세대가 읽어도 거부감 없이 두루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좋아할 것 같다.
실제로 짧은 이야기들(단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 오정희의 기담 >을 무척 재밌게 읽으면서 어릴적 읽었던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은 전래동화책들이 떠오르며 옛 추억 감정에 묘한 기분이 되기도 하면서 책을 참 재밌게 잘 읽은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가 또 이렇게 구전이 되어 전달 될 것 같다. 할머니가 읽고, 아이에게 읽어주거나, 들려주고... 그리고 그 아이들이 친구에게 다시 전달하고, 같이 재밌어하고, 이야기하고....그렇게 이야기와 함께 자라나는 거겠지? 싶은 게 무척 재밌구나 싶은 재밌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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