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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콜스의 《하버드 문학강의》(이순, 2012)는 미국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읽으면 좋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눈여겨 봐야 할 미국 작가들의 삶과 작품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콜스의 '문학의 사회적 성찰’은 하버드에서 오랫동안 전설적인 문학수업이었지만, 저자의 강의 방식이 자유분방하기에 산만하고 잡다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대부분 가난과 역경, 고통 속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비주류 작가들이다. 가령 레이먼드 카버, 틸리 올슨, 조라 닐 허스턴, 플래너리 오커너가 그러하다. 내가 처음 들어본 작가들도 있는데 홍반성 루푸스를 앓은 여류작가 플래너리 오커너(1925-1964)가 그러하다. 그녀는 집에서 공작새를 키우며 오만, 거만함과 잘난 척과 같은 인간의 취약성을 비판하고 타자의 부재를 일깨우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한다. 한편, 콜스가 개인적으로 인연을 맺었던 의사출신의 작가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와 응급실에서 마주한 전설적인 재즈 디바 빌리 홀리데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랠프 엘리슨의 책 제목 『보이지 않는 인간』은 볼 수 없음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우리를 눈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인간이 있다는 것은, 보지 못하는 자가 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가? 그것은 선의의 부족 때문이거나, 우리가 경험해 온, 우리 모두를 '억압의 흔적'을 지닌 희생자로 만드는 제도적인 무지와 오해 때문이 아닐까?"(215쪽)
내가 읽어본 랠프 엘리슨의 《보이지 않는 인간》(문예출판사, 2007)은 소재로만 보면 흑인소설이자 환상사실주의적 색채가 강한 폭로소설이었다. 인종간의 갈등만이 아니라 같은 동족간의 이념투쟁이나 갈등의 모습을 통해 흑인의 정체성과 인간의 조건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인간성을 위한 투쟁과 투쟁의 허무함까지 엿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인간이란 한마디로 인간성을 박탈당한 사람이다.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면서 중심부로의 이동을 완전히 포기했을 때 누구나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된다.
"인간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지식을 어떻게 얻는가? 어떻게 우리는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말한 것처럼 '사랑의 공동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 그 공동체는 어디에 있으며 누구와의 공동체인가? 우리가 보이지 않는 사람, 이름 없는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사람, 그리고 용감하지만 권력의 회랑에서 정의로 가장한 온갖 위선과 허위와 이중성, 또는 정의를 자처하는 독선을 목격하고 경악하는 사람을 만날 때,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227쪽)
내가 앞으로 읽어나갈 작가 리스트에 명단으로 올린 것은 레이먼드 카버와 틸리 올슨이다. 이들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가난과 역경, 고통에서 건져올린 숭고한 지성의 대변자로 평가받는다. |