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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를 소재로 한 만화나 영화들은 자주 접해봤지만 소설은 기억나는 작품이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와 “이재익”의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렇게 두 권 밖에 없다. 두 권 모두 재미와 감동, 두 가지 모두를 갖추고 있는 “수작(秀作)”이지만 “본격(本格)” 야구 소설이라 부르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야구 소설이라 부를만한 작품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검색해보니 “짜릿한 감동이 있는 명품 야구소설 Best 4", "야구보다 더 재미있는 야구소설 Best 10" 등 꽤나 많은 리스트와 작품들이 검색되고, 역시 위에서 언급한 두 소설도 리스트에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야구소설 리스트에 꼭 들어가야 할, 아니 상위권을 차지할 만한 - 벌써 리스트 상위에 올린 발 빠른(?) 독자도 있지만 - 그런 멋진 야구 소설을 만났다. 2005년에 발표한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자 야구 소설의 묘미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로서의 재미까지 한껏 살린 ”미즈하라 슈사쿠“의 <사우스포 킬러; 본격 야구 미스터리(원제 サウスポ-.キラ-/ 포레 / 2012년 3월)>이 바로 그 책이다.
줄거리를 소개하기 전에 이 책의 설정에 대해 먼저 언급해보자. 일본 프로야구 양대 리그 중 하나인 센트럴리그에 속해 있는 “오리올스”는 전 시합이 텔레비전으로 중계되고 시합이 벌어지면 어느 구장이든 만원인, 심지어 상대 팀 홈구장이라 해도 관중들 대부분의 응원을 받는 일본 내 최고의 인기 구단이다. 이런 “오리올스”의 2년차 좌완 투수 “나(사와무라)”는 이 구단에 입단하기 전에는 이런 상황이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지만 일 년 반이 지나고 난 지금은 요모조모 터득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감시를 받고, 사소한 발언과 행동이 총리와 거의 동급으로 뉴스에서 다뤄지며, 싫어도 텔레비전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해야만 하는 그런 사실을 말이다.
사건은 내가 원정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느 늦은 밤에서 시작한다. 열시가 지난 늦은 시간에 맨션에 도착한 나는 입구 계단 옆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남자에게서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아니나 다를까? 옆을 지나가자 남자는 일어나며 내 이름을 묻고는 갑작스레 폭행을 해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약속을 왜 안 지켜, 응?” 이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는 몇 차례 더 폭행을 하고는 미끄러지듯 퇴장해버린다. 다음날 경찰서에 가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해보지만 인기구단의 1군 선수라 이 일이 알려지면 괜한 의혹을 사서 틀림없이 거추장스러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 뻔하기 에 결국 나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경찰서에 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같은 구단의 선배 투수 “미우라”의 150승 달성 축하연에 참석한 내 앞에 그 의문의 남자가 또다시 나타나 습격을 해온 것이다. 거기에다가 구단과 각 언론사에 내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투서와 집 앞에서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 - 그것도 약속 운운하는 대목을 강조한 - 이 날아들고 구단과 스포츠 계는 발칵 뒤집혀 버린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인(否認)해보지만 소용이 없고, 결국 나는 자택 근신과 2군 강등 처분을 당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2군을 전전하거나 아님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억울한 나는 직접 이 사건을 해결하기로 맘먹고 조사에 나선다. 그런데 조사하다 보니 묘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몇 년 간 자신처럼 구단의 좌완투수들이 트레이드 당하거나 은퇴를 한 것이다. 우승이 의무 사항이나 마찬가지고, 과거에는 2위를 하고도 감독의 목이 날아간 적이 누차 있었던 만큼, 현재 리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던 터라 그 어느 때보다 좌완 투수의 가치를 인정받는 중요한 시기인 이 때 좌완 투수들이 줄줄이 트레이드 되었다니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1군에 복귀를 했지만 또다시 투서가 날아들고, 이제는 감독에게까지 의심받게 된 나는 감독의 2군행 명령을 거부하는 대신 투서에서 승부조작이 있을 거라고 언급한 게임에 자신의 야구 인생을 걸겠다고 약속한다. 경기 전 납치까지 당한 나는 가까스로 탈출하여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야구 인생을 건 운명의 게임에 등판한다. 과연 나는 이런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구단의 좌완투수들만을 골라서 음모에 빠뜨리는 - 제목의 “사우스포 킬러”가 바로 이 의미이다 - 남자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책 첫머리부터 구원 투수로 나선 주인공의 시합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 부제(副題)인 “본격 야구”라는 말에 걸맞게 프로야구의 내밀한 속살과 치열한 승부 경쟁의 상황들을 치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경기 중에 투수가 한 구 한 구 던질 공을 결정하는 심리 묘사와 사인이 맞지 않는 선배 포수와 나누는 대화들, 라커룸에서 자신을 질투하는 동료와의 신경전, 1군과는 확연히 다른 2군 캠프 분위기와 선수들 모습, 선수들과 스포츠 전문 기자들의 묘한 공생 관계 등등 프로야구 계에서는 일상(日常)일 상황들에 대해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실제로 선수 경력이 있거나 또는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지 않았을까 싶어 이력을 찾아보니, 와세다 법대 졸업에 자신의 필명(筆名)도 바둑 명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하니 야구와는 무관한 그런 경력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야구 애호가 수준일 텐데 이렇게까지 야구계의 속살들을 세세하고 사실감 있게 묘사할 수 있다니, 그리고 야구 전문 소설 작가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미스터리 면에서는 어떨까? 작가가 수상 소감에서 밝히고 있듯이 미스터리 면만 본다면 그다지 기발하거나 대단할 것은 없는 평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 즉 근육질의 시커먼 얼굴의 이미지 - 그렇다고 야구선수가 머리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라 다만 전형적인 운동선수를 뜻하는 말이니 오해하지 마시길^^ -가 아니라 “대학교 조교” - 주인공과 로맨스를 나누는 여배우의 표현 -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추리소설 속의 명탐정들처럼 번뜩이는 두뇌회전과 추리 실력을 뽐내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일사천리로 해결한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책에서 주인공은 사건 해결을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서 나름 비상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영 서툴기만 한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즉 야구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야구가 “메인 요리”이고 미스터리는 “양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양념이 본 요리의 참 맛을 해치지 않고 더욱 극대화시키는, 그러면서도 양념 특유의 맛과 풍취 또한 잘 살려내는, 말 그대로 “최상의 양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과 같은 스포츠 소설에는 재미와 함께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감동(感動)”인데 이 책에서 감동의 절정(絶頂)은 바로 주인공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걸고 등판하는 마지막 게임 장면일 것이다. 범인에게 납치되었다가 간신히 도망쳐 나와 마운드에 올랐으니 컨디션이 최악일 것은 당연할텐데,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경기에 임하는 주인공의 분투 장면은 절로 손에 땀을 쥐게 되고 긴장감 또한 최고조에 다다르게 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게임의 결과를 밝힐 수 는 없지만 마지막 장면이야 말로 여느 스포츠 소설이나 영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실제 경기장에 있었다면 절로 기립박수를 쳐댔을 그런 명장면 - 책에서는 그 해 프로야구 감동적인 명장면 2위에 뽑혔다고 설정한다 -이니 말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을 테고,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미스터리로 충분히 즐겨볼 만한, 대중 소설로서의 재미와 감동 두가지 모두를 두루두루 갖춘 이 책, 야구와 미스터리, 둘 다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이 책이 받았다는 상(賞) 이름처럼 “대단한” 소설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작가가 야구 소설을 계속 써오고 있다니 그의 후속작들이 계속 출간되기를, 특히 단발성(單發性) 출현으로는 영 아쉬운 매력적인 주인공 “사와무라”를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도 꼭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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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paw :투구시 왼손이 남쪽으로 향하는 좌완투수를 가리키는 용어
어린시절 야구를 무척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 한창이던 아마츄어 고교야구.. 지금은 현역선수에서도 물러나 감독이나 코치로 또는 다른 일들로 그렇게 이름을 들을 수 있는, 당시 까까머리 고교야구 오빠들...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노련한 프로게임도 재미있었지만 나는 아직도 풋풋했던 아마추어 애팃 고교생들의 알루미늄 배팅소리가 더 정겹고 좋다...
야구를 좋아했지만 게임 룰을 알고 그저 그들의 플레이를 즐길 뿐 그 스포츠의 진정성과 그러한 플레이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자세한 여러가지 속내들은 잘 몰랐던 것 같다.. 야구 미스테리 사우스포 킬러 이 책은 야구라는 소재를 가지고 써내려간 미스테리 소설이지만 재미있는 야구 전문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야구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있다. 특히 첫장면과 끝장면의 야구 시합 장면은 그저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공을 치는 그러한 경기가 아니라 공 하나하나의 투수와 포수와의 작전 , 타자와의 심리전, 불펜과 관중들의 반응,, 그것을 어떻게 투구에 적용을 시켜야하는지... 투수가 공을 잡고 던지기까지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게 던진 공이 타자의 배트에 살짝 맞고 투수 앞으로... 그것을 직구로 처리해 잡아 아웃처리를 해도 되지만 살짝 뒤로 물러나 땅볼 처리한 후 재빨리1루주자가 우왕자왕하고 있을때 2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유도해내는 짜릿한 첫장면... 나를 책으로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조금은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는 좌완투수 사와무라.. 1군의 가장 인기있는 프로팀인 오리올스의 2년차 투수이다.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나름 정확한 제구력으로 감독의 심임을 얻고 선발은 아니어도 중간구원투수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던 그에게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승부조작의 누명을 쓰고 야구 인생을 끝내야 할 지경의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 소설에는 탐정도 형사도 그 주체가 아니다. 누명을 쓰고 매장당하기 일보직전인 그가 직접 사건을 해결해보려고 나선다. 전문가가 아니니 어설프지만 정확한 사고로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간다. 물론 그를 도와주는 기자와 지인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 프로야구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이 사건을 통해서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프로의 세계는 냉철하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나를 단련하고 그러한 나를 통해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고 서려는 그러한 음모 또한 꿈틀거리고 있는 곳이 바로 프로의 세계인 것 같다.. 많은 야구관계자들이 등장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마치 딱 범인것 같은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역시 미스테리물의 매력은 반전... 여기서도 예기치 못한 반전이 등장한다..
자신의 누명을 벗는 것에는 성공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을 당하고 강제로 수면제를 먹게된 사와무라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인생이 달린 중요한 경기가 남아있다. 그러한 몸상태로 마운드에 올라서 그 게임은 한점차 승부로 예측을 할 수 없고 점점 폭력당한 부분의 고통과 체력의 고갈상태에서 마지막 타자 이케노추티와의 16,17구까지 던져하면서 승부를 벌이던 중 그가 친 뜬공을 받다가 놓치고 다시 그것을 글러브가 벗겨져가면서 잡아서 1루에 송구.. "아우우우웃!"... 그리고는 마운드에 주져앉아버린다... 1루심에게 "등에 날개가 돋아 있다는 말 들은 적 없습니까?"라는 농담까지 날리고...
이제 본격적인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사실 어린시절 야구장 쫒아다니면서 야구에 열광했던 것에 비하면 프로야구는 초장기 창단팀들의 플레이를 몇년정도 즐겨봤다. 그리고는 팀명도 바뀌고,점점 알고 있는 선수들이 줄어들면서 그리 많이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웬지 내가 알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 그런 팀들을 열렬히 응원하면서 보는 그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그 재미를 난 느낄 수가 없었다.. 올 시즌에는 박찬호선수의 얼굴도 볼수 있고 해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뛰는 경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 동대문구장에서 "팅"하고 울려퍼지던 배트소리가 그리워지고 공포의 외인구단 멤버들도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그런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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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야구를 좀 안다는 편에 속하는데 이렇게 세세하게 썼을줄이야! 좌완투수의 비애를 한 편의 스토리로 잘근잘근 풀어줬다. 이런 소설이 진짜 야구지! 마지막 반전과 더불어 감동 스토리까지.....기가막힌 판타스틱한 야구 드라마가 따로 없다...
잘나가는 좌완 투수 사와무라에게 야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소문이 퍼진다. 사실 투수가 승부조작이라는 게 말이 되나 싶지만, 일본도 우리나라도 일어났지 않는가? 그냥 뜬소문으로 치부하려 지나치려는데 모든 언론이 달려들어 사와무라를 잡는다. 어쩔 수없이 그는 2군으로 강등되는데.....
말도 안 되는 사건인데 승부조작 관련이라는 사실만으로 한 투수가 무너지는 상황.할 수없이 자신이 직접 범인 색출에 나선다.!!! 사건이 좁혀질수록 밝혀지는 야구 소속팀의 미스터리가 속속들이 들어나는데, 이거참 장난이 아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은 언제나 얼얼하게 만든다니까!!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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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마흔 해를 조금 넘게 살면서 나는 누군가를 질투해 본 적이 있었던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차갑고, 어떻게 보면 쿨하고, 어떻게 보면 제 잘난 맛에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나에게 특출 난 장기가 없었으니 묻어가는 인생에서 크게 튀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질투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은 딱 한 번.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림을 잘 그린 친구가 있었다. 물론 그 당시 친구는 오랜 시간 미술학원을 다녔고, 나는 단 한 번도 다녀 본 적이 없었으니 월등히 차이가 나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 쓱싹 그리는 친구의 가녀리고 예쁜 손이 참 부러웠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나는 어른이 되었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든 꿈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이야기 하지만 글쌔.. 나는 솔직히 아이들에게 이야기 한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기질을 무시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그 분야에 뛰어난 사람은 되지 못한다고.. 내가 운동선수의 기질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는데, 좋아하는 것만으로 그 분야의 직업을 갖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그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기는 더더욱 힘들다. 예체능의 경우가 더욱 그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얻지 못하는 딱 1%의 차이.
스물일곱 사와무라는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 오리올스에 입단한 좌 투수다. 그는 국내(일본)에서 뛰어온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오랜 전통이나 인습에 젖어 그 방식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와무라를 팀 내 다른 선수들은 싫어한다. 겉도는 듯 한 느낌을 풍기지만 그는 팀 내 제 3순위 선수로, 기대주이기도 하다. 선수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오리올스의 성적은 내리막길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감독 교체설이 나오고 팀도 어수선하다. 심지어 최근 몇 년 동안은 좌 투수들만이 트레이드 되었으며 불운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한 사람도 나왔다. 그러던 중 사와무라가 승부를 조작했다는 설이 나오고 2군으로 강등된다. 이렇게 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사와무라는 직접 누명을 벗겠다고 이야기 한다. 과연 누가 사와무라에게 누명을 씌운 것일까?
운동선수들은 직감적으로 혹은 상대의 투구나 몸짓을 보고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는 모양이다. 몇 년을 혹은 몇 십 년을 노력하고 발버둥 치며 그 자리에 올라온 선수에게 가장 무섭고 두려운 사람은 젊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 일까? 가지고 태어난 능력은 노력해도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모델이 꿈인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를 모델을 하지 못했다. 모델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모델이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좌절을 한 것이다. 타고난 몸의 비율이, 끼가 없었던 친구는 그 당시 많이 당황하고 아파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가끔 친구는 말한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넘사벽이 있다고.. 노력이나 독함으로 누를 수 없는, 넘을 수 없는 벽. 딱 그 1% 때문에 사람들은 질투로, 시기로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음을 친구는 경고 하곤 했다.
나에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넘사벽(그런 넘사벽 하나쯤은 주셔도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런 능력이 없네. ㅠㅠ) 이 없다. 그래서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시기해 본적도 별로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질투와 시기는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의 입장이나, 노력으로 높은 고지에 오른 사람의 입장. 노력만으로 쌓은 공든 탑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젊은 선수로 인해 무너지는 것이 싫을 것이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고작 저 능력으로 높은 자리에 오른 거야? 하고 빈정거릴 수 있을 테니까... 더구나 사와무라처럼 쿨 한 척 선배들의 말을 제 방식대로 무시하고, 자신의 방법을 고수 했으니 재능을 믿고 건방을 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화려한 직업 뒤에 구린내가 풍기는 경우가 참 많다. 웬만큼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자리도 아니거니와, 그 노력과 함께 큰돈이 오고가기 때문에 화려함 뒤에는 구린 부분이 함께 따라다니는 것 같다.
나는 야구도, 축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이 워낙 스포츠를 좋아하다 보니 서당개 3년이라고 대충 경기 룰도 알고, 경기를 볼 줄도 안다. 뒷부분에 사와무라가 감독과의 약속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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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실밥이 선명하게 보이는 야구공을 담은 표지만 슬쩍 보고는 그냥 그런 야구에 관한 책이려니 하며 지나쳤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사우스포 킬러』라는 제목과 함께 작은 글씨로 적힌 ‘본격 야구 미스터리’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야구와 미스터리의 조합이라… 야구와 미스터리라면 그 어떤 것보다도 좋아하는 나였지만, 과연 이게 어울리는 조합일까, 싶은 생각에 또 한 번의 지나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마주친 이 책은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라는 결정타에 나와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은 야구와 미스터리의 오묘하면서도 색다른 조합에 그치는 것 이상의 어떤 의미를 더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이런저런 우연과 지나침, 그리고 결국 이어진 인연의 결과는 과연…?!
‘사와무라 와타루’는 전 시합이 텔레비전으로 중계되고 시합이 벌어지면 어느 구장이든 만원이며, 심지어 원정경기에서도 관중의 대부분이 응원을 한다는 일본 최고의 명문구단 오리올스의 2년차 좌투수다. 이런 명문 팀의 일원이 되었음에도 정작 본인은 덤덤하기만 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다른 선수들과 코치들과의 마찰도 있어서 팀 내에서는 거의 왕따 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그런 그가 어느 날 어느 낯선 남자에서 습격을 당하게 된다.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그런 일을 당한 것도 억울한데 그가 승부조작을 했다는 괴문서가 구단과 매스컴으로 날아들게 되고, 꼼짝없이 그는 누명(?!)을 쓴 채 온갖 비난을 받게 된다. 결국 누명을 벗기 위해서 본인이 직접 사건의 깊숙한 곳으로 뛰어든다. 그런데 그런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다. 그동안 트레이드되었던, 그래서 구단에서 사라져간 좌투수의 대부분이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것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라지는 좌투수. 과연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제목 『사우스포 킬러』의 사우스포는 좌완 투수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오후의 야구경기에서 타자나 포수는 투수가 던지는 공을 잘 보기위해서는 태양을 등져야만 했기 때문에 초창기 야구장은 타자의 위치에서 투수를 동쪽방향으로 볼 수 있도록 지어졌다고 한다. 따라서 투수는 서쪽을 보며 서있게 되고, 왼손잡이 투수의 경우 손은 남쪽을 향하게 된다는 이유로 좌완 투수를 사우스포(South Paw)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가 있다. 뭐 중요한 것은 그런 좌완 투수를 죽이는 누군가(Killer)가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제목자 내용이라는 것이다. 좌투수, 특히나 빠른 볼을 던지는 좌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리고 온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좌수투가 하나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미즈하라 슈사쿠’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수상 소감에서 이 소설에는 트릭도, 다중인격자나 엽기 살인마도, 그리고 사체도 없는 그런 미스터리라고 말했단다. 보통 생각하는 그런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기대하던 미스터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기대감이라는 것 자체를 아예 없애거나 낮게 잡을 수 있게 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뭐, 어쨌든! 진짜 『사우스포 킬러』에는 그 어떤 트릭도 사체도 없다. 그럼에도 미스터리이다… 그래서 그런가, 내용의 결말을 따지고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마무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이, 심각하고 복잡하게 추리하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상당한 흡인력을 몸소 느끼며 한 번에 쭈~욱 읽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야구를 보다 즐겁게 대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기대이상의 세밀한 묘사, 흐름에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워낙 야구를 좋아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장르적 구분을 떠나서,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이었던가를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으면서 독자들을 끌고가는 힘이 존재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야구와 미스터리의 조합이라는 흥미진진함을 앞에 두고 맘 편히 즐기면서 복잡한 생각들을 하기는 싫었는데 읽다보니 조금씩 마음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을 둘러싼 루머, 특히나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에 대한 사람들의 적대적인 시선 때문이었다. 앞뒤 사정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저 단 한 줄의 이야기로만 모든 것들을 판단하고 욕하는 사람들… 요즘 ‘~녀’, ‘~녀’하면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많은 사건들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을 알고 보면 그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사건은 아닌데, 그래서 전후 사정을 알고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는데 이미 늦었고, 뭐 이런 일들의 반복이랄까?! 소설 속 승부조작의 의혹만이 아니라 세상 속 많은 일들이 그런 것이 아닐까. 조금만 더 크게 생각하고, 조금만 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고, 아니면 모든 입장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은 조금 미뤄두는 것과 같은 작은 노력이 우리 삶도 좀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거 뭐,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쓸데없는 이야기를 붙이는 것 같기도 하고… 흠…
야구 애호가라는 미즈하라 슈사쿠. 현재도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쓰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야구를 그려내고 있을지 또 다른 작품들이 기다려진다.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야구는 야구대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대로 즐기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사우스포 킬러』와 같은 또 다른 본격 야구 미스터리를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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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는 '왼손'이 중요하다. 왼손 타석은 오른손 타석에 비해 1루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서 발빠른 타자라면 땅볼을 치더라도 살아나갈 가능성이 그만큼 많아 진다.
일반적으로 왼손 투수보다는 오른손 투수가 많다. 왼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타자가 아닌 투수도 왼손잡이로서의 장점이 있다.
왼손 투수들은 왼손 강타자들을 상대할때 오른손 투수에 비해서 잇점이 있다. 또 왼손 투수들은 그 희소성 때문에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다. 야구판에 떠도는 이야기 가운데 '왼손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즈하라 슈사쿠의 2005년 작품 <사우스포 킬러>의 제목을 직역하면 '왼손 투수 살인자' 정도가 되겠다. 왼손 투수만을 골라서 죽이는 살인자? 야구에서 왼손 투수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런 선수만을 노려서 죽이다니, 범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몰라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누명을 쓴 왼손투수
<사우스포 킬러>의 주인공은 일본 프로야구 오리올스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스물일곱 살의 왼손 투수 사와무라 와타루다. 일본에서 최고 인기있는 팀인 오리올스에서 몇 안되는 왼손 투수 중 하나다. 그러니 그가 비록 강속구 투수는 아니더라도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그렇다고 사와무라가 선발투수는 아니다. 주로 중간 계투로 활약하면서 1, 2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전부다. 사건이 발생한 날도 지고있는 게임에 중간 계투로 등판해서 1이닝을 틀어 막았다. 게임이 끝난 후 밤에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사와무라는 한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뱀같은 혐오감을 풍기는 인상을 가졌다. 그는 다짜고짜 사와무라를 구타하면서 왜 약속을 안지키냐고 따진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손해봤는지 알아?"라고 물으며 폭행을 하는 것이다. 사와무라는 처음보는 사람에게 영문도 모른채 폭행을 당하고 나서 분노와 굴욕으로 몸을 떤다.
폭행이 있고나서 며칠 후에 구단으로 고발이 들어온다. 사와무라가 폭력조직과 연관되어 있으니, 야구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사와무라를 영구히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이 사실을 가지고 마치 사와무라가 승부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기사를 써낸다.
구단에서는 결국 사와무라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발령을 내린다. 사와무라는 자신이 직접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오리올스의 왼손 투수들이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서 트레이드 되거나 선수생명이 끝났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범인은 왜 하필 왼손 투수만을 노리는 것일까?
사라지는 투수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조작에 관여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선수들은 팀에서 그리고 프로야구계에서 사실상 영구추방되는 처벌을 받았다.
흔히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부른다. 그 스포츠에 '조작'이 개입되면 그것은 드라마가 아니라 사기극이고 기만이 된다. 조작에 가담한 개인의 사정이 무엇이었건 간에, 경기조작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와무라도 이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자신을 변호한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는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고 누군가가 만든 함정에 빠졌다"라고 말한다. 기자들이 믿건말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와무라는 풀카운트에 몰린 투수의 심정으로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가는 것이다.
작품에서는 마운드에 선 투수의 심리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언제 직구를 던지고 언제 커브를 던져야 하는지, 연속안타를 맞고나면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스위스 시계와 같은 정밀함이 요구되는 '투구'라는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지 등. <사우스포 킬러>를 읽고나면, 긴장감 넘치는 야구경기 끝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를 거둔 듯한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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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프로야구팀의 에이스인 사와무라가 누명을 쓰고 물러나게 된 상황이 계속 생긴다. 근데 정말 누명이다. 본인은 알지도 듣지도 못한 일이기에 더더욱 의아함을 가지고 그 누명에서 벗어나려 한다. 모든 의심스러운 것들을 뒤로 한 채 사와무라는 본인만의 믿음으로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범인의 실체는 늘 그렇듯 뜻밖의 인물이고...
제목 그대로 보자면, 좌완투수(왼손잡이)를 살해하는, 뭐 그런 의미가 되겠다. 제목에서 이 책의 스토리가 그려진다. 딱 그거다. 어느 정도 분위기를 예상을 했으나 재밌게 읽어갈 수 있었다.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내가 읽었는데 지겹지 않고 오히려 즐길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이 책을 야구에 대한 전문서적이 아닌 그저 소설로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건의 발단, 추리와 해결 과정, 그리고 드러나는 범인, 범인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보이는 추리소설로써의 괜찮았다.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고 싶은 것, 아니면 누군가를 밟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면서 읽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럴 수 있고 이해를 한다고 해도 범죄는 나쁜 것이여~ ^^
“왜 내가 반성해야 하는데?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짓을 했을 뿐이야. 반성은 쥐뿔. 사와무라의 왼팔을 뚝 분지르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뿐이라고.”
분명 범죄는 나쁜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저렇게 소리치는 범인의 말을 듣고 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그런 마음-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짓을 하는-으로 살아왔고 어쩌면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할지 모를 시간들 속에 있기 때문에 절대 이해 못할 범죄로 여기기에도 좀 안쓰럽기도 하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교모하게 저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기에 말이다. 아쉽고 착잡한 마음이다.
한 가지 약간 아쉬운 점은,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즐기기 보다는 끌리는 책 한두 권씩 즐기는 나의 기준으로 봐도 이 책은 어느 순간 범인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 부분에서 짠~ 하고 나타나는 반전이라기보다는 읽어가면서 그 사람이 범인이겠구나 추측하는 것에서 거의 맞아떨어졌다고나 할까?(뭐, 이것도 나의 기준)
소재가 야구여서 그런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읽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야구 시즌이 시작되었고, 야구를 즐기지는 않아도 기본적인(내 기준의 기본 ^^) 룰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읽어 가는데 무리는 없었다. 그리고 저자가 조금 더 생생하고 세밀한 묘사를 위해 눈으로 그려가듯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 야구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환장하고 이 책을 더 즐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눈앞에 영상 하나가 막 그려지는 느낌? 책을 읽어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드라마 한 편 쓰면서 동시에 활자를 눈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런 경우다. 좀 더 야구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었다면 남녀 구분을 떠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을 남긴 채로 이 책을 덮었지만 책으로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바야흐로 야구의 계절이다. 트인 공간에서 맥주도 한잔 하고 크게 소리 질러 응원도 하고 개운해지는 그곳을 즐기고 싶다면 당장 야구장으로 고고씽~ (선크림은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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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수상소감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라는 상을 받았지만 자신의 책에는 시체가 나오는 것도 또는 무슨 대단한 트릭이나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 말이 딱 맞다. 이 책은 무슨 무서운 미스터리가 포함되어 있거나 또는 누가 죽어서 범은 찾아야 한다거나 또는 풀지 못하는 아주 어려운 난해한 트릭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정신없이 돌아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늘어지지도 않는다. 긴박감있게 속도감있게 한편의 야구경기를 보는듯이 읽힌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구를 좀 아는 사람이 읽어야만 조금은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야구의 전문용어들을 하나하나 잘 살려서 썼을까 했더니 뒷부분에 참고문헌이 있었다. 처음에 그 부분을 봤을때는 논문도 아니고 웬 참고문헌 했는데 읽다보니 필요한 이유를 알았다. 그에 대한 설명은 각 페이지에 주를 달아두었으니 편하게 읽을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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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 정말 대단하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했으니 팬들은 당연히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추려 할 것이다. 이건 무슨 트릭이 아니라 누구나 으레 그렇게 상상할테니까. 근데 다 읽고나니 미스터리는 그냥 미끼였다. 교묘하게 숨겨진 야구계의 고질적인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만약 야구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숨겨진 '미스터리'를 알아 챌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시길...
<사우스포 킬러>의 핵심 키워드는 간단하다. 야구, 좌투수(왼손 투수), 승부조작, 미스터리. 이렇게 단어 몇개만 보면 당연 떠오르는 것이 얼마 전 떠들썩했던 박현준, 김성현 선수의 승부조작이 아닌가 싶다. 사실 프로야구에서 승부조작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 어떤 투수라도 대량으로 점수를 내주면 다른 투수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방식으로 조작하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암튼 이게 중요한 건 아닌데 프로야구 이슈로 떠오르던 사건이라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 것이다.
<사우스포 킬러>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이 등장한다.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 A(요미우리라 생각)에 입단한 좌투수 사와무라. 똑똑하고 실력도 뛰어난 A급 투수다. 단체로 행동하는 시스템에 조금 맞지 않아 사와무라는 선후배들에게 건방지다고 찍히게 된다. 개인 훈련이나 투수 기용 문제에 항상 불만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마인드의 소유자이기도 하다.(김성근 감독이면 바로 2군행) 그럼에도 방어율 2점대를 찍으니 누가 뭐라 해도 좌투수로서는 최고의 투수다. 누군가 그에게 승부조작을 했다며 누명을 씌운다. 자신은 결백하기에 그냥 지나치려는데 사건이 생각보다 커지자 구단에서도 서서히 그를 멀리하다 결국 2군으로 좌천된다.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 사와무라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데....
여기까지 줄거리를 얘기하면 누명을 씌운 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그건 아까 말한 바, 작은 미끼에 불과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흑막 속에 숨겨진 일본 야구 고질병이다. '야구계의 고질적 문제점'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실제 이 책 때문에 요미우리 구단은 당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고 알려졌다. 왜일까?
국내보다 더 심한 감독 중심의 시스템으로 감독의 명령이 곧 법이다. 선발 투수는 보통 4~6일 정도 쉬는 게 기본인데 이 감독은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선발이고 뭐고 일단 투입한다. 이게 반복되면 몸에 과부하가 걸려 컨디션 조절 실패, 실력 저조, 결국 몸이 망가져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몸이 무기인 투수에게 원칙 없는 기용은 곧 죽음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아도 감독님의 눈밖에 날까봐 노심초사하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사와무라는 당당히 감독에게 항의한다. (잠깐, 우리가 잘 아는 호시노 감독은 야구 경기 중에 선수 따귀를 때리기도 했다.)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훈련을 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집단주의) 것에 대해서도 거부했다. 이에 대해 트레이너와 야구 코치, 감독이 하는 행동을 보면 일본 야구가 얼마나 구시대적이고 관료적인지 낱낱이 보여준다. 약간의 고발적인 부분도 없지 않을 만큼 야구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슬그머니 흘린다. 은근슬쩍 이야기를 흘리는 솜씨는 가히 천재적이다.ㅎㅎㅎ 나도 그 부분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국내라 다를까? 팀 성적이 급하다고 선발 투수를 이리저리 기용하다가 몸이 망가지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야구를 보는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생각해볼 수 있는 야구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야구팬으로서 한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도 있으니 즐기며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생소한 야구 미스터리도 가미돼 있으니..^^
<사우스포 킬러>를 보고 내가 말한 진정한 '야구 미스터리'를 보게 된다면 당신은 이미 야구의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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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올 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터진 승부조작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을것 이다.나 역시 프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충격과 함께 실망도 했고 더불어 한창 야구붐이 일고있는 시점이라 혹시라도 야구붐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했던 기억이 난다. 무슨 스포츠든지간에 프로스포츠엔 알게모르게 돈이 오가는 베팅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승부조작사건이 끓이질않아왔다. 그렇지만 야구라는 게임 자체가 워낙 승부를 예측할수 없고 또, 한 사람이 승부를 좌지우지할수 없는 경기라 이제컷 수많은 승부조작사건에도 야구만은 깨끗하다고 생각해 왔는데..이번에 여지없이 그 관념이 깨진것이니 무엇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이라라.
`사우스 포` 이른 바 좌완투수인 사와무라는 냉정하고 지능적인 경기를 하는 프로2년차 루키 어느 날 집앞으로 찾아온 낯선사람에게 영문 모를 소릴 들으며 구타를 당한다.게다가 다음날 팀의 에이스이자 선배인 투수의 150승 축하파티장에서 다시 물씬 얻어맞고 승부조작설로 신문에 까지 실리는 일이 발생,이른바 스캔들로 비화되기 시작한다. 구장의 부사장은 스캔들이라면 질색하는 인물.여차하면 타구단으로 트레이드 당하는 굴욕을 맛볼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 사와무라는 구단도 경찰도 아닌 자신의 손으로 사건을 파헤치기로 맘먹고 조사에 착수하지만 쉽지가 않다. 거기다 자신이 맞는 장면을 누군가가 동영상으로 찍어서 언론에 뿌려대고 있으니 팀내 동료의 눈도 구단 관계자의 눈도 싸늘하기만하다.알고보니 팀의 좌투수들만 계속 트레이드 되고 있는 상황.도대체 누가 뭘 노리고 이런짓을 벌이는 건지..이번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구인지?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향해 다가가는 사와무라..
야구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라는 점도 일단 독특하지만..의외로 스포츠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기에 특히 여성독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의문이었다.스포츠용어도 어렵고 소재의 특성상 야구경기 장면을 안 쓸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우려되는 일이지만..책을 읽어보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걸 알수있다.왠만큼 기본적인 야구의 룰을 아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재미있게 그리고 현장감있게 읽을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거기다 야구 경기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사정들...프로이기에 실력만이 최우선이고 그래서 겪는 같은 소속팀 선수들간의 보이지않는 알력,그리고 감독과 선수와의 관계등 평소에 스포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하는 상황과 그 구단의 내부사정을 조금은 엿볼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인 동시에 형편없는 말솜씨와 처세술을 가진 주인공 사와무라...말을 하면 할수록 적을 만들어내는 이 형편없는 사회성을 지닌 선수는 고독한 늑대타입의 히어로를 연상케한다. 캐릭터도 멋지고 스토리 역시 탄탄하며 마지막의 승부전은 오래전에 본 야구의 한장면을 생각나게 해 더욱 몰입해서 읽을수 있었다.스포츠를 소재로 한 멋진 추리소설.. 야구 애호가인 작가는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쓰고 있다니.. 다른 작품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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