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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윤지경전』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윤지경’이 사람 이름인지도 몰랐다. ‘윤지경전’이라는 하나의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윤지경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윤지경이 참 무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윤지경은 최연화와 서로 사랑하여 혼인을 약속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혼례를 치르려 할 때 임금은 윤지경을 자신의 사위로 삼으려고 한다. 임금의 딸과 혼인하면 높은 신분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면 고민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상대는 임금이다. 임금의 명령을 거스르면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윤지경은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처음에는 ‘아무리 최연화를 사랑해도 임금에게까지 이렇게 맞서는 것은 너무 무모한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왜 윤지경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데도 최연화를 그토록 선택했을까? 이 질문을 생각하면서부터 윤지경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윤지경에게 최연화는 돈이나 높은 벼슬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미 사랑하고 혼인을 약속한 사람이 있는데 임금이 더 좋은 조건을 내놓았다고 해서 마음까지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최연화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윤지경이 나중에 살아 있는 연화를 다시 만나는 부분이다.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고 거짓으로 죽었다고까지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윤지경은 연화가 죽었다고 믿었을 때도 마음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 살아 있는 연화를 다시 만난 뒤에는 더욱 연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책의 뒤로 갈수록 처음에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윤지경이 오히려 현명하게 느껴졌다. 임금의 사위가 되는 것은 그 시대에는 엄청난 기회였을 것이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편하게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나에게도 좋은 선택인 것은 아니다. 좋은 선택과 좋은 조건은 다를 수도 있다. 윤지경에게 좋은 조건은 임금의 사위가 되는 것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은 최연화와 함께 사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윤지경처럼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선택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정말 그 시대에 살았다면 윤지경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윤지경의 이야기를 읽으며 한 가지는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것을 얻는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처음에 윤지경을 무모하다고 생각한 것도 어쩌면 ‘임금의 사위가 되는 것이 훨씬 좋은 일인데 왜 거절하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하지만 윤지경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윤지경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의 답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왜 부귀영화를 버리고 최연화를 선택했을까?” 윤지경에게는 최연화와의 삶이 부귀영화보다 더 귀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일이 많지 않다. 그래도 언젠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과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서로 달라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때 나는 윤지경처럼 임금에게 맞설 자신까지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만은 물어보고 싶다. “남들이 원하는 것 말고, 내가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