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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수필다운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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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인연>, 민태원의 <청춘예찬>, 이양하의 <나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수필들인가. 학창시절에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접했던수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수필의 몇 구절은 생생하게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 수필들이 그처럼 아름답게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수필만이 가지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글이면서 은유적 표현들이 그 빛을 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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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인연>, 민태원의 <청춘예찬>, 이양하의 <나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수필들인가.

학창시절에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접했던수필들이지만, 아직까지도 수필의 몇 구절은 생생하게 머릿속에 박혀 있다.

그 수필들이 그처럼 아름답게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수필만이 가지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글이면서 은유적 표현들이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정말 오랜만에 잡문이 아닌 수필다운 수필들을 담은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장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책을 손에 잡는 순간 느껴지는 도톰하면서도 부드럽게 폭신거리는 질감이 느껴진다.

 

 

낯익지 않은 저자의 이름.

어려서는 시인을 꿈꿨으나 '머뭇거리고 서성거리다가 아까운 날들을 떠내려 보냈다'(저자 소개글 중에서)는 그녀.

'쓰는 일을 통한 자아 확장과 소통의 기쁨을 가장 큰 성취고 소득이라 생각한다. 삶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와 불가해한 은유들을 정관(靜觀)의 여유 속에 풀어내고 싶어 수필 쓰기를 선택했다. ' (저자 소개 글 중에서)

 

 

저자가 직접 쓴 자신을 소개하는 글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그녀의 수필들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딸을 시집보내서 장모가 되었다는 글이 있는 것을 보아 인생의 연륜이 쌓였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한 주제, 한 주제 따라 읽어 나가게 되는데, 처음의 글들은 다소 평소 우리들이 쓰지 않는 단어들과 관용어구들, 수식어들, 그리고 정제된 언어들이 부담스럽게 읽는 속도를 방해한다.

수필이 갖는 은유적 세계에 익숙하지 못한 탓인지, 낯선 단어들이 껄끄럽게 느껴지는 것인지 수필이 가지는 진솔한 내용들이 내 머릿속에서는 붕붕 떠다니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멋을 한껏 부린 것같기도 하고, 글쓰기를 훈련받은 듯한 느낌이 그리 달갑지 않지는 않다.

피천득 님의 추천사 중에,

" 그의 글은 정적이면서도 지적입니다. 반짝이는 예지, 조금만 드러낼 줄 아는 자제력, 정제된 언어 그런 것들로 해서 그의 글은 아름답습니다. 그의 글에 대해서라면 나는 어떤 찬사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 (책 표지 뒤, 피천득 글 중에서)

 

 

아~~ 그동안 나는 너무도 쉬운 글들, 달콤한 글들, 읽는 순간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글들에 너무도 많이 적응이 되어 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정적이고, 지적인 글, 정제된 언어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다니....

이런 생각들이 오고 가면서 읽어 나가게 되자, 이제는 저자의 글들이 또렷이 다가오기도 한다.

 

이 수필들은 주제마다 어려운 글들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조금씩 평상적인 글들과도 만나게 되고, 짧은 글 속에서 빛나는 은유의 표현에 길들여지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저자의 마음도 드러나고, 어떤 사물의 이치를 통찰하는 날카로운 저자의 눈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름다운 글들 속에 빠져 들기도 하는 것이다.

 

 

" 삶은 농담 같은 진담, 목숨은 예외없는 필패 (必敗). 그보다 더 쓸쓸한 일은 무심한 척, 쾌활한 척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속으로만 진땀을 흘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는 일의 시름과 덧없음마저 춤으로 환치할 줄 아는 저 가을 억새들처럼. " (p.39)

 

" 사랑은 언제 깊어지는가.

마주하는 동안에는 서로에게 취하여 그리움의 키를 늘이지 못한다. 구석진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부재가 주는 외로움 속에서, 만남과 만남 사이 적막한 틈새에서 내밀하게 가지를 뻗고 뿌리를 내린다. " (pp. 94~95)

 

 

" 처음 두모악에 들렀을 때 김영갑 선생은 이미 떠난 뒤였다. 갤러리를 맡고 있던 그와 사진 이야기를 하며 느릿느릿 친해졌다. 인생이 살아볼 만한 것은 예정된 운명이 아닌 우연과 돌발성 때문일지 모른다. 그 돌발성마저 누군가 정교하게 연출해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p. 128)

 

 

" 갯무꽃이 몽환적으로 흔들린다. 해안가를 따라 지천으로 피어난 연보랏빛 꽃들은 목하 한창 우화중이다. 조금 있으면 날개 여린 부전나비가 되어 하늘 저 편으로 날아가 버릴 같다. 오늘은 바람도 출타중인지  꽃너울 저편, 갈맷빛 바다가 평화스럽다. 바람 없는 날에는 바다가 일쑤 시울시울 졸고 앉았다. " (p242)

 

처음 책을 손에 잡았을 때는 그렇게 낯설게 다가오는 글들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한 주제, 한 주제... 넘어가면서 저자의 마음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올 수가 있을까?

삶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와 불가해한 은유들을 정관(靜觀)의 여유 속에 풀어내고 싶어 수필 쓰기를 선택했다. ' 는 그녀의 수필.

그동안 수필다운 수필을 접하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정제하고 정제해서 쓴 글들에서 저자의 글쓰기의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n******5 2012.04.05. 신고 공감 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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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하고 싶은 유기농 문장, '손바닥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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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트는 남자 ................................ ......................    '음악에 취해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내 영혼은 고양된다. 아니, 물리적으로 들어 올려진다. 육신이 해체되고 영혼만 부유하는 것 같은 오롯한 실존. 나는 지금 이 귀에서 저 귀까지, 양쪽 관자놀이 사이를 수평으로 이어놓은 두개골의 윗부분만, 반구형의 울림통 형태로 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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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트는 남자

................................

...................... 

 

'음악에 취해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내 영혼은 고양된다.

아니, 물리적으로 들어 올려진다.

육신이 해체되고 영혼만 부유하는 것 같은 오롯한 실존.

나는 지금 이 귀에서 저 귀까지, 양쪽 관자놀이 사이를 수평으로 이어놓은

두개골의 윗부분만, 반구형의 울림통 형태로 떠 있는 것 같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눈높이쯤에서 허공을 유영하는 느낌이라 할까.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이 천상의 눈물처럼 가슴으로 흘러든다.

허스키하면서도 애상적인 이 남자의 목소리는 슬픔조차도 감미롭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슬픔을 치유하고 위무하는 것이 기쁨이 아니고 슬픔이라는,

삶의 아이러니에 나는 안도한다.

기쁨은 표피에서 증발하지만 슬픔은 보다 깊숙이, 진피나 피하조직 어디쯤에서

천천히, 아주 조금씩 분해되고 배출된다.

슬픔에 관한 한 시간만한 명약이 없긴 하지만 유장하고 서러운 노랫가락이나

최루성 영화같은 응어리에 침착시켜 무더기로 방출해보는 것도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이따금은 유효하다.'

.................

..............................

..........

 

-최민자 님의 <손바닥 수필> 중에서- 

 

학생들 문제지를 사러 서점에 들렀다가 순전히 '책머리' 작가의 말에 꽂혀 샀다.

 

'문학의 사회적 사명 같은 것을 따로 염두에 두지 않는, 내 글쓰기는 자폐적이다.

세상을 돌아보는 일보다 나를 버팅기는 일이 절실했다.

내게 있어 글쓰기란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호시탐탐 가격해 들어오는,

정체불명의 허무에 대한 전면전 같은 것이다.

글도 삶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했다. 쓸쓸한 일이다.

..................

.............

 

다시, 내 안의 나를 뒤집어 햇살 아래 펼쳐 놓는다.

안이 바깥을 낳는 기묘한 분만, 글도 삶도 그것 아닌가.

숨기와 찾기, 감춤과 드러남이 결국 하나다.' 

 

 

 

'숨기와 찾기, 감춤과 드러남이 결국 하나다'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그 찌릿찌릿함이란.

문자 메시지도, 카톡 울림도 방해가 되었다.

심장 두근두근, 자꾸만 마음에 스미어 밑줄을 긋게 했다.

힘듦, 좀체 위로 받지 못한 채 적잖이 버틴 것 같은데....

책을 읽다가 내가 나를 으서지게 안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아주 특별한 경험을 삼켰다.

'운문이 아닌 산문도 형상화가 꽃피는 구나'

'시가 아닌 수필에서도 운율이 파도를 타는구나'

 

 

 

 

목차의 제목들을 진주알 꿰듯 읽으니 한 편의 詩가 된다.

쌀 씻는 마음으로 정결히 언어를 씻어 지은 걸까.

질지도 되지도 않은, 윤기 흐르는 쌀밥같은 문장.

 

요즘 중, 고등학생들의 치명적 약점이 약한 어휘력이다.

사유 깊은 수필로 교훈과 감동을 안겨 주면서 어휘력 키우는데 훌륭한 교과서.

눈에 잘 띄는 곳에 꽂아두고 서너 번쯤은 더 읽고 싶은 책.

공손한 마음으로 또박또박 필사를 하고픈, 아니 해야 할 책이다.

 

 

b******5 2012.04.12.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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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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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꽃샘추위는 유별나다. 꽃들이 더디 피는 바람에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렸고, 봄의 전령사 개나리도 예년보다 늦게 노란 웃음보를 터트렸다. 하지만 4월의 날씨만 얄궂은 게 아니다. 심술궂은 강풍은 겨우내 정성들여 가꾼 채소 비닐하우스를 찢어 버리지만, 봄은 왔다. 봄의 아지랑이를 한보자기 풀어 놓은 일상의 사소한 사건과 사물들, 마치 한편의 서사시와 같은 언어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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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꽃샘추위는 유별나다. 꽃들이 더디 피는 바람에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렸고, 봄의 전령사 개나리도 예년보다 늦게 노란 웃음보를 터트렸다. 하지만 4월의 날씨만 얄궂은 게 아니다. 심술궂은 강풍은 겨우내 정성들여 가꾼 채소 비닐하우스를 찢어 버리지만, 봄은 왔다. 봄의 아지랑이를 한보자기 풀어 놓은 일상의 사소한 사건과 사물들, 마치 한편의 서사시와 같은 언어로 손바닥에서 놓을 수 없는 이야기, 손바닥 수필이다.

 

책은 가볍게 술술 읽히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하는 힘이 있다. 마치 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며칠 전 비로 가로수 벚꽃들이 후드득 꽃비를 뿌렸다. 도로에 만들어진 꽃포장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 새 천국이다. 혹 걷다가 비에 젖은 꽃잎을 만나면 주워서 햇볕에 말리기도 한다. 나는 떨어진 꽃잎을 하나하나 세길 좋아한다. 이유는 아주 오랫동안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은 떨어져도 추하기는커녕 나에게 언제나 희망이자 꿈이다.

 

어느 날 봄처럼 내게 온 연암서가의 ‘손바닥 수필’도 그러했다. 피천득 선생으로부터 "반짝이는 예지, 조금만 드러낼 줄 아는 자제력, 정제된 언어…"라는 평을 받은 저자의 수필집은“어떤 신이 지구를 뻥튀기 기계에 넣고 ’뻥이야!‘하고 튀겨 낸 것”처럼, 여기저기서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이 계절, 봄을 맞이하면서 풀어낸 글도 인상적이다.

 

봄 뿐 아니라 작가는 ‘술과 차’에 대한 단상에서도 차 한 잔 마시는 즐거움을 허락한다. "술은 차게 마시고 차는 뜨겁게 마신다. 찬 술은 가슴을 뜨겁게 데우고 뜨거운 차는 머리를 차갑게 식힌다. 술은 기분을 끌어올리고 차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집 나간 마음을 불러들여 마주 앉고 싶을 때엔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시고,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헤쳐 숨통을 틔우고 싶을 때는 여럿이 어울려 술잔을 기울인다.“ (P44)

 

선운사 가는 길에 느낀 ‘마음’에 대한 글에서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도 느낄 수 있다. 사실, 선운사에는 일 년 내내 꽃물결로 출렁인다.

 

작가 최민자가 마주한 대상들은 아주 다양하다. 보통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칠 법한 것들이다. 꽃씨, 파밭, 거미, 피, 그림자, 장독, 시인들, 그리고 제주도도 소재다. 이야기에는 순서가 없다. 그냥 자유롭게 들려주고 있어 몇 장을 뒤적이다 읽어도 공감은 동일하다.

“그래, 봄이야, 봄. 봄(見, seeing)이라고! 봄에는 그저 ‘봄’만 할 일이야. 나무처럼 안으로 나이를 감추고 봄 햇살 속으로 ‘봄’ 하러 가야겠어. 느껴야 할 때 생각하고 생각해야 할 때 느끼는 얼간이 맹추 노릇 집어치우고 말이야....”

작가는 자신의 글에 대해 ‘글도 삶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인생사 모든 일이 이 손바닥 안에서 있다는 생각을 하면 이야기가 단순하지만 않다.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유연성, 그뿐이랴 세상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예지가 곳곳에 숨어있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을 것 같다.

 

h*****1 2012.04.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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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담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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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래간만이다. 수필집.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운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에세이와 이쁜꽃이 된사람아~ 라는 어느 여대생의 수필집 이후로 내 마음을 이리도 깊이 파고드는 수필집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냥 나도 모르게 두툼한 수필집을 처음부터가 아니라 중간 마침에서 펼쳐보았다. --------------------------------------------------- 제목 : 외로움이 사는곳...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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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래간만이다. 수필집.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운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에세이와

이쁜꽃이 된사람아~ 라는 어느 여대생의 수필집 이후로

내 마음을 이리도 깊이 파고드는 수필집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냥 나도 모르게 두툼한 수필집을 처음부터가 아니라 중간 마침에서 펼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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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외로움이 사는곳...

어디에 숨어 있다 나타나는 걸까?

(중략)

엊저녁, 욕실에서 비누칠을 하다가 우연찮게 그의 은신처를 알아냈다. 무심코 돌아본 벽거울 속, 뭉게구름 화창한 등판 한가운데에 어스름한 그의 그림자가 보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만져지지 않는 건 갑골 등성이 아래 후미진 골짜기, 허리를 구부려도 어깨를 젖혀봐도 내손이 닿지 않는 비탈진 벼랑 외진 그늘막에, 출구를 찾지 못한 한마리 짐승처럼 그곳에 내 외로움이 산다. 나 아닌 타자만이 오직 그대만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한조각 쓸쓸한 가려움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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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지지 않은가?

얼마전 너무 외롭다는 생각에 왜 외로울까? 외로움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나는 왜 이런 멋진 글들이 안나오는 걸까?

새삼... 최민자님의-[손바닥 수필].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범상치 않은 표현들, 서성이는 시간의 포스트 잇 같은 짧은 글들이, 나를 붙든다.

2007년 타계한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생전에 최민자의 수필을 일컬어 “최민자의 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들어 있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유연성이 있습니다. 세상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예지도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카로움은 남을 찌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생, 사물의 이치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의 글은 정적이면서도 또한 지적입니다. 반짝이는 예지, 조금만 드러낼 줄 아는 자제력, 정제된 언어 그런 것들로 해서 그의 글은 아름답습니다. 그의 글에 대해서라면 나는 어떤 찬사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추천의 글을 쓴 바 있다.고 한다.

어쩐지...내가 좋아하는 피천득 선생님이 칭찬...에 어려운 말들로 그녀의 글을 해석할 수는 없지만  존경의 마음을 보태고 싶다.

 

삶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들, 답을 구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 오늘 최민자님의 [손바닥 수필]속에서 위안과 답을 얻어본다. 그녀의 말처럼 허무에 대항하는 내 삶의 양식이여서 쓴다는 말처럼, 인간의 영혼, 그 쓸쓸함을 편드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나는 오늘 나를 알아주는 이해해주는 내편하나가 생긴듯한 든든함을 느낀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허틋으로 쓰지 않은 정성들인 글이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새삼 느껴보는 책을 만났다.

s****j 2012.04.0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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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쓸쓸함을 편드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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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시인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이의 수필은 정제된 언어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입니다. 책 서문에서도 "덧없이 떠내려가는 시간 속에서 가까스로 움켜 올린 몇 낱의 쉼표들, 서성이던 시간의 포스트 잇 같은 짧은 글들을 주로 엮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세상을 돌아보는 일보다 자기를 버팅기는 일이 더 절실했기 때문에 자신의 글쓰기는 자폐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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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시인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이의 수필은 정제된 언어로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입니다. 책 서문에서도 "덧없이 떠내려가는 시간 속에서 가까스로 움켜 올린 몇 낱의 쉼표들, 서성이던 시간의 포스트 잇 같은 짧은 글들을 주로 엮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세상을 돌아보는 일보다 자기를 버팅기는 일이 더 절실했기 때문에 자신의 글쓰기는 자폐적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과 짝을 지어 떠내려가는 것들, 속절없이 사라져 가는 기억의 편린을 건져 올리는 행위라고 합니다. 그래서, 짧지만 그이의 글은 결코 쉽게 씌여진 것 같은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냄새, 길, 거미, 진땀, 계란, 골목, 달, 눈꺼풀, 하늘, 콩나물... 수필의 제목들은 대개 이렇게 평범한 단어들입니다. 그이의 글은 일상의 풍경에서부터 시작하여 인생을 관조하고 세상을 이치에 대한 통찰로 나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의 맨 밑바닥에는 외로움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5개의 소제목 중에서 그 첫 번째가 '외로움이 사는 곳'입니다.

 

'외로움이 사는 곳'이라는 글에서 지은이는 '외로움이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는 걸까?'하고 궁금했다고 합니다. 인파로 붐 비는 인사동 거리를 걷고, 저물녘 강물을 옆구리에 끼고 올림픽대로를 끝까지 달려도 끝내 '그'를 떨쳐 낼 순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적장의 애첩이 된 볼모 여인처럼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닐까 반문해 봅니다.

 

차를 우리기 위해 세워 둔 모래시계를 바라보면서 적은 글도 좋았습니다. 움직이던 것들이 갑자기 멈출 때, 세상은 일시 고요해진다고 표현합니다. 시끄러운 곳에서 향내가 덜 나고 어둠 속에서 소리가 더 잘 들리는 것을 떠올리며 청각의 시각화, 시각의 청각화를 떠올립니다.

 

그이의 수필은 특유의 여성적인 감성이나 화려한 수사가 약간 걸리기는 하지만, 찬찬히 음미하여 읽을 수 있는 구절이 많이 나옵니다. 자신의 글쓰기는 또한 인간의 영혼, 그 쓸쓸함을 편드는 일이라는 지은이의 말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b******i 2012.04.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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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에 담아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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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도 에너지다' 작가의 마지막 글 제목이다. 이 책의 전반을 받치고 있는 힘은 어쩌면 이 허무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것을 벗어나려고 하는 몸짓이 되었든 그 허무를 인정하는 작업이 되었든, 우린 작가가 발견한 그 허무에서 삶의 궁극과 아름다움과 슬픔을 맛보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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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도 에너지다'

작가의 마지막 글 제목이다.

이 책의 전반을 받치고 있는 힘은 어쩌면 이 허무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것을 벗어나려고 하는 몸짓이 되었든

그 허무를 인정하는 작업이 되었든,

우린 작가가 발견한 그 허무에서 삶의 궁극과 아름다움과 슬픔을

맛보게 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다.

 

r***h 2012.04.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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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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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독서토론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알게 된 책이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더 읽고 싶어서 구입만 해 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해가 바뀌어서야 다시 꺼내어 조금씩 읽기로 했다. 소소한 삶을 이야기하는 듯…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어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이 《손바닥 수필》이라면, 나는 과연 손가락 수필이라도 쓸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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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독서토론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알게 된 책이다.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더 읽고 싶어서 구입만 해 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해가 바뀌어서야 다시 꺼내어 조금씩 읽기로 했다. 


소소한 삶을 이야기하는 듯… 그러면서도 깊이가 있어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이 《손바닥 수필》이라면, 나는 과연 손가락 수필이라도 쓸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떠나간 것들이 다 돌아와 숨는, 사람의 안뜰이 가장 넓은 우주다. 가장 깊은 블랙홀이다.(13쪽) 


알 수 없는 무언가에 홀려 엉겁결에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그들 또한 알 수 없었으리라. 결승점에 월계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길도 강도, 삶도 사랑도, 한갓 시간의 궤적일 뿐임을.(25쪽)


<외로움이 사는 곳>

누구나 한번쯤 생각했다. 인생이란 별거 없다고…. 그런데도 오늘도 우리는 또 치열하게 살아간다. "어둠으로 빛을 가릴 수는 없어. 빛은 빛으로, 더 밝은 빛으로 밖에 가릴 수가 없는 법이거든……."(47쪽) 


살아 있음에도 살아 있음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그것도 따스하게 '품기면' 살아 있음의 증거를 내보인다. 심장이 뛰고 날갯죽지가 생겨나고 삐약삐약 소리도 한다.살아 있는 것을 살아 있게 만드는 최고의 묘약이 사랑의 온기라는 것을 이 조용한 생명체는 침묵으로 시위하고 있는 것이다.(61쪽) 


글을 쓰고 싶은데 소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최민자님은 일상의 소재에서, 청춘의 아름다움을 잘도 녹여 내고 빛을 이끌어 낸다. 거기에 더해 사랑의 온기가 살아 있음의 증거라며, 우리를 다독인다.


<이 또한 지나가리니>

"이 또한 지나가리니…" 힘들 때마다 견디기 위해 혼자 중얼거렸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모두 그렇게 견디고 있었나보다. 지금 견디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그렇게라도 견디어내야 할 시간이……제게도 좀 있었거든요."(69쪽) 


이렇게 나도 오늘의 나를 위로 받는다. 지금 내게도 견디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눈에 띄지 않는 외진 곳에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자기 몫의 삶을 묵묵하게 살아내는 갈모산방들이 세상에는 의외로 많다. 목소리를 높이지도 생색을 내지도 않고 제 가진 능력과 소유를 나누는, 그렇듯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별 탈 없이 돌아가는 것 아닐까. 이마에 띠를 두르지 않고도, 광장에서 촛불을 들지 않고도, 갈모산방은 세상을 떠받친다.(111쪽) 


'갈모산방'이란 귀한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듯 《손바닥 수필》은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찾아내는 힘이 있다. 잔잔하게 읽다보면 진짜 가치 있는 소중한 것들에 가 닿는다. 울림이 크다.


<황홀한 둘레>

오래된 책들이 꽂혀 있는 오래 만난 사람의 글방에서 오래 묵힌 보이차를 나누어 마시며 오래 묵은 것들의 향내를 생각한다.(119쪽) 


성질 급하고 잘 삐지는 곰과 소심하고 애교없는 여우가 만나 타시락타시락 살아온 지도 이렁저렁 삼십 년이 다 되어 간다. 시절이 변한 건가 가치관이 바뀐 건가. 요즘의 내 눈엔 여우같은 남자와 곰 같은 여자의 조합이 훨씬 더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165쪽)


 곰 같던 남편이 어느 새 여우가 되어버린 지금 … 영원할 것 같던 친구들도 제각기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났다. 이제 남은 인연들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오래된 것들이 애타게 그립다.


<세상은 타악기다>

헐어내고 싶어도 헐어낼 수 없는 벽. 그런 벽이 있다. 지붕을 떠받치고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어 주는 그 벽을 헐면 집 전체가 무너져 내리거나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171쪽) 


그런 내력벽을 나는 자꾸 부셔버리고 싶다. 버팀목같지 않은 버팀목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모르지 않는다. 다소 부실한 것 같아도, 분명 버팀목이라는 것을……. 일상에서 철학을 찾아내는 저자야말로, 이 시대 문학의 버팀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의 말대로 "정말 세상은 타악기"다. 두드려서 소리나지 않는 것은 없다.


최민자님의 《손바닥 수필》을 다 읽었다. "1.외로움이 사는 곳/2. 이 또한 지나가리니/3.황홀한 둘레/4.세상은 타악기다 /5.제주 그리고 바람"까지…… . 일상에서 주옥같은 원석을 낚아올리는 그의 글은 편안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두고두고 읽을 수 있게 가능하면 구입을 권한다. 


사랑했다 싶었는데. 어쩌면……바람이었을지도 몰라. 머무는 듯 스쳐가 버리는, 사랑도 인생도 바람 아닌가?(255쪽)


*갈모산방:처마도리 밑에서 인위적으로 서까래를 받쳐주는 받침재로, 도리와 추녀사이에 끼어 있어 쉬 눈에 띄지는 않지만 갈모산방이 없으면 한옥 고유의 날렵한 맛을 내기 어렵다고 한다.

#손바닥수필#최민자#연암서가
a********y 2026.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손바닥 위에 올려 놓는 세상만사 -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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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깨어나는 꽃눈처럼 겨우내 잠자던 감성을 깨우는데 제격일 것 같다는 최민자 작가의 수필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삶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와 불가해한 은유들을 정관의 여유 속에 풀어내고 싶어 수필을 쓴다는 작가. 정관의 여유 속에 녹아 있는 그 물음표와 은유들을 끄집어내고 싶다.     수필이라는 형태를 띤 글을 읽으면 항상 가지가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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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깨어나는 꽃눈처럼 겨우내 잠자던 감성을 깨우는데 제격일 것 같다는 최민자 작가의 수필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삶이 던지는 수많은 물음표와 불가해한 은유들을 정관의 여유 속에 풀어내고 싶어 수필을 쓴다는 작가. 정관의 여유 속에 녹아 있는 그 물음표와 은유들을 끄집어내고 싶다.

 

 

수필이라는 형태를 띤 글을 읽으면 항상 가지가 무성한, 사방으로 뿌리가 뻗어있는 나무가 생각난다. 삶의 한 단상에서 뻗어 나와 이리 이어지고 저리 갈라지는 이야기들. 차근차근 꺼내 놓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탄탄한 나무 한 그루가 자라 있다.

 

 

작가에게는 제 삼의 눈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을 볼 줄 아는 눈. 흔히 생각하는 사물의 본질을 틀어서 볼 줄 아는 눈. 그들의 마음을,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동네 치과 의사, 마당을 뽈뽈거리며 걸어다니는 개미, 점잖은 귀, 바다에서 태어난 길……. 흔하게 볼 수 있는 객체들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나가 아니라 객체를 중심으로 생각한다. 절로 감탄이 나올만한 감정이입이라고 할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 글에 빠져든다.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을 엿보고 만다. 작가가 느끼는 감정에 동조하고 만다. 짧기만 한 단상 한 편으로도 오랜 울림을 이끌어내어,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해진 간격을 거스르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두 섬도 아주 가끔은 수상쩍게 맞붙을 때가 있다. 먹장구름이 하늘을 덮고 불온한 바람이 대기를 흔들면 섬과 섬 사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수면이 일시 출렁거리고 숲들도 꿈틀, 잠을 깨고 일어선다. 샅바싸움보다 기 싸움이 먼저라고, 수크령처럼 털을 세운 섬들이 앞머리를 박을 듯 으르렁거리며 격돌한다. 아랫녘 호숫가에 번개가 치고, 남녘 어디에서 우레 소리와 따발총 소리가 뒤섞이기도 한다. 풍랑이 거세지고 해일이 일면 호수가 범람해 넘치기도 하지만, 섬들이 떠내려가거나 가라앉는 일은 유사 이래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간眉間 中

 

 

참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다. 굳이 미사여구를 곁들여 꾸미려하지 않기에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반짝이는 유쾌함으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한 편의 콩트를 보고 난 기분. 이 글 안에서 작가의 은유와 비유는 절정을 이룬다. 작가의 시선과 생각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배우고 나면 어떤 나날도 지루할 새 없을 것 같다. 내 몸 하나로도 몇날며칠을 재미난 상상으로 채울 수 있을 테니. 책상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물건들로도 또 며칠을 채울 수 있을 테니. 즐기고 사색하고 느끼고 공감할 일이 이렇게 천지로 널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을 감히 삶이 즐겁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m******7 2012.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손바닥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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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민자님의 서문이 인상적 입니다..   덧없이 떠내려 가는 시간 속에서 가까스로 움켜올린 몇 낱의 쉼표들. 서성이던 시간의 포스트 잇 같은 짧은 글들을 주로 엮었다는 저자. 문학의 사회적 소명같은 것을따로 염두에 두지않는 자신의 글쓰기는 자페적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세상을 돌아보는 일보다 자신을 버팅기는 일이 절실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서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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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민자님의 서문이 인상적 입니다..  

덧없이 떠내려 가는 시간 속에서 가까스로 움켜올린 몇 낱의 쉼표들. 서성이던 시간의 포스트 잇 같은

짧은 글들을 주로 엮었다는 저자. 문학의 사회적 소명같은 것을따로 염두에 두지않는 자신의 글쓰기는

자페적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세상을 돌아보는 일보다 자신을 버팅기는 일이 절실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서문은 아래에 옮긴 피천득 선생의 추천사를 읽어보면 저자의 겸손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자의 수필은 처음 읽는데, 피천득 선생의 추천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였습니다.

'최민자의 글에는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들어있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잃지않는 유연성이

있습니다.세상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예지도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카로움은 남을 찌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생, 사물의 이치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오늘 것입니다  - 중략-

그의 글에 대해서라면 나는 어떤 찬사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

이런 대단한 추천사를 읽고보니 왜 여태 최민자님의 수필을 읽지 못하였는지 후회가 될 정도였습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전철을 탈일이 있으면 시집을 챙겨 다니는 습관이 있습니다. 

시 한편만 읽고 내려도 웬지 흐뭇하기에 즐겨 시집을 챙겨 다닙니다.  저자의 수필은 그런 저에게

 '시 느낌이 나는 수필 '로 다가왔습니다. 웬만큼 나이든 중년의 저자가 인생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걸

읽다보면 '아 ! 맞아 그렇지' 하는 생각이 따라옵니다. 이 말은  저도 웬만큼 나이 들었다는 얘기가 될겁니다.

 

'썩지않는것들' 이란 제목의 글에서 참으로 마음에 다가온 대목이 있습니다.

- 썩는다는것은 형과 색과 살속에 스민 생명의 기미를 해체 한다는 뜻이다. 물질적 몸의 세상을 버리고

우주적 무의 권역에 복귀한다는 뜻이다. 덧없이 스러지고 소멸되는게 허망해서 되지않는 글줄이나마

끼적거려보는 것도 썩어지는것이 두려워서 인지 모른다.이대로 그냥 묻힐 수는 없다고, 서둘러 몸밖으로

빼내주지 않으면 흔적조차 남지않고 소멸되어 버릴것 같다고 , 필사의 육신안에 갇혀서,내가 나에게 방부제를

치듯  시시때때로 키보드를 두드려 대는지 모른다   본문 P 87 -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는 최민자씨의 글에 흠뻑 빠졌습니다. 아 그렇구나 !

왜 피천득 선생이 그렇게도 최민자님의 글을 칭찬하셨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살아온 날에 대한 반성과 후회는 글을 읽는 사람들이 더 공감하기가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이미 예정 되어있는 날들에 대한 생각은 저자본인만의  생각일수도 있습니다.

그런걸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글은 잘 정제되어, 굳이 길게 늘여 쓰지않아도 충분히 독자와 교감하고 있습니다.

'죽의 말씀'이란 글에서도 저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 칼로 두부 긋듯 매사 야멸차게 나누는것만이 능사가 아닌 법이라고. 그대가 먼저 풀어지고 허물어져야

남의속도 편안하게 풀어줄수 있다고.  본문  p 131-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랑 친한 언니가 하던 얘기가 떠오릅니다

' 내가 좀 손해보면 되지 모 좀 손해본다고 죽지 않잖아 '

 

한편 한편의 글을 읽으면서 문득 '주옥 같은 글'이란 표현이 생각났습니다. 여러편의 수필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잇는데 수필은 읽으면서 마음이 편한 글은 많은데 읽고 좀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나는 글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민자님의 글은 마치 멀리에서 아는 언니가 보내온 편지처럼 반갑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저자는 젊었을 적에 지금보다 더 예민하고 분명한 성격이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그런 그녀가 이제 자신의 글에서 인생의 지헤랄까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런것이

바로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보너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이 책을 제가 아는,

수필쓰기를 공부하는 후배에게 읽어 보도록 권할 생각입니다

 

 

l*****1 2012.04.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