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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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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여행기’라고 하면 표현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국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글이다. 그렇기에 이 책, <가보지 않은 여행기>는 낯설게 다가왔다. 자신이 가본 곳이 아닌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글이라니……. 그것도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이하 ‘괴테’),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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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

 

‘여행기’라고 하면 표현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국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글이다. 그렇기에 이 책, <가보지 않은 여행기>는 낯설게 다가왔다. 자신이 가본 곳이 아닌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글이라니…….

 

그것도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이하 ‘괴테’),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 1829~1910),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 1883~1957),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 J.R.R.톨킨(J.R.R. Tolkien, 1892~1973), 가브리엘 마르케스(Gabriel Márquez, 1927~2014),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 ), 오르한 파묵(Orhan Pamuk, 1952~ )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가(大家)들의 작품에 나오는 곳이라니…….

획일적인 패키지 여행이나 목적 없는 자유 여행에 지친 이라면 한번 따라가고 싶은 매혹적인 선택일 것이다. 물론 여행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나와도 선뜻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기획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나오는 장소들을 모두 방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전문가들의 시선을 따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아르테(Arte)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기획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곳을 소개하는 형식의 ‘가보지 않은 여행기’를 계획한 것이다. 

 

 

하나의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의 여행

 

이렇게 제목은 <가보지 않은 여행기>라고 해서 여행 에세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이 글이 여행기를 가장한 독후감 모음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행기’를 어떤 지역을 여행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글이라고 한정하지 않으면, 이 책도 여행기가 아닐까.

 

이 책을 펼치면 가정 먼저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에서, 괴테가 베니스의 주데가 섬에서 사공들이 부르는 타소(T.Tasso)의 노래를 듣는 장면이 소개되어 있다.

“괴테는 달빛을 받으며 곤돌라를 타고 베니스 바로 앞 운하를 건너 주데가 섬으로 갔다. 곤돌라에는 두 명의 사공이 타고 있었다. 미성(美聲)에 음량이 풍부하고 노련한 가수들이다. 해변에 내린 사공들은 괴테를 가운데 두고 서로 반대쪽으로 걸어가면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불렀다. 교교(皎皎)한 달빛 아래 조금씩 조금씩 서로 멀어지는 사공들의 노랫소리는 커졌다가 작아지고 또다시 커진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노래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괴테는 직접 그렇게 노래를 들은 감상을 적어놓았다. “내게 이것을 들려주려고 사공들은 주데가 섬의 해변에 내려서 운하를 따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멀어졌다. 나는 그들 사이의 중간에 머물며 방금 노래한 사람에게서 멀어져 방금 노래를 끝낸 사람 쪽으로 걸어가곤 했다. 그러던 중에 비로소 이 노래의 의미가 분명해졌다. 멀리서 들리는 노랫소리는 마치 슬픔 없는 탄식처럼 극히 이상하게 느껴졌다.” [pp. 9~10]

여기서 뜬금없이 나는 김동인의 <배따라기>가 떠올랐고, 조선 뱃사람이 부르는 배따라기와 베니스 뱃사공이 부르는 타소의 노래를 비교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행기가 맞다. 하나의 책에서 또 다른 책으로의 여행을 하면서 각각의 책에서 가보고 싶은 곳, 작가가 작품을 쓰기 위해 머물렀던 곳,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곳 등에 대한 저자의 감상도 곁들여 놓았으니까.

 

* 이 리뷰는 저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w******f 2018.12.10. 신고 공감 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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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떠나보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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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이 책은 저자가 지은 인간사랑을 통해 출간된 <진실한 인간 진정한 지도자 트루먼>이라는 책으로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었다. 제목도 신비롭고 내용도 의미가 있는 듯해서 참으로 만나고 싶었던 책인데, 저자가 친필 사인을 해서 보내 주셨다. 역시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서 만난 여행, 어울러 더불어 같이 하는 여행이 될 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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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이 책은 저자가 지은 인간사랑을 통해 출간된 <진실한 인간 진정한 지도자 트루먼>이라는 책으로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었다. 제목도 신비롭고 내용도 의미가 있는 듯해서 참으로 만나고 싶었던 책인데, 저자가 친필 사인을 해서 보내 주셨다. 역시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서 만난 여행, 어울러 더불어 같이 하는 여행이 될 듯해 공감하는 읽기가 되리라 생각했다. 책은 읽는 내내 나에겐 행복감을 가득히 몰아주었다.

 

저자:

여행의 시작은 상상과 희망이라고 말한다. 아직 그곳에 그들의 숨결이 그대로 남아 있을까? 하는 상상을 통해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시작하게 되고, 그것이 이렇게 언어가 되어 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 한국 일보사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고 여러 신문들에 컬럼을 썼다. 지금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은 두 권을 펴냈다. 위에 소개한 책과 풀리미디어에서 나온 <목사가 미웠다> 등이다. 이 책은 대문호들과 함께한, 그들을 따라간 여행기다. 문학적 상상력이 이 같은 언어를 만들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용:

괴테를 통해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있다. 배를 타고 뱃사공의 운치 있는 노래를 들으면서 몽환적인 환경 속을 거닐고 있는 괴테를 만나고 있다. 오르한 파묵을 통해 보스포루스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순수박물관>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보스포루스의 비애를 전해주고 있다. 망명작가 나보코프의 나비 여행도 매력적으로 표현되어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편편이 행복한 읽기가 된다. 우리들에게 많은 상상을 하게하고, 새로운 지식을 제공해 준다. 대작과 대가들의 삶과 그들의 흔적을 여행하게 한다. 내용 자체가 가치가 있게 다가온다.

 

조지 오웰을 통해 미얀마의 한 역사를 기록한 <교수형>을 읽어볼 수 있으며 모올리엉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영불해협에 있는 건지섬을 찾아 빅토르 위고의 자취를 더듬는다. 그가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은 박물관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가 왜 그곳에서 살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들려준다. 영국 소설가 존 피울즈를 통해 그리스를 가보고자 하는 열망을 느끼고 있음을 말하고 있고, 에게해의 멋들어진 풍광에 매료되어 있는 언어를 만난다. 문장이 사람을 가보고 싶어 어쩔 수도록 만들어 나가는 현장을 우리는 목도할 수 있다.

 

마르케스를 통해 카리브해를 더듬어 보고 싶은 마음이 콜롬비아의 역사로 확대되고 있다. <백 년 동안의 고독>을 통해 군사정권의 노동자 탄압, 정경 유착, 자본의 노동자 착취 등을 표현해 내고 있는 내용이 우리 유신시대에 번역 출판되고 있음에 경이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구체적인 대상 표현이 없는 것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닌가? 유추해 보고 있다. 밀란 쿤데라를 찾으면서 프랑스 소도시 렌 지방을 떠올리고 있고, 대학생 연합 시위 현장에서 톨스토이를 떠올리고 있다. 총에 맞아 쓰러지면서 바라본 하늘, 그 적막과 평화만 있는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공통점이 그렇게 하게 만든 듯하다.

 

저자는 반지의 제왕은 쓴 돌킨의 흔적을 쫓고 있다. 마우스를 이용하여 세계를 누비며 돌킨이 성장한 곳을 찾고 그곳에 가고 싶어 한다. 또한 그들이 그 푸른 초원에서 뛰어놀면서 했을 기이한 세계에 대한 생각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그 어릴 적 상상력이 마법사와 용, 요정과 정령, 사나운 발, 왕과 기사, 공주와 귀부인들의 얘기를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해 보고 있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을 통해 서부 태평양 산악 길의 종주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그 길은 어마어마하다. 캘리포니아 작은 마을 캄포에서 캐나다 국경 마을 매닝 파크까지 약 4,270km, 대단한 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길을 안내하면서 가보지 않는 여행길을 마무리하고 있다.

 

앞에는 급류가 흐르는 강이다. 들어가면 순식간에 넘어져 저 아래로 떠내려갈 것이다. 넘어지는 순간, 강 밑바닥에 깔린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얼굴과 멈을 찢어 놓을 것이다. 척박한 곳이어서 떠내려가다가 엉겁결에라도 붙잡을 나무뿌리 따위는 아예 없다. 비명을 질러봤자 들을 사람도 없지만 이내 거친 물살 소리에 묻힐 것이다.(P39)

 

제이콥 브로노우스키의 <인간 등정의 발자취>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이란 남서부 자그로스 산맥의 험준한 협곡의 이야기가 무대가 된다. 이러한 공간을 이용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의 사람들 이야기는, 이런 공간이 있기에 도전과 극복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무대가 되는 공간을 저자는 찾아보고자 하는 여망을 지니고 언어와 살제를 통해 여행을 전개해 나간다.

 

나흘 뒤 나는 히메토스 정상에 서서 도시들과 교외들, 아티카 평원 위로 던져진 100만 개의 주사위 같은 집들로 이루어진 아테네와 피레우스의 거대한 모습을 굽어보고 있었다. 남쪽으로는 늦여름의 새파란 바다와 연한 속돌 색의 섬들이 있었고, 그 너머에는 멀리 땅과 물의 흐름이 장엄하게 멈춰 있는 수평선 위로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고요한 산들이 솟아 있었다.(P135)

 

대단한 공간에 대한 묘사다. 고요하고, 탁월하며, 장엄한 장면이다. ‘형언할 길 없는’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딱 그런 형상이다. 이 이미지는 존 파울즈의 <마법사>에서 표현된 내용이다. 그리스 섬들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이런 공간이 저자에겐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모양이다. 가고 싶은 마음이 절절히 표현되어 나타난다.

 

생각:

저자의 여행을 안내한 작가는 15인이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배경이 된 공간과 작가들이 살았던 흔적이 머문 공간을 화제로 삼고 있다. 흥미진진하게 읽혀지는 내용이다. 워낙 유명세를 타는 작가들의 작품이고, 멋들어진 공간이 만들어 내는 휘황한 언어들이 함께하고 있기에 저자의 시선을 빌지 않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흥분되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으리라. 곳곳이 영혼이 스민 듯한 곳이고, 아름다운 풍광이 함께하는 장소다. 그렇기에 이런 명작이 나왔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 많다. 이런 곳을 저자는 언어를 가지고 쫓고 있다. 많은 지식이 동반되어 이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황홀감을 준다. 이미지를 통해 곳곳에서 현장감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꼭 읽어보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j****3 2018.12.10. 신고 공감 7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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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다. 가보지 않은 여행기라니.. 요즘 아무리 여행기가 대세라고 하지만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가보지 않은 여행기가 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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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다. 가보지 않은 여행기라니.. 요즘 아무리 여행기가 대세라고 하지만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가보지 않은 여행기가 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글을 보게 되면, 나도 언젠가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가는 것과는 별개로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읽을건지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못한 것 같다. 당연히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도 없을 수밖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이 칼럼을 쓰기 위해, 영혼이 더 이상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 혹은 점점 늘어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서 찾아낸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나름대로의 소개라고 말한다. 고전과 현대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읽고 난 독후감이기도 하고, 저자가 책속에서 찾아낸 장소에 대한 인문학적 소개이기도 하다. 저자는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자신이 가보고 싶은 곳을 15장에 나누어 적고 있지만 소개하는 책과 장소는 조금 더 된다.

 

  저자가 가보고 싶은 곳은 단지 작품 속에 나오는 장소만은 아니다. 거장들이 작품을 쓰기 위해 머물렀던 곳, 혹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곳, 그들이 삶을 영위했던 곳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의 안내를 따라 여행을 시작하다 보면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알고 있는 작가도 많고, 그들의 대표작이라는 작품을 읽어보았지만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작품을 읽은 기억은 한두권 빼고는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내 독서가 편향되고 메마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에서 찾아낸 리도 해변, 오르한 파묵이 [순수 박물관]을 썼던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의 아나돌루히사르 해안저택, 조지 오웰에게 [코끼리를 쏘다]와 [교수형]의 모티브를 주었던 미얀마 모올미엉,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에 나오는 건지 섬,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무대가 되었던 체코의 슬라프코프 등은 들어본 곳도 있고, 처음 듣는 곳도 있지만 책 속에서 그곳들을 찾아낸 저자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무한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어쩌면 이 책은 나에게 여행보다는 책읽기를 부추기는 것 같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텍스트를 함께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읽어야 작품의 온전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또한 작품과 함께 나를 읽는 독법인 3독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것은 저자를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더욱이 저자를 읽는다는 것은 웬만한 열정과 노력 없이는 힘들다. 간혹 우리는 한 작가의 전작읽기를 하면서도,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의 삶을 이해할 때 비로소 작품의 이해도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그 작가에 대해 알려는 노력은 등한시한다. 그렇게 볼 때 이 책의 저자는 작품을 소개하면서도 거장들의 삶의 여정을 추적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가 가보지 않은 여행기라고 한 것은 단지 지리적 공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시간을 좇는 것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여행을 꿈꾼다. 저자처럼 언젠가는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꿈이 아니라, 읽어본 책은 저자의 여행후기를 따라 다시 한번 읽어보고 그렇지 않은 책은 목록에 올려놓고 한권, 한권 읽는 여행을 하겠다는 꿈이다. 나는 독서라는 단어를 타이틀로 하여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거나 자신의 느낌을 적은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에서 소개하는 책을 읽어 보아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서 소개된 책들을 목록에 올려 놓는 이유는, 저자가 그들의 작품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여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가보지 않은 여행기를 꿈꾸고 있는 셈이다.

k*****1 2018.11.21. 신고 공감 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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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 가보지 않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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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숭호 작가와의 인연은  3년 전 이 때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그는 미 제33대 트루먼 대통령의 리더십을 다룬 『트루먼, 진실한 대통령 진정한 리더십』을 펴낸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트루먼 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판사로 있던 트루먼은 1934년 상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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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숭호 작가와의 인연은  3년 전 이 때쯤으로 기억한다. 당시 그는 미 제33대 트루먼 대통령의 리더십을 다룬 『트루먼, 진실한 대통령 진정한 리더십』을 펴낸 바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트루먼 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판사로 있던 트루먼은 1934년 상원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1944년 4선에 도전한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1945년 루즈벨트가 4선 취임 82일 만에 급서하자 트루먼은 제33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후 연임에 성공, 1953년까지 직을 수행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간 잘 알지 못했던 트루먼 대통령의 새로운 면모를 여실히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한국일보사에서 24년간 사회부와 경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글쓰기를 배웠다. 현재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이투데이의 칼럼 '정숭호의 키워드'를 쓰는 등 집필 활동도 왕성하다.

이번에 신작 '가보지 않은 여행기'를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여행기 대상은 고전과 현대 문학 17편의 작품에서 배경으로 삼았거나, 아니면 작가가 살면서 작품을 썼던 곳들이다.

 

"『가보지 않은 여행기』에는 가보지는 않았지만, 칼럼을 쓰기 위해, 내 영혼이 더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읽어온 책들에서 찾아낸, 꼭 가보고 싶은 곳들에 대한 제 나름의 소개가 들어있습니다. 작중 인물이 살던 곳도 있고, 작중 중요 사건이 벌어진 곳도 있습니다. 또 작가가 작품의 영감을 얻은 곳, 필생의 노력을 기울여 작품을 위대하게 마무리한 곳도 있습니다." - 책머리에서

 

흔히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것들은 물리적 법칙에 들어맞기 보다 거의 소설이나 영화에 더 가깝다고 한다. 우리가 소설을 찾는 것도 경험하지 못한, 가보지 않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이때 소설의 문장은 남다른 감상이나 해석을 거치면서 새로운 의미를 띠고 상상력을 한껏 북돋우기 마련이다. 만일 작가와 독자 사이에 안내자 역할을 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더 작품을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이 바로 문학 박물관을 찾은 독자를 안내하는 도슨트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 메인 주에 있는 마운트 데저트 섬은 그림 같은 풍경으로 유명하다. 벨기애 태생의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이곳에서 40년 가까이 살면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이라는 명작을 썼다.

 

책은 여행지에 대한 지리적 소개와 함께 문호들의 작품에 대한 개요와 저자의 감상을 알뜰히 담았다. 가령 괴테('이탈리아 여행', 이탈리아 베니스의 주데카 섬)와 위고('웃는 남자', 영국령 채널군도의 건지 섬) 그리고 톨스토이('전쟁과 평화', 체코 아우스터리츠와 러시아 보론디노) 등 대문호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약 스무 곳의 장소가 총 15장으로 구성됐다.

내게 낯선 작가도 몇 명 등장해서 한껏 호기심을 부추긴다. 가령 제이콥 브르노우스키('인간 등정의 발자취', 이란 자그로스의 바주프트 강),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미국 메인 주의 마운트 데저트), 미하일 레르몬토프('우리 시대의 영웅', 캅카스 산맥), 할도넬 락스네스('빙하 아래', 아이슬란드의 스내펠스 화산)가 그렇다.

오르한 파묵(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이 케말과 퓌순 그리고 시벨의 삼각 관계를 그린 『순수박물관』을 집필한 이스탄불의 아나돌루히사르에 있는 오래된 해안 저택은 어느 여름 한철 내가 파묵의 작품을 읽으며 느긋하게 보내고 싶은 곳이다.

아, 그러고보니 한때 터키가 지배했던 크레타 섬에 니코스 카잔자키스가 있구나. 크레타는 1821년부터 독립 전쟁을 시작해 1898년 마침내 독립을 쟁취했다. 카잔자키스가 열다섯이었을 때였다. 그는 독립을 위해 싸웠던 아버지에게서 자유와 조국의 소중함을 배웠다. 카잔자키스는 자신이 죽기 2년 전에 쓰기 시작해 사후 8년 뒤에 출간된 『영혼의 자서전』에서 크레타 사람들의 희생을 고스란히 담았다.

 

잘롱고의 절벽. 꼭대기에 잘롱고의 비극을 기리기 위한 조형물이 보인다. 여인들이 손을 잡고 운무를 추는 형상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잘롱고 절벽의 비극이었다. 잘롱고는 아테네 북쪽으로 약 400킬로미터 떨어진 내륙의 험준한 산악지대에 있다. 터키 군대가 쳐들어와 마을이 함락될 위기에 처했을 때 미처 대피하지 못한 57명의 여인들은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비장한 죽음을 택했다. 여인들은 둥글게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다 한 명씩 안고 있던 아기를 절벽 아래로 던지고 자신들도 뒤따라 뛰어내렸다. 카잔자키스는 이 비극을 『영혼의 자서전』에 명시해 놓았다. 진정 그는 그리스인이요, 그리스 정신이었구나.

반가운 곳, 영국령 건지 섬 이야기도 있다. 내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통해 익히 들었던 곳이지만, 위고의 주 활동무대이기도 했다니 새삼스럽기 그지없었다. 위고는 나폴레옹 3세와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정치적 위기를 느껴 벨기에를 거쳐 1855년 건지로 망명했다. 그는 이곳에서 15년 넘게 살면서 『레 미제라블』, 『바다의 일꾼』, 『웃는 남자』, 『93년』 같은 소설과 시집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위고가 살았던 4층짜리 오트빌하우스는 증손녀가 파리시에 기증,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약 10년 전 가족과 함께 2년 간 영국에서 공부를 했었다. 당시 셰익스피어, 브론테 남매, 워즈워드 시인, 제인 오스틴,  D. H. 로렌스와 토마스 하디 등 문호의 고향을 찾아 부지런히 다녔건만(아래 우리가 다녔던 두어 군데 소개해 드린다), 건지 섬에 깃든 내력은 미처 알지 못해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언제 기회되면 건지를 찾아 돼지 바베큐를 먹은 다음, 오트빌하우스를 둘러보고 커피 타임을 갖고 싶다.

 

 셰익스피어의 생가(Stratford-upon-Avon, 왼쪽)와 워즈워드가 살았던 도브 코티지(Grasmere) 


『빙하 아래』를 쓴 아이슬란드의 할도르 락스네스(1955년 노벨문학상 수상)도 어떻게 보면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과연 무슨 이유에서일까? 수전 손택에 따르면 베른은 『지구 속 여행』에서 아이슬란드의 스내펠스 화산을 무대로 삼으면서 프랑스가 아이슬란드의 한 지역을 식민화한 것에 대한 조롱 투의 인식을 펼쳤다.

이에 아이슬란드의 국민 작가 락스네스가 가만 있을 손가. 그가 1968년에 발표한 『빙하 아래』는 기독교와 신의 존재에 관한 종교 소설이었다. 뭐랄까, 베른과는 달리 좀 근엄하게 접근하지 않았는가 싶다. 그나저나 락스네스 작품은 국내에 번역된 것이 없어 그간 접하지 못했는데, 저자를 통해 이렇게 알게 되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책을 내려놓으며 '가보지 않은 여행기'를 언젠가 '가본 여행기'로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내 마음 속의 소설을 따라 문호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또다른 나를 찾는 여행이 아닐까?

YES마니아 : 로얄 h*******c 2018.11.27.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