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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의 지형도'까지 안내하는 좋은 철학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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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공부를 하며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사전이다. 일상으로부터 걷어 올려 새롭게 창조한 철학의 개념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사상가들의 책을 읽을 때는 더욱 그렇다. 사전과 함께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철학자가 개념을 자신의 철학 내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지를 아는 것이다. 유사한 개념도 개별 철학자는 자신의 체계 내에서 독특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에서 이런 '개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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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공부를 하며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사전이다. 일상으로부터 걷어 올려 

새롭게 창조한 철학의 개념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사상가들의 책을 읽을 때는 더욱 그렇다. 

사전과 함께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철학자가 개념을 자신의 철학 내에서 어떻게 사용하는 지를 

아는 것이다. 유사한 개념도 개별 철학자는 자신의 체계 내에서 독특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에서 이런 '개념의 지형도'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지형도를 만드는

것은 사전을 만드는 것 만큼 지대한 공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들뢰즈 개념어 사전>은 이 두 가지를 결합시킨다는 점에서 들뢰즈 철학을 

공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은 사전이다. 들뢰즈 철학의 개념에 대한 정의 뿐만 아니라

이 개념이 들뢰즈 철학 내에서 언제 처음 사용되어 어떻게 사용되는 지를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개념을 서술한 들뢰즈 연구자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들뢰즈 철학(과 그의 개념)을 비평한다. 


사전이 있어도 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을 '삶을 이해'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좋은 사전은 우리의 이해가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풍부하게 한다. 

<들뢰즈 개념어 사전>이 바로 그러하다. 



u***G 2013.11.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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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빛과 색채로 이루어진 불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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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권쯤 가장 내던지고 싶었던 책이 있다. 아르노 빌라니와 로베르 싸소의 《들뢰즈 개념어 사전》(갈무리, 2012)은 내가 이제껏 본 용어사전 가운데 가장 엉성한 책이다. 번역의 품질 문제도 여기에 한몫 한다. 아마 역자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기계적인 대응작업을 했을 것이다. 다 이해했다면 분열증에 걸린 천재일 테고.   들뢰즈의 책은 의식의 흐름 형식에다 딱딱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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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권쯤 가장 내던지고 싶었던 책이 있다. 아르노 빌라니와 로베르 싸소의 《들뢰즈 개념어 사전》(갈무리, 2012)은 내가 이제껏 본 용어사전 가운데 가장 엉성한 책이다. 번역의 품질 문제도 여기에 한몫 한다. 아마 역자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기계적인 대응작업을 했을 것이다. 다 이해했다면 분열증에 걸린 천재일 테고.

 

들뢰즈의 책은 의식의 흐름 형식에다 딱딱한 철학적 개념어와 사이비 과학어를 집어넣은 무척이나 유희적인 텍스트로 읽으면 된다. 들뢰즈가 창조하거나 발굴해낸 개념을 보면 마치 자폐증에 걸린 어린 환자가 알록달록한 크레파스로 커다란 도화지에 그려넣은 도형 낙서와 알파벳 낙서가 떠오른다. 천 개의 개념적 낙서를 보여준 그림책은 좋아하지만, 19명의 들뢰즈 전문가들이 그런 그림책에서 뽑아낸 표현들은 하나같이 수수께끼 암호와 같다. 루이스 캐럴의 혼성어, 아르또의 호흡어, 분열증 환자의 우주어, 그리고 철학자 들뢰즈의 암호어. 그런 식이다. 들뢰즈와 가따리가 재주껏 가공해낸 개념의 토스트는 식빵에다 갖가지 색깔의 물감을 바르고 먹는 맛이다. 감미로운 맛은 아니다. 아니지, 붕붕차의 가솔린 냄새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는 법이니 물감 맛을 즐기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철학은 빛과 색채로 이루어진 불꽃이다. 철학은 존재론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철학사는 철학 자체의 재생산이다. 베이컨 회화에 뼈대, 형상, 색이라는 세 가지 근본요소가 있다면 나는 들뢰즈의 철학에도 이에 상응하는 세 가지 근본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개념, 주름, 반복이다.

 

개념은 윤곽이고 배치이며, 앞으로 도래할 사건의 결정체이다. 개념들은 자유롭고 야생적인 상태에 있는 사물들 자체이다.

 

주름은 차이다. 이 책에서 선보인 주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특이성들을 분배하는 한 점에 의하여 무한한 속도로 두루 돌아다니는 선(線)으로서, 동시에 이중적인 방향으로 무한히 운동하며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온다."(361쪽)

 

반복은 차이의 회귀, 힘으로의 고양이다. 반복의 유형들로 현재와 관련한 '연결하는 반복', 과거와 관련한 '지우는 반복', 미래와 관련한 '구원하는 반복' 등이 있다.

 

"반복은 긍정의 안에서 차이를 숙고하며, 긍정 안에서 차이를 생산하고 전개하는 차생적 요소로서의 힘의 의지이다." (155쪽)

 

z***a 2012.11.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