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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불면의 밤을 함께 한, 소설 읽어주는 여인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내 불면의 밤을 함께 한, 소설 읽어주는 여인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내용보기
요즘 내가 한창 빠져있는 두 사람이 있다. 어디까지나 나 혼자만의 구애의 연속 선상에 놓여있는 것, 즉 짝사랑이지만 말이다. 한 사람은 작가이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정여울 문학평론가이다. 이름도 예쁘지. 그냥 무작정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평해주는 사람인데 그게 여느 현학적인 평론가같지 않았다. 감정적인 동요가 일렁이게 조곤조곤 작품을 이야기하는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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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한창 빠져있는 두 사람이 있다. 어디까지나 나 혼자만의 구애의 연속 선상에 놓여있는 것, 즉 짝사랑이지만 말이다. 한 사람은 작가이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정여울 문학평론가이다. 이름도 예쁘지. 그냥 무작정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평해주는 사람인데 그게 여느 현학적인 평론가같지 않았다. 감정적인 동요가 일렁이게 조곤조곤 작품을 이야기하는 그녀가 괜히 멋스러워 보였고 좋았다. 그렇다고 내가 그녀의 책을 다 섭렵한 건 아니다. 세 권의 그녀의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제대로 정독한 건 이 책이 처음이지만, 읽자마자 내 코드랑 너무도 맞아떨어져 전율(?)이 일 정도였다. '어쩜, 나도 이런 생각을 했는데!, 나도 이렇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같은, 정신적 도플갱어라도 보는듯한 반가움에 정말이지 재미있게 읽어나간 책이다. 책 읽기에 있어서 제대로 된 친구이자 조언자를 얻은 기분이랄까. 비록 만날 수는 없는 나 혼자만의 마음의 친구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문학이 됐든, 다른 분야의 책이든, 그 어떤 책이라도 내가 읽어내기 나름이라고. 그리고 어떤 해석의 '답안지' 같은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딱히 '방법'을 생각하고 읽지 않는다는 말이다. 책을 읽는데 방법 운운해가며 읽어내는 건 머리로 하는 독서밖에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마음으로 읽는 진실한 책 읽기를 나는 하고 싶다. 그렇다고 그런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을 읽지 않느냐 하면 또 그런건 아니다. 그런 책에서 제시하는 저자의 방법론을 존중은 하지만 굳이 내가 취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책은 내가 읽고 느끼는 대로 표현하면 되는 것이고 그건, 이 지구 상에 다양한 삶과 생각을 가지고 사는 몇십억 명이 존재하는 것처럼 각양각색 일 수밖에 없고, 또 그게 당연한 것이다. 똑바른 시선도 보내보고, 때로는 삐뚜름한 시선도 날려보고, 또 때로는 한껏 씹어보기도 하고, 그중에 어느 하나 잘못된 것은 없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들은 이미 우리의 품으로 달려올 준비를 하며 새로운 '표현의 창조', 그러니까 우리의 솔직한 감상평에 언제까지고 대기해야 할 운명이다. 그래서 책을 읽은 그 누구의 느낌이든 감상이든, 모든 건 존중되어야 마땅하고 그중에 옳고 그른 건 없다. 그렇기에 '아,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구나.' 같이 수용하는 자세만이 최상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정여울 평론가 역시 그런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 준다. 어떤 한 평론가가 읽어내는 문학 작품에 대한 시선이 무조건 옳은 방향과 감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평론가는 혹평을 했으면 다른 평론가는 호평도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옳고 바르다는 생각보다는 앞서 언급했듯이 나와는 '다른 시각'의 연장선에서 그녀의 작품 읽기를 바라보니 그렇게나 기분 좋을 수가 없다. 그녀는 우리가 어려서 혹은 지금이라도 언제든 접했던, 접할 수 있는 22작품의 문학 속 주인공들을 성장, 사랑, 삶과 같은 진솔한 키워드를 통해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이 중에는 내가 읽은 책도 다소 존재하고 읽으려고 책장에 꽂아둔 책도 보인다. 설사 제목만 낯익고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문제 될 건 없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찾아서 읽으면 되니까. 이렇게 편하게 생각을 하는 건 그만큼 그녀가 작품 속 주인공과 내용을 이질감이 들지 않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너무 어렵지 않게, 그러나 그 느낌만은 진솔하고 생동감 있게, 내가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천천히 앞서며 나를 인도해준다. 그래서 나는 그저 천천히 뒤따라 걸으면 되는 것이다. 사뿐사뿐-.

사뿐한 걸음과 함께 그녀의 말마따나 감성의 온도에 서서히 불을 지피며 고전 소설을 읽어주는 책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은 또 하나의 나와 만나는 시간이다. 고전의 힘 같은건 모르겠다. 현대 문학 못지않게 어쩌면 그보다 더 재미있게 읽히고 난해하지 않고 전하고자 하는 주제도 꽤 명징하고 나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기에 현대인들은 더욱 더 고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기도 한게 아닌가도 싶다. 바쁜 와중에 찾아온 잠시잠깐의 Teatime처럼  22작품의 주인공들의 행동반경 안에서 허우적 대는것도 그에 못지 않게 꽤 만족스런 Readingtime이다.

 

 

내가 아무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도 때로는 그 소설책들이 싫을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다. 아니, 싫다기보다는 읽히지 않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읽히지 않는다는 건 내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머리로 받아들이기 이전에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요즘 내 심경이 썩 고르지 못해 좋아하는 소설책조차도 심드렁하게 읽힌다. 이럴 때는 편하게 책을 손에서 놓는 것도 때론 필요하다. 예전에는 '하루에 책을 한 페이지도 안 읽으면 불안(?)해요.' 했던 내가 하루 이틀을 책 표지 구경만으로 지나치고 있다. 그랬더니 또 그건 그것대로 편하다. 책 읽기가 휴식이 되어야지 강박이 되어서는 않된다. 안 읽히면 쉬어주고 글이 안 써지면 안 쓰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못견뎌서 '읽어야 해, 읽고 리뷰를 써야 해' 같은 압박을 나 자신에게 주고 있었으니 마음이 오죽이나 불편했으랴. 그런 불편한 마음을 안고, 소설책 대신 이 책을 집어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소설책을 읽을 흥미는 떨어졌으니 소설 읽어주는 저자를 만난 것도 색다름이 있다. 내가 읽은 책 속 주인공들과 그녀의 정의 속 주인공들을 비교해 가며 불면의 밤에 친구가 되어 도란도란 생각을 주고받는 이 행위에 마음의 불편을 어느 정도는 덜어놓을 수 있었던 것도 같다. 이제 다시, 머리로 읽는게 아닌 마음으로 읽는 소설 읽기의 매력에 빠져봐도 좋을거 같다. 그리고 내 생각의 끝에서 물꼬를 틀게될 새로운 창조의 주인공들을 만나러, 지금 달려 가 봐야겠다.

 

 

* 정여울, 그녀가 읽어주는 소설

『데미안』/『호밑밭의 파수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위험한 관계』

『로미오와 줄리엣』/『트리스탄과 이졸데』

『폭풍의 언덕』/『오페라의 유령』

『제인 에어』/『오만과 편견』

『적과 흑』/『춘희』

『지킬 박사와 하이드』/『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동물 농장』/『걸리버 여행기』

『위대한 개츠비』/『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멋진 신세계』/『1984』

『달과 6펜스』/『베니스에서의 죽음』



w*****8 2012.04.20. 신고 공감 22 댓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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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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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내가 만나보지 못했던 이들과 만나고,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사랑하기도, 원망하기도, 안타까워하기도, 부러워하기도 하며 밤을 꼬박새우는 행복한 시간이 또한 소설책을 읽는 시간이 아닌가 한다. 그러한 세.계.문.학.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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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내가 만나보지 못했던 이들과 만나고, 느껴보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소설속의 주인공들을 사랑하기도, 원망하기도, 안타까워하기도, 부러워하기도 하며 밤을 꼬박새우는 행복한 시간이 또한 소설책을 읽는 시간이 아닌가 한다.

그러한 세.계.문.학. 주.인.공.들.과.의. 특.별.한. 만.남..

정여울 문학평론가를 통해 새롭게 만나보게되는 그들..

그저 문학작품속의 주인공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사랑을, 아픔을 겪는 작품속의 주인공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소설 속 인물들을 바라보는 관객의 은밀한 기쁨을 극대화하기 위한 소중한 미팅장소가 되어주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

로미오와 트리스탄이 만나 밤새 술잔을 기울였고,

지킬박사와 도리언 그레이가 만나 서로의 치부를 은밀하게 훔쳐보았으며,

오페라의 유령 에릭과 폭풍의 언덕 히스클리프가 만나 서로의 닮은 미소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기도 했고

'위대한 갯츠비'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가던 블랑시가 만나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수줍게 고백하기도 했다..  -저자의 말 중에서-

 

저들이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고, 서로 닮았다고 놀라며 ,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그 장면.. 상상만해도 정말 흥미로운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정여울평론가를 통해 그들과 조심스레 합석을 해본다..

그들이 만나서 나누었을 자신들의 이야기..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

예전에 읽었던 소설들도 있었고 아직 읽지 못한 소설들도 있었다.

읽었던 이야기들은 맞아, 그랬었지, 아 .. 그런 의미였구나 . 그래서 그렇게 된 거 였구나.. 그랬어?...

그럴 수도 있었겠군,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추임새들과 함께 읽을 수 있었고

아직 읽지 못한 소설들은 다른 소설들과 함께 비교하며 얼른 읽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책을 읽은 후 특히 고전을 읽은 후 작가가 주인공들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사실 정답이 없고 읽는 사람의 느낌대로 느끼면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 너무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일률적인 느낌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그 작품의 해설이나 평론등을 읽어보지만 그것도 웬지 쓰여진 사람에 의한 일방통행같고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정여울평론가가 조목조목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어린시절 의무감에서 고전을 읽었을때보다 많은 시간과 경험이라는 것을 가지고 들어서인지 공감이 되고 더욱 그들을 이해하고 가까워지게 해주는 듯 하다..그녀는 이 재미있는 미팅의 훌륭한 주선자역할을 톡톡히 한 듯 하다..

 

<데미안>의 싱클레어와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 그들의 방황과 그 방황의 끝에서 얻는 그들의 희망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토마스와 <위험한 관계> 발몽.. 천하의 바람둥이인 그들의 욕망을..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드리스탄.. 불가능한 사랑에 빠진 그들의 열정을..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와 <오페라의 유령>의 에릭..죽어도 죽지않고 죽어서야 진정한 주인공이 되었던 그들의 가면뒤의 삶을..

<제인에어>의 제인과 <오만과편견>의 엘리자베스.. 그녀들을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사랑해주는 로체스터와 디아시의 사랑을..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지킬과 <도리언그레이의 초상>의 도리언.. 그들의 호기심과 탐욕으로 '원본'과

복제'의 삶이 뒤바뀌는 안타까움..

<동물농장>과 <걸리버여행기>... 온전한 주체라고 믿고 있는 인간에 대한 허상을..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블랑쉬.. 철저히 몰락한 계급과 갑자기 상승한 계급을 대변하는 그들의 불안정한 삶을...

이렇듯 작가가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대로 다시 또는 새롭게 그들을 만나보는 것도 매우 유익한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연휴를 맞이하여 식구들과 캠핑을 갔다..

시간이 날 지 어떨지 몰라 책을 챙길까 말까하다가 습관적으로 들고간 책 한권..

어떤 소설보다도 숲속의 고요함과 어울리는 제목의 <소설읽는 시간>을 챙겼다.

한단락씩 읽을때마다 만나게 되는 고전과 그 주인공들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 얘기해 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려나.. 하는 기대감에 고요한 밤을 그들과 함께 보냈다.

막연하게 다시 읽어봐야지, 아직 읽지 못했던 것들도 어서 읽어봐야지 했던 고전 읽기..

재미있는 방법으로 다시읽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반가웠고 유익했던 책이었다..

다시 만나는 그들을 이제는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두 손을 꼭 쥐고 같이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그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책표지: A Reading Woman>

Pieter Janssens Elinga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2.10.03. 신고 공감 10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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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과 함께한 고전들 ‘소설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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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휴가를 내어 아이들과 지내니 책도 제대로 못 읽고 돌아다니기만 했다. 그래도 읽겠다고 했으니 읽고 써야지 마음 먹고 며칠 아이들 숙제를 봐주면서, 재우고 틈틈이 책을 읽었다.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모든 사람이 읽기 싫어하고 모든 사람이 이미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책’이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소공자 후기에 나온 ‘비룡소 클래식을 내면서’ 중) 그렇다. 내게 고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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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휴가를 내어 아이들과 지내니 책도 제대로 못 읽고 돌아다니기만 했다. 그래도 읽겠다고 했으니 읽고 써야지 마음 먹고 며칠 아이들 숙제를 봐주면서, 재우고 틈틈이 책을 읽었다.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모든 사람이 읽기 싫어하고 모든 사람이 이미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책이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소공자 후기에 나온 비룡소 클래식을 내면서) 그렇다. 내게 고전은 읽어야 한다고 알지만 손길이 가지 않는 작품이다.

 

따듯한 봄날, 가방에 간직하고 읽고 싶은 책으로 선택한 정여울님의 '소설 읽는 시간'. 22권의 책을 11장으로 나누어 고전의 이해를 도와주는 해설서이면서 비슷한 주제를 작가가 짝을 지어 주기 때문에 고전을 더 쉽게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궁금한 작품, 먼저 읽고 싶은 책부터 읽고 나머지를 천천히 음미했다. 읽어 나갈수록 정말 절묘하게 짝을 지어주었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작가의 기억의 창고에 있는 마음속 헌책방나만 그런 게 아니라 독서의 시차를 통해 다른 기억으로 만나는 문학과 문학 속 캐릭터들과의 만남이 즐거웠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vs. 위험한 관계

토마스와 발몽은 천하의 바람둥이이고 본심을 들키지 않는 희대의 포커페이스였지만 사랑 앞에서는 결국 속내를 들키고 만다. ‘사랑앞에서는 어쩔 수없이 자신의 맨 얼굴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무력함을 어쩔 수 없이 그럴 수 밖에 없이 자신의 자만으로 시작한 일이 결국 자신의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아직도 나는 해피 엔딩을 꿈꾸기에 이런 내용은 가슴 설레다가도 이내 실망하고 만다. 하지만 어쩌랴, 본인 잘나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최근에 본 장동건 주연의 '위험한 관계'가 많이 생각났다.

 

폭풍의 언덕 vs. 오페라의 유령

캐서린과 크리스틴은 나 아닌 전혀 다른 존재에게서 바로 나 자신을 투사하여 나 아닌 전혀 다른 존재에게서 나를 발견해내는 은유의 능력, 사랑의 능력으로 괴물 같은 존재의 외양 속에 감춰진 선의를, 사랑을, 진심을 알아본다. 과거의 행복에 빠져 어떤 행복도 맞이하지 못하고 어떤 기회도 잡을 수 없는 히스클리프와 에릭.

이 작품도 마음이 아프다. '폭풍의 언덕'은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가물거리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영화로 봤기에 그 영상과 노래가 마음에 남는다. 남들에게 괴물로 비쳐지고 나에게도 그는 괴물이지만 괴물이라고 칭하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이 안타깝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vs.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원본'과 '복제'의 관계로 시작했지만 복제원본의 삶을 압도함으로써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복제인지 더 이상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만다.

많이 끔찍하다.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기 위해 하이드를 만들고, 젊음을 유지하고 싶어 자신의 초상화를 시기하여 자신이 초상화와 반대이기를 꿈꾸다니..

자신의 분신을 통해 대리만족을 꿈꾸는 현대인들 중 부모는 자식에게서 자신의 분신을 보지만 자식은 부모라는 존재의 기원에서 어떻게든 해방되고자 몸부림친다는 대목에서 나 또한 내 아이를 내 꿈을 펼치기 위해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뜨끔했다. 사실 이용한다기 보다 아이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몰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대한 개츠비 vs.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작품을 읽었기에 더욱 공감이 가던 위대한 개츠비연극으로 봐서 느낌을 알 수 있었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아메리칸 드림과 실패한 낙오자라는 해석보다 자신의 과거를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부를 쌓았지만 비참해진 개츠비와 재산을 다 잃고 결국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블랑시의 모습을 보면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 마치 늪에 빠지듯이 침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겹쳐져서 글 읽는 내내 힘들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22권이 머리 속으로 들어온다. 22편의 작품 중 위 8편의 작품이 가장 궁금했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다. 내가 책을 읽는 속도로 22권을 읽는다면 최소한 22주에서 44주까지. 4-6개월이 걸리는데 이 책 덕에 2주 만에 22권을 독파했다. 물론 자만이지만. 22편의 작품 중 철 나고 정작 제대로 읽은 건 위대한 개츠비이고 나머지는 대충 내용을 알거나 영화로 접한 작품들이지만 관심이 많이 갔다. ‘로미오와 줄리엣덕분에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어렵지 않게 다가왔고, ‘1984’에서는 일기쓰기가 멋진 신세계에서는 셰익스피어가 금지되었다는 설명은 머리에 쏙 들어온다. 비록 작가의 생각만을 읽었지만 커플매니저가 되어 그녀가 만든 비밀미팅을 바라보며 나 또한 그녀가 원하는 대로 은밀한 기쁨을 느꼈다. 지금도 웹진 나비에서 그녀만의 비밀미팅이 주선되고 있다.



s******a 2013.04.12.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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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좋은 이유, '나'를 보여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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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신세계 속에 어느 순간 그의 자리가 생기고 그 자리가 점점 커져 감을 느낄 때, 마찬가지로 나 역시 땅따먹기 하듯 그의 머릿속 공간을 야금야금 먹어치우면서 어느새 나와 그는 하나가 된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든다. 그것이 ‘사랑이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나에게 그(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예컨대 그가 흘리는 침과 땀방울과 손톱 발톱에 낀 때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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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정신세계 속에 어느 순간 그의 자리가 생기고 그 자리가 점점 커져 감을 느낄 때, 마찬가지로 나 역시 땅따먹기 하듯 그의 머릿속 공간을 야금야금 먹어치우면서 어느새 나와 그는 하나가 된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든다. 그것이 ‘사랑이구나’라고 느끼는 순간 나에게 그(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예컨대 그가 흘리는 침과 땀방울과 손톱 발톱에 낀 때마저도 충분히 귀엽고 사랑스러울 수 있는 것. ‘관계’가 없는,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말한 것처럼 길들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이에게선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감정들. 그 감정들의 총체는 곧 행복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그도 잠시 그것의 영원성을 의심하면서 꿈틀거리는 공포감에 주체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 ‘내게도 이런 사랑이 오는구나, 행복해... 그런데 이 사랑이, 이 행복이 얼마나 갈까?’ 아쉽게도 완벽하고 영원한 사랑이란 너무도 희박함을 알기에, 우리는 ‘한때’라는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 정도를 간직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각종 매체를 빌어 혹은 환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완벽한 사랑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결핍, 그래서 더 불안해지는 묘한 방황. 언제 깨질지 모를, 이 현재진행형의 완전한 사랑을 향한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 그건 어쩌면 비극을 향한 막연한 동경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꿈같은 사랑이 현실이 됐지만 한 편의 비극적 결말이어야만 우리의 사랑이 훨씬 아름답고 멋진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거야. 그 말도 안 되는 발상은 상대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증오의 빌미를 던져 자신을 떠날 수밖에 없게 만든다거나 이쯤에서 멈추는 게 낭만적인 러브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는 행동으로 옮겨지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 상대에서 먹혀들 확률이 저조하므로 자연히 전자의 방법이 더 손쉬운 이별 통보법이 될 것임은 너무 빤하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위험한 관계]의 사랑은 위에서 말한 것에 비교도 안 되게 비극적이다. 작가는 그 비극이란 뼈에 문학의 살을 멋들어지게 붙여준다. 테레사가 바람둥이 토마스의 다른 여인들을 질투하며 그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타당한 이유들과 그에 따른 근거를 조목조목 짚어주는 식으로. 에로틱한 쾌락만을 쫓던 토마스 앞에 나타난 테레사는 사랑의 행위든 뭐든 매사에 너무나 쿨한 사비나를 질투한다. 성장한 배경과 환경의 차이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그녀에게 사비나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한마디로 게임이 안 되는 라이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테레사의 그 무거운 고민을 단번에 일소시키는 건 정작 카사노바인 토마스가 사랑하는 여인은 바로 그녀였다는 사실. 한편 사교계의 여왕인 메르테유 후작부인과 발몽의 계획된 사기극은 무대 위의 연극이나 *영화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하다. 사랑이 말 그대로 날조된 극본으로 이루어진 데다 자신들의 복수에 이용하려는 저속 치사한 방법이었기에 결국 그들은 자기 꾀에 넘어간 꼴이 되어 발몽은 죽고 메르테유 부인은 사교계에서 매장당하고 만다. 안타까운 건 어디에서건 투르벨 부인처럼 가여운 희생양이 존재한다는 것.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와중에 겪는 인간의 상반된 감정을 일기처럼 편안하게 들려주고 있다. 숨기고 싶고 못하게 하고 해선 안 된다고 정해진 것들, 그래서 더 보여주고 싶고, 꼭 해보고 싶은 것들, 도덕과 규칙이란 틀에서 탈피해 또 다른 내가 되어보고 싶은 것들, 역으로 아름다운 외모와 젊음, 부와 명예처럼 잃고 싶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갈등하는 인간들. 이런 온갖 번민과 갈등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임에야. 그러나 문제는 그 ‘살아있음’만으로 충족되지 않는 것들이 무한하다는 것인데, 나 역시도 도리언 그레이처럼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픈 욕망이 들끓었던 때가 있었다. 이십대 땐 마흔까지만, 삼십대 땐 쉰 살까지만 굵고 짧게 살자는 다짐을 하곤 했으니까. 다음 글은 이런 갖가지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유혹을 인정하는 거죠. 그것에 저항하려 들면, 당신의 영혼은 스스로 금지한 것에 대한 갈망과 (......) 욕구 때문에 점차 병들게 돼요.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은 두뇌에서 일어난다고들 말하죠. 두뇌에서, 오직 두뇌 속에서만 세상의 크나큰 죄악이 발생한다는 거요(p201).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오스카 와일드/김진석 옮김/펭귄클래식코리아

 

 

 과학의 유토피아, 욕망의 디스토피아란 주제의 [멋진 신세계]와 [1984]. 제목에서 함축하듯 인간의 멈출 수 없는 욕망과 도전욕은 때때로 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인간의 모든 고통을 최소화하고 사랑이란 감정까지 철저하게 국가 관리 하에 종속되어 계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산소를 공급하는 등- 과학이 인간을 지휘 통솔하는 세계. 자유로운 성행위는 권장하되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 성관계를 금지시키는 과학의 유토피아와 아예 성적 충동 자체를 제거해 인간의 따듯한 연대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욕망의 디스토피아. 그야말로 인간의 잘못된 욕망의 산물이 사용하기에 따라 이렇게 잔인한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그 위력은 인간의 욕망이 일궈낸 비련의 역사를 훨씬 압도하는, 그러면서도 그런 인간에게 연민이란 위로를 대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유토피아란 진정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 곳에서 더 이상 고통 없이,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고운 사랑만 나누며 늘 행복하게만 살 수 있을까.

 

 

 1장과 7, 8장, 10, 11장을 제외한 모든 챕터에서 ‘사랑’이란 주제를 다룬 두 편의 고전 작품이 소개된다. 사랑이란 것, 얼마나 각양각색의 옷을 입는지 그 모양과 색의 수를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언제는 넘실넘실 출렁이는 행복을 닮은 원의 모습으로 반짝이다가 언제는 철썩철썩 부딪혀오는 풍파에 깍이고 깍여 울퉁불퉁 각진 다각형의 모습으로 울부짖는다. 어느 땐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어느 땐 또 너무나 초라하고 슬픈 옷을 입었다가 우주를 전부 태울 것처럼 활활 타오르다가도 거대한 용암이 쓸고 지나간 것처럼 시커멓게 탄 잿더미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다. 그래도, 그래도 ‘사랑’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추억으로 가슴에 기생하고 좀 더 성숙한 사랑을 위한 디딤돌로 남는다. 설령 고통과 후회만 가득했더라도 사랑은 우리에게 유익한 가르침만을 전수한다. 그 교훈으로 빛을 보고 희망을 보는 우리의 동질감이 잠깐의 실수를 어우르며 위로한다. 다 잃어도 판도라의 상자 속에 남은 그 하나의 구원이 희망이었다면 그건 영원히 존재할 거라고.

 

.............................................................................................................................................

 

* 쇼데를르 드 라클로, [위험한 관계] 원작 영화

 

  - 『 위험한 관계 』 1988년/미 영국/110분/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존 말코비치, 글렌 클로즈, 미셸 파이퍼, 키아누 리브스, 우마 서먼 출연

 

  -  『 발몽 』 1989년/프랑스/130분/밀로스 포먼 감독/

      콜린 퍼스, 아네트 베닝, 멕 틸리, 페어루자 볼크  출연

 

  -  『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1999년/미국/90분/로저 컴블 감독/

      라이언 필립, 사라 미셀 겔러,  리즈 위더스푼 출연

     

  -  『 스캔들 』2003년/한국/120분/이재용 감독/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출연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원작 영화

 

  『 프라하의 봄 』

     1988년/171분/미국/필립 카우프만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줄리엣 비노쉬, 레나 올린, 데릭 드 링 출연

 

 

a*********9 2012.06.09. 신고 공감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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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인생을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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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주말. 소파에 앉아 텔레비젼 속으로 비디오 여행을 떠날 때가 있다. 출발 비디오 여행? 이와 비슷한 제목이었던가 보다. 숨 막히는 긴장과 스릴, 그리고 잔잔한 여운과 기대감에 빠져들게 하는 내레이션. 요란한 손동작을 곁들인 제스처에 압도되어서 안경을 고쳐 쓰고 시선을 집중하게 되었다. 평소 나는 텔레비전을 즐겨 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에 일단 채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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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주말. 소파에 앉아 텔레비젼 속으로 비디오 여행을 떠날 때가 있다. 출발 비디오 여행? 이와 비슷한 제목이었던가 보다. 숨 막히는 긴장과 스릴, 그리고 잔잔한 여운과 기대감에 빠져들게 하는 내레이션. 요란한 손동작을 곁들인 제스처에 압도되어서 안경을 고쳐 쓰고 시선을 집중하게 되었다. 평소 나는 텔레비전을 즐겨 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에 일단 채널이 고정되면 개봉작이든 아니든 꼭 그 영화를 보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곤 했다. 그 주말이 영화를 읽는, 아니 보는 시간이었다면, 정여울 님의 ‘소설 읽는 시간’은 내 가방에 들어있던 한 달여 동안 요일도 밤낮도 없이 스물 두 권의 소설을 가슴에 한 가득 안겨주었었다. 비록 지면 상이지만, 정여울 님과의 만남은 작가와 독자의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공과 생사를 초월한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들, 그리고 그들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한 데 모은 이와의 만남을 주선해 준 이는 나에게 있어 문학의 멘토이자, 퍽퍽한 삶에 금가루를 뿌려주는 천사와도 같은 분이므로.

 

문학 속 캐릭터들은 '독서의 시차'를 통해 매번 다른 기억의 풍경을 토해낸다. 사춘기에 만난 베르테르와 30대에 다시 만난 베르테르가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 이러한 독서의 시차야말로 고전 읽기의 묘미다. ~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잃어버린 기억 속 캐릭터'와 다시 찾은 고전 속 캐릭터'는 흥미로운 수다의 향연을 펼치기 시작한다.

- 저자의 말, 7~8쪽

 

드넓은 바다, 광활한 사막, 혹은 높은 산의 정상에서 바라본 찰나의 풍경을 기억해 본다. 그 곳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품에 꼭 안아 찬란한 보석으로 새로 탄생시키는 매우 짧은 시간. 삶이 순간순간 멈추면서 이 시간을 오래 간직해 달라고 귓가에 속삭이는 듯하다. 소설 속 주인공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가 정여울 님은 이 순간을 포착하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사진작가이며, 인생 해설가이며, 문학 평론가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홀든이 자신의 꿈을 여동생 피비에게 묘사하는 명장면을 조목조목 짚어갈 때, 여울물이 굽이치는 듯한 감동이 몰아친다.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아들인 나로서는 가슴이 그저 먹먹해지는 대목이다.

 

피비는 빈털터리가 되어 자신을 몰래 찾아온 오빠의 괴상한 고백을 열심히 들어주지만 ~ 홀든은 모든 것을 다 잃을 위기의 구렁텅이로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그토록 필요로 했던 것을,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자신은 이미 다 가지고 있었음을. ~ 홀든은 단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었지만, 현재 스코어 진정한 호밀밭의 파수꾼은 오히려 열 살배기 여동생 피비가 아닐까. ~ 지금은 오히려 어린 동생이 자기보다 훨씬 커다란 오빠를, 온 힘을 다해 붙들고 있다. 홀든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 32~33쪽

 

사랑.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쯤은 가슴에 품어보곤 하는 말, 말, 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시작하여 『춘희』, 『호밀밭의 파수꾼』등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주인공들과 함께 공감하며 때로는 울고, 웃고, 박수를 치고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것. 이것은 소설 대 소설, 주인공 대 주인공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깔끔하게 정돈하여 보여주는 붓의 힘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저자는,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 장소의 현장 리포터가 되어 역사의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하기도 한다. '사랑'과 '삶'의 경계를 유유히, 아니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테레사의 열정 혹은 몸부림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테레사는 오직 한 남자 토마스를 위해서만 열려 있었던 자신의 감각기관을 최대한 활용할 새로운 격정의 출구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1968년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이었다. 이 대목에서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일상, 사랑'과 '집단의 거대한 역사'를 절묘하게 접속시키는 쿤데라의 내공이 빛을 발한다.~타인의 고통을 포착하여 카메라에 담는 일. 이 일을 통해 테레사는 처음으로 '사랑' 이외의 순간에도 진정 '나는 살아 있다'라고 느낀다.

- 60~61쪽 

 

이제, 스물 두 편의 소설 주인공들은 하얀 종이 위에 박혀 있는 검정색 이름으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소설 작가들이 주인공들을 머릿속에 그리고 한 권의 책을 펴낸 날에는 나와 일면식 없는 타인이었던 주인공들이, 『소설 읽는 시간』이 내 손에 쥐어진 순간 한 명, 두 명 씩 다시 살아나 나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꾸짖기도 한다. 정여울 님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주인공들에게 사랑을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앞으로도......



h*****s 2012.08.29.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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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주인공 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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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때 한번쯤은 읽어봤을만한 책들이 다 모여있네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건.. 주인공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듣는 듯 하면서도 책장이 어렵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이 글이 주인공의 마음을 쓴 것인지.. 작가의 마음을 쓴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뭔가 글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네요.. ㅎ   "내가 읽었던 책의 주인공들이 이랬었나?" , "이 책의 주제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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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때 한번쯤은 읽어봤을만한 책들이 다 모여있네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건..

주인공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듣는 듯 하면서도 책장이 어렵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이 글이 주인공의 마음을 쓴 것인지.. 작가의 마음을 쓴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뭔가 글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네요.. ㅎ

 

"내가 읽었던 책의 주인공들이 이랬었나?" , "이 책의 주제가 이런거였나?"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소개된 책 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하지만.. 뭔가 가슴에 와닿는 묘한 책입니다~ ^^

YES마니아 : 로얄 c***5 2012.04.05.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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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 따스한 햇살아래서 읽어봄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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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꽃망울이 터지고 있네요.   이 봄... 돗자리 깔고, 쿨러에 시원한 음료수를 쟁겨놓고, 읽기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소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혼자 읽고 음미하기'를 넘어선,   누군가 읽어주는 소설.   색다른 경험입니다.   두 소설의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귓가에 낭랑하게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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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꽃망울이 터지고 있네요.

 

이 봄... 돗자리 깔고, 쿨러에 시원한 음료수를 쟁겨놓고, 읽기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소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혼자 읽고 음미하기'를 넘어선,

 

누군가 읽어주는 소설.

 

색다른 경험입니다.

 

두 소설의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귓가에 낭랑하게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책장이 술술 넘어가네요.

  

저자가 다루는 모든 고전소설을 읽지는 않았습니다.

 

읽었던 소설에서는 내 기억속에 남아있던 주인공의 모습에 더해 새로운 시각을 조명해주는 즐거움을 줍니다. 

 

전혀 색다른 접근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 나름의 방식대로 읽고 소화한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니까요.

 

익히 알고는 있지만 읽지 못했던 소설의 주인공을 만나면 원작 소설이 궁금해지네요.

 

챕터마다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순서에 관계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단락들이 조금씩 소개되어 있는데요, 작가의 글과 단락들 배치가 반복되는 구성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것 같군요.

 

h******6 2012.04.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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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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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시간'은 평소에 소설을 멀리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또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어릴 때 읽어봤던 폭풍의 언덕, 제인에어,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최근(?)에 읽은 오만과 편견까지..소설을 읽을 때는 주인공의 상황에 몰입하게 되어 있고, 나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를 상상하게 마련이다. 거기에서 느끼는 주인공과의 동질감, 희노애락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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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시간'은 평소에 소설을 멀리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또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어릴 때 읽어봤던 폭풍의 언덕, 제인에어, 지킬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최근(?)에 읽은 오만과 편견까지..

소설을 읽을 때는 주인공의 상황에 몰입하게 되어 있고, 나 자신이 그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를 상상하게 마련이다. 거기에서 느끼는 주인공과의 동질감, 희노애락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이 책은 색다른 경험을 제시하였다.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과 사상으로 내가 가지고 있었던 그 주인공들에 대한 기억들이 난도질 당하였다.

저자의 생각이 100% 동감하지는 않으면서도

완전 동떨어진 어이없는 얘기는 아님으로해서 귀기울이게 되는 그런 느낌.

잃은 것은 나의 추억이고 얻은 것은 나의 지표이니

전혀 색다른 관점으로 그들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침반은 수평을 이루지 않으면 바늘이 바닥에 닿여서 움직이지 않는다.

'소설 읽는 시간'은 

삶이라는 고단한 여행에서 가끔씩 멈춘 나침반을 흔들어주는 그런 활력소였다고나 할까...

n******8 2012.04.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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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81.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내용보기
작가의 말대로 완전 감성의 체온을 올려주는 책읽기였다.1 『데미안』 vs. 『호밀밭의 파수꾼』멘토, 지상에 없는 구원을 찾아서 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vs. 『위험한 관계』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혹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랑3 『로미오와 줄리엣』 vs. 『트리스탄과 이졸데』‘그대’를 넘어 ‘사랑’을 사랑하라4 『폭풍의 언덕』 vs. 『오페라의 유령』그대, 나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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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대로 완전 감성의 체온을 올려주는 책읽기였다.

1 『데미안』 vs. 『호밀밭의 파수꾼』
멘토, 지상에 없는 구원을 찾아서 
2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vs. 『위험한 관계』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혹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사랑
3 『로미오와 줄리엣』 vs.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대’를 넘어 ‘사랑’을 사랑하라
4 『폭풍의 언덕』 vs. 『오페라의 유령』
그대, 나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5 『제인 에어』 vs. 『오만과 편견』
행복 미루기의 달인들, 우리가 바로 지금 행복해지는 법은?
6 『적과 흑』 vs. 『춘희』
스캔들, 욕망의 치명적 함정
7 『지킬 박사와 하이드』 vs.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마음의 ‘뒷문’으로만 출입하는 어두운 욕망의 그림자
8 『동물농장』 vs. 『걸리버 여행기』
‘정상적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
9 『위대한 개츠비』 vs.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오직 내 안에서만 일렁이는 빛을 찾아서
10 『멋진 신세계』 vs. 『1984』
과학의 유토피아, 욕망의 디스토피아
11 『달과 6펜스』 vs. 「베니스에서의 죽음」
어느 날 문득, 모든 걸 버리고 떠나다


홀리듯이 읽고 완전 부끄러워졌다...

다 다시 읽을 거야...

꼬옥



위험한 관계, 멋진 신세계, 1984,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베니스에서의 죽음, 폭풍의 언덕. 달과 6펜스

다시 읽어야지...

그 때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어보지 못했던 거 같다....





YES마니아 : 로얄 s******1 2012.05.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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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도서]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 " 내용보기
저자의 안내에 따라 문학작품속의 주인공들을 빠르게 만나보았다. 책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줄곧 가지게 되었던 물음 -관심있고 좋아하는 문학을 다룬 책인데 왜 이렇게 안 읽히나- 의 답은 문장에 있었다.       이 책이 두 작품속의 인물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다보니 대구형식의 문장이 많은데 문제는 같은 단어나 표현을 반복하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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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안내에 따라 문학작품속의 주인공들을 빠르게 만나보았다.

책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줄곧 가지게 되었던 물음 -관심있고 좋아하는 문학을 다룬 책인데 왜 이렇게 안 읽히나- 의 답은 문장에 있었다.  

 

 

이 책이 두 작품속의 인물을 비교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다보니 대구형식의 문장이 많은데 문제는 같은 단어나 표현을 반복하여 지루함을 준다는 것이다.

 

[소문이 제조되고, 확장되고, 조작되고, 왜곡되는 곳.]

[그들은 소문 때문에 고통 받고 소문 때문에 주목받으며 마침내 소문 때문에 희생되는 비극적 인물이다.]

[아르망은 ~~ 추문과 싸워야 한다, 는 문장 뒤에 쥘리엥은 ~~추문과 싸워야 한다.] 반복되는 단어를 지우고 간결하게 만들거나 다른 단어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가 부적절하게 연결된 문장을 보면

[그가 보기엔 ~~~~ 추악하게 느껴진다.] 로 쓰여졌는데 이보다는 [그가 보기엔 ~~ 추악하다, 혹은 그에게는 ~~ 추악하게 느껴진다], 가 어떨지.

 

[쥘리엥은 하층계급의 최상위권이자, 상층계급의 최하위권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이 문장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쥘리앵은 하층계급의 최상위권과 상층계급의 최하위권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혹은 [쥘리앵은 하층계급의 최상권이자 상층계급의 최하위권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로 바꾸면 뜻이 전달될런지 모르겠다.

 

[쥘리엥에게 ~~ 출세를 가로막을지도 모르는 장애물로 보인다. 자신을 향한 ~~ 출세를 가로막는 암초로 느껴진 것이다. ]

[그녀를 바꿀 수 없으니, 차라리 나를 바꾸기로. 그녀의 삶을 나에 맞게 성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그녀에게 어울리도록 전면적으로 조율하기로.]

[~~ 그녀만의 기품을, 그녀만의 진심을, ~~ 그녀만의 순수를.]

등에서 보이는 같은 단어의 반복이 몰입을 방해하고 눈에 거슬린다.

 

[아르망의 아버지는 ~~ 헤어지기를 바란다. 아르망의 아버지는 ~~ 바란다.]

이 문장을 하나로 만들수는 없었을까.

 

그리고 수없이 많이 쓰인 ‘ ’ 이 과연 제 역할을 수행했는지 의심스럽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어서 사용한 것 같은데 너무 많으니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다.

이렇게나 많은 ‘ ’의 용도가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독자들도 가르치려 하는 것인가 의심마저 들었다. 이건 중요하다며 밑줄이라도 긋고 싶은 심정이었는지.

그러나 독자는 문학작품에 대해 가르침을 받고자 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많은 책을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혹은 같은 책을 읽은 동지로서 나는 이 주인공들을 이렇게 보았다, 고 안내 내지는 이야기 해 줄 수 있을 뿐이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항상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을 거야.~~ 적으로 가득 차 있어.] 주인공 내면의 소리를 인용하는 여기야말로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을 거야.~~ 적으로 가득 차 있어.’ 로 작은 따옴표가 들어가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192~193 두쪽에 걸쳐 죽음의 문턱 이라는 표현이 네 번 쓰이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는 표현도 이 섹션 안에서 여러번 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붉은 색으로 인용된 본문과 검은 색으로 인용된 본문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문학작품속의 비슷한 인물을 엮어서 함께 다루는 시도는 신선했으나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투박한 문장이 깎아먹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한권의 책을 낸다는 것은 생각나는 대로 신나게 자판을 두드려 올리는 블로깅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자를 비롯한 여러사람의 손과 눈을 거쳐 다듬어진 ‘문장들’ 이 모여 책을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을 구입하여 읽어주는 독자에 대한 책임을 생각한다면 퇴고의 과정에서 걸러질 수는 없었는지 교정단계에서라도 매끄럽게 다듬을 수는 없었을까 아쉬운 마음이다.

 

c*****g 2012.04.0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